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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규 명리학 <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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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규 명리학 <320>

미국 이야기 <상>

미국의 한자표기는 '아메리카'의 '메'자를 따서 중국에서는 美國, 일본에서는 米國이다. 한쪽은 아름다운 나라라고 했으니 그 마음이 아름답고 한쪽은 쌀의 나라라고 했으니 무척이나 풍요로운 나라로 여겼구나 싶다.

미국은 오늘날 여전히 세계 제일의 강국이다. 미국의 힘을 그 氣(기)로 따지면 이미 한창 기울고 있고, 그 形(형)으로 본다면 이제 내리막길로 막 접어들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어쨌든 강국이기에 미국이 결정하는 일은 옳고 그름을 떠나 전 세계에 엄청난 영향을 미친다. 그래서 태평양 건너 먼 나라이지만 당연히 미국에 대해 얘기하지 않을 수 없다.

방금 氣(기)와 形(형)에 대해 말했는데 이 말의 의미에 대해서는 필자의 214 회 "기와 형에 대하여"에서 소상히 밝혀놓았지만 다시 한 번 간단하게 얘기하겠다.

쉬운 예로, 돈이 아주 많은 부자가 있다 하자. 대개 부자들은 더 이상 배가 고프지 않기에 그다지 돈 버는 데 혈안이 아닌 경우가 많지만 아무튼 주변 사람들로부터 주목을 받고 더러는 질시도 받는다.

이런 부자는 그 모습, 즉 形(형)이 절정에 있는 경우이다.

그런데 아직 부자는 아니지만 맹렬히 돈을 벌어들이는 식욕 왕성한 젊은이, 아직도 나는 배가 고프다면서 열심히 도전해가는 유망한 젊은이가 있다고 하자.

이런 도전자는 아직 부자의 모습은 아니지만 그 기세가 절정인 경우이다. 줄여 말하면 氣(기)가 절정을 달리는 경우이다.

오늘날 미국은 기세는 이미 시들고 있지만 모습으로 보면 여전히 세계 제일이다.

최근 미국이 금융 문제로 비틀거리고 있다. 물론 미국이란 세계 제일의 강국이 이런 문제 하나로 쇠락의 전환점으로 접어드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시들고 있는 것은 엄연한 사실이다.

사실 미국을 쇠락의 길로 접어들게 한 사건은 2003 癸未(계미)년의 이라크 전쟁이다.

미국이 어떤 이유로 이라크로 들어갔는지 하는 것은 역사학자들의 오랜 숙제로 남을 것이다. 석유 때문이라는 주장도 있지만 너무 단순한 생각이 아닐까. 지구 전체에 걸쳐 이해관계가 亂麻(난마)처럼 얽혀있는 거대한 帝國(제국)을 경영하는 일이 그리 만만하지가 않을 것이기에.

그럼 지금부터 미국의 국운이 언제부터 일어섰고 또 내려가고 있는지에 대해 간략히 알아보자.

미국을 상징하는 코드는 癸卯(계묘)라고 본다. 1783 년이 계묘년인데 이 해로서 이 지역이 하나의 독립국으로 인정을 받았기 때문이다.

60 년을 하나의 작은 週期(주기)로 해서 살펴보자.

미국은 그리하여 1783 년부터 60 년의 오름과 내림의 週期(주기)를 거듭하면서 발전하여 왔다.

60 년이 작은 주기이고 360 년이 큰 주기이기에 처음 180 년간은 상승이고 나머지 180 년은 하강세를 나타낼 것이다.

따라서 1783 년에 180 년을 더하면 1963 년이 된다. 이 경우 기세상의 頂點(정점)은 1963 년에서 30 년을 뺀 1933 년이 되고, 형태상의 정점은 30 년을 더한 1993 년이 된다.

미국은 1929 년에 공황이 생겨 세계적으로 영향을 미쳤건만 1933 년이 나름 미국 역사에 있어 기세의 한 정점이라는 것이 오랫동안 이해가 가질 않았다.

그래서 미국의 코드를 다른 것으로 잡아서 이리저리 시도해보았지만, 결국 癸卯(계묘)로 할 때만이 미국의 흐름을 음양오행으로 잘 설명할 수 있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그러고도 세월이 한참 지난 뒤, 1933 癸卯(계묘)년이야말로 미국의 내적 힘이 가장 강성할 때였다는 점에 대해 더 이상 회의하지 않게 되었다.

다시 설명하면, 미국의 산업발전이 1920 년대 급속도로 진전된 결과 여태껏 인류가 겪어보지 못한 未曾有(미증유)의 생산력이 생겨났다는 것이다.

미국의 생산력은 당시 세계가 전혀 경험해보지 못한 엄청난 상품의 초과 공급 사태를 가져왔던 것이다. 다시 말해 생산 면에서의 무지막지한 버블이 생겼던 것이다.

이는 유럽 선진 산업국들에게 도저히 견뎌낼 수 없는 시장 상황을 안겨주었고 이에 각 나라들은 저렴한 미국산 상품의 국내 유입을 막음으로써 시장을 보호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게 되었다. 이를 보호무역이라 한다.

그러나 결과적으로는 유럽과 신흥 산업국인 일본까지를 포함해서 전 세계적인 불경기 상황을 만들었다. 나아가서 불경기는 1차 대전 당시의 징벌성 채무 상환으로 힘들어하던 독일과 경제가 어렵던 이탈리아에 있어 이른바 '파시즘'이라는 국수주의 풍토를 조성했다.

독일의 히틀러는 어려운 경제를 부흥하기 위해서는 국가사회주의, 즉 '나치즘'이라고 하는 강력한 중앙집권체제가 정답이라고 국민들에게 설득했고, 이는 프랑스에 대한 적개심으로 불타는 독일 국민들에게 용이하게 먹혀들었다.

또 일본은 세계공황의 여파로 산업이 곤경에 처하고 불경기가 이어지자 그 해답으로 기존의 식민지 조선의 압록강을 넘어 만주를 군사력을 동원해서라도 일본의 경제권역으로 편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득세했고 결과 만주사변으로 이어졌다.

이처럼 독일과 이탈리아의 파시즘과 일본의 군국주의는 그 배경에 엄청난 산업력을 바탕으로 급부상한 미국이라는 새로운 강자의 존재가 있었던 것이다. 그리하여 제2차 세계대전 역시 환경변수라는 측면에서는 미국의 산업력에 기인하는 공급과잉이 자리하고 있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정리하면 제 1차 대전은 유럽 제국주의 열강간의 패권쟁탈전이었다면, 제2차 대전은 미국이 가져온 세계적 공급과잉과 그로 인한 불경기 속에서 저마다 살아남기 위해 대책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촉발된 종말 전쟁이었다는 것이다. 필자의 이런 추론은 옳고 그름을 떠나 대단히 逆說(역설)적이라 하겠다.

제2차 대전으로 유럽이 쇠락하자, 전승국인 미국과 소련에 의한 양극 체제가 생겨났다. 미국은 시장을 통해 번영과 발전을 가져다줄 수 있다는 생각의 대표 주자였고, 소련은 시장을 통제함으로써 그럴 수 있다는 생각의 선두 주자였다.

두 갈래 생각의 길고 긴 대결과 경쟁은 결국 1991 년, 소련이 일순간 붕괴하면서 미국에서 발생한 대공황으로부터 대략 60 년의 세월이 지난 뒤에야 우열이 드러났다.

결국 20 세기는 미국의 世紀(세기)였던 것이다.

미국 역사에 있어 힘의 절정이 1933 년이었다면, 그로부터 60 년 뒤인 1993 년은 그 모습의 화려함이 극에 달한 정점이었다 하겠다. 소련의 붕괴로 사실상 일극체제 또는 유니폴라(uni-polar)시스템이 가능할 것으로 믿어지기 시작한 것이다.

그리하여 미국은 2003 년 이라크 침공에서 기존의 우방들을 배려하지 않고 독단적으로 행동에 나서는 이른바 '일방주의'를 시험했던 것이다.

이는 아마도 먼 훗날 역사가들에 의해 글로벌 제국 미국이 그 정점에서 시들기 시작하는 첫 출발점으로 기록되지 않을까 싶다.

'로마제국쇠망사'라는 大作(대작)을 뛰어난 문체로서 집필한 E. 기번(Gibbon)이 로마의 트라야누스 황제로부터 쇠락의 출발점을 잡았듯이, 미국 제국의 쇠망사는 훗날 역사가에 의해 레이건 대통령으로부터 시작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또 하나 관련해서 생각하는 것이 있으니 바로 중국 문제이다.

필자는 아직 중국을 1930 년대의 신흥 공업국 미국과 비교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인구 14 억의 나라가 세계의 공장으로 탈바꿈해버렸다는 점은 대단한 의미를 지닌다 하겠다.

다소 걱정을 섞어 말하면 중국의 공장화는 전 세계 제조업체와 그 종사자들에게 재앙 그 자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아직은 품질 면에서 조잡한 면이 보이지만 시간문제일 것이다.

중국의 어마어마한 공급능력으로 인한 다른 나라의 피해, 또 중국인들의 삶이 질적 향상을 보일 경우 나타날 원자재와 식량에 대한 또 한 번의 엄청난 수요.

전자는 디플레이션을 부를 것이고, 후자는 인플레이션을 부를 것이니 이에 대해 세계 경제가 어떤 식으로 대응할 수 있을 것인지는 감히 그 누구도 예측하기 어려운 심각한 문제가 될 것이다.

미국의 부상과 산업력이 제2차 대전의 먼 배경이 되었듯이, 중국의 공장화가 또 어떤 갈등과 재앙을 가져올 것인지 하는 생각이 뇌리를 스쳐간다.

더욱이 중국과 인접한 우리, 원천기술에서 일본에 뒤지고 응용기술에서 거의 중국에 추월당하기 직전인 우리, 원자재를 들여와 제품을 만들어 내다팔아서 먹고사는 우리.

임금과 대학등록금이 이미 일본보다 높은 우리, 북한이라는 부채까지 짊어지고 있는 우리가 거칠 것 없이 솟아오르는 중국의 힘 앞에서 또는 옆에서 무엇을 통해 살아갈 수 있을 것인지, 5 년 뒤만 생각해도 현재로서는 그 어떤 해답도 구하지 못하겠다.

미국이 주제인 글에서도 이처럼 다시 중국 문제로 돌아와야 하니 중국은 큰 문제거리이다.
앞으로 두 번 더 미국 이야기를 다루고자 한다.

하룻밤 사이에 남대문이 전소되었다. 큰 일이 났다.

명리학 (전화:02-534-7250, E-mail :1tgkim@hanmail.net)
김태규의 명리학 카페 : cafe.daum.net/8co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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