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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보수파, '이단아' 매케인 품을까?

"차라리 힐러리 찍겠다" vs "정권 내줄래?"

미국 대통령 선거 후보 지명전에서 '공화당의 정치적 이단아'인 존 매케인 상원의원이 공화당 후보로 사실상 결정되면서 보수층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매케인은 그간 의회에서 있었던 각종 투표에서 보수적인 입장을 고수해 왔고 보수 세력의 최대 관심사인 낙태 문제에 대해서도 오랫동안 반대 입장을 견지해왔다.

그러나 이민법개혁안과 선거자금법개혁을 추진하고, 조지 부시 행정부의 감세 정책에 반대하면서 핵심 보수 세력들은 그를 경계하고 있다. 동성애와 줄기세포 문제에 있어서도 매케인은 보수주의자들과 다른 견해를 내놓고 있다.

그런 와중에 매케인이 공화당의 대선 후보가 되자 보수파들은 매케인에게 '비판적 지지'를 보내느냐, 민주당에게 정권을 빼앗기더라도 그간의 '배신'에 대한 응징을 하느냐를 두고 의견이 갈리고 있는 것.

<워싱턴포스트>는 지난 5일 매케인은 부시 대통령 연임에 결정적 기여를 한 정통 보수파들보다는 부시에 부정적 견해를 갖고 있는 공화당원들로부터 더 많은 지지를 받아왔다며 보수파들의 지지 여부를 8대 관전포인트 중 하나로 꼽았었다.
▲ 미국 보수주의자 정치행동회의(CPAC)에서 연설하고 있는 매케인 ⓒ로이터=뉴시스

"차라리 힐러리를 찍겠다"

<AFP> 통신에 따르면 매케인은 지난주 보수주의자 정치행동회의(CPAC)에 참석해 민주당 후보인 힐러리 클린턴과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을 쓰러뜨리기 위해 단결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그러나 많은 보수주의자들은 여전히 그에 대한 혐오를 감추지 않고 있고, 정치분석가들은 보수파들의 그같은 태도가 매케인의 본선 승리를 어렵게 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더군다나 매케인이 지난 2000년 대선 도전에 실패한 뒤 공화당 중심 지지층 중 하나인 '기독교 우파'를 향해 '불관용의 사도들'이라고 비난한 전력 또한 '화해'를 어렵게 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극우 성향의 라디오 토크쇼 진행자 러시 림보는 매케인에 대해 "지난 10년간 자기 당의 등에 칼을 꽂기 위해 좌파에 손을 내밀다가 이제 와서야 (매케인과 보수파들의) 차이점을 제쳐놓고 공화당을 위해 하나로 뭉치자고 말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보수선동가인 앤 콜터는 한발 더 나아가 매케인이 공화당 후보로 확정될 경우 차라리 힐러리에게 표를 던지겠다고 말했다. 또한 복음주의 지도자 제임스 돕슨도 절대 매케인에게는 투표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일부 보수파, '전시지도자론'으로 매케인 옹호

그러나 일부 핵심 보수 인사들은 이러한 긴장이 결국 힐러리와 오바마라는 두 후보간 경쟁으로 결집된 민주당이 분열된 공화당을 손쉬운 먹잇감으로 만들어버릴 것이라면서 양측의 화해를 시도하고 있다.

1994년 '미국과의 계약'이란 문서를 만들어 공화당의 의회 장악을 주도했던 딕 아미 전 하원의원은 "우리는 현재 있는 것으로 대처해 나갈 수밖에 없다"며 보수파들이 메케인에게 결집해햐 한다고 주장했다.

조지 앨런 전 상원의원은 "매케인과 나는 일부 쟁점에 대한 입장이 크게 다르다"면서도 매케인이 최상의 전시 지도자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지지를 호소했다.

존 순 상원의원과 톰 코번 상원의원, 트렌트 로트 전 상원의원 등 의지가 될 만한 보수층 인사들의 지지도 이어지고 있다.

부시 행정부 1기에서 공격적인 대외정책을 이끌었던 네오콘(신보수주의자)의 대표격인 존 볼턴 전 유엔 주재 미국 대사도 매케인에 대한 지지를 선언했다고 <AP> 통신은 전했다.
▲ 보수주의자들은 '이단아' 매케인의 손을 잡아줄까 ⓒ로이터=뉴시스

기독교 우파의 지지는 여전히 낮아

하지만 매케인은 가장 강력한 라이벌이었던 미트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가 경선포기를 선언하고 사실상 자신에 대한 지지의사를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모든 이의 지지를 얻지는 못하고 있다.

실제 9일 공개된 CPAC 행동주의자들의 예비투표 결과, 롬니는 경선을 포기했음에도 불구하고 매케인보다 많은 표를 얻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5일 슈퍼화요일 출구조사 결과 또한 매케인이 보수층에 대해 제한적인 매력만을 지니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줬다.

슈퍼화요일 이후 처음으로 열린 9일 캔자스, 루이지애나, 워싱턴 경선에서 공화당 후보가 될 가망이 거의 없는 허커비가 캔자스와 루이지애나에서 매케인을 누른 것도 공화당 보수파들의 반(反) 매케인 정서가 견고함을 확인시켜 줬다.

매케인은 보수층 전체에서 32%의 지지를 기록했지만 '매우 보수적인' 유권자들로부터는 단지 19%의 지지를 이끌어내는데 그쳤다.

지난 2004년 대선에서 백인 기독교인의 78%가 부시 대통령에게 표를 던져 승리를 이끌었던 전례를 볼 때 기독교 복음주의자들의 이탈은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것으로 우려된다.

따라서 매케인의 대선 입후보는 주로 복음주의자들로 구성돼 있는 미국의 '기독교 우파' 세력이 앞으로도 현재의 정치적 영향력을 유지할 수 있을지에 대한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매케인은 남은 경선지에서의 유세 보다는 보수층들의 불만을 달래는 데 심혈을 기울일 예정이라고 <AP> 통신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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