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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대, 청소노동자 탄압하려 어용노조 설립 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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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대, 청소노동자 탄압하려 어용노조 설립 주도"

어용노조 세우란 지시받은 업체 전 관리자가 연세대 지시 폭로

연세대학교가 학내 비정규직 노조를 무력화하기 위해 어용노조 설립을 기획·주도해온 정황이 공개됐다. 연세대 비정규직 노조는 청소·경비·주차관리 일을 하는 간접고용 노동자들로 구성돼 있다. 정식 명칭은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서울경인지부 연세대분회(이하 연세대분회)다.

그간 연세대분회를 무력화하기 위해 하청인 용역업체가 어용노조를 세웠다는 의혹은 꾸준히 제기돼 왔다. 그러던 중, 이번에는 용역업체가 아닌 원청인 연세대학교가 사실 어용노조를 직접 기획했다는 정황이 밝혀져 파장이 클 전망이다.

▲ 11일 공공운수노조 서울경인지부 연세대분회는 학내에서 집회를 열고 연세대 주도의 복수노조 설립 정황을 공개, 연세대 노조 탄압을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프레시안(최하얀)

지난 11일 오후 3시 연세대분회는 "학교 총무처가 재계약을 빌미로 용역업체들(제일휴먼·장풍HR)에 어용노조 설립을 지시하고, 매일 그 진행상황을 보고받았다"고 주장하며, 학내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었다.

분회는 주장의 근거로 지난해 말까지 제일휴먼 현장관리자로 일했던 김아무개 씨의 증언을 일부 공개했다. 김 씨는 지난해 11월까지는 노동자들에게 민주노총을 탈퇴하고 새 노조에 가입할 것을 협박·종용한 당사자다.

그러다 지난해 노조 통제에 실패했다는 이유로 업체에서 해고되자, 이에 앙심을 품고 어용노조 설립 과정을 폭로했다는 게 분회 측 설명이다.

분회가 공개한 김 씨 증언을 종합하면, 연세대 총무팀장은 매일 아침 8시 30분 용역업체 소장들을 불러 모아 '아침 조회'를 열었다. 그리고 이 자리에서 원·하청은 어용노조 설립을 함께 기획하고, 그 과정을 점검했다. "살아남고 싶으면(재계약하고 싶으면) 노조를 만들라"라는 총무팀장의 발언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 결과, 연세대에는 연세대분회를 제외한 2개 청소·경비 노동조합이 추가로 설립됐다. 지난해 11월 '제일연세노동조합'이 우선 세워졌고, 지난 1월에는 '연세대시설관리지역노동조합'이 생겼다. 이에 따라 용역업체들과의 단체교섭 등에서 복수노조 혼란이 가중되어 왔다고 분회는 전했다.

이날 분회는 "연세대가 교육기관으로서 가져야 마땅한 사회적 책임과 양심을 내다 버렸다"라고 밝혔다. 김경순 분회장은 "여태껏 용역업체가 어용노조를 만든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노조 탄압 주범은 연세대 원청이었다"며 "배신감과 분노를 느낀다"고 말했다.

이에 분회는 이날 집회를 마치고, 오후 4시 30분께 학교 총무처장을 만나 노조 탄압 중단을 요구했다. 또 어용노조 설립을 직접 실행한 업체 제일휴먼과 장풍HR을 내년도 연세대 청소·경비 용역 공개입찰에서 배제하라고 요구했다.

당초 분회는 이 같은 요구를 학교가 수용할 때까지 학교본관에서 무기한 농성을 벌일 예정이었다. 그러다 총무처장이 내부 논의를 위한 말미를 요청해 일단 농성을 중단한 상태다. 분회는 "오는 15일까지 학교가 요구사항에 관해 책임 있는 대답을 내놓지 않으면, 무기한 농성을 재개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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