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합민주신당을 탈당한 유재건, 박상돈 의원이 31일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의 자유선진당(가칭)에 입당했다. 두 의원의 합류로 자유선진당에 참여하는 현역의원은 현재까지 7명이 돼 민주당(6명)을 제치고 원내 3당으로 자리매김 하게 됐다. 자유선진당 측은 충청출신 신당 의원의 추가 입당을 기대하는 한편, 한나라당 쪽에서도 내홍 여파에도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이회창 깡보수 아니야"
두 의원은 이날 남대문 자유선진당 당사로 이 전 총재를 찾아 입당 원서를 제출했다. 유 의원은 전날, 박 의원은 이날 오전 신당 탈당을 공식 선언했다.
유 의원은 입당 기자회견에서 "새로운 자유선진당에 몸담아 국민들의 민생경제 뿌리부터 걱정하는 정치, 따뜻한 서민 생활을 걱정하는 따뜻한 보수의 정치 활동을 하고 싶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이번 총선에서 견제할 것은 견제하고 협력할 것은 협력하는 힘 있는 야당, 능력 있는 국회의원을 뽑아주셔야 한다는 점을 국민들께 말씀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두 의원은 노선 간극이 적지 않은 정당 간을 하루 만에 옮기는데 대한 비판에 대해서도 나름의 논리로 방어했다.
유 의원은 "이명박 정부에 대항하는 반듯한 야당이 있어야 한다"며 견제 능력을 강조했고, 박 의원은 "이 전 총재의 깡보수 이미지는 한나라당 후보였기 때문에 그랬던 것이지 본래 모습은 아니다"며 이 전 총재를 옹호했다.
"두 의원, 참된 보수 정치인"
이 전 총재는 이 두 의원들과 면담을 갖고 "진심으로 환영한다"며 "그 동안 많은 신망을 얻었던 분들이 어려운 시기에 어려운 결단을 해 주셔서 진심을 감사한다"고 반겼다.
이 전 총재는 "창당을 하면서 과거와는 다른 새로운 정치를 하고자 한다"며 "과거 두 분이 가진 정치 신념과 지향점이 우리가 의도한 바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혜연 대변인은 "유 의원과 박 의원은 국가보안법 폐지 반대를 주도한 '안개모' 회원이며 건전한 개혁을 주도해 온 참된 보수정치인으로, 자유선진당이 추구하는 자유주의, 국제주의, 공동체주의에 부합하는 훌륭한 인재"라며 두 의원을 한껏 추켜세우기도 했다.
이 대변인은 "자유, 개방, 양심의 가치를 통해 진정한 보수정당을 추구하는 자유선진당은 두 분의 입당으로 천군만마와 같은 힘을 얻었다"고 밝혔다.
반면, 신당은 현역의원들의 잇따른 탈당 선언으로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이다. 박 의원의 탈당으로 신당 의석은 135석으로 줄어들었다.
우상호 대변인은 "두 의원의 탈당 사유조차 이해하기 어렵고 국민들을 납득시키기 어려운 내용"이라며 "누가 봐도 명분이 없는 오로지 총선용 당적 이적이라고 밖에 말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당 안팎에서는 유 의원이 비례대표 선순위를, 박 의원이 충청도 공천을 약속 받고 당적을 옮겼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우 대변인은 "'엘 콘도르 파사(El Condor Pasa: 콘도르의 비상)'이란 노래가 생각난다"며 "과연 평생 살아왔던 자신의 대의명분과 자존심까지 꺾고 이러한 정치행보 해야 하는지 안타깝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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