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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객관적 검증기구에서 충분한 토의 거쳐 추진 여부 결정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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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객관적 검증기구에서 충분한 토의 거쳐 추진 여부 결정해야"

박인규의 집중인터뷰[01/22] 한양대 홍종호 교수

안녕하십니까? 박인귭니다. 새 정부의 가장 대표적인 공약 사업이자 가장 논쟁적인 사업, 바로 한반도 대운하 건설인데요 집중인터뷰에서는 어제부터 이틀 동안 대운하 건설에 대한 찬반 입장을 살펴보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한반도 대운하의 성공여부는 물류비용을 얼마나 절감할 수 있느냐.. 바로 경제성에 달려있는데요 오늘 박인규의 집중인터뷰에서는 한반도 대운하사업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는 한양대 경제금융학부 홍종호 교수를 초대해 대운하 건설의 문제점은 무엇이며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논의가 이뤄져야 하는지 얘기 나눠봅니다.

오늘 박인규가 주목한 이 사람은 한양대 홍종호 교수입니다. 홍종호 교수는 1963년 서울 출생으로 86년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했고 94년 미국 코넬대학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았습니다.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과 세계은행(The World Bank) 컨설턴트, 그리고 일본 교토대학교 경제연구소 초빙교수를 역임했으며 현재 한양대학교 경제금융학부 교수로 재직 중입니다.

박인규 : 한반도 대운하에 대한 논란이 하도 많아서 청취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서 찬반양론을 들어보고 있습니다. 어제는 이명박 당선인의 추부길 정책기획팀장이 나오셔서 찬성입장을 말씀해주셨는데요. 홍종호 교수는 한 마디로 반대하시는 입장이신 거죠?

홍종호 : 그렇습니다.

박인규 : 반대하는 가장 큰 이유는 뭔지 간단하게 말씀해 주실 수 있나요?

홍종호 : 운하는 세계적인 추세로 보더라도 이미 물류운송수단으로는 사양화되고 있고 우리나라의 지리적여건을 보더라도 삼면이 바다 아닙니까. 전혀 맞지 않는 수단이죠. 그리고 사업 자체의 계획을 보면 너무 천문학적 비용이 들어가고요. 효과는 그 어떤 걸 따지더라도 미미할 것으로 우려가 됩니다. 그런 차원에서 제가 운하 반대라기보다는 국토를 좀 보전하고 후손에게 책임있는 결정이 필요하다 이런 차원에서 운하사업은 맞지 않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박인규 : 세계적인 추세라든가 우리나라의 지리적 여건, 또 비용 대비 효과로 봤을 때 바람직하지가 않다. 하지만 인수위 쪽에서의 주장은 2020년이 되면 우리나라 물동량이 두 배로 늘어난다. 그래서 도로를 늘릴 수도 없고 경부운하를 건설하게 되면 국내 물류비를 10% 절감하고 연간 8조원의 물류비를 절약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어요.

▲ ⓒ프레시안

홍종호 :
인용한 수치가 사실 틀렸습니다. 교통연구원에서 물동량 조사를 계속 하고 있고요. 가장 권위있는 기관이거든요. 이 기관이 작년, 2007년 9월에 가장 최근 도로와 철도, 내륙운송의 물동량 추이, 그리고 앞으로의 예측통계치를 발표했습니다. 그 자료를 보면 2036년까지의 물동량 예측치가 나와있는데요 그걸 보면 매년 평균 물동량이 한 2.4% 증가하는 것으로 나와있습니다. 그러니까 GDP가 5%, 바라기는 6,%, 7% 성장한다 하더라도 물동량은 같은 비율로 증가하지 않는다는 거죠. 이건 상식적이 얘기인 것이 우리나라가 점점 서비스산업 비중도 커지고 외국수출물량도 전자제품이라든지 부피는 작고 고부가가치로 가고 있지 않습니까. 그런 면에서 물동량 증가 자체가 그렇게 급속도로 증가하는 게 아니고요 2020년이 돼도 그 추세로 간다고 하면 지금보다 많아야 1.5배가 채 안 되는 수준입니다. 그래서 그렇게 물동량이 엄청나게 증가하는 게 아니고요 설사 물동량이 증가한다 하더라도 중요한 것은 얼마만큼 효율적으로 물동량을 운반할 것이냐가 중요하거든요. 그런 면에서 운하는 가장 비효율적인 수단이다. 그런 차원에서 과연 물동량이 증가한다 하더라도 화주들이 운하를 써서 이걸 옮기겠다는 식의 의사결정을 하진 않으리라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박인규 : 지금 세계적으로 운하가 물류수단으로서 사양화되는 추세라고 말씀하셨는데 어제 나온 추부길 팀장의 말씀은, 프랑스의 경우 5년 동안 운하를 이용한 수송물량이 5배 이상 늘었다. 벨기에나 네덜란드, 독일도 계속 운송량이 늘어나고 있다는 말씀을 하셨어요. 추세가 오히려 늘고 있다는 말씀이신데

홍종호 : 큰 그림을 봐야 됩니다. 유럽 얘기를 많이 하시는데요 찬성측에서, 유럽연합이 처음 결성될 때 참여한 선진 15개국을 보면 15개국의 운하수송비중이 4%에 불과합니다. 그리고 이건 내륙운송만 따졌을 때고 연안운송, 바다로 운송하는 것까지 포함하면 그 수치는 훨씬 더 떨어지고요. 그리고 우리가 보통 익숙한 나라들인 영국 포르투갈 스페인 이태리 스웨덴 이런 나라 섬나라 아니면 반도국가 아닙니까. 우리나라와 비슷하죠 반도국가니까. 이런 나라들의 운하수송비중은 0입니다. 전혀 없습니다. 네덜란드나 독일 이런 나라들은 지정학적 지리적 여건상 예외적인 경우에 속하는거고 우리나라가 이런 나라들을 벤치마킹한다는 건 맞지 않고요. 프랑스 얘기도 하는데 프랑스는 운하수송비중이 유럽위원회의 공식자료에 의하면 3%에 불과합니다. 독일이 한 13% 돼서 많은 거고. 그렇게 보면 독일 같은 경우는 수백년 동안 라인강을 중심으로 운하를, 또는 내륙주운을 활성화해왔기 때문에 그런 경우니까 이왕 쓰던 거니까 쓰는 거죠. 개보수도 해야 되고. 그러니까 비용이 들어가는 거지, 아니 선진국 어느 나라가 지금 운하가 없는데 새로 만들어서 물류혁명을 일으키겠다, 이런 나라는 없습니다.

박인규 : 프랑스의 경우는 그럼 예외적인 겁니까?

홍종호 : 그렇죠. 사실은 프랑스 같은 경우도 독일과 인접해 있고 강으로 연결돼 있기 때문에 일부 쓰이는 거고, 사실 전체적으로 보면 이미 운하를 통한 물류는 과거에는 있었다. 영국도 과거에는 썼습니다. 더 이상은 안 쓴다는 얘기죠.

박인규 : 물동량, 물류비 절감 외에 대운하 건설에 따른 일자리 창출효과, 30만 명의 일자리를 만들 수 있다는 식의 예측이 나오고 있는데, 일자리 창출효과에 대해선 어떻게 보십니까?

홍종호 : 이 30만 명이 굉장히 유명한 숫자가 됐는데요, 이게 사실 경제학적으로 보면 간단한 수입 산출모형을 통해서 이런 투자를 하면 얼마만큼의 고용창출이 이뤄지겠다, 이렇게 모형을 통해서 분석한 결과인데요, 중요한 건 이게 공사시간 중에 발생하는 일자리입니다.

박인규 : 지속적이지가 못하다.

홍종호 : 그렇죠. 그러니까 공사가 끝나고 나서 운하에 배가 다닐 다음부터 생기는 일자리가 아니고 공사기간 중에 생겨나는 거고 그것도 매년 30만 명이 아니고 연인원 개념이에요. 실제 매년 창출되는 일자리는 그것보다 작고, 그리고 어떤 공사를 하더라도 그 정도의 일자리는 다 창출되는 겁니다. 그게 항만공사든 철도공사든 도로공사든, 그렇기 때문에. 우리나라가 앞으로 항만 쪽에도 몇 년 동안 20조 이상의 투자를 할 계획이거든요. 거기서도 그런 일자리 다 생기는 겁니다. 그래서 운하에서 마치 엄청난 일자리가 나온다 이건 좀 문제가 있는 시각이고요. 더더욱 중요한 건 우리가 지금 청년실업이 중요하지 않습니까. 이 청년실업 문제를 앞으로 어떻게 해결할 것이냐가 굉장히 중요한데 과연 이걸 건설현장에서 발생되는 일자리로 해결할 것이냐. 저는 이게 대안이 아니라고 생각하고요.

박인규 : 오히려 고부가가치 쪽의 일을 만드는 게 더 좋다.

홍종호 : 그렇습니다. 앞으로 고용유발이 높은 서비스나 이런 쪽으로 가야 되는 거죠.

박인규 : 대운하를 추진하는 쪽에서는 물동량에 대한 수요를 충족시킨다든가 일자리 창출 외에도 환경위기와 관련해서도 이점이 있다. 우선 자동차가 덜 다니게 되면 배기가스가 줄어서 환경보존에 도움이 된다고 말씀하시는데요

홍종호 : 저는 지금 운하가 없는 선진국 중에 운하 만들어서 배기가스 문제, 지구온난화 문제 해결하겠다는 나라를 들어본 적이 없습니다. 과연 기존의 도로나 철도를 대체해서 배기가스를 줄이는 대안이 될 수 있느냐. 저는 일단 그렇지 않다고 보는 것이, 만약 지구온난화 문제에 그렇게 관심이 많으시다면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 가장 큰 산업부분은 발전 부분을 포함해서 산업섹터거든요. 산업섹터가 전체의 60%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이쪽 부분에서 이산화탄소를 줄이기 위한 노력을 1차적으로, 즉 산업구조조정과 같은 식의 노력을 1차적으로 해야 되는 거고요. 수송 부분이 전체의 20% 정도 이산화탄소 배출 비중인데요 그 중에서도 트럭은 또 20%입니다.

박인규 : 전체의 4%밖에 안 된다.

홍종호 : 그렇죠. 그러니까 거리에 다니는 자동차 중에 상당 저도는 승용차죠. 그런 면에서 트럭 부분이 줄고 운하로 넘어와서 엄청나게 이산화탄소가 줄겠다. 이건 무리한 주장이고요. 그런 면에서 보면 이산화탄소를 줄이려는 노력은 다른 쪽에서 찾아야지 운하건설을 해서 이산화탄소를 줄이겠다는 건 무리한 얘기죠.

박인규 : 어제 나온 추부길 팀장님은 한반도 대운하의 가장 큰 장점이랄까 그걸 질문했더니 우리나라가 만성적인 물부족 국가인데 한강 낙동강을 깊이 준설해서 물을 많이 가두면 물부족을 해소할 수 있다는 말씀을 하세요. 어떻게 보십니까 이런 부분에 대해서

홍종호 : 글쎄요. 그렇게 가둔 물을 어디에 쓸 것인지 전 다시 질문을 던지고 싶습니다. 우리가 댐에 물을 가두면 그건 생활용수로도 쓰이고 공업용수로도 쓰이고 농업용수로도 쓰이지 않습니까. 독일의 운하를 제가 가봤는데 거기 있는 운하의 물은 그냥 배가 다니기 위한 물이지 그 물로 생활용수를 쓰거나 수돗물을 공급하거나 또 농업용수로 쓰거나 이게 전혀 아니거든요.

박인규 : 그렇다면 그 말씀은 독일에선 운하에 있는 물은 순전히 배를 띄우는 데만 쓴다. 딴 데는 안 쓰고

홍종호 : 인공수로로 만든 그쪽에 있는 물은 그냥 배 띄우는 용이죠. 대부분의 취수는 지하수를 통해서 합니다. 과연 한강 낙동강에 물을 채운다고 하는데 이 물을 어디에 쓰려고 하는 것인지, 그 용도 자체가 불명확하고 이게 댐에 가둬있는 물과는 전혀 성절이 다르죠. 배가 다니니까요.

박인규 : 또 하나는 말이죠. 이게 물류라든가 물부족이 아니라면 다른 쪽에서는 어떤 관광, 운하관광자원으로 쓸 수 있지 않느냐는 주장도 나오던데요.

▲ ⓒ프레시안

홍종호 :
이 운하의 용도가 자꾸만 변질이 돼가지고요. 처음엔 물류수송이다, 비판이 많이 직면하니까 무슨 관광이다, 또 지역개발이다, 심지어 지구온난화의 해결사다, 이런 얘기들이 나오는데요, 관광도 모르겠습니다. 앞으로의 관광이라는 것은 좀 환경친화적이고 환경을 보존하는 생태관광 쪽으로 가고 있는 추세고요. 이렇게 스무 개에 가까운 갑문 배를 들어올리는 리프트를 만들고 백두대간에 25킬로 터널을 뚫어서. 그 터널 지나가는데 한 5시간 정도 걸린다는 거거든요. 과연 이런 것이 앞으로 우리가 지향해야 될 관광산업의 미래인지 저는 상당히 동의하기가 힘들고요, 우리가 독일이나 네덜란드 관광 가면 운하 보러 갑니까? 저는 그런 얘기 못 들었습니다. 독일 가면 쾰른 대성당이다, 세계맥주축제다 이런 것들을 보러 가는 거지, 가서 배타고 운하 보려고 가는 거 아니거든요. 운하를 만들어서 중국 관광객이 엄청나게 들어온다. 중국에 이미 더 큰 댐도 건설돼 있거든요. 다 리프트 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운하를 통해서 관광산업이 활성화된다? 동의할 수 없습니다. 물류라든지 관광, 또 지역개발. 지역개발이라는 것도 배가 다니고 터미널이 활성화되고 그래야 내륙에 물류기지도 생기고 이런 거 아니겠습니까? 그런 면에서 경쟁력없는 운송수단이기 때문에 그런 효과가 상당 정도 주장에 그칠 공산이 크다. 오히려 부동산 투기라든지 지금 이미 벌써 그런 문제들이 생기고 있는데 그런 부작용만 생긴다, 이런 식으로 좀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박인규 : 공사비용이나 공사기간에 대해서도 굉장히 서로 추계가 달라요. 어제 나온 추부길 팀장께서는 경부운하만 놓고 보면 한 4년 정도의 공사기간 동안 14조, 15조면 충분하다고 말씀하셨는데, 교수님께서는 공사비용은 어느 정도로 추산하고 계십니까?

홍종호 : 사실 엄밀한 공사비는 토목전문가들의 몫이고요, 사실 현재 정확한 비용을 알 수도 없습니다. 왜냐면 노선도 확정이 안 됐고 터미널이 어디 위치할 것인지, 그래서 용지보상비가 얼마 들 건지 이런 것도 모르고요. 심지어 터널로 만들 건지, 또 물을 채워서 배가 산으로 간다고 하는데 이런 게 다 결정이 안 돼 있기 때문에 정확한 비용추계는 불가능합니다. 그렇지만 제가 확실하게 말씀드릴 수 있는 건 결정적으로 누락돼 있는 비용항목들이 몇 개 있습니다. 이런 것들은 어떤 국책사업 공사비 추정하는 과정에서 반드시 필요한, 포함돼야 될 비용인데요, 대표적인 게 유지관리비입니다. 유지관리비가 정부의 분석매뉴얼에 따르면 실제 공사비의 1.5%를 매년 유지관리비로 책정하게 돼 있습니다. 정부보고서에 나와 있는 얘긴데요, 그렇게 따지면 공사비를 현재 나와있는 14조, 15조만 잡는다고 하더라도 한 2200억 원의 유지관리비가 매년 발생하는 것으로. 이걸 반드시 포함시켜야 되고요, 운하의 연구기간을 50년으로 잡는다면 이거 다 합산하면 11조가 넘어가는 엄청난 금액입니다. 이러한 유지관리비가 현재 사업비에 포함 안 돼 있다는 문제가 있고

박인규 : 그 50년이라는 기간은 어떤 기준으로 산출되는 겁니까?

홍종호 : 이건 이제, 보통 우리가 어떤 사업이 과연 타당성 있느냐를 분석할 때 보통 도로나 철도 같은 경우 30년을 기준으로 분석하고요. 또 물 관련, 예를 들어 댐이라든지 운하 이런 것들은 통상 50년을 기준으로 분석을 합니다. 왜냐면 이런 것들은 효과가 나중에 많이 나타나기 때문에 기간을 길게 잡아서 좀 더 경제적인 편익을 늘려 잡는 이런 식의 생각 때문에 50년으로 잡는 게 통상적인 분석 기간인데요, 이렇게 잡을 경우 유지관리비가 막대한 금액이 누락돼 있고. 또 한 가지 결정적인 게 다리를 철거하고 재시공하는 비용이 빠져 있습니다. 이게 지금 배가 강으로 가려면 다리 밑을, 우리 한강만 해도 다리가 20개가 넘고요

박인규 : 제가 알기론 한 2백 몇 개 있다고 들었는데요

홍종호 : 낙동강과 한강을 다 합치면 제가 정확히 셌습니다만 123개가 있습니다. 이 123개의 다리 중에 제가 추계한 것만 해도 48개의 다리가 배에다 컨테이너를 싣고 지나가려면 최소한의높이를 11미터를 맞춰야 한다고 찬성측의 보고서에 나와 있습니다. 그 숫자를 그대로 인용한다고 하더라도 48개의 다리 밑으로는 못 지나간다는 결론에 도달합니다. 그래서 이런 것들이, 그럼 그 다리 어떡할 것이냐. 배에 물건을 조금 싣고 갈 거냐, 그럼 경쟁력이 더 없죠 . 아니면 그 다리를 재시공해야 되는 상황이기 때문에, 여기에 대한 비용도 보통 우리 다리 하나 재시공하는데 최소 철거비 제외하더라도 천억 2천억 들어가거든요. 그럼 이것만 해도 5조. 많이 보는 분들은 다리의 폭도 문제되기 때문에 이런 것까지 다 하면 한 7,80개 고쳐야 된다는 얘기도 합니다. 그럼 비용이 10조도 너끈히 가는 거거든요.

박인규 : 새로 추가되는 비용이

홍종호 : 그렇죠. 그래서 이런 비용들이 사업비에 포함이 안 돼 있는 상태에서 현재 나와 있는 공사비는 상당 정도 과소 추정돼 있다고 생각합니다.

박인규 : 인수위측에서는 한강이나 낙동강을 준설하게 되면 거기서 나오는 골재를 팔아서 한 8조원 정도의 수입을 얻을 수 있어서 공사비가 많이 안 든다는 주장도 하고 있는데요

홍종호 : 골재수익, 8조원도 굉장히 유명해진 수치인데요 이것은 너무 찬성측에서 자기들 편리한대로 계산한 수치입니다. 왜냐면, 세계 어느 역사상 운하 건설하면서 8조원의 골재편익을 확보했다는 얘긴 들어본 적 없고요. 그리고 중요한 건 이 공사를 할 때 보면 중간에 인공수로 40킬로만 만들면 되고, 기존의 낙동강과 한강은 기존 수로를 이용하면 된다는 주장을 많이 하시거든요. 그렇단 얘기는 지금 8억 세제곱미터 이상의 골재를 채취하려면 한강과 낙동강의 본류와 지천에 있는 모든 개발 가능한 골재를 다 긁어내야 나오는 게 8조원입니다. 공사는 그렇게 안 한다고 주장하거든요. 중간에 수로 만들고 기존의 한강 낙동강물을 이용하기 때문에 공사 크지 않다고 주장하면서 한편으론 모든 골재를 다 파내서 이걸 판매해서 수익을 얻을 수 있다고 얘기하니까 이 두 가지가 서로 완전한 모순이고요. 실제로 그렇게 파내는 골재가 있다고 하더라도 이걸 시장에 내다팔 수 있는 경제성 있는 골재는 또 그 중에 한 반 정도밖에 안 됩니다. 그리고 지천에 있는 골재는 당연히 합치면 안 되죠. 지천은 그 운하가 다니는 길이 아니거든요. 그런 걸 억지로 만들 순 없는 거죠. 그렇게 따져보면 한 3억6천만 세제곱미터, 아무리 많이 잡아도 그런 정도가 될 거고, 또 기준도, 그 생산비를 차감한 값으로 계산해야 됩니다. 만 원으로 계산하면 안 되고 1세제곱미터 당 한 6천 원 정도로, 부가가치 기준으로 해야 되기 때문에 따져보면 모든 골재를 다 시장에 내다팔 수 있다고 하더라도 한 2조원 이상은 못 얻는다. 아마 실제론 그보다 훨씬 적을 거라고 봅니다.

박인규 : 인수위측에서는 비용 부분에 관해서는 정부 재정이 들어가지 않는다, 민자로 하면 된다. 실제로 국내뿐만 아니라 어제 나온 추 팀장 같은 경우는 외국에서도 6군데 정도에서 투자의사를 밝혀왔다. 민자로 하면 되는 거 아니겠냐. 이런 말씀을 하시는데요.

홍종호 : 저는 가장 이게 문제가 있는 발언이자 주장이라고 생각합니다. 먼저 이 경부운하, 또 한반도 대운하는 우리 당선자의 제1공약 아닙니까. 누가 대통령이 돼도 해야 하는 사업이라고 주장해오셨어요. 그런데 이제 와서 모든 공사의 책임을 민간에 떠넘긴다, 이건 조금은 무책임한 발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실제로 민간자본으로 공사한다고 해도, 과거의 경우를 보면 용지보상비. 수로를 만들려면 아무래도 용지를 일부 수용해야 되는데 용지보상비는 다 정부에서 국민 세금으로 수용해줬습니다. 기존의 민자사업을 보면 다 예외 없이 그랬고요, 그리고 공사비 보조도 상당 정도 들어갔습니다. 한 20%에서 30% 정도. 이게 민자라고 해서 100% 다 민간자본이 들어와서 자기들이 모든 책임과 위험부담을 감수하고 공사하는 게 아니거든요.

박인규 : 정부의 비용도 들어간다.

홍종호 : 그럼요. 국민세금 일반적으로 들어가는 거고요. 그래서 최근에 보면 참여하려고 하는 건설업체들이 과연 어떤 식으로 수입 보장해줄 거냐, 그런 얘기들이 나오는 거거든요. 과연 정부가 어떤 식으로 우리한테 수익보장 해줄 거냐. 운하에 배 다니는 것만으론 수익이 보장 안 될 것 같은데, 그래서 지역개발권 달라, 또는 소위 전문적인 얘기지만 BTL방식으로 하게 해달라. 이 방식은 정부가 임대료를 내는 거기 때문에 결국 국민세금 다 들어가는 겁니다. 공사 먼저 하고 민간자본으로, 나중에 정부가 메꿔주는 거니까 이런 식으로 따져보면 민간자본이 들어온다 하더라도 실제로 정부 예산이 들어갈 가능성이 매우 높은 거죠. 그래서 100% 민간에게 넘기고 그쪽에 사업제안서 내라, 이건 조금은 무책임하고 또 실현가능성도 미약한 주장이라고 생각합니다.

박인규 : 여러 가지 문제점을 지적해 주셨는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명박 후보가 당선되면서 각 지자체마다 대운하 건설에 따른 여러 가지 개발프로젝트를 내놓고 있고, 실제로 대운하 주변 땅값이 많이 오른다는 보도도 나오고 있어요. 지방에서의 움직임들 어떻게 보고 있습니
까?

홍종호 : 실제로 언론보도를 보더라도 운하가 개발될 예정으로 돼 있는 지역의 땅값이 많이 오르고 있다고 하고 외지인들이 땅을 사려고 하는 움직임이 상당히 많고요. 실제로 땅값이 10배나 뛴 지역이 있다고 합니다. 참여정부의 경우 토지보상비로 80조가 풀려서 상당히 부동산 투기를 유발한 그런 우리의 아픈 과거가 있지 않습니까? 그래서 운하사업이 자칫하면 또 한 번의 부동산 광풍을, 투기광풍을 가져올 수 있는, 실제로 운하사업 자체에서 수익을 내기보다는 그 주변의 땅값상승이라든지 부동산 투기라든지 지역개발에 대한 기대라든지, 이런 식으로 문제가 변질될 우려가 상당 정도 있다고 생각되고요. 이런 부분은 새로 등장하는 정부에선 결코 있어선 안 되겠다. 부동산 문제가 자산양극화의 주범 아니겠습니까. 그래서 이런 식의 문제는 분명히 짚고 넘어가고, 이러한 폐해를 막을 수 있는 부분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프레시안

박인규 :
오히려 부동산 투기를 조장할 우려가 있다는 말씀이신데 지금까지 얘기를 들어보면 대운하사업이라는 게 우리나라 경제나 환경보전이나 일자리 창출에 별 도움이 안 되고 오히려 부동산 투기만 유발할 수 있다, 그런 인식이신 반면에, 지금 이명박 새 정부 인수위 쪽에서는 내년부턴 착공을 하신다는 입장이에요. 이게 상당히 국론분열이라고 할까, 중대한 사안인데 어쨌든 여론수렴을 해야 된다는 얘기도 있고. 어떻습니까, 이 부분에 대해서 시민단체에선 차라리 국민투표를 하자는 제안도 나오고 있는데, 국민적 합의를 이루기 위해서 어떤 방법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세요?

홍종호 : 저는 개인적으로 당선자께서나 인수위 쪽에서 운하사업의 문제점을 좀 인지를 하시고 철회를 했으면, 그런 개인적 소망이 있습니다. 현재로선 쉽지 않을 것 같고요, 그렇기 때문에라도, 그런 여러 가지 철회라는 것이 정치적인 부담이 상당히 되실 테니까 충분히 의견수렴을 하는. 특별히 국민투표 이런 얘기를 하기 전에 국내외 최고의 전문가들로 하여금, 이 운하사업이 아주 복합적입니다. 물류, 토목, 경제, 지역개발, 관광, 생태, 환경, 수질, 굉장히 많은 분야의 전문가들이 심층적으로 들여다봐야 될 사안입니다. 그래서 국내외 최고 전문가들로 하여금 충분한 시간을 갖고 이 사업을 해야 되겠다는 압력 없이 좀 객관적으로 심층적 검토를 통해서 이게 과연 국가발전에 필요한 사업이냐를 검토하는 과정이 반드시 선행돼야 된다고 저는 꼭 주장하고 싶고요. 그런 객관적 검증기관 또는 기구, 전문가들의 모임이 만들어지면 저는 워낙 지금까지 반대를 많이 한 것으로 돼 있기 때문에 저는 참여 안 하겠습니다. 그래서 그 결과를 저는 지켜볼 것이고요. 그 다음에 이 사업이 필요한지 아닌지를 논의해도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박인규 : 최고의 전문가들에 의한 충분한 토론을 말씀하셨는데, 지금 새 정부에선 내년이면 착공한다고 하거든요. 그럼 1년이면 충분한 시간이 될까요?

홍종호 : 저는 그렇지 않다고 봅니다. 과거 국책사업의 경우에도 여러 가지 환경영향평가나 사업타당성 조사라든지 몇 년의 기간이 소요되는 게 일반적이거든요. 그래서 1년이란 것은 절대기간 면에서도 굉장히 부족하고요. 그리고 지금 이것 때문에 국민여론이 굉장히 찬반으로 갈려있지 않습니까? 아주 큰 국가적 논란이 되고 있는데요, 이런 걸 너무 무리하게, 예를 들어 특별법을 만들겠다. 또 이미 하는 것은 결정돼 있다. 반대여론의 일부 수렴만이 남아있다, 이런 식의 발언은 굉장히 위험하다고 생각되고요 그렇게 한다면 오히려 국민적 반대가 더 심해질 우려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박인규 : 굉장히 국민적 논쟁 또는 국론분열의 빌미가 될 것 같은데, 대운하 건설을 어쨌든 우리나라 발전에 도움이 되도록 하기 위해선 어떤 방식이 필요한지 마지막으로 마무리 말씀 부탁드리겠습니다.

홍종호 : 어려운 질문이십니다. 이게 국운융성을 위한 결단이자 사업이라고 주장을 해오셨기 때문에 당선자께서. 만일 그런 생각이시라면 임기 5년 동안에 무리하게 착공해서 끝내야 되겠다는 생각은 좀 버리셔야지요. 앞으로 50년 100년을 내다보는 사업이라면 충분히 검토해서, 설사 한다고 하더라도 부작용은 없을 건지, 환경적인, 또 우리 취수원 아닙니까. 3300만 명의 국민이 마시는 취수원입니다. 이런 아주 중요한 문제들이 있기 때문에 이런 것들은 좀 더 우리가 책임있게 접근해야 되고, 그런 면에서 보자면 기간을 좀 길게 잡으시고, 반드시 임기 중에 끝내야겠다 이런 생각 말고, 국민여론도 수렴하고 특별히 많은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어서 그 다음에 사업의 철회 또는 유보 내지는 시행, 이런 것을 그때 가서 검토하는 것이 순리라고 생각합니다.

박인규 : 사실 한반도 대운하라는 게 어떻게 보면 수십 년 이상, 어떻게 보면 수백 년 한반도 주민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사업인데, 글쎄요... 한 정부의 임기 안에 하겠다는 게 과욕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홍종호 : 고맙습니다.

박인규의 집중인터뷰, 오늘은 한반도 대운하사업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는 한양대 경제금융학부 홍종호 교수를 초대해 대운하 건설의 문제점은 무엇이며 이와 관련해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논의가 이뤄져야 하는지.. 얘기 나눴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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