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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북정책과 '10.4정상선언' 조화시킬 묘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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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북정책과 '10.4정상선언' 조화시킬 묘수 있다"

[시론] 대북정책의 성공적인 전환을 위한 제언

다음은 평화재단(이사장 법륜)에서 매주 발행하는 <평화논평> 35호 '대북정책의 성공적인 전환을 위한 제언'이다.

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신(新)안보연구실장은 이 논평에서 이명박 당선인의 외교안보 정책을 분석적으로 검토하며 기존 정책과의 차이점 및 연계 가능성을 찾아내고 있다.

<프레시안>은 이 당선인의 대북정책에 대해 최근 쏟아지고 있는 비판 일변도의 논평을 지양하고 긍정성과 가능성을 찾아내고자 한 이 글을 평화재단의 동의를 구해 전문 게재한다. (
☞평화재단 바로가기) <편집자>

창조적 실용주의와 대북 포용정책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은 현 시기의 시대정신을 '경제 살리기'로 보고, 자신의 국정철학을 '창조적 실용주의'라고 규정하고 있다. 이 당선인이 '경제대통령'을 자임해서 그런지, 김대중-노무현 정부에 비해 대북 및 외교안보 분야의 정책 우선순위가 뒤로 밀려 있다. 「제17대 대선 한나라당 20대 공약」을 보면, 경제·민생 분야가 1~8순위인 반면, 외교·안보 분야는 맨 뒤인 19~20순위이다. 노무현 정부가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12대 국정과제의 최우선 순위에 올려놓은 것과 대비된다.

새 정부의 대북 및 외교안보 정책과 관련해 주목되는 것은 12월 20일 당선 뒤 가진 첫 기자회견에서 이명박 당선자가 한 발언이다. 그는 새 정부의 정책방향을 "진보와 보수를 뛰어넘어 실용주의적 외교를 하고 남북협력도 그런 식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러한 이명박 당선인의 인식과 정신이 과연 대북정책에서 어떠한 형태로 구체화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 10년간 한국정부의 대북정책 기조는 화해협력정책, 평화번영정책으로 이름을 달리하면서도 지속되어온 포용정책(engagement policy)이다. 노무현 정부는 김대중 정부의 대북 포용정책을 계승했다. 하지만 남북관계의 발전이라는 성과에도 불구하고 다음과 같은 한계를 드러냈다.

첫째, 5년 내내 북핵문제에 발목이 잡혀 능동적인 외교정책을 구사하지 못했다. 참여정부 초기에 북핵문제의 해결을 지나치게 낙관했으나, 결과적으로 아직까지도 북핵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둘째, 대북정책의 전개과정에서 김대중 정부의 햇볕정책을 핵 위기 상황에 맞게 진화시키지 못했다. '채찍' 없이 '당근'에만 의존하는 유화정책적인 경향을 벗어나지 못해 저자세, 퍼주기 논란을 불러왔다.

셋째, 대북정책이 평화공존에 맞춰지면서 통일지향성을 제대로 담지 못했다. 북한의 변화 없이는 평화공존이라는 목표도 이룰 수 없었다. 이 때문에 '분단체제의 현상유지' 정책이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그렇다면, 새로이 출범할 이명박 정부는 과연 대북 포용정책을 계승할 것인가? 우리의 대통령제가 승자독식(勝者獨食) 구조로 되어 있고 대선의 쟁점 가운데 하나가 대북정책이었던 만큼, 새 정부가 이전 정부의 대북정책을 전환하려는 것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역대 한국정부에서는 박정희 정부의 「7·4남북공동성명」, 노태우 정부의 「남북기본합의서」, 김대중 정부의 「6·15 공동선언」, 노무현 정부의 「10·4 정상선언」 등과 같은 남북합의를 이끌어내었다. 이 당선인의 국정철학이 '창조적 실용주의'라는 점에서, 역대 정부가 추구했던 남북화해라는 기본정신은 계승하되 세부적인 이행사항은 새롭게 점검하겠다는 자세가 필요하다. 역대 한국정부의 대북정책의 특색을 살리면서 기존정책에서 부족하거나 잘못된 점들을 혁신해 새로운 정책들을 내놓는 창조적 과정이 되어야 할 것이다.

'평화공존 제도화'와 함께 '북한의 정상국가화'를 목표로

우리 대북정책의 최종적인 목표는 남북한의 평화적인 통일이다. 「남북기본합의서」에 나와 있듯이, 남북관계는 '통일을 지향하는 과정에서의 잠정적인 특수관계'이다. 따라서 대북정책의 과제는 언제나 통일지향성을 잃어서는 안 된다. 하지만 통일의 달성까지 시간적으로나 과정적으로 예측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중간단계의 과제를 설정해야만 한다.

현재 남북한은 국제법적으로 전쟁상태인 불안정한 정전체제 하에 놓여 있다. 더군다나 군사정전위 기능이 정지되어 있고, NLL을 둘러싼 서해상의 긴장이 해소되지 않고 있다. 또한 북한은 인권유린, 불법행위, 대량살상무기 개발 등으로 국제사회에서 이른바 '불량국가'로 취급받고 있다.

그런 점에서 우리 대북정책의 현 단계 목표를 △남북 평화공존의 제도화와 △북한의 정상국가화로 삼아야 할 것이다. 남북 평화공존의 제도화가 이전 정부의 정책을 계승하는 정책목표라 한다면, 북한의 정상국가화는 신정부가 새롭게 내세워야 할 정책목표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첫째, '남북 평화공존의 제도화'는 현재의 불안정한 정전체제를 하루빨리 보다 안정적인 평화체제로 전환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정전체제의 평화체제 전환 문제는 6자 외무장관회담이 개최된 이후 남·북·미·중 4자포럼에서 다루어질 전망이다. 평화체제를 뒷받침하기 위해서는 남북 군비통제 회담도 병행되어야 한다. 남북한이 이 군비통제 회담을 주도하되, 사안별로 미국도 여기에 참가할 수 있을 것이다.

둘째, '북한의 정상국가화'는 북한이 국제법과 규범, 관행 등을 잘 지켜 정상적인 국제사회의 일원이 되도록 하는 데 목표를 두고 있다. 북한은 각종 불법행위와 인권유린, 테러지원, 그리고 대량살상무기 개발·확산 때문에 정상적인 국제활동을 제약당하고 있다. 북한의 정상국가화를 위해 남북차원에서 합의의 철저한 이행, 불합리한 관행의 개선, 인도적 지원에 대한 국제수준의 투명성 확보가 필요하며, 국제차원에서 북한인권문제의 국제공조 등에 나서야 할 것이다.

주지하듯이, 대북 포용정책의 두 가지 전략적 기조는 '시장평화론'과 '병행론'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전략기조들이 신정부의 대북정책에서 어떻게 받아들여질까? 이 당선자의 대북정책은 △한반도 비핵화의 최우선 추구, △정략적 대북 접근의 배격, △철저하고 유연한 대북정책, △「비핵·개방·3000구상」과 「나들섬 구상」등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 가운데 대표적인 대북정책 공약인 「비핵·개방·3000구상」은 경제, 교육, 재정, 인프라, 복지 등 5개 분야로 추진하도록 계획되어 있다.

시장평화론은 견지, 병행론은 창조적 계승

「비핵·개방·3000구상」은 "핵포기 이전단계에 정부는 400억 불 상당의 국제협력자금을 조성한다. 북한이 핵포기에 착수하면 비핵·개발·3000구상이 가동된다. 그 뒤 북한경제를 수출주도형으로 전환시키고, 조성된 국제협력자금을 투입한다. 그렇게 되면 북한경제가 1인당 소득 500불에서 매년 15~ 20%, 평균 17%씩 성장을 지속해서 10년 뒤에 국민소득 3,000불을 이룩할 수 있게 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먼저, 이 구상은 북한을 중장기적으로 시장경제화하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이 구상의 바탕에는 '시장평화론'이 깔려있다고 볼 수 있다. 뉴라이트 일각에서 제기했던 대북정책의 '자유민주통일 노선'의 한계를 극복했다는 점에서 일단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북한을 민주화시켜야 평화가 온다는 '민주평화론'이 가진 이념지향성을 벗어난 것이다.

하지만 이 구상이 북한의 태도변화를 낙관하고 '채찍' 없이 '당근'만 제시하고 있어 참여정부의 경우처럼 절름발이 정책이 될 가능성이 높다. 설사 비핵화에 응한다 하더라도, 북한이 순순히 개방에 응하고 수출주도형 경제로 나아간다는 보장이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북한의 시장경제화를 위한 보다 세밀한 시나리오가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다음으로,「비핵·개방·3000구상」은 '북한의 핵폐기 결단'을 전제로 모든 대북 협력과 지원을 제공하는 연계론적인 관점을 견지하고 있다. 그런 점에서 기존 정부의 병행론적인 대북정책과 커다란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이것은 대북 협력·지원이 평화를 가져온다는 '평화경제론'이 북한의 비핵·개방을 이끌어내지 못했다는 한계를 극복하려는 노력에서 출발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비핵·개방을 전제로 대북 협력·지원을 제공한다는 연계론적 접근법에는 어떻게 비핵화, 개방화를 유도해 낼지 하는 방법론에 대한 고민이 빠져 있다. 비핵·개방은 이전 정부에서도 추구했던 대북정책의 목표였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기계적인 연계론의 적용보다는 병행론의 틀 속에서 단계별로 엄격하게 '행동 대 행동' 원칙을 적용하는 방식이 훨씬 실용적이고 효과적일 것이다.

끝으로,「비핵·개방·3000구상」은 평화·군사문제에 대한 접근이 없이 '경제주의'에 치우쳐 있어 오히려 기존 대북정책보다 후퇴한 측면이 있다. 이는 작년 7월 한나라당 태스크포스(팀장 정형근 의원)가 발표한 「한반도 평화비전」에 대해 이명박 후보(당시)가 반대입장을 밝힌 것과도 연관이 있다. 이 비전에는 유연한 상호주의, 인도적 지원 확대와 함께 비핵화·경협의 병행추진이 담겨 있다. 이 때문에 중앙일보의 김영희 대기자가 이명박 당선인의 대북정책을 '평화의 비전 없는 MB독트린'이라고 비판했었다.

하지만,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이 1월 17일 서울외신기자클럽 간담회에서 "무엇보다도 북핵문제의 완전한 해결과 '한반도의 새로운 평화구조'를 창출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혀 주목된다. 아직 '한반도의 새로운 평화구조'가 무엇이고 어떻게 창출하겠다는 것인지 분명하지는 않지만, 한반도 평화구조를 만들기 위한 노력과 북핵문제의 해결을 병행 추진하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질 수 있기 때문이다.

비핵-평화 병행하되 단계별 '행동對행동'원칙 적용을

대선기간 중에 개최된 2007 남북정상회담에서 「10·4정상선언」이 발표되었다. 그렇다면 이명박 정부는 남북정상의 합의를 그대로 이행할 것인가, 부분 승계할 것인가, 아니면 무시할 것인가? '핵폐기와 경협의 관계'를 중심으로 「10·4정상선언」과 이명박 당선인의 대표적인 공약인 「비핵·개방·3000구상」을 조화시켜 추진하는 방안을 모색해 보는 것이 좋겠다.

참여정부는 새로운 동북아시대를 열겠다는 원대한 포부를 갖고 출발했다. 동북아시대를 만들어나가기 위해 한반도 평화체제의 구축이라는 구체적인 목표도 세웠지만, 2002년 10월에 재연된 2차 북핵문제를 먼저 해결해야 했다. 참여정부는 경협과 인도적 지원으로, 미국 부시행정부는 압박정책으로 북핵문제를 해결하고자 했으나, 결과적으로 5년이 다된 지금까지도 북핵문제의 해결은 과제로 남아 있다.

이와 같은 지난 대북정책의 시행착오가 이명박 신정부에게 주는 교훈은 무엇인가? 만족할 결과가 나오지 않아 한국정부가 옳았는지 미국정부가 옳았는지 단정할 수는 없으나, 미국은 2006년 11월 중간선거 이후 비핵화와 북미수교를 병행 추진하는 방향으로 대북정책을 선회했다. 하지만 한국과 미국간 대북공조의 부재가 실패의 한 원인이 됐던 것은 부인할 수 없다.

그렇다면 이명박 정부의 대북 접근법은 어떠한가? 「비핵·개방·3000구상」은 북한의 1인당 국민소득을 3000불까지 올리기 위한 사업추진의 전제조건으로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핵폐기 결단'을 내세우고 있다. 여기서 문제는 이 구상의 착수시기인 '핵폐기 결단'의 시점을 언제로 볼 것인가 하는 점이다. 북한 핵시설의 폐쇄·봉인이 시작된 「2.13합의」가 핵폐기의 기나긴 과정의 출발점인가, 아니면 핵무기 폐기의 시작단계 또는 완료단계에 들어섰을 때인가?

첫째, 이 구상의 착수시점을 북한 핵시설의 폐쇄·봉인이 시작된 「2.13합의」로 잡는다면, 참여정부의 대북정책 기조나 현재 진행중인 6자회담의 흐름과 별다른 차이가 없다. 핵문제 해결과 경협의 '병행론'이 유지된다는 의미이다.

둘째, 이 구상의 착수를 「10.3합의」에 따른 불능화·신고가 완료되고 새로운 핵폐기 로드맵의 합의·이행 시점부터 잡는다면, 빠르면 '실용정부'의 출범 직후부터 사업이 본격화될 수 있다. 이 경우는 참여정부와 차별성을 가지면서, '병행론'의 토대 위에 엄격한 '행동 대 행동'원칙을 적용해 나갈 수 있게 된다.

셋째, 이 구상의 착수를 북한의 핵폐기가 완료되는 시점으로 잡는 접근법은 철저한 '연계론'의 입장이라고 볼 수 있다. 설사 핵폐기 로드맵이 합의되고 이행에 들어가더라도 착수에서 완료까지 최소 5년이 걸린다는 점에서, 이명박 정부 5년 동안은 별달리 할 일이 없게 된다. 그럴 경우, 비핵화를 전제로 모든 국정과제를 구상했던 참여정부 초기의 시행착오를 되풀이할 위험성이 있다.

이상을 종합적으로 고찰할 때 이명박 정부에게 다음 두 가지를 권고해 보고 싶다. 첫째, '비핵화와 경협'을 큰 틀에서 병행 추진할 것. 둘째, 비핵화의 세부적인 이행단계에 맞춰 「10.4정상선언」 합의사항의 우선순위와 속도를 재조정하고 이를 '행동 대 행동' 원칙에 맞도록 엄격히 관리할 것. 사실, 이러한 접근법은 현재 부시 행정부가 취하고 있는 전략과 같은 것이다. 이렇게 「비핵·개방·3000구상」과 「10·4정상선언」을 조화시키는 것이 지난 정부의 대북정책을 계승하면서도 이명박 정부의 특색을 살릴 수 있다는 점에서 '창조적 실용주의'에도 걸맞은 접근법이다.

통일부 개편은 형식보다 지향점이 중요

마지막으로, 신정부가 대북정책의 제도적 전환을 위해 추진하려는 통일부 개편문제를 살펴보면, 지금 이명박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는 커다란 모험을 단행하려고 하는 것 같다. 지난 40년 가까이 존속해 온 통일부를 외교통상부로 편입하려는 것이다. 1969년 박정희 대통령 시절에 국토통일원에서 출발한 통일부는 2000년 남북정상회담 이후 그 수장이 부총리급에서 맡기도 했고 국가안보회의(NSC) 상임의장을 겸임하기도 하는 등 대북정책의 총괄·조정 기능 외에도 막강한 권한을 행사했었다.

이번에 나온 정부개편안은 통일부를 외교통상부로 흡수·통합시키고, 통일전담 특임장관을 임명하여 상시적이고 공식적인 대북 창구의 역할을 맡기도록 되어 있다. 통일부의 존폐 여부는 많은 반대의견이 있고 국회의 동의 절차를 남기고 있어 인수위 안대로 확정될지 아직은 불확실하다. 하지만 설령 국회 동의과정에서 통일부가 존치된다고 결정되더라도 껍데기만 남게 될 공산이 크다.

그 동안 통일부가 맡았던 남북경협과 협력기금 관리는 통합·신설될 지식경제부와 국토해양부로, 대북정보는 국가정보원으로, 새터민사업은 행정안전부 또는 지방자치단체로, 그리고 인도적 지원사업은 지금처럼 적십자사가 담당할 전망이다. 지금까지 북핵과 평화체제 문제를 외교부가 맡아왔기 때문에, 앞으로 남북대화 기능은 통합되는 외교통일부가 맡던가, 아니면 대폭 축소된 통일부가 담당하게 될 것이다.

그런 점에서 중요한 것은 통일부 개편의 형식보다 개편을 통해 달성하려는 목표와 지향점이다. 인수위는 이번 통일부의 개편방향과 관련해, 정보라인이나 특정 부서의 전유물이 되기보다는 여러 부처가 나눠 전문성을 살려 남북관계를 전방위로 대처하는 것이 통일을 좀 더 앞당길 수 있고 통일 단계에 대비할 수 있다는 이 당선인의 의지를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한다.

자신의 임기 동안 김정일 위원장의 유고 등 북한 급변사태의 발생 가능성이 있다고 이 당선인이 언급했다는 언론보도도 있다는 점에서, 이번 통일부 개편에는 전방위 노력을 통해 북한을 정상국가화하고 국제공조를 통해 통일을 좀 더 앞당기려는 의도도 담겨 있는 것으로 보인다. 민족공조 위주의 대북 협력에만 익숙한 현재의 통일부로서는 통일을 촉진하기 위한 정상국가화 노력이 어려울 것이라고 판단했는지 모른다.

통일부가 존치되는 경우는 물론이고 외교통일부로 될 경우에도 일부의 비판과 달리 '평화통일'이라는 헌법의 가치와 정신이 훼손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외교통일부로 개편될 경우 민족 내부문제가 국제문제의 틀 속에서 해소될 위험성을 안고 있어, 도리어 북한의 정상국가화라는 목표 달성이 차질을 빚을 수도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일찍부터 이명박 당선인이 정략적인 대북 접근을 배격하고 국민적 합의에 따른 정책결정을 강조해 온 만큼, 이번 통일부의 개편문제도 이러한 원칙에 맞게 처리될 것으로 기대한다. 이번 통일부 개편을 둘러싼 논란을 떠나, 이명박 정부는 평화공존의 제도화와 북한의 정상국가화라는 목표를 완수하기 위해 이념보다는 실용주의를 지향한다는 초심을 잃지 말아야 한다. 그러나 확고한 원칙과 치밀한 전략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실용주의는 '좌표 없는 항해'로 전락하고 만다는 점도 잊어선 안 된다.

지금은 주변 강대국들의 리더십이 교체되고, 새롭게 동북아질서가 재편되는 매우 중요한 시기이다. 그런 만큼, 이명박 정부는 정권의 성공을 넘어 민족사의 대전환기를 성공적으로 이끌어야 할 막중한 책무를 안고 있다. 부디 이명박 정부가 추진하는 대북정책이 성공리에 완수되어 평화공존을 넘어 통일이라는 민족적 대업을 앞당겨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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