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내 공천갈등이 수면 아래에서 부글대고 있다.
박근혜 전 대표가 이명박 당선인의 특사로 중국을 방문 중인 사이에 이 당선인 측 이재오 의원이은 박 전 대표의 '계파 정치'를 정면 비판했다. '친이(親李)' 인사인 이방호 사무총장을 단장으로 하는 총선기획단 회의에서도 공천 주도권 다툼이 본격화 됐다.
박 전 대표 측도 전열을 가다듬고 있다. 박 전 대표가 중국에서 돌아오는 19일 께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공천을 두고 이 당선인 측과 일전을 벌였던 박 전 대표는 "지켜보겠다"는 말을 남기고 출국했었다.
내주, 공천심사위 구성 놓고 李-朴 격돌 예상
이재오 의원은 17일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내 계보, 네 계보 챙기고 내 몫 챙기고 '언제까지 뭘 해라', '뭘 좌시하지 않겠다' 이러면 국민들 눈에 곱게 비치겠나"며 박 전 대표를 공격했다.
이 의원은 "계속 '누구 측은 어떻게 얘기한다', '우리 측은 어떻게 언제까지 뭘해라' 이렇게 하면 국민들 눈에 그게 어떻게 비치겠냐"고도 했다.
박 전 대표 측이 '빠른 공천'을 요구하는 데 대해서도 "시간적으로 할 수 없다"고 잘랐다. 이 의원은 "'이명박 브랜드'로 공천해야 선거를 치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재오 의원은 지난해 11월 박 전 대표 측에 "좌시하지 않겠다"고 했다가 "오만의 극치"란 반격에 최고위원직을 내놓은 바 있다. 새해 복귀 이후에도 당내 민감 사안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던 이 의원이 수위 높은 공격을 시작한 것을 두고 당 내에서는 공천 주도권 다툼의 격화를 알리는 신호탄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지금까지 이 당선인 측의 '밀어붙이기'와 박 전 대표 측의 '저항'이 설전 차원으로 오갔다면 공천심사위원회의 구성과 공천 기초조사에 들어갈 내주부터는 공천을 둘러싼 실질적 알력이 시작될 것이란 전망이다.
총선기획단에서 공심위 구성을 두고 벌어지고 있는 논쟁은 그 전초전 성격이다. 총선기획단은 공심위원을 외부 인사 6명, 내부인사 5명으로 구성하고, 오는 24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의결키로 했지만 위원장 인선과 위원 선별을 두고는 계파 간 의견 대립이 팽팽했다.
이 당선인 측은 당내 인사들 가운데 최대한 '중립 인사'들로 구성해야 한다는 방침을 고수한 반면, 박 전 대표 측은 '계파별 안배'를 요구하고 있다.
공심위원장 인선을 놓고도 이 당선인 측에선 17대 총선 공심위원과 대선 후보 검증위원장을 지낸 안강민 전 서울지검장, 인명진 당 윤리위원장 등을 염두에 둔 반면, 박 전 대표 측에선 박관용 전 국회의장, 강창희 인재영입위원장, 권영세 전 최고위원 등을 추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양측의 이견은 박 전 대표가 귀국하는 19일 이후 본격적인 갈등 양상으로 드러날 전망이다. 박 전 대표 측은 이날 오후 비공개 모임을 갖고 최종 입장을 정리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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