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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다른 사람은 몰라도 孫대표는 이해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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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다른 사람은 몰라도 孫대표는 이해할 것"

이명박-손학규 첫 회동…손학규 "나는 이제 야당"

이명박 당선인이 17일 각 정당의 대표들을 방문했다. 정부조직개편안의 원만한 처리를 당부하기 위해서다.

이 당선인은 특히 대통합민주신당 손학규 대표를 찾아 "여야가 협력하는 새로운 협력 모델을 만들자"고 제안했다. "손 대표가 하는 길을 안다", "다른 사람은 몰라도 손 대표는 이해할 것" 등 맥락마다 '공감대'를 부각시켰다.

그러나 '한나라당 출신'이란 꼬리표가 짐스러운 손 대표는 "제가 야당이 됐다"고 강조하며, "분명하고 단호하게"에 강세를 실었다.

이명박 '부드럽게'…손학규 '날카롭게'
▲ 대통합민주신당을 찾은 이명박 당선인은 국회의 협력을 당부하며 손학규 대표의 손을 여러 번 감아쥐었다.ⓒ뉴시스

이 당선인은 줄곧 대화를 주도하며 여유를 과시했다. 대화 내용에서 제1 야당을 찾은 긴장감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서울시장과 경기도지사로 맞물렸던 손 대표와의 '예전 관계' 덕에 뱃심이 든든한 듯 했다.

이 당선은 일자리 얘기로 운이 떨어지자 "나는 여야가 다르다는 게 이상하다"며 "같은 생각을 갖는 게 이 시대에 맞는 길"이라고 말했다. 손 대표가 동의를 표하자 "새로운 정치문화를 만들어 내는 게 아닌가 기대를 한다"며 손 대표가 협력해 주기를 바라는 마음을 드러냈다.

이 당선인은 또 "손 대표가 하는 길을 아니까. 나도 뭐 다르게 하는 것이 있겠냐"며 동질감을 표하기도 했다.

이에 손 대표는 '환담' 분위기를 이어나가면서도 주요 대목에서는 달라진 양자 관계를 강조하는 모습이었다.

손 대표는 "경우에 따라서는 국민을 무시하거다 누르는 것도 있어 야당이 분명하고 단호하게 하겠다"며 "정치에서 가장 협조적인 야당과 동시에 단호한 야당이 되겠다"고 말했다.

대화 중간에 손 대표가 "제가 야당이 됐습니다만"이라고 여야관계를 상기시키자, 이 당선인은 "아직은 아니다"라고 받아 넘기기도 했다.

대통령 인수위가 전날 발표한 정부조직개편안으로 화제가 옮아가자 손 대표는 본격적으로 '야당성'을 드러냈다.

손 대표는 "얼핏 보기에 대통령이 지금 어느 대통령보다 막강한 대통령이 되는 것 같다"며 "국무총리 위상이 상당히 격하됐다"고 지적했다. 방송통신위원회의, 인권위원회가 대통령 직속기구로 편입된 것과 통일부·해수부가 폐지된 것 등을 조목조목 지적하며 "대통령 일이 너무 많으시다"고 꼬집기도 했다.

이에 이 당선인은 "그렇지 않다"며 "내각을 중심으로 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청와대가 너무 세면 내각과 두 군데를 봐야 하니 일하는 사람들은 한 군데만 찾아가서 할 수 있도록 융합을 했다"고도 했다.

손 대표의 지적이 끊이질 않자 이 당선인은 "세부적인 설명은 나중에 하겠다"면서 "내가 볼 때 다른 사람은 몰라도 손 대표는 이해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공개로 오고간 대화에서도 비슷한 분위기가 이어진 듯하다. 우상호 대변인의 브리핑에 따르면 손 대표는 "소외층을 잘 배려하겠는가 하는 의구심이 있는 게 사실이고 남북관계가 흔들리지 않겠냐"며 이 당선인에 대한 우려를 부각시켰고, 이 당선인은 "크게 걱정말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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