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합민주신당 강금실 최고위원은 17일 첫 최고위원회의에서 "우리가 지금 해야할 일은 한마디로 '자기 쇄신'"이라며 "새로운 진보 정당으로서의 가치를 분명히 정립하고 이것이 어떻게 '현장성 회복 정치'로 만들어나갈 것인가에 대해 지혜를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 최고위원은 "오늘 당장 현안으로 제기된 정부조직 개편안과 관련 통일부 폐지나 국가인권위원회를 대통령 직속으로 옮기는 것 등은 독립성을 침해할 수 있고 국제 추세에도 맞지 않는 부분"이라며 "우리가 가치를 정립하고 정책을 만들어나가는데 반드시 짚고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우선 굉장히 어려운 시기에 당무 경험이 없는 제가 맡은 바 일을 다할 수 있을지 부담과 걱정이 많이 되고 어깨와 마음이 무겁다"고 심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는 이날 인선안이 발표되자 배포한 글에서 "국민의 입장에서 약자를 배려하고 서민과 중산층의 보다 나은 행복과 이익을 위해 이바지하고자 하는 정치세력이 바로 그 국민들로부터 외면당하고, 무능한 집단으로 일괄매도 당하는 상황이 너무나 아팠다"며 "기대에 많이 미흡하더라도 이대로 주저앉게 놓아두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국민의 지지를 호소했다.
손학규 "쇄신이 자칫 내부 투쟁 되지 않도록"
손학규 당 대표는 "자칫 우리 자신을 쇄신한다는 것이 그 자체로 불필요한 분쟁이나 내부적 투쟁을 야기해서 국민에게 또다른 눈살 찌푸리게 하는 것을 연출해서는 안될 것"이라며 단합을 강조했다.
손학규 대표는 "우리는 이제 대선 패배의 아픔과 반성을 자꾸 이야기하고 싶은 마음은 없다. 반성만 하고 있을 수는 없고 앞으로 나가야 한다"며 "그럼에도 우리는 우리 자신을 돌아보며 반성하고 성찰해야 하고 바꿔나가기 위해 마음을 합쳐야 한다"고 말했다.
손 대표는 "최고위 모든 분들이 당의 힘을 하나로 모으는 일에 주도적인 역할을 해주리라 믿는다"고 당부하면서 "쇄신하기 위해 당내 안정을 찾고, 누구는 쇄신하고 누구는 안하는 것이 아니라 다 같이 쇄신하는 모습을 보여줄 때 신당이 국민으로부터 신뢰를 받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신임 최고위원간 상견례 차 열린 이날 회의에서도 각 최고위원 간 각각 속한 정파와 지역의 이해관계에 따라 발언의 뉘앙스가 갈리는 모습을 보였다.
유인태 최고위원은 "다들 '반성'을 이야기하지만 다시 '네탓 공방' 하는 것이야말로 국민을 좌절, 실망시키는 것"이라며 '자기희생'을 강조한 후 "요새 번영, 선진화라는 말이 많이 나오는데 우리는 '따뜻한 번영, 인간 냄새가 나는 선진화'를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호남 출신의 정균환 최고위원은 "한나라당이 지방정부와 중앙정부에 이어 국회까지 가져가 대한민국이 일당 통치가 되는 일이 없도록 신당이 견제세력이 되길 바라는 기대심리가 분명히 있다"며 "국민이 바라는 만큼 우리가 변하기 위해 새로 시작하자"고 촉구했다.
충청도 출신의 홍재형 최고위원은 '실용주의' 노선 강화를 거듭 촉구했다. 홍 의원은 "국회의원으로서 총선이 중요한데, 우리가 건전 야당이 되러면 유권자의 편에서 생각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우리는 어떨 때 '중도 우'로 가는 것 아니냐는 오해를 사더라도 과감하게 유권자 편에서 생각하는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손학규 대표도 홍 최고위원에 대해 "충청북도 어려운 여건속에서 도당위원장으로 여러 의원님들 독려하면서 신당 새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무척 애를 쓰고 있는 중에 이렇게 올라오셨다"며 거듭 감사를 표했다.
박명광 의원 불참…인선부터 잡음
한편 이날 최고위에는 박명광 최고위원이 출석하지 않았다. 손학규 대표는 "박 최고위원은 멀리 지역에 있어 오지 못했다"고 해명했지만, 그간 박명광 의원이 주변에 '정치를 그만두겠다'는 의사를 여러차례 밝혀온 터라 그의 불참이 최고위원직을 고사하려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박명광 의원의 인선은 정동영·김한길 그룹을 배려한 결과로 해석되지만 정작 정동영 그룹에서는 이에 대해 '뜨악한' 반응을 보이고 있기도 하다. 이번 최고위 인선에 대해서도 대체로 "쇄신의 의지가 있는지 모르겠다", "친정체제 구축 아니냐"는 냉소적인 반응을 보였다.
정동영 그룹의 한 의원은 "박 의원이 왜 최고위원단에 들어갔는지 모르겠다"면서 "박 의원은 대선 이후 정치를 그만하겠다는 의지를 재차 밝히면서 모임에도 자주 나오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의원도 "손학규 대표 측이 박 의원이 수차례 정치를 그만두겠다고 한 것을 모르고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박명광 최고위원의 인선과 관련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 측과는 사전 교감이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정 전 장관이 불쾌감을 표했다는 이야기가 나오기도 한다. 정 전 장관 측은 "손학규 대표와 박명광 의원이 고민해야 할 문제 아니냐"며 "박명광 의원도 손학규 대표에게 상처주기 싫어서 그런 것이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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