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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민 탈당…"'유연한 진보신당' 만들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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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민 탈당…"'유연한 진보신당' 만들겠다"

"진보도 한미FTA 찬성할 수 있다"…친노진영 관망

대통합민주신당 유시민 의원이 16일 탈당을 선언했다. 이해찬 전 총리의 탈당에 이어 '손학규 체제'의 정체성과 노선에 반발하는 '반발성 탈당'이다.

유시민 의원은 "지금 신당에는 '좋은 정당'을 만들겠다는 꿈을 펼칠 공간이 남아있지 않고 제가 꿈꾸었던 '진보적 가치'가 숨쉴 공간이 너무나 좁아보인다"며 "지금의 신당은 이 정당이 어떤 지향을 가진 정당인지, 어떤 민주적 원리에 의해 운영될 정당인지라는 질문에는 어떤 대답도 할 수 없는 상황"라고 비판했다.

유 의원은 또 "신당은 노선 경쟁을 할 수 있는 정상적 의사 결정 구조가 존재하지 않는다"라며 "당원의 범위가 확정되어 있지 않고 대의원을 선출하지 못하며 전당대회를 열면 당이 파열될 상황인데, 이를 교정할 새 시스템을 짜는 것도 불가능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정동영 후보가 대통령으로 당선됐더라도 나는 탈당했을 것"이라며 "대선에서 승리했다면 아무 부담없이 즐거운 마음으로 탈당했겠지만 큰 표차로 패배했기 때문에 무거운 마음으로 당을 떠나게 됐다"고 말하기도 했다.

"노무현 대통령과 나는 판단이 다르다"

유 의원은 '새로운 정당 창당'을 자신의 탈당 명분으로 내세웠다. 그는 "대한민국에는 유연한 진보 노선을 가진 '좋은 정당'이 필요하다. 맨 처음으로 돌아가 이 일을 다시 시작하려고 한다"며 "국민의 이해를 구하고 뜻을 함께하는 동지들과 대화하면서 서두르지 않고 해나가겠다"고 밝혔다.

그는 자신이 말하는 '유연한 진보 노선'과 관련 "예를 들면 진보 정당도 한미FTA를 찬성할수 있다고 본다"며 "개방을 적극 받아들이면서 다양한 사람들이 많은 기회를 받으면 공존할 수 있도록 인프라를 짜는 국가가 좋은 국가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 ⓒ뉴시스

그는 "진보적 정책노선을 가진 '좋은 정당'을 만드는 것이 하루 이틀에 가능하지 않은 만큼 일단 무소속으로 총선에 임할 것"이라며 "선거 일정에 얽매이지 않고 5년 후 등 멀리보고 창당 작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해찬 전 총리와 함께 진로를 상의해가면서 이야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노무현 대통령이 친노 그룹의 신당 창당에 대해 비판적인 의견을 내놓은 것과 관련 "대통령이 신당 창당이나 탈당에 부정적으로 판단하고 있다는 것은 예전부터 알고 있었다"면서 "대통령의 견해는 좋은 충고로 소중하게 받아들이나 나 자신의 미래는 스스로의 판단에 따라 해야할 때가 왔다"며 거리를 뒀다.

그는 자신의 창당 작업이 '친노 신당'으로 비쳐지는 데 대한 거부감도 드러냈다. 그는 "퇴임하는 대통령과 친한 사람들이 모여서 당을 할 수 있겠느냐"며 "친노의 분열 등으로 이야기하는 것은 내 생각과 많이 다르다. 이제는 그런 도식에서 벗어났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는 "탈당은 내 자신의 판단에 따른 개인적 선택일 뿐"이라며 "신당 당원으로서 자부심과 확신을 가지고 일하시는 분들의 판단을 존중한다. 그것도 역시 지금 상황에서는 쉽지 않은 결단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무소속끼리 총선에서 연대한 뒤 그 뒤에 당을 만드는 소위 '총선 무소속구락부설'에 대해선 부인했다. 그는 "그런 계획은 없다"면서 "이론적으로 총선 과정에서 새로운 당이 만들어지지 않고 유연한 진보노선을 만드는 열망을 함께하는 분들이 있다면 만나서 이야기할 수 있겠지만 무소속이라고 다 똑같은 게 아니지 않느냐"고 했다.

한편 그는 이날 "열린우리당과 신당 활동을 하는 과정에서 저로 인해 상처받았거나 손해를 봤다고 생각하는 모든 분께 너그러운 아량과 용서를 구한다"면서 "저도 원망은 물에 흘려보내고 내가 받았던 은혜는 돌에 새기겠다"고 '사과'를 하기도 했다.

친노그룹, 파급력 크지 않을 듯

대표적인 친노 인사인 유시민 의원이 탈당을 결행함에 따라 당내 친노 그룹에 미칠 영향이 관심이 되고 있지만 친노그룹은 일단 관망하는 분위기다. 당 예비경선에서 유 의원을 도왔던 김태년, 이광철 의원은 잔류의사를 밝혔다. 노무현 정부의 첫 청와대 국정상황실장 출신인 이광재 의원도 당에 남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이화영 의원의 추가 탈당 가능성이 가장 높게 점쳐지고 있다. 이 의원도 <프레시안>과의 통화에서 "이해찬 전 총리가 귀국하면 새 정당 창당에 관해 이야기를 나눠보고 결정할 생각"이라며 이러한 관측을 부인하지 않았다.

이 의원은 "신당의 총선 전망이 어려운 상황에서 새 정당이 이를 보완할 수 있을 것이냐가 가장 관건"이라며 "총선에 앞서 새 정당에 정치 지망생들의 결집이 어디까지 가능할 것이냐를 보고 있다"며 향후 신당 창당의 가능성을 보아가며 탈당 여부를 결정할 것임을 밝혔다.

"이렇게까지 재를 뿌리나"

유 의원의 탈당에 대해 우상호 대변인은 "요즘 탈당하는 분들이 왜 이리 떳떳하고 당당한지 모르겠다"며 "대통령 후보까지 나선 분들이 진보적 가치를 실현하기 어렵다고 하면 남아있는 사람들은 무어냐"고 강하게 비판했다.

우 대변인은 "당은 일시적인 사랑을 위해 들르는 러브호텔이 아니다"며 "함께 했던 조직의 지도급 인사가 당을 떠나면서 이렇게까지 재를 뿌릴 수 있느냐"고 비난했다.

그는 "어제 유 의원이 손학규 대표에게 탈당의사를 전해와서 손 대표는 '그러지 말고 같이 하자'고 권유했으나 받아들이지 않고 탈당했다"며 "대단히 안타깝고 유감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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