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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티쇼크'로 뉴욕증시 폭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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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티쇼크'로 뉴욕증시 폭락

美경기후퇴 현실감 급속 확산

세계 최대 금융그룹인 씨티그룹이 그룹 사상 최대의 분기 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드러나자 미국의 경제가 이미 경기후퇴 국면에 들어섰다는 현실감이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이에 따라 15일(현지시간) 뉴욕 증시는 다우 지수 등 3대 지수가 모두 2%가 넘는 폭락에 가까운 하락세를 보였다. 다우지수는 전일 대비 277.04포인트(2.17%) 폭락한 12501.11로 거래를 마쳤다. S&P 500지수는 35.30포인트(2.49%) 떨어진 1380.95로, 나스닥지수는 60.71포인트(2.45%) 밀린 2417.59로 마감했다.

뉴욕증시는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주택담보대출)에 휘말린 미국의 주요 금융기관들이 대규모 손실를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에 따라 올해 들어 1주일에 평균 두 차례씩 급락을 기록할 정도로 부진을 면치 못해 왔다.

씨티그룹도 서브프라임 사태를 피해가지 못해 지난해 4분기 손실규모가 분기별로 따지면 196년 역사상 최대라는 10조 원 가까운 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1998년 이후 첫 분기 손실을 기록한 것이다.

씨티그룹은 지난해 4분기에 주택담보대출 부실과 관련해 181억 달러의 자산을 상각해 98억 3000만 달러의 손실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 일그러진 찰스 프린스 씨티그룹 회장의 얼굴.그룹 사상 최대의 분기별 손실을 기록한 씨티그룹의 당혹감을 잘 드러내고 있다. ⓒ로이터=뉴시스

씨티그룹, 10조 원 가까운 분기별 손실

씨티그룹은 분기 배당금을 41% 삭감하고 4200명을 감원키로 했으며, 손실에 따른 자본 확충을 위해 쿠웨이트 정부 소유 쿠웨이트 투자청 등으로부터 145억 달러 자금을 조달하기로 하는 등 비상대책에 돌입했다.

국제신용평가기관 스탠더드 앤 푸어스는 씨티그룹의 신용등급을 하향조정했고 추가 하향조정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씨티그룹이 사상 최대의 손실을 기록했다는 소식은 시장 관계자들에게 경기후퇴에 대한 상징적인 사건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현재 미국의 경제는 연착륙이 가능한 경기둔화(slowdown)를 지나 이미 경착륙이 불가피한 경기후퇴(recession)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진단이 최근 골드만삭스와 메릴린치 등 세계적인 투자은행에서 나온 바 있다.(☞관련 기사:골드만삭스 "올해 美 경제성장률 0.8%")

그동안 일각에서는 이런 전망을 너무 비관적인 것이라고 반박해 왔다. 하지만 씨티그룹 등 미국의 대표적인 금융기관들의 충격적인 실적 부진이 속속 발표되고, 지난달 연중 최고의 매출을 올리는 크리스마스 시즌이 포함됐는데도 소매매출이 예상 밖으로 감소한 것으로 드러나자 미국 경제에 대한 비관적 인식이 급격히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관련 기사:코스피 1800선 붕괴 … 새해 첫 '검은 금요일' )

'크리스마즌 시즌'에도 소비 감소

세계 최대 부국이라는 미국의 경제는 해외에서 빚을 끌여들이고, 자산을 담보로 한 부채로 막대한 소비를 하면서 지탱해 오는 기형적인 구조이다. 하지만 주택시장이 침체로 돌아서며 그동안 가계 소득의 원천이었던 주택담보대출이 부실화되고, 이에 따라 금융시장이 타격을 입어 금융자산 가치도 떨어지자 미 경제의 3분의 2 이상을 떠받치고 있는 소비가 위축되는 최악의 상황을 맞고 있는 것이다.

이날 발표된 12월 미국 소매 판매는 전달보다 0.4% 감소해 6개월만에 처음 감소했다. 지난해 소매판매도 4.2% 증가하는 데 그쳐 5년래 최저 수준을 나타냈다.

유럽의 주요 증시도 미국의 경기후퇴 등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이날 일제히 큰 폭의 하락세를 보였다.영국의 FTSE 100 지수는 3.06% 떨어진 6,025.60으로 마감됐고, 프랑스 CAC40 지수도 2.83% 하락한 5,250.82로 장을 마쳤다. 독일의 DAX 지수는 전날보다 2.14% 하락한 7,566.38로 거래를 마쳤다.

배럴당 100달러에 육박했던 국제유가도 미국의 경기후퇴로 원유 수요가 감소할 것이란 전망에 따라 급락했다.

국제 기준유가인 2월 선물 서부텍사스유는 전날 종가에 비해 2달러 30센트, 2.4% 급락하면서 3주 만에 최저 수준인 배럴 당 91달러 90센트에 거래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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