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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슬림형제단 "부시와 미국이야말로 살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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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슬림형제단 "부시와 미국이야말로 살인자"

"미국은 부패하고 전제적인 아랍 정권 지원"

지난 9일부터 중동의 친미 아랍국가들을 순방하고 있는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이란을 '세계 안보 위협 국가'로 지목하고 힘을 합치자고 역설하고 있지만, 이슬람 최대 야권은 부시 대통령과 미국이야말로 "중동 평화를 위협하는 살인자"라는 반박으로 맞서 주목된다.
  
  부시 대통령의 중동 순방 마지막 방문지인 이집트 최대 야권 조직인 무슬림형제단(Muslim Brotherhood)은 13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우리의 피로 손을 흠뻑 적신 부시에게 밝힌다"며 "우리의 땅이나 하늘 아래에서 당신과 당신의 미국 정부를 돕는 자들은 환영받지 못한다"고 밝혔다.
  
  "부시는 중동의 분열 선동해와"
  
  이 단체를 대표하는 모하메드 메흐디 아케프(80)는 "부시는 에티오피아를 부추겨 소말리아를 점령하게 하고, 이스라엘을 지원하는 한편 레바논에서 정파 간 분쟁을 선동했다"면서 "아프가니스탄의 파괴와 이라크 점령에도 그의 책임이 있다"고 맹비난했다.(☞관련 기사:"美, 소말리아에 어리석은 대리전쟁 일으켜")
  
  그는 또 부시 대통령은 "아랍권 민중의 바람과는 반대로 부패하고, 전제적인 정권들을 계속 돕고 있다"며 "이런 모든 범죄는 아랍인과 무슬림들 사이에 미국 정부에 대한 무한한 증오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부시 행정부의 중동 정책을 비판해 온 아케프는 미국은 이집트가 후진적인 상태에 머물러 있기를 원하기 때문에 무바라크 정부의 장기 집권을 돕고 있다는 시각을 보여왔다.
  
  이러한 비난은 부시 대통령의 이란에 대한 비난과는 크게 대조되는 것이다. 부시 대통령은 이날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의 수도 아부다비에서 가진 연설에서 "이란은 세계의 안보를 위협하는 나라로, 미국과 아랍 동맹국들은 '너무 늦기 전'에 이 위험에 맞서기 위해 힘을 합쳐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이란은 레바논의 안전을 저해하는 테러 극단주의자들에게 무기와 자금을, 탈레반에게는 무기를 지원하면서 말장난만 하고 유엔의 핵사찰을 거부하는 등 이웃 국가들을 위협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무슬림형제단, 사실상 이집트 최대 야당
  
  무슬림형제단은 전세계적인 네트워크를 가진 중동 최대의 이슬람 정치운동단체로 이집트에 본부를 두고 있다. 이집트에서 합법적인 정당조직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지만 지난 2005년 총선에 무소속으로 후보들을 출마시켜 전체 하원 의석의 20%(88석)를 차지함으로써, 호스니 무바라크 대통령이 이끄는 국민민주당(NDP) 다음으로 사실상 가장 큰 정치세력이기도 하다.
  
  하지만 부시 대통령의 이집트 방문을 앞두고 나온 아케프 대표의 이번 발언은 부시 대통령 뿐만 아니라 미국의 지원을 받아온 무바라크 정부를 함께 겨냥한 것이어서 무슬림형제단에 대한 이집트 공안 당국의 대대적인 탄압을 야기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1981년 이후 27년 째 집권하고 있는 무바라크 정부는 무슬림형제단이 이슬람 원리주의 국가 수립을 도모하며 국가안보를 위협한다는 이유를 내세워 수시로 이 단체의 조직원들을 검거해 왔다.
  
  부시 대통령은 16일 이집트 시나이 반도의 휴양지인 샤름 엘셰이크에서 무바라크 대통령을 만나 이스라엘-팔레스타인 간 평화협상을 아랍권 국가들이 지원하는 문제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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