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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레어, 사르코지 지원 업고 '유럽연합 대통령'에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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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레어, 사르코지 지원 업고 '유럽연합 대통령'에 도전

내년 1월 선출...佛 좌파는 '배신자'라며 분개

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가 유렵연합(EU)의 초대 대통령이 되기 위한 행보를 시작했다.

블레어 전 총리는 12일 프랑스 집권 대중운동연합(UMP) 행사에 참석해 유럽 민주주의의 미래와 유럽 국가들의 협력을 강조하며 사실상의 선거운동에 들어갔다고 영국 <옵저버>가 13일 보도했다.

블레어 총리는 이날 프랑스어로 행한 연설에서 "유럽은 좌파냐 우파냐를 묻지 말고, 미래로 나아갈 건지 과거로 퇴행할 건지, 강해질 건지 약해질 건지를 물어야 한다"며 자신의 '정견'을 발표했다.

프랑스 우파 정당 행사에서 출마 선언

이날 연설이 EU 대통령 출마선언이라고 해석되는 것은 니콜라스 사르코지 대통령이 올 하반기 EU 순회의장을 맡으면서 내년 1월 실시될 EU 상임의장 선출 과정을 관리하기 때문이다.

2년 6개월 임기의 EU 상임의장은 EU 개정 조약인 '리스본 조약'에 따라 신설되는 자리로 통상적으로 'EU 대통령'이라고 불린다. 리스본 조약이 27개 회원국의 비준을 거쳐 발효되면 회원국이 6개월마다 돌아가며 맡고 있는 순회의장국 제도는 없어진다.
▲ 니콜라스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왼쪽)과 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가 12일 열린 프랑스 집권당 대의원대회에서 친분을 과시하고 있다. ⓒ로이터=뉴시스

사르코지는 오랜 친분을 유지하고 있는 블레어를 2000명의 UMP 대의원이 참석하는 행사에 초청함으로써 그에 대한 지지 의사를 우회적으로 표현했다.

사르코지는 연설에서 "자기 나라를 운영하는 동시에 EU 의장을 하면 어떻게 4억5000만 유럽인들을 통치할 수 있겠나. 유럽은 블레어를 필요로 한다"며 지지의 뜻을 분명히 했다.

UMP의 명망가인 장 피에르 라파랭 전 총리는 11일 <르몽드> 기고문에서 블레어의 경험을 강조하며 EU 대통령이 되어야 한다며 군불을 지폈다.

프랑스 우파들의 지원에 힘입은 블레어는 사회당에서 이탈해 사르코지 정부에 참여하고 있는 '소르본 진보주의 연합'(Sorbonne of Les Progressistes) 회의 및 세계경제포럼(WEF, 다보스포럼)에 참석해 선거운동을 본격화할 예정이다.

'부시 푸들' 낙인, EU 회원국 거부감 불러 올 수도

<옵저버>는 블레어의 이날 발언은 작년 6월 퇴임 후 가장 중요한 것이라면서, EU 대통령에 관심이 없다던 그가 기존의 입장을 바꾼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프랑스의 좌파 세력들은 노동당 당수였던 블레어가 우파인 사르코지를 지지하고 그가 속한 정당의 대의원대회에 나가 EU 대통령 출마를 공식화한 데 대해 '배신자'라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블레어 총리는 최근 미국 투자은행인 JP모건 고문으로 선임되면서도 '노동당 출신 총리의 전통을 깼다'는 비난을 받았었다. 블레어는 이 회사에 스카웃되면서 100만 달러 이상의 고액 연봉을 받기로 했다.

총리 재임 시절 '제3의 길'을 주창해 신자유주의자와 다를 바 없다는 비판을 받았던 블레어는 이날 연설에서도 자신의 지론을 강조해, 그가 만약 EU 대통령이 된다면 어떤 정책을 펼칠지 짐작케 했다.

그는 연설에서 세계화는 고전적인 정당 노선과 계급 구분을 없애고 정치적으로 구식의 치유책을 진부하게 만들고 있다며 "세계화는 오늘 대 내일의 문제고, 정치보다는 개방적인 사고를 갖느냐 폐쇄적인 생각을 하느냐의 문제"라고 말했다.

하지만 의욕적인 선거운동에도 불구하고 블레어가 EU 대통령이 되는 데에는 적잖은 반발에 부딪힐 것으로 보인다.

<옵저버>는 그동안 블레어는 EU가 추진하는 여러 가지 일에 아웃사이더였다면서 "이라크전에 대한 지지, 유로화 도입 등 EU의 핵심 사업에 대한 영국의 비협조가 대통령 선거의 악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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