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박인규가 주목한 이 사람은 야생조류보호협회 윤순영 이사장입니다. 윤순영 이사장은 1954년 김포 출생으로 92년부터 야생조류보호모임을 결성해 활동하다가 2005년 사단법인 야생조류보호협회를 출범시켜 현재 이사장을 맡고 있습니다. 김포문화원장을 역임했고 경기도사진대전초대작가로 활동하고 있으며, 환경부 한강하구 습지 보전관리 자문위원 등을 맡고 있습니다. 김포환경대상과 환경부장관상을 비롯해.. 국무총리 정부포상을 수상했고 환경재단이 발표한 2007년 세상을 밝게 만든 100인에 선정됐습니다.
박인규 : 지금 바깥에 세상을 아주 밝게 해주는 눈이 내리고 있는데, 윤이사장께서는 지난 달, 연말에 환경재단에서 발표한 '세상을 밝게 만드는 100인' 그 중의 한 명이 되셨어요. 우선 축하드리고요 소감 한 말씀 부탁드리겠습니다.
윤순영 : 감사합니다. 사실은 제가 좋아서 한 일이고 이 세상에는 저보다 훌륭한 사람들이 많죠. 어떻게 보면 제가 보이지 않는 재산이 저축돼서 내 인생의 가치관을 다시 정립하는 계기가 됐어요.
박인규 : 혹시 상금 있었습니까?
윤순영 : 상금 없었습니다. 그런데 상금보다 더 중요했죠 그 자체가
박인규 : 사회적으로 윤이사장님이 하시는 일을 인정해줬다. 그런 게 더 중요할 수도 있죠.
세상을 밝게 만든 100인의 한 명이 된 이유는 어떤 거라고 보십니까?
윤순영 : 하나의 별이 돼서 선구자적인 역할을 했노라고 적혀 있더라구요 상패에
박인규 : 실제로 하신 일은 김포평야를 겨울에 찾아오는 재두루미 숫자를 많이 늘렸다고 알고 있는데요
윤순영 : 그랬어요. 처음에 7마리가 찾아오는 걸
박인규 : 그게 92년이죠? 제가 알기로는 그 당시까지만 해도 축산업회인가 회사원이셨다고 알고 있는데요. 어떻게 재두루미를 보호하는 일을 해야겠다고 생각하셨어요?
윤순영 : 80년대만 해도 한강 하구에는 2천여 마리의 재두루미가 도래했거든요. 그런데 80년대 후반 들어서면서 재두루미가 사라졌다는 얘길 들었어요. 일본 가고시마 이쯔미로 다 떠났다는, 그래서 그때부터 야 이거 아니다. 재두루미를 어떻게 한국에서도 보호를 해야지. 그때부터 재두루미를 찾아나서기 시작했어요. 그러던 중 92년도에 홍도평야에서 7마리를 발견하게 된 거죠. 그때 재두루미에 매료가 된 거죠
박인규 : 그럼 92년 그때까지는 재두루미가 아예 안 보였습니까? 김포평야에서
윤순영 : 없었죠.
박인규 : 92년에 처음 7마리를 발견했다. 그 다음엔 어떤 일을 하신 겁니까?
윤순영 : 그 다음에는 사실 개인적인 욕심으로 나만 몰래 사진찍고 싶은 욕심이 있었거든요. 그걸 찍다 보니 그게 아니더라구요. 이걸 보호해서 숫자를 늘리는 게 내 일이겠다. 생각이 바뀌어서 지금까지 그 일을 꾸준히 해온 겁니다.
박인규 : 야생조류, 재두루미를 보호한다. 어떻게 보호하는 겁니까? 먹이를 주는 겁니까?
윤순영 : 가장 손쉬운 게 뭐냐면, 살기 위해선 먹어야 되잖아요. 그럼 한국을 찾아오는 재두루미는 결국 먹이를 찾아서 오는 거거든요. 그 조건을 맞춰준 거죠. 계속 모이를 주면서
박인규 : 한국을 찾아온다고 말씀하셨는데 우선 재두루미라는 게 보통 일반인들이 아는 학이죠?
윤순영 : 학이죠. 아시아에서는 7개 종류의 두루미가 있어요. 그리고 또 우리나라를 찾아오는 두루미는 세 종류가 있죠. 우리가 두루미라고 부르는 단정학. 하얗고 머리가 빨갛죠. 그리고 흑두루미가 있습니다. 그건 목이 하얗고 이마가 검고, 머리가 약간 검은 색이 돌면서 온 몸이 다 까맣거든요. 그 다음 재두루미가 찾아오죠. 재두루미는 얼굴, 뺨이 빨갛고 목이 희죠. 그리고 회색으로 덮인 청포를 잎은 것처럼 아주 멋진 두루미죠. 청회색, 청도포를 입은 것 같죠.
박인규 : 재두루미가 여름엔 어디 있다가 겨울에 우리한테 오는 겁니까
윤순영 : 러시아 쪽에서 번식을 하죠. 그리고 10월에서 그 다음 3월까지 이곳에서 월동을 합니다. 한국은 월동지고 러시아 쪽은 번식지.
박인규 : 92년도에 7마리를 발견하셔서 처음에는 나 혼자 사진찍자, 아니다 키워야지 해서 먹이를 주셨다고 했는데 지금 얼마까지 늘어났어요?
윤순영 : 최대 120마리까지 늘어났습니다.
박인규 : 그런데 120마리 가까운 새들한테, 그리고 재두루미가 상당히 덩치가 큰 걸로 알고 있는데 겨울 내내 먹이를 주려면 우선 딴것보다도 비용이 만만치 않을 것 같은데요
윤순영 : 만만치 않죠. 제 수입의 모든 걸 거기 투자하고 있고 또 하나는 부모님 재산 다 탕진했죠.
박인규 : 재두루미 보호하신다고 가산을 탕진하신 겁니까? 그건 좀 무리가 있는 것 같은데요.
재두루미가 어느 정도 먹습니까?
윤순영 : 한 마리 당 200그램을 아마 일일 섭취할 거예요. 그리고 주로 낟알. 벼하고 구근뿌리 있어요. 올방개라고 논 갈아놓으면 물 위에 뜨는 걸 주식으로 하고 있죠
박인규 : 그럼 윤이사장님은 주로 곡식류, 사료 같은 걸 사서 주시는 건가요?
윤순영 : 주로 벼와 밀을 섞어서 주고 있습니다.
박인규 : 비용이 만만치 않을 것 같은데
윤순영 : 제일 싼 게 킬로 당 1400원씩.
박인규 : 그런데 그걸 16년 동안 개인 재산을 들여서 주셨다는 말씀이신가요?
윤순영 : 네
박인규 : 어차피 김포로 오니까 김포시에서 최소한 모이값 같은 걸 댈 수는 없나요
윤순영 : 물론 충분히 할 수 있지만 홍도평야라는 그곳은 지금 개발논리가 아주 크게 불고 있는 곳이잖아요. 거기에 대한 시민들이 지금 모이를 주고 있는 것조차도 반대하고 있어요. 농민들은
박인규 : 왜 반대하십니까?
윤순영 : 이유는 보리밭, 농작물에 피해를 준다고 얘기하지만
박인규 : 새들이 많아져 봐야 좋을 거 하나 없다. 우리 농작물만 버린다. 실제로 그렇습니까?
윤순영 : 실제로는 다른 내면이 있는 거죠. 개발이 더 우선인 거죠. 그래서 이런 일들을 어떻게 해결해야 좋은가 하면 농민들의 수익을 보장하는 겁니다. 예를 들어 겨울철에는 정부나 지자체에서 그 땅을 임대를 하는 거예요. 그래서 임대료를 주는 겁니다. 그러면 일이 해결될 수 있는 방법인데 무조건 새만 지키겠다고 주게 되면 이해당사자하고 충돌이 일어날 수밖에 없죠.
박인규 : 농민들 입장에선 오히려 지금 갖고 있는 오지가 개발이 돼서 땅값이 올라가는 게 이익인데 자꾸만 새들이 오면 오히려 개발이 안 된다. 그런 걱정 하실 수가 있겠네요 진짜
윤순영 : 물론이죠
박인규 : 지난 16년 동안 재두루미를 어떻게 보면 윤이사장 혼자서 지켜오신 건데, 지방자치단체라든가 중앙정부 같은 데 도움을 좀 요청해 보셨어요?
윤순영 : 모든 일들이 하루아침에 이뤄지는 건 없더라구요. 요청을 하더라도. 정부에서 하는 일이, 이렇게 해서 이런 좋은 방법으로 갑시다 해서 그 날로 해결되는 게 아니지 않습니까. 지금도 꾸준히 노력하고 있습니다. 많은 지자체나 정부에 변화를 주고 있습니다.
박인규 : 윤이사장님께서는 물론 재두루미박사로 많이 알려져 있긴 하지만 보호하는 야생조류가 재두루미만 있는 건 아니죠?
윤순영 : 재두루미를 보호하게 되면 자연적으로 다른 것들도 보호하게 되는 거죠. 그쪽에는 멸종위기종 2급인 큰기러기도 오고 또 여름엔 저어새가 오고 있습니다. 그건 멸종위기종 1급. 지금 지구상에 한 1500마리밖에 남지 않았죠. 그래서 깃대종 한 가지를 보호하다 보면 다른 건 부수적으로 보호되는 거죠
박인규 : 윤이사장은 원래 사진을 좋아하시다가 재두루미를 찾아서 사진을 찍자 하시다가 재두루미 보호를 10년 하시면서 어떻게 보면 새박사가 되셨는데, 우리나라를 찾아오는 철새들 종류가 얼마나 되고 현황이 어떻습니까?
윤순영 : 현재 우리나라에 찾아오는 새들이 한 450종 되고 있어요. 그 중에 물새류가 있고 산새류가 있습니다. 그걸 또 겨울철새와 여름철새로 나눌 수 있어요. 문제는 뭐냐면 지금 그들이 필요한 농경지가 다 매립되고 사라져 가고 있어요.
박인규 : 갈수록 그들이 살 터전이 없어지는군요.
윤순영 : 네. 어떻게 보면 개체수가 줄고 있다고 봐야지요. 왜냐면 자기네들의 먹거리가 자꾸만 사라져가고 있으니까.
박인규 : 제가 듣기로는 지금 김포가 굉장히 개발이 많이 되고 있는데 윤이사장께서 말하자면 제한을 해서 새들을 위한 공원터를 좀 마련하셨다고 들었는데요
윤순영 : 김포 신도시가 개발되면서 환경영향평가가 잘못되게 거짓이 드러났어요. 그래서 제가 그것의 진실을 밝히면서 새들에게도 터전을 마련해 주자. 사람만 살지 말고 전세권이라도 줘야 될 거 아니냐. 그래서 18만 평의 땅을 야생조류공원으로 만들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죠. 그래서 결국 그 땅이 김포시로 기부체납될 수 있게 만들었습니다. 그래서 앞으론 개발과 보존에 대해서, 개발에 대해서 반대만 할 것이 아니라 개발과 보존을 어떻게 할 것이냐에 대한 대안을 제시하는 환경단체 또 환경인의 자세가 됐으면 좋겠어요
박인규 : 개발 전체를 막기보다는 개발을 하더라도 그 와중에 환경을 지킬 수 있는 방안을 내놓자
윤순영 : 네
박인규 : 그럼 말씀하신 18만 평의 땅은 어떻게 활용되는 겁니까?
윤순영 : 말 그대로 새들의 땅으로 그대로 활용되는 겁니다.
박인규 : 그건 말하자면 시유지로 새들이 와서 살아라.
윤순영 : 네. 아마 우리나라에선 이게 처음 있는 일이죠
박인규 : 거기를 중심으로 해서 철새들이 많이 살 수 있겠네요.
윤순영 : 네. 앞으로도 다른 곳에도 이런 방법을 통해서 새들의 터전을 마련해 주는 게 바람직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박인규 : 저희는 이제 시작했습니다만, 아까도 잠깐 말씀하셨는데 우리나라에 한때 2천 마리까지 왔던 재두루미들이 일본에 많이 가있다면서요. 이즈미를 말씀하셨는데 어떻습니까 현황이?
윤순영 : 네. 지금 그쪽에는 정부에서 겨울철이면 한 6만 평 되는 곳을 임대해서 쓰고 있습니다. 농경지를. 농민들도 수익이 되는 거죠. 이해당사자 간의 충돌이 없어요
박인규 : 거기는 재두루미가 몇 마리나 모여 있습니까?
윤순영 : 거긴 한 2천여 마리가 오고 있고요.
박인규 : 여기는 120마리라고 하는데 상대가 안 되는군요.
윤순영 : 안 되죠. 안타까운 건 한강 하구의 우리 것이었다는 겁니다. 그쪽을 제가 찾아갔을 때 제가 굉장히 자존심이 상하더라구요.
박인규 : 왜요?
윤순영 : 저거 우리 것이었는데 우린 환경이 파괴돼서 재두루미를 밀어낸 거 아닙니까
박인규 : 우리 것이라는 건 그 재두루미들이 원래 우리나라에서 월동을 하던 것들인데 일본으로 갔다는 겁니까?
윤순영 : 네. 한강 하구 환경이 파괴돼 버리니까 떠나 버린 거죠. 어차피 움직이는 자연이니 어쩔 순 없지만 거기 가서 굉장히 자존심이 상하는 걸 느꼈고. 그래서 이런 얘길 했어요 그쪽 시장을 만나서, 이혼시켜서 다 데리고 오겠다고. 너무 자존심이 상해서. 그쪽은 보통 한 달에 관광객이 탐조관광객이 10만 명이 왔다 갑니다. 6개월이면 60만 명. 그래서 시 재정수익을 그걸로 충당하고 있어요.
박인규 : 지금이라도 김포 같은 데서 재두루미가 서식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서 말하자면 재두루미를 유치를 하면 뺏어올 수도 있는 거 아닙니까?
윤순영 : 가능합니다. 그리고 환경조건도 지금 홍도평야가 이쯔미보다 더 좋아요. 사실 이쯔미는 바닷가 근처로서 더 이상 재두루미가 피신할 곳이 없어요. 막다른 골목에 서있는 거거든요. 그러면 홍도평야에 조건을 만들어 주면 얼마든지 앉을 수 있어요.
박인규 : 보통 김포평야라고 하는데 홍도평야란 말을 쓰셨어요. 다른 뎁니까?
윤순영 : 아니 같은 평야인데 김포평야를 대표하죠. 그게 뭐냐면 기러기 홍자를 쓰고 있습니다. 김포 8경 중 하나인데 기러기가 많이 앉는 곳. 홍도낙안. 8경 중에, 기러기 앉는 모습이 아름답다고 해서
박인규 : 예전부터 그 동네가 새들이 많이 앉는 데였군요. 일본이 2천 마리란 얘길 들으니까 120마리도 상당히 부족하단 생각이 드는데 김포시라든가, 야생조류공원도 마련하셨다니까 재두루미를 유치하기 위한 방안이 논의되고 있나요?
윤순영 : 논의되고 있습니다. 대체지 조성도 논의되고 있고 그동안 꾸준히 이런 노력을 하다 보니 그런 계기가 점점 다가오네요. 아직까지도 갈 길은 멀죠.
박인규 : 저희가 120마리 왔다고 좋아할 게 아니라 2천 마리를 목표로 김포시 전체가 재두루미가 와서 살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야겠군요.
잠깐 화제를 돌려보죠. 지난 12월달인가요 태안반도에 엄청난 원유가 유출돼서 50만 명에 가까운 자원봉사자들이 방제작업을 했는데, 바다뿐만 아니라 거기를 찾는 철새들도 상당히 피해가 클 것 같아요. 혹시 태안반도에 다녀오셨습니까, 어떻던가요?
윤순영 : 네. 검은 재앙이죠. 참 안타까운 건 뭐냐면 사실 일부에선 10년이나 20년 지나면 자연으로 복원된다는데, 제 개인적인 생각으론 그렇게 생각하지 않고 있어요. 한 100년 이상 기다려야 되지 않을까.사실 인간이 자연을 위해 해줄 수 있는 건 미약하거든요. 파괴하는 힘은 그 대신 월등하잖아요. 그런 사례를 보여준 건데, 저는 그래요. 자연적으로 치유능력을 키워주는 기법을 도입해서 복원계획을 수립했으면 좋겠어요. 사실 인원들이 몇십만 명이 찾아가서 닦고 걷어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과연 그 자체가 지금 태안반도를 복원하는데 큰 힘이 되느냐, 그건 아니라고 봅니다. 일부일 뿐이죠. 그래서 지금이라도 정부에서는 태안반도 복원계획을 수립해서 체계적인 복원계획 활동을 해야 됩니다. 그런데 지금 그런 것이 전무한 상태 아니에요
박인규 : 하긴 일부에선 기름을 분해한다고 유화제를 쓰는 게 오히려 더 나쁠 수가 있다는 지적도 하더라구요.
윤순영 : 그렇죠. 모든 걸 사실 검증을 해야 되는 거거든요. 혹시 많은 인원이 들어감으로 해서 더 태안 쪽에 피해를 주는 것이 아닌가에 대해서 한 번 고려를 해봐야 돼요
박인규 : 인위적으로 복구하는 것보다는 자연 자체의 복구능력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
윤순영 이사장께서는 새박사시니까, 천수만 일대, 태안반도 일대에 오는 새들한테도 상당히 영향이 클 것 같은데 어떻게 보세요?
윤순영 : 일단은 새들이 우리가 생각하는 것처럼 미련하지 않거든요. 생각하는 새거든요.
박인규 : 그럼 그리로 안 오겠네요? 떠났습니까 이미?
윤순영 : 이미 그들은 감지하고 있는 거예요. 그쪽에 앉질 않죠. 다만 기존의 기름에 묻었던 건 뭐냐면 기름이 유출되면서 흘러왔던 것이 자기도 모르게 와서 묻어버린 거죠. 그러나 기름이 유출된 걸 아는 순간엔 앉지를 않죠
박인규 : 자연보호에 별 관심이 없는 분들은 재두루미 7마리가 왔던 120마리가 왔건 뭐가 그렇게 중요하냐. 그걸 끌어들이기 위해서 가산까지 탕진했다니, 참 이상한 사람이네...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철새를 보호한다는 것이 어떤 의미가 있다고 보세요?
윤순영 : 사실 어떻게 보면 새는 자연의 정점에 서있는 겁니다. 사실 이제 새가 살지 못하는 곳은 사람이 살지 못하거든요. 결국은 새가 떠난 자리에는 사람도 함께 떠나야 돼요. 결국 그 자체가 환경의 어떤 기준점이 된다는 거죠.
박인규 : 새가 없어진다는 건 사람이 살기에도 어려운 환경이 돼가고 있다는 하나의 증거다. 그런 의미에서 사람이 살기 좋은 환경을 만들기 위해서 하는 거다.
윤순영 : 네.
박인규 : 윤이사장은 원래 사진을 취미로 가지셨다가 재두루미를 보호하셨다가 지금은 자연보호 전문가가 되셨는데. 작년에 2차 남북정상회담 있었잖아요. 그 당시에 비무장지대, DMZ라고 하죠. 거기에 대한 제의를 하셨다고 들었는데요. 소개 좀 해주시죠
윤순영 : 사실 반세기 넘도록 DMZ는 통일 이후 가장 큰 자산이 될 거라고 보고 있어요
박인규 : 말하자면 동식물의 낙원이라고 하던데요
윤순영 : 네. 진짜 시급한 건 뭐냐면 비무장지대 일원에 대한 생태조사나 보존계획 수립이 아주 필요하다고 전 생각하거든요. 그런데 학계와 지역 전문가들이 한정된 단체만 일부만 조사가 됐던 거예요. DMZ의 생물다양성의 가치가 얼마나 큰지 확인은 사실 안 되고 있습니다 정확하게. 그 확인이 정확하게 돼야 지금
박인규 : 제대로 보존하고 복원할 수가 있다.
윤순영 : 그런 상황입니다.
박인규 : 일부가 했다고 하시는데, 그 말씀은 남북한의 대대적인 조사가 필요하다고 건의하신 거죠?
윤순영 : 그렇죠. 뭐냐면 남북한 공동생태조사를 해야 된다. 같이. 그래야 정밀조사가 돼야 앞으로 통일에 있어서도 그렇고, 생태환경관리만 잘해도 우리 국토자원으로 경제적 가치를 엄청 크게 창출할 수 있지 않습니까. 그리고 남북통일을 앞당기는 일에도 일익을 담당할 수 있어요. 이해타산이 없으니까요. 경협과는 다르니까
박인규 : 그 건의서를 청와대에 올리셨다고 들었는데 청와대에서 답변이 있었습니까?
윤순영 : 답변은 있었는데 미온적이었죠.
박인규 : 답변이 어떻게 왔습니까?
윤순영 : 검토해보겠다고
박인규 : 두고 보겠다.
그런데 DMZ 조사도 좋지만 일반인들 생각하시기엔 그 안이 전부 지뢰밭이라고 하는데 어떻게 조사가 가능할까? 이런 의문도 있을 것 같아요
윤순영 : 이미 지뢰가 있더라도 그걸 매설한 지도는 있죠. 그것을 피해서 하면 큰 문제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더 큰 문제는 뭐냐면 DMZ 얘기가 나오니까 우후죽순처럼 개발논리가 퍼져나가고 있잖아요. 이해당사자들의 지역 지자체라든가
박인규 : 또 거기 땅 가지신 분들도 있을 거고
윤순영 : 또 정치인들도 한강르네상스, 여러 가지 이런 얘기를 하고 있는데 그것보다는 정밀조사가 이뤄진 다음에 그런 이야기가 나와야 돼요. 뭐든지 그것이 선행돼야 되거든요.
박인규 : 개발이나 물 얘기하기 전에 우선 그 DMZ 안에 생태계를 정확하게 파악하는 게 급선무다. 앞으로 윤순영 이사장의 제인이 씨앗이 돼서 그런 것이 이뤄졌으면 좋겠습니다.
윤이사장은 고향이 김포시니까, 김포가 한강 하류 아닙니까? 한강에 내려가다 보면 수중보라고 해서 댐 같은 게 많이 있는데 그것이 없어져야 한다는 입장이시죠
왜 그렇습니까?
윤순영 : 네. 사실 한강물이 밀물 때는 서울 압구정동까지 치고 올라갑니다. 그리고 갈수기 때는 짠 물이 지금 행주대교까지 올라와요. 신곡수중보가 고천면에 김포대교 앞에 설치돼 있어요. 물이 들어오다가 거기서 막혀버리는 거예요.
박인규 : 쉽게 얘기해서 바닷물을 막기 위한 겁니까?
윤순영 : 그렇죠 막은 거죠. 그러다 보니까 신곡수중보 위쪽으로 서울 한강물은 담수에요. 결국은 한강물이 아니에요 담수물이지. 그것이 88년도에 배를 띄우기 위해서 하상을 높여야 되지 않습니까. 그때 설치된 건데 그게 없어져야만 진정으로 한강의 생태가 복원됩니다.
박인규 : 그 말씀은 오히려 바닷물이 들어와야 좋다는 건가요
윤순영 : 그렇죠. 생태가 살아나는 거죠. 사실 한강 개발에 대해서도 얘기가 많이 나오는데 개발논리에 앞서서 한강 하구 복원계획을 수립해야 된다고 생각해요. 예를 들어 20년 전으로 복원할 거냐 30년 전으로 복원할 거냐. 그 복원 속에 우리가 얘기하는 개발을 창출할 수 있는 자원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자연적으로. 그런 논리고 가야지 무조건 개발부터 앞세울 땐 결국 한강의 생태계가 다 파괴되죠.
박인규 : 한강 하구를 인간의 필요에 따라 변형시킬 게 아니라 자연 그대로 놔두는 게 가장 좋은 것이다. 요즘 한반도 대운하 가지고 굉장히 논란이 많은데 그런 입장이시면 대운하에 대해서는 반대시겠네요?
윤순영 : 저는 이렇게 생각해요. 청계천은 조경하천이라고 생각합니다. 그건 가능하다고 보는데 결국 경부대운하라는 건 순리를 거스르는 일이거든요. 청계천의 복원하고 경부운하의 차이는 엄청 큰 거죠. 함부로 그 순리를 거스르면 결국은 인간이 당하기 때문에
박인규 : 자연의 순리를 거스르지 말자. 대부분 환경운동 하시는 분들이 생물학을 하시든가 아니면 시민운동을 하시다가 뛰어드셨는데, 윤순영 이사장께서는 사진작가를 하시다가 들어오셨어요. 환경운동의 현재 방향에 대해서 불만도 있으신 것 같은데 우리나라 환경운동이 앞으로 어떻게 나가야 된다고 보십니까?
윤순영 : 시민들이, 환경단체, 그러면 반대하는 단체로 의식하고 있습니다. 사실은
박인규 : 개발에 대한 무조건적 반대
윤순영 : 이제는 정체성을 확립할 때가 되지 않았나 환경운동가 분들이. 그건 뭐냐면 개발과 보존에 대한 대안을 제시하는 환경운동이 돼야 되고. 또 지적인 것보다는 현장체험을 통해서 자연으로부터 공부를 해서 그 얘기를 대변해 줘야 돼요. 자연은 살아서 움직이는 겁니다. 계속. 그런데 현장체험을 안 하고 보지 않고 입으로 할 수 있는 게 아니거든요. 바로 그 답은 그 안에 있기 때문에. 자연은 끊임없이 그 답을 우리에게 던져주고 있잖아요. 그래서 현장체험을 많이 해라. 그리고 뒷덜미 잡는 일을 하지 말고, 사전에 문제점을 지적해서 진행이 안 되게끔 해야지 어떤 일이 진행된 다음 뒷덜미 잡는 일을 해서 서로가 피해보는 그런 일을 삼가야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박인규 : 모든 개발을 원천적 무조건적으로 반대하기보다는 일단 놔두되 환경을 보호하는 대안을 제시하고 현장을 중시하는 게 중요하다. 윤순영 이사장께선 아무래도 재두루미 보호에 가장 많은 힘을 쓰시기 때문에 앞으로 철새 보호와 관련해서 혹시 지자체나 중앙정부 혹은 또 국민에게 부탁하고 싶으신 말씀 있으시면 마지막으로 간단하게 부탁드리겠습니다.
윤순영 : 새는 생태계의 정점에 있는 건 사실 아닙니까. 자연의 오염을 가늠할 수도 있고. 그래서 새가 없는 곳은 인간이 살 수 없는 곳이고 새가 떠난다면 인간이 함께 떠나야 되거든요. 앞으로 지자체에서도 미래의 경제적 가치가 자연은 엄청 큰 겁니다. 그래서 지자체가 자기 가까이에 있는 자연을 보물이라고 생각하고 보존할 수 있는 기틀이 마련됐으면 좋겠습니다.
박인규 : 새가 못 살면 사람도 못 산다. 가장 중요한 교훈인 것 같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윤순영 : 감사합니다.
박인규의 집중인터뷰, 오늘은 야생조류보호협회 윤순영 이사장을 초대해 재두루미를 비롯한 우리나라를 찾는 야생조류의 현황과 보호방안에 대해 말씀 나눴습니다.
*〈박인규의 집중인터뷰〉는 매주 월-금요일 오후 2시30분부터 3시까지 KBS 1라디오97.3MHz)에서 방송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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