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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당 '반쪽 중앙위'…'손학규 체제' 불안한 출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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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당 '반쪽 중앙위'…'손학규 체제' 불안한 출범

계파 갈등 가열될 듯…민주 "짝퉁 한나라당"

대통합민주신당은 10일 중앙위원회에서 손학규 전 지사를 신임 당 대표로 선출했다. 손 전 지사는 이날 중앙위원들이 각자 이름을 써내는 '교황선출방식'으로 진행된 투표에서 재석 306명 가운데 164표를 얻어 과반으로 1차 투표에서 당 대표로 확정됐다.

김근태계와 일부 시민사회세력의 지지를 받고 당 대표 도전의사를 밝힌 우원식 의원은 55표, 김호진 당 쇄신위원장은 46표 득표에 그쳤다.

이로써 이날 창당 발기인대회를 가진 '자유신당'을 포함해 대선 득표 순위별로 1, 2, 3 당이 모두 한나라당 출신 인사가 당의 간판이 되는 기이한 정치지형이 펼쳐지게 됐다.

손학규 대표는 당선이 확정되자 수락연설에서 반성과 쇄신을 강조했다. 손 대표는 "이번 대선에서 국민이 우리에게 주신 엄중한 질책과 채찍을 낮은 자세로 겸허하게 받아들여야 할 것"이라며 "낮은 자세로 국민을 높이 받들어 우리를 쇄신하고 변화를 추구해나가자"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새 각오로 새 진보세력을 자임하고 이 땅의 따뜻한 사회를 만들어나가는 데 책임을 다할 것"이라며 "진정한 새로운 진보적인 사회를 만들어나가는 것은 우리의 몫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反 손학규 파' 대거 불참
▲ 대통합민주신당 신임 당 대표로 선출된 손학규 전 지사가 손을 들어보이고 있다. ⓒ뉴시스

손 전 지사가 1차 투표에서 과반을 얻을 수 있었던 동력은 반(反) 손학규 세력이 이날 투표 방식의 절차적 문제를 들어 대거 불참한 탓이 크다. 이날 중앙위에는 재적 516명 가운데 306명이 참석한 것으로 집계됐다.

정대철 상임고문과 천정배 의원, 추미애 전 의원 등과 최재천, 문병호 의원 등 초선의원 모임 소속 의원들은 참석하지 않았다. 또 문희상, 원혜영 의원 등 중진들도 상당수 참석하지 않았고 정동영 그룹, 김한길 그룹 의원들도 모습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충청권 의원들도 대거 불참했다.

친노 세력들도 '손학규 체제'에 반감이 크다. 한명숙, 김형주, 김태년 의원 등은 참석했으나 전날 "손 전 지사가 당 대표가 되면 정치를 계속할지 고민"이라며 정계은퇴 의사까지 내비친 이해찬 전 총리는 이날 탈당을 선언했다. 유시민, 이화영 의원 등 '골수 친노' 의원들도 나타나지 않았다.

중앙위에 참석만 하고 당 대표 선출 표결 전에 퇴장한 김형주 의원은 "손 전 지사가 한나라당 이미지를 극복 못하면 큰 하자가 될 것"이라고 비판적 시각을 드러냈다. 그러나 그는 친노 그룹의 집단 탈당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는 "현실적으로 그럴 여력이 없다"고 부인했다.

그는 "(개인적 차원의 탈당이 아닌) 집단 탈당이 되면 친노 진영이 또 살아남겠다고 나온다는 비난을 받을 수 있지 않느냐"고 말했다.

당내 갈등 더욱 증폭될 가능성 높아

이날 손학규 대표는 과반득표로 당선됐지만 중앙위원회 자체가 '반(反) 손학규 파'의 집단 보이콧 속에서 치러짐에 따라 향후 당내 갈등은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이날 중앙위원회에 앞서 일부 중진들 사이에서는 "아예 새로운 판을 짜야 한다"며 분당 및 신당 창당의 필요성이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손 대표가 '당 쇄신 및 통합' 작업을 주도할 만한 지도력을 확보할 수 있을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손 전 지사로서도 수도권 초·재선 그룹과 정균환 최고위원 등 호남 지역이 확고한 지지세를 보여줘 선출에 기여한 만큼 이들을 대상으로 칼을 휘두르기도 힘들지 않느냐는 관측이다.

중앙위는 한편 최고위원 선출과 관련해 당 대표에게 전권을 위임한다는 안을 채택했다. 손 대표가 구성할 최고위원의 인선 폭에 따라 당 쇄신의 폭과 방향을 가늠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손 전 지사가 한나라당 출신이라는 게 아킬레스건이다. 민주당 유종필 대변인은 논평에서 "한나라당의 3등 용사를 당의 얼굴로 내세운 건 수치"라며 "짝퉁 한나라당"이라고 맹비난했다. 민주당과의 합당 등 연대 모색도 난항을 겪을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또한 손 전 지사 체제의 신당은 중도보수적 노선을 채택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손 전 지사가 "진보세력이 이제는 80년대의 틀을 벗어나 새로워져야 한다"며 '신진보론'을 폈으나 그의 정체성과 '진보'는 어울리지 않는다는 평가가 많다. 오히려 당내 개혁파와의 노선갈등을 대비한 레토릭이 될 가능성이 많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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