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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당, 사실상 '손학규 추대'로 가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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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당, 사실상 '손학규 추대'로 가닥

'쇄신' 보다 '봉합'…갈등 불가피

대통합민주신당은 차기 당 대표를 오는 10일 중앙위원회에서 '교황선출방식'으로 뽑기로 했다. 사실상 손학규 전 지사가 당 대표로 될 가능성이 높아진 것으로 평가된다.

신당은 7일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중앙위원회를 열어 당 쇄신안을 채택하고 당 대표 선출 단위, 선출방법 등을 두고 표결을 벌여 이같은 결론을 냈다. 대선 참패의 책임론을 묻는 '인적 쇄신' 보다는 조속히 총선체제로 들어가기 위한 '조기 봉합'을 선택한 셈이다.

당 경선파 극소수에 그쳐

신당은 선출단위와 관련 오는 2월 3일로 예정된 전당대회에서 선출하는 방안과 중앙위원회에서 선출하는 방안을 두고 표결에 붙인 결과 재석 272명 참석 중 200명 찬성으로 중앙위원회 선출안을 가결했다. 전당대회 선출안에 찬성한 중앙위원은 13명에 그쳤다.

또 중앙위원회에서 당 대표를 선출하는 방식과 관련, 미리 후보를 지정해 경선을 여는 '제한경선방식'과 각자 지지하는 후보를 적어내는 '교황선출 방식'을 두고 투표를 벌여 재석 261명 중 181명의 찬성으로 교황선출 방식으로 선출하기로 했다. 제한경선안에는 29명 만이 찬성했다.

교황 선출방식은 출마 선언을 한 후보없이 각 중앙위원들이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를 적어내는 방식으로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없을 경우 최고 득표자 5명을 추린 뒤 이들을 두고 과반 득표자가 나올 때까지 재투표를 하는 방식이다.
▲ 7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대통합민주신당 중앙위원회 회의에서 오충일대표가 정대철고문, 김호진 당쇄신위원장과 함께 나란히 앉아 회의 내용을 경청하며 생각에 잠겨 있다.ⓒ뉴시스

이에 따라 당내 가장 광범위한 지지를 받고 있는 손학규 전 지사가 가장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고 있으며 경선 출마의사를 표시한 정대철 상임고문, 강금실 전 장관 등이 5위권 안에 들 것으로 점쳐진다.

이와 별도로 그간 경선을 주장해온 각 계파간 세 확보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당초 경선안을 주장해온 김한길 그룹에서는 염동연 의원이, 초선의원모임에서는 이계안, 문병호 의원 등이 경선 후보로 거론되어 왔다. 김근태 그룹에서도 우원식 의원이 후보로 거론됐다.

당초 이날 중앙위원회에서는 합의추대파와 경선파가 치열한 논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됐으나 김한길 의원이 전날 총선 불출마 및 정계은퇴를 선언함에 따라 김한길계 의원들이 대거 회의에 불참했고 '외부인사 추대론'을 주장해온 초선의원 그룹과 중앙위원모임이 응집력을 보이지 못함에 따라 별다른 충돌없이 조기에 종료됐다.

이낙연 대변인은 이날 중앙위 직후 브리핑에서 "선출된 새 대표가 중앙위 현장에서 최고위원을 지명한 뒤 중앙위 인준을 받기로 했다"며 "새 지도부가 전당대회에서 추인을 받아야 하는지 여부와 지도부 임기 등도 중앙위원회에서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합리적인 방안" vs "당 깨자는 이야기"

한편 이날의 중앙위원회의 결정에 대해 당내 분위기는 극과 극으로 갈렸다. 손학규 전 지사 합의 추대를 주장해온 수도권 초·재선 의원들은 " 합리적 방안"이라고 환영한 반면, 경선을 주장해온 초선의원 모임, 김한길 그룹 등에서는 '미봉책에 불과하다'며 반발했다.

손학규 전 지사 측 우상호 의원은 "가장 갈등이 적고 당내 합의를 이끌어내는 방향으로 무리없이 선출할수 있는 방안이라고 본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우 의원은 "소위 '합의추대' 방식의 경우 계파 안배나 공천권 협상 등의 문제가 있을 수 있지만 이런 방식에서는 자리 보장이나 공천권 협상 등의 문제가 원천적으로 없어진다"고 말했다.

우 의원은 "오늘부터 우리 측이 할 말은 많지 않다"며 "이 제도 자체가 밑으로부터의 추대를 확인하자는 것인데 먼저 나서서 추대해달라고 할 수 있느냐"고 미리 조심하는 자세를 취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날 중앙위원회의 토론 분위기에 불만을 토로하는 의원도 적지 않았다. 경선안을 주장해온 정대철 상임고문과 김한길 그룹의 염동연 의원, 천정배 의원, 추미애 전 의원 등은 중앙위원회에서 선출하기로 확정되자 회의 도중 회의장을 떴다.

표결 도중 위원회장에선 나온 천정배 의원은 "기술적인 문제들에 대한 결정이 문제가 아니라 토론 과정 자체가 문제"라며 "당 중앙위원회가 중앙위가 아니다. 정말 큰 위기인 것 같다"라고 대선 참패의 책임이나 반성 방안 등에 대해서는 논의하지 않는 당 분위기에 대해 비판했다.

외부인사 합의 추대를 주장해왔던 초선의원 모임의 최재천 의원도 이날 결정에 대해 강한 불만을 나타냈다. 원칙적으로 10일 중앙위원회 1차 투표에서 당 외부인사도 후보로 제기될 수 있으나 상위 5위 내에 뽑힐 가능성은 거의 없는 것으로 보인다.

최 의원은 "전당대회에서 경선을 하지 않겠다는 결정은 당헌 당규에 어긋나는 안이한 결정"이라며 "다들 문제를 빨리 봉합하고 지역구 활동에 나설 생각밖에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일부 초선의원은 "이렇게 되면 손학규-386-친노그룹을 남겨두고 갈라져나가 새로운 정당을 꾸리자고 이야기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고 일부 당 관계자도 "당이 깨지는 수순인 것 같다"고 비관적인 전망을 피력했다.

그러나 이날 표결 결과 전당대회 선출안이나 제한경선안에 동의한 중앙위원 수가 극소수에 그쳐 이들이 조직적으로 문제를 제기하기가 쉽지 않으리라는 분석이다. 또 일부에서는 "이렇게 된 이상 손 전 지사 합의 추대에 반대해 온 의원들도 공천 등을 염두에 두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한편 이날 중앙위원회 직전에는 전날 총선 불출마 및 정계은퇴 선언을 한 김한길 의원의 지역구인 구로구 지역당원 30여 명이 몰려와 김 의원의 불출마 선언 번복과 대선 참패 책임자들의 사퇴를 촉구하는 성명서를 낭독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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