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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붙은 美대선, 진보파는 합종연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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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붙은 美대선, 진보파는 합종연횡

쿠치니치는 오바마, 네이더는 에드워즈 지지

2008년 미국 대통령 선거가 3일 아이오와 코커스(당원대회)를 시작으로 막이 오르는 가운데 진보파에 속하는 후보 및 유력 정치인들의 합종연횡도 관심을 끌고 있다.

진보 진영의 정치인들은 유력 후보 중 자신들과 이념적으로 가장 가까운 후보에 대한 지지를 선언하며 영향력을 행사하려고 하고 있다.

이들이 몰아주는 표는 그 비중이 그리 크지 않지만 랄프 네이더가 2000년 대선에서 녹색당 후보로 출마해 앨 고어 민주당 후보의 표를 잠식해 조지 부시 후보가 반사이익을 얻었던 전례가 입증하듯 무시할 수 없는 무게감를 갖고 있다.

특히 진보파 정치인들은 유력 후보 지지선언을 하면서 민주당 후보 중 전국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는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을 한결같이 공격해, 민주당 예비선거가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과 힐러리의 경쟁으로 좁혀질 경우 힐러리에게 커다란 위협요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좌파 쿠치니치 "아이오와에서만 오바마 지지"

민주당 8명의 예비후보 중 가장 좌파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는 데니스 쿠치니치 의원은 버락 오바마를 밀기로 했다.

쿠치니치 의원은 아이오와 코커스 1차 투표에서 자신이 컷오프를 통과하지 못한다면 2차 투표에서는 오바마를 찍어 달라고 지난 1일 지지자들에게 요청했다. 아이오와 코커스는 15% 이하의 지지를 받은 후보를 탈락시키고, 그 후보를 지지한 당원들에게 다른 후보를 선택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

쿠치니치는 "(테러와의) 전쟁과 공중보건, 무역에 관한 나의 일관된 입장을 지지하는 아이오와 유권자들은 1차 투표에서 나를 찍어달라"면서 "그러나 필요한 득표를 하지 못할 경우 나를 찍은 모든 유권자들은 오바마를 선택해 달라. 그와 나는 변화라는 하나의 가치를 공유한다"고 말했다.
▲ 버락 오바마(왼쪽)과 데니스 쿠치니치 ⓒ로이터=뉴시스

오하이오 출신의 6선 하원의원인 쿠치니치는 이라크에서의 즉각 철군, 교토의정서 비준, 평등한 의료혜택, 평화부(Department of Peace) 창설 등을 공약으로 내걸고 있는 진보주의자다.

쿠치니치는 지난 2004년 대선에서도 민주당 경선에 참가했다. 그는 당시 존 에드워즈 후보를 지지하며 중도하차했고, 에드워즈는 그에 힘입어 최종 순위 2위를 차지하며 부통령 후보로 지명되기까지 했다.

그러나 쿠치니치는 지난해 여름 디트로이트에서 열린 민주당 후보 토론회에서 에드워즈가 힐러리와 함께 토론 참여 후보 수를 제안하자고 논의하는 것을 들은 후 에드워즈를 향해 "신의가 부족한 사람"이라고 비난한 뒤 그에 대한 지지를 접었다.

<AP> 통신은 쿠치니치가 오바마를 지지함으로써 아이오와에서 힐러리와 박빙의 승부를 펼치고 있는 오바마에게 결정적인 도움을 줬다고 평가했다.

박빙의 승부에서 한 표가 아쉬운 오바마는 쿠치니치의 지지 선언에 크게 고무됐다. 오바마는 즉시 쿠치니치에게 전화를 걸어 감사를 표했고 "쿠치니치 의원을 매우 존경한다. 우리 둘은 근본적인 변화를 추구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그러나 쿠치니치는 "아이오와에서 한 번 뿐"이라며 "오바마와 나는 다음 주 뉴햄프셔 예비선거에서 경쟁을 할 것"이라고 선을 그어 이번 지지선언이 중도하차 선언이 아님을 분명히 했다.

네이더, 에드워즈와 통하다

작년 한국 대선 당시 한나라당 정두언 의원이 정몽준 의원을 빗대 거명하기도 했던 랄프 네이더 전 녹색당 당수는 지난 1일 에드워즈에 대한 "강한 지지"를 표명했다.

소비자 운동가로 명성을 얻은 네이더는 대신 힐러리에 대해 "막대한 군사 계약이나 기업 범죄, 사기와 악습을 반대하지 않는 친기업 민주당원"이라며 각을 세웠다.

네이더의 그같은 공격 논리는 에드워즈가 힐러리를 비판할 때 주로 사용되는 것이었다. 네이더는 에드워즈에 대해 "희미하게나마 희망을 가질 수 있는" 민주당원이라며 자신이 민주당원을 칭찬하는 일은 매우 드물다고 말했다.

네이더는 "아이오와는 우리를 대표할 후보를 찍어야 한다"며 "에드워즈는 최소한 대기업과 국민 중 누가 우리나라를 지배해야 할지에 대해 확실한 입장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 랄프 네이더 ⓒ로이터=뉴시스

그는 그간 민주당이 공화당과 차별성이 없다며 두 당은 기업의 노예가 됐다고 비난해왔다. 에드워즈도 미국의 권력과 부가 일부 엘리트들에게만 집중되고 있다고 주장했는데, 그같은 이데올로기적 유사성이 네이더의 지지를 이끌어 낸 것으로 분석된다.

2000년 대선에서 고어의 표를 잠식해 민주당 주류에게 공적으로 낙인찍힌 그는 지난해 초 미국 진보주의자들의 회의석상에서도 야유를 받을 정도로 미국 좌파 내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

그러나 네이더의 에드워즈 지지가 실질적으로 얼마나 많은 득표로 연결될지는 미지수다. 미국의 정치전문지 <폴리티코>는 네이더는 여전히 일부 자유주의자들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다고 평가했다. 반면 <네이션>은 네이더의 지지가 진보적인 아이오와 유권자들의 표심을 에드워즈로 향하게 할지는 알 수 없다고 유보적인 전망을 내놨다.

하지만 네이더의 에드워드 지지 역시 전술적인 판단일 뿐이다. 이미 녹색당 대통령 후보 경선에 등록한 그는 만약 후보로 당선 된다면 진보적 유권자의 표를 두고 민주당 후보와 경쟁할 수밖에 없고, 2000년 대선을 '악몽'으로 여기는 민주당 주류세력으로부터 '후보단일화' 요구를 강하게 받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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