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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의하는 北-美 '저 사람들이 과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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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의하는 北-美 '저 사람들이 과연…'

일단은 압박술인 듯…이행 모멘텀 지키기 다시 '시동'

지난 연말이 시한이었던 북한의 핵 불능화·신고 및 미국의 테러지원국 해제가 이뤄지지 않자 합의 이행에 대한 회의론이 북미 양측에서 대두되고 있다.
  
  데이너 페리노 백악관 대변인은 2일 북한의 핵 프로그램 신고와 관련해 "아직까지 북한으로부터 들은 게 없다"면서 "북한과 수년 동안 협상했던 경험에 비춰볼 때, 우리가 회의적(skeptical)이라고 말하는 게 적절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반응은 지난달 31일 스콧 스탠젤 백악관 부대변인이 "북한이 충분하고 완전한 신고를 하는 게 가능하다고 본다"며 시한 초과에 큰 의미를 두지 않겠다는 태도를 취했던 것과는 다소 다른 분위기다.
  
  페리노 대변인은 이어 "언제 신고가 이뤄질지 시간표는 없으며, 최대한 빨리 완전하고 정확한 신고가 이뤄지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北, '행동 대 행동' 원칙 강조
  
  작년 10월 3일 채택된 북핵 2단계 합의에 따라 북한은 12월 31일까지 3대 핵시설을 불능화하고 모든 핵 프로그램을 신고해야 했다. 또한 6자회담 참가국들은 중유 95만톤 상당의 대북 지원을 하고, 미국은 북한에 대한 테러지원국 명단 삭제 및 대적성국교역법 적용 종료 조치를 '병렬적으로' 취해야 했다.
  
  북한의 핵시설 불능화는 기술적인 문제로 2~3월에 끝날 예정이지만 핵 신고는 신고서 내용에 대한 신경전 때문에 시한을 넘겼다. 대북 에너지 제공도 현재 20만톤 정도만 되어 있고, 테러지원국 명단 삭제를 위한 미국 내 법적 절차는 시작되지 않았다.
  
  회의론은 북한에서도 들려오고 있다. 한 대북 소식통은 "최근 접촉한 북한의 대남 사업 관계자들은 '미국이 과연 테러지원국 삭제 같은 조치를 할 수 있겠냐'하는 의문을 제기했다"며 "미국에 대한 불신이 여전히 상당히 남아 있었다"라고 전했다.
  
  북한은 이에 따라 최근 9.19공동성명의 핵심 원칙인 '행동 대 행동'을 강조하는 분위기다. 북한의 핵 신고만이 아니라 미국의 상응조치 역시 시한을 넘기긴 마찬가지였음을 분명히 하기 위한 것이다.
  
  북한의 입장을 대변하는 총련 기관지 <조선신보>는 2일 "미국을 비롯한 각 측이 '행동 대 행동' 원칙을 견지하는 한, 9.19공동성명 이행의 2단계 조치를 완료하고 조선반도(한반도) 비핵화 과정을 계속 촉진시키는 것은 조선의 이익에 전적으로 부합된다"고 강조했다.
  
  지난달 중순 6자회담 수석대표를 북한에 보냈던 중국 역시 그 후 '행동 대 행동'을 강조했었다.
  
  파키스탄 사태 및 한국 새 정부 출범 '변수'
  
  미국의 회의론은 조지 부시 대통령이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에게 친서까지 보낸 마당에 북한이 핵 신고를 미루고 있는 것에 대한 불만의 표시로 해석된다.
  
  반면 북한은 과거 방코델타아시아(BDA) 자금 송금 때처럼 이번에도 미국의 테러지원국 해제를 위한 최소한의 '액션'을 이끌어 내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북미 양측 모두가 '합의 이행'을 공언하고 있는 현 상황에서 나오는 회의론은 판을 깨겠다는 신호라기보다는 상대방의 태도 변화를 이끌어 내기 위한 압박술이라는 게 중론이다.
  
  이에 6자회담 참가국들은 북미 양측의 별다른 행동이 없더라도 합의 이행의 모멘텀을 유지하기 위해 1월 중에 6자회담 수석대표 회동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6자회담 미국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차관보가 이르면 4일 경 동북아 국가를 방문하는 것은 그와 직접 연관된 것으로 보인다.
  
  또한 존 네그로폰테 국무부 부장관도 중국 측과의 정례회의를 위해 이달 중순 베이징을 방문할 예정이다. 페리노 백악관 대변인은 네그로폰테 부장관의 방문에서는 북핵 신고 문제도 틀림없이 의제에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미국의 외교적 에너지가 파키스탄 사태에 집중되고 있고, 북한도 이명박 새 정부의 '한미일 3각공조'에 대해 당분간 관망세를 취할 경우 합의 이행의 추동력이 크게 위축될 우려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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