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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냐 유혈사태로 최소 270명 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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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냐 유혈사태로 최소 270명 사망

<뉴욕타임스> "대선 부정선거 시비로 부족 간 갈등 촉발"

아프리카의 '민주주의 모범국가'로 불리던 케냐가 대통령 선거 부정시비로 촉발된 유혈사태로 얼룩지고 있다.

이번 사태는 케냐가 1963년 영국의 식민통치에서 벗어난 이후 최악의 유혈사태로 평가되고 있다.

1일(현지 시간) 미국의 <AP> 통신 보도에 따르면, 케냐에서는 지난달 27일 대선이 치러졌으나 부정 선거 시비로 수도 나이로비를 비롯한 케냐 전국 곳곳에서 벌어진 유혈사태로 지금까지 모두 270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다.

케냐 선거관리위원회는 집권당의 키바키 현 대통령이 불과 20만표 차이로 간신히 득표에서 앞선 것으로 발표했지만, 야당은 부정선거를 이유로 선거 결과를 거부하면서 유혈사태가 빚어졌다.

대선 당일, 야당의 오딩가 후보가 여론조사와 개표에서 모두 키바키 후보를 앞서고 있었는데 선관위가 갑자기 개표 발표를 중단한 이후 키바키가 승리한 것으로 발표한 것은 명백히 선거부정 행위라는 것이다.

하지만 부정선거 시비가 전국적인 유혈사태를 촉발시킨 배경에는 부족간 갈등이 깔려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 케냐의 대선 부정선거 시비가 부족 간 유혈사태로 확대돼 수백명이 사망했다. ⓒ로이터=뉴시스

"최대 부족 키쿠유 족에 대한 분노 폭발"

키바키 대통령은 케냐의 최대부족인 키쿠유 출신인 데 반해 오딩가 후보는 다른 부족 세력들로부터 광범위한 지지를 얻고 있다. 이에 따라 키바키 대통령은 대선 직후 곧바로 재선에 성공했다고 선언했지만 야당 후보를 지지하는 부족들은 이를 인정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미국의 <뉴욕타임스>도 이번 선거가 1963년 케냐의 독립 이후 정치와 경제계를 지배해온 키쿠유 족을 향한 분노를 폭발시켰다면서, 폭력사태가 수도 나이로비의 슬럼가에서부터 조용했던 인도양 해안지대의 도시들까지 휩쓸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AP> 통신은 폭동을 피해 집을 나온 키쿠유 족이 피신해 있던 한 교회에 폭도들이 불을 질러 어린이 등 최대 50명이 사망하는 등 집단살해가 자행되면서 인명피해가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또 <뉴욕타임스>는 나이로비의 일부 거리는 전쟁터처럼 돼가고 있으며, 도시로 향하는 많은 길이 군인들에 의해 봉쇄됐고, 부유층이 사는 지역은 아직 폭도들의 공격을 받지는 않았지만 상점들의 식품은 동이 난 상태라고 전했다.

또한 일부 지역에서는 폭도들이 지나가는 차를 세우고 승객들을 끌어낸 뒤 키쿠유 족을 가려내 폭력을 행사하는 장면도 목격된 것으로 알려졌다.

프랑스 <AFP> 통신에 따르면, 케냐 동부 몸바사에서는 키쿠유 족 6명이 난도질당해 숨졌으며, 오딩가 후보의 강력한 지지기반인 서부 케냐의 폭력사태가 가장 심각해 수십명의 희생자가 발생했으며, 케냐 3대 도시인 키슈무에서는 야간 통행금지 조치가 취해졌다.

이번 소요로 수많은 사상자가 발생하자 유엔과 미국 영국 등 국제사회도 이번 사태에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고 나섰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소요사태로 민간인 사망자가 발생한 것에 대해 유감을 표명한 뒤 케냐 국민이 평온을 되찾을 것과 현지 군(軍)의 자제를 촉구했다.

또한 미국과 영국은 케냐 당국에 케냐 대선의 부정행위 가능성에 대해 조사를 실시하라는 압력을 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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