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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6.3 정신의 초심 늘 간직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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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이명박, 6.3 정신의 초심 늘 간직해야"

박인규의 집중인터뷰[12/25] 민주화운동기념 사업회 이사장 함세웅 신부

안녕하십니까? 박인귭니다. 제17대 대통령 선거에서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가 당선되면서 10년 만의 정권교체가 이뤄졌는데요 특히 이번 대선 결과와 관련해 일부에선 우리 국민들이 92년 문민정부부터 2002년 참여정부까지 세 번의 정권을 거치는 동안 민주화에 대한 열망이 어느 정도 충족된 만큼 이제는 새로운 성장신화를 기대하고 있다는 분석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박인규의 집중인터뷰 오늘은 우리 사회 원로들을 초대해.. 차기 정부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짚어보는 특집 5부작 <대통령 당선자에게 바란다> 그 세 번째 시간으로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이사장 함세웅 신부와 함께 하는데요 사회통합을 비롯한 민주화 계승.. 그리고 양극화 문제 등 차기 정부가 해결해야 할 우리 사회의 과제와 그 해법에 대해 얘기 나눠봅니다.
  
  오늘 박인규가 주목한 이 사람은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이사장 함세웅 신부입니다. 함세웅 신부는 1942년 서울 출생으로 1965년 가톨릭대학 신학대학을 수료하고 68년 사제 서품을 받았습니다. 1973년 이탈리아 로마 그레고리오대학교 신학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고 서울 응암동성당, 한강성당, 구의동 성당 주임신부 등을 역임했습니다. 1974년 뜻을 함께 하는 신부들과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을 결성해 민주화 운동의 주요한 역할을 했고 특히 1987년 박종철씨 고문치사 사건이 은폐 조작됐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밝혀냈습니다. 1976년 '명동성당 3·1절 기념 미사사건'으로 투옥되는 등 두 차례 옥고를 치렀으며.. 현재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이사장을 맡고 있습니다.
  
  박인규 : 성탄절입니다. 올해 성탄절 맞는 소회랄까, 어떠신지 좀 먼저 여쭤보겠습니다.
  
  함세웅 : 매회 성탄축제를 지내면서 같은 생각을 합니다. 어젯밤에 교우들과 함께 예수님의 성탄을 기념하는 미사를 봉헌했고 오늘 또 낮에도 성탄미사를 봉헌했습니다. 성탄의 핵심은 하느님께서 갓난아기로 태어나셨다는 데 있습니다. 이것을 우리가 성탄의 신비라고 하거든요. 다른 말로 아기의 신비, 생명의 신비라고 말할 수 있겠죠. 그래서 이 성탄절에는 싸우는 군인들도 다 총을 놓고 쉬죠, 휴전을 하죠. 갓난아기는 부모님이나 어른들, 모든 사람들로부터 보호받아야 됩니다. 절대전능하신 창조주 하느님께서 인간의 보호를 받아야 되는 아기로 태어났다는 여기에 성탄의 신비와 핵심이 있거든요. 아기는 아주 무능력하죠. 보호받지 않으면 생존을 못합니다. 이 하느님이 인간의 보호를 받는 대상으로 찾아왔다는 여기에 성탄의 핵심이 있습니다. 그래서 아기를 잘 돌보듯 모든 사람들을 잘 돌보고 그런 삶을 통해서 우리가 다시 하느님께로 나아갈 수 있다는 게 성탄의 신비고. 또 그 분의 탄생일화가 주는 많은 얘기들이 있습니다. 동굴에서의 탄생, 마구간에서의 탄생. 우리 모두 화려함을 찾고 있지만 하느님이 인간을 찾아오신 곳이 마구간, 또는 동굴이었다는 측면, 또는 동물의 세계였다는 측면 속에서 어떤 순수성이랄까 이런 점을 생각하게 되는데, 성탄에 우리가 지녀야 할 가치는 인간에 대한 사랑, 생명에 대한 존엄, 아기에 대한 사랑, 또 함께 지내야 되는 공존의 가치 이것이 성탄의 신비고 핵심이라고 생각합니다.
  
  박인규 : 예수님이 무한한 가능성을 지녔지만 인간들이 잘 보살피지 않으면 가능성은 나올 수 없다.
  
  함세웅 : 예. 아주 잘 이해하셨습니다.
  
  박인규 : 올해는 또 아주 치열한 대통령선거가 있었습니다. 1년 동안 굉장한 선거전이 있었는데, 10년 만에 보수정권이 돌아왔습니다. 그러다 보니 어떤 분들은 굉장히 좋아하시기도 하고 어떤 분들은 섭섭해 하시기도 하는데 이번 선거를 보시면서 민심은 어떤 거였다고 보십니까?
  
  함세웅 : 사실 민심은 아주 귀중하죠. 하느님의 뜻이라고도 말합니다만 때로는 그 민심이 정확하게 나타나지 못할 때도 있습니다. 우리 날씨처럼 민심도 바뀌고, 또 일종의 운동경기처럼 어떤 때 승리할 때도 있고 패배할 때도 있고. 중요한 것은 스포츠의 정신이라고 말하는 것처럼 국민이 언제나 정직을 기초로 해서 올바른 가치, 사익보다 공익을 위해서 나아가는 헌신적 가치를 확신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저는 이번 선거결과에서 좀 안타깝게 생각하는 것은 역대 대통령선거에서 투표율이 가장 저조했다는 언론보도를 읽었거든요. 국민들이 정치에 대해 큰 관심을 가질 때 정치가 더 활발해지는데 그렇지 못한 점이 좀 아쉬웠습니다. 이 부분은 우리 국민 모두, 또 정치인 모두 함께 반성해야 할 내용 아닌가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박인규 : 투표율이 가장 낮았고 정치에 대한 관심이 떨어져 가고 있다는 게 하나의 특징이라고 한다면 역대 대선 사상 가장 큰 표차로 이겼다. 말하자면 보수진영의 후보가. 다시 말하자면 개혁진영의 후보가 큰 표를 얻지 못했다는 얘긴데요, 진보개혁진영이 그렇게 많은 표를 얻지 못한 원인은 어디 있다고 보십니까?
  
  함세웅 : 이 부분은 저를 포함해 이른바 민주, 진보개혁진영에서 깊이 반성해야 할 내용이라고 생각합니다. 또 어떤 의미에서 이런 결과는 더 큰 성공을 위한 하나의 과정으로 읽을 수 있지 않을까, 이렇게 해석도 해보고. 많은 분들이 인생의 과정을 등산에 비유하고 있는데 등산이 기본적으로 오르는 길입니다만 오르는 과정에서 또 내리막길도 있지 않겠습니까. 이런 한 단계, 한 과정으로 이해할 수 있겠습니다. 다만 역사를 혹시 뒤돌릴 수 있는 수구적 세력에 대해서 제동을 걸지 못했던 점은 민주개혁진영세력에서 깊이 반성해야 할 대목인데, 역사를 진전시킬 수 있을까 아닐까라는 큰 가치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 채 진보개혁진영 내부에서 분열되고 일치하지 못했던 점. 작은 이익을 앞세웠기 때문에 이런 결과를 가져오지 않았는가, 이 점을 함께 이른바 민주평화진영에서 깊이 반성해야 할 대목이라고 생각합니다.
  
  박인규 : 이번 선거는 어떻게 보면 이른바 먹고 사는 문제, 경제를 살리겠다는 표어로 나왔고요. 반면에 도덕성이 중요하다. 도덕성 대 경제의 싸움처럼 됐는데 결과적으로 먹고 사는 문제가 더 중요한 것으로 드러났어요. 그렇게 보자면 이제 국민들이 도덕성 문제에 별로 관심이 없는 거 아닌가 이런 지적도 하시는데 도덕성이라는 부분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함세웅 : 저는 그렇게 생각하진 않고, 인간을 정의할 때 인간이 이성적 동물이라는 신학적 정의가 있습니다. 우리가 동물이죠, 동물이니까 먹고 살아야 되는데 그런데 우린 이성을 가진 존재기 때문에 생각하고 사유해야 되겠죠. 때론 먹는 것보다 더 중요한 사유의 가치가 있다는 점, 모두가 인정하지 않습니까. 그래서 먹고 사는 문제와 도덕적 가치를 대비적 관점에서 접근하기보다는 도덕적 가치의 중요성이 분명함에도 불구하고 지금 시점에서 도덕의 가치를 다소 놓쳤다고 할까. 그런 부분. 순간순간의 실수도 있겠죠. 저는 우리 시대를 진단할 때 어쨌든 2007년에서는 잠시 우리가 도덕적 가치를 놓쳤고, 우선은 먹는 문제에 우선적 가치를 뒀지만 그러나 언제든지 도덕에 기초한 먹는 문제일 때 진정한 인간이 될 수 있다는 이 내용을 국민들이 확신하고 깨달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선택의 변화과정은 어떤 의미에서 인간 실존의 한계이기도 하겠죠. 아무리 우리가 좋은 결심을 하더라도 좋은 결심과 함께 다소 실수할 때가 있고 또는 잘못 선택할 수도 있겠죠. 그런 측면 속에서 저는 대비적 구조보다는 2007년 시대적 선택과 한계가 이렇게 나타난 것 아닐까. 그런 선택 속에서 그 다음에 더 아름답고 좋은 도덕적 가치를 선택하도록 뜻을 모으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박인규 : 진보개혁진영의 어떤 분들은 성공의 역설이란 표현을 쓰시던데요. 지난 20여 년 동안 민주화가 진행되다 보니 많은 분들이 이제 민주화는 완성됐다, 민주화는 더 이상 우리 문제가 아니다, 이렇게 되다 보니 이번 선거에서 민주화를 내세우는 분들이 어려웠다고 말씀하세요. 그러다 보니 지금 국민들이 새로운 성장신화 또는 성공신화를 원하고 있다는 분석들이 나오고 있는데요. 어떻게 보십니까 이 부분에 대해서는
  
  함세웅 : 제 생각은 사실 정치라는 건 상대적 가치를 지니고 있지 않습니까? 판단도 그 당대의 판단과 지난 후 역사의 판단이 다릅니다. 그래서 너무 현실에만 매몰될 것이 아니고 더 아름다운 미래를 위한 한 과정으로서 저는 이해하고 싶고. 또 이러한 모든 정치적인 정치인들의 집권시대가 한 단계고 또는 부분적으로는 껍데기고 허구일 수도 있겠죠. 본질을 찾아가는, 본질에 접근하는 작업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겁니다 이제. 그리고 성장신화라고 얘기합니다만 성장이 때론 둔화될 때도 있고, 성장 다음에 또 내려올 수가 있는 거죠. 언제나 성장할 땐 그 다음 단계를 준비하고 또 혹시 우리가 낮은 단계에 있을 때는 높은 곳을 지향해야 되는데 조화의 가치랄까 이런 내용들을 우리가 염두에 두면서 여유있게. 때론 정치현실을 넘어서서, 또 선거결과를 넘어서서 살 수 있는 가치지향적인 것을 우리가 항상 염두에 둬야 되지 않을까 이런 생각을 해 봤습니다.
  
  박인규 : 함신부님이 현재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이사장이시기도 하니까, 1987년도에 우리 사회가 민주화가 됐어요. 쭉 민주화가 진전돼 오다가 20년이 지난 후 이제 보수진영에서 정권을 장악하게 됐는데, 그렇다면 이 민주화라는 과제는 끝난 거냐. 기념만 하면 되는 거냐. 민주화라는 것은 현재 우리가 어떻게 받아들여야 되는 건지...
  
  함세웅 : 민주화는 언제나 진행형이죠. 인생이 늘 진행하듯이 완결을 향해 나아가는 과정이고 끊임없이 노력해야 되는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87년 6월 민주항쟁도 어떤 점에서 한 과정이라고 생각하거든요. 무서운 유신 군부독재정권, 또 전두환 시대에 왔던 신군부정권. 정말 인권이 침해당했던 불법정권이었는데 그러한 상황에서 살던 우리 국민들이 이제는 자유민주주의를 일으켜야겠다 해서 일어났던 운동이 6월 민주항쟁이었죠. 그런데 그 부분에서 사실 잘못된 과거를 깨끗하게 정리를 못했어요. 헌법 내용도 그렇고 또 시대적 진단도 그랬고. 이렇게 완전하게 정리하지 못하고, 또는 해체하지 못하고 해부하지 못한 채 부분적으로 병든 모습을 껴안고 온 것이 우리들 20년의 삶이었거든요. 부분적으로 남아있던 잘못된 과거의 잔재들이 어떤 병적 요인이 되면서 건강한 민주주의를 완전히 이룩하지 못한 것 같습니다. 우리 시대에 일어나는 개인주의의 팽배라든지 공익사상에 대한 가치를 상실했다든지, 이것이 민주주의의 참 가치를 깨닫지 못한 구체적인 증거로 저는 보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제는 87년 당시에는 어떤 불의한 정치체제를 타파하고 바꾸는 민주주의였다면 이제는 우리 생활 안에, 또는 제도 안에, 또는 관습 안에 내재된 그런 모든 민주주의에 역행하는 내용들을 우리가 걸러내는 찾아내는 더 어려운 제2의 작업이 있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건 각자각자의 내적 정화작업과 함께 가치지향적 삶, 희생과 헌신을 통해서만 아름다운 민주사회를 이룩할 수 있다는 가치를 함께 확인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박인규 : 우리 일상생활에서 민주주의의 원리를 느낄 수 있도록 철저한 민주화가 필요하다.
  
  함세웅 : 네. 예를 들어서 공무원 세계를 보더라도, 대통령이나 국회의원들, 또는 장관 이런 분들이 다소 민주주의적 사고를 가졌다 하더라도 그 실무자들은 아직도 독재시대의 사고를 갖고 계시거든요. 그래서 사실 윗분들의 뜻을 따른다 하더라도 형식적인 따름이지 내면적인 동의에서 따르지 않는 경우가 참 많습니다. 제가 이걸 보면서 내면적 가치의 변화라는 건 참으로 어렵구나. 우리가 20년 동안, 또는 그 이상 독재시대를 거쳤다면 그 독재의 잔재를 벗기기 위해 또 그만큼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걸 저는 늘 평소에 느꼈습니다.
  
  박인규 : 그런 반면 또 일각에서는 요즘 청년실업이 많고 그렇다 보니 젊은 사람들이 가치의 문제 이념문제보다는 먹고 사는 문제에 너무 매몰되다 보니 보수화되고 있는 거 아니냐, 이런 지적도 나오고 있는데 요즘 젊은 세대를 보면 어떤 생각 드십니까?
  
  함세웅 : 저도 2000년 초까지 대학에서 강의하면서 늘 만났어요. 학생들을 만날 때마다 저는 신선함을 느끼죠. 늘 대학교 1,2학년 학생들 젊은 세대가 들어오고 저는 나이가 들어갑니다만 새로운 세대를 접하면서 신선함을 느끼는데. 90년도 중반부터 제가 느꼈던 점은 70년 80년대에 젊은 학생들이 지녔던 역사의식 또는 민족의식, 가치지향적 삶을 상실한 채 90년대 중반 이후의 학생들은 조금 개인 위주의 삶, 또는 돈이 되는 삶, 또 경제적 가치에만 치닫는 흔적을 제가 발견했어요. 그래서 민주화운동 20년을 지내면서 제가 함께 반성했던 내용은 사람이 고난 속에서 성장한다고 하는데, 독재체제 속에서 역사의식과 인간의식과 자유의식이 싹트는데 우리가 너무 자유를 또 만끽하다 보니 그런 고귀한 가치를 망각하면서 너무 개인쥐의 또는 집단이기주의랄까, 이런 데 매몰됐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젊은이들이 또 실제로 일자리도 없고 그러다 보니 개인 위주의 삶을 살면서 결과적으로 수구주의랄까 현실안일주의로 안착하는 것 같아요. 좀 안타깝습니다만, 그러나 젊은이들에게는 늘 미래를 향한 변혁과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젊음 자체가 변혁이고 또 열린 가능성이 되겠죠. 저는 이 점을 늘 긍정적으로 보고자 합니다.
  
  박인규 : 이제 내년 2월이면 이명박 정부가 들어설 텐데요. 많은 분들이 이명박 정부에 기대하는 게 있을 겁니다. 그에 앞서서 노무현 정부의 지난 5년 동안의 치적, 성과를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함세웅 : 역사학자들의 몫이죠. 제가 현재 진행 중인 정권에 대해서 이렇다 평가할 순 없습니다만, 부분적으로. 제가 언론에 대해서 좀 아쉬운 점을 갖고 있는 건, 현 정권에 대해서 좀 객관적으로 평가했으면 좋은데 어떤 면은 좀 지나치게 왜곡하고 때론 매도하지 않았었나 이런 생각을 합니다. 사람이나 정권이나 다 긍정적 측면과 부정적 측면이 있지 않겠습니까. 긍정적 측면은 적극적으로 평가해주고 혹시 부족한 점은 보완하는 쪽으로 보도해야 되는데 의도적으로 부족한 부분을 부각시키면서 했던 측면에 대해서는 객관적이지 못했던 측면에 대해서는 언론에 대해서 조금 직언을 드리고 싶고. 또 이 정권에 한계가 있다면 나름대로의 뜻은 좋았지만 그걸 실현하는 방법이랄까, 특히 인재를 발굴하는 데 있어서 조금 미흡하지 않았나, 이 점을 한계로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박인규 : 혹시 노무현 정부에서 저희가 이어받아야 할 나름대로 긍정적인 성과가 있다면 어떤 게 있을까요?
  
  함세웅 : 저는 어떤 의미에서 균형발전이라는 내용. 또 지금 자리를 잡았습니다만 적어도 선거 과정에서 돈선거, 부정선거는 뿌리가 뽑혔거든요. 이런 점들. 또 이건 완벽하진 않지만 적어도, 아직도 재벌의 역량하에 있긴 하지만 재벌의 정치자금에 대해서 종속되지 않았던 점. 이런 점은 그래도 긍정적으로 평가할 사안 아닌가 생각하고. 저희가 개인적으로 아쉽게 생각하는 것은 검찰개혁에 대해선 전혀 손을 못 썼어요. 사실 검찰이 누리고 있는 자율권이랄까 수사의 독립성도 어떤 의미에서 우리 민주주의 운동을 펼쳤던 분들의 열매거든요. 그걸 검찰 스스로가 찾은 게 아닌데 검찰이 제 역할을 하지 못했던 점. 그리고 오히려 국민들 뜻에 반하게 움직이고 있는 점, 이런 점은 검찰 스스로도 반성해야 될 대목이고 특히 현 정권의 한계로 제가 지적하고 싶습니다.
  
  박인규 : 선거가 끝나고 나서 많은 분들의 국론통합, 사회통합, 화합을 얘기하고. 이명박 당선자도 그런 얘길 하셨습니다만, 국민화합을 위해서는 어떤 조치. 대응이 필요한지 말씀을 좀 해주시죠.
  
  함세웅 : 제가 선거결과 끝나고 한나라당 대표들이 말씀하신 내용에서 조금 염려되는 건 두 가지 점인데, 이명박 당선자 스스로 자신에 관한 국회에서 제출한 특검을 본인이 받아들였거든요. 그래서 어쨌든 국회통과가 됐는데 그 BBK특검을 무력화하고 또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했으면 하고 계속 발언하는 건 좀 정직한 접근이 아니고 겸허한 접근이 아니었다. 이 점을 분명히 지적하고 싶고. 두 번째는 그렇게 아주 훌륭한 경제정책을 제시했었는데 당선되고 나니까 경제성장은 그렇게 쉽게 빠른 기일 안에 되는 것이 아니다... 라고, 벌써 과도한 기대에 대해서 기대하지 말라는 이 두 가지 점을 강조하고 있어요. 충분히 그 발언의 뜻은 이해합니다만 이것은 정직하지 못한 접근이다. 정말 선거기간 중 낮추고 국민에게 다가갔던 자세를 이명박 당선자 자신, 또 한나라당 모든 분들이 지녀야 되는데 이런 자세가 바로 국민통합의 기본적 조건 아닐까 생각합니다. 저는 신학적으로 이 부분을 해석할 때 참된 통합이라는 건 진실한 회개를 통해서 이뤄지는 거죠. 자기반성, 자기성찰, 회개를 통할 때 인격이 완성됩니다. 그럴 때 구원이 가능하거든요. 그래서 우리가 국민통합을 이야기하기 위해서는 국민들 요구가 무엇인지 정확히 인식하고 또 정치인 스스로 역사와 국민 앞에 정직해야 되는 이 점. 또 자기 자녀들과 가족들 앞에 솔직하게 설명할 수 있다는 이 점이 통합의 비결 아닐까, 이런 생각을 합니다.
  
  박인규 : 정직하고 겸허한 태도를 계속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 지금 우리나라 사회의 가장 큰 과제로 가진 자와 못 가진 자의 격차가 커져가고 있다. 양극화라고도 말하고 있죠. 이 양극화 문제가 점점 심각해지고 있는 원인은 어디 있다고 보십니까?
  
  함세웅 : 글쎄 그 부분은 우리 시대의 문제만은 아닌 것 같아요. 인류가 존속했던 원시시대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사람에 따라서 구분돼 있고 차별돼 있지 않습니까? 그래서 종교의 존재는 그런 차별을 타파하고 모든 사람들이 서로 나누면서 공유를 실천하는 걸 외치고 있는데 근본적 뿌리는 저는 인간의 죄성이랄까 욕심, 원죄성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람은 소유욕이 있어서 그저 언제나 갖고 싶어 있거든요. 이 갖고 싶은 소유욕을 절제의 미덕으로 조절해야 되는데 그렇지 못할 때 이 부분은 늘 문제가 되죠. 또 이것이 집단적으로 제기될 때 더 큰 문제가 되는 건데 저는 신학적으로 그렇게 말씀드리고 싶고. 이것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어떤 의미에서 역대 정권이 가진 자들 중심으로 정책을 펼쳤거든요. 그래서 가진 자들 중심에서 정치를 펼치기보다는 정말 서민들, 또 가지지 못한 분들의 시각에서 정책을 바라봤으면 좋겠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고. 개인 각자의 자기성찰과 함께 또 정책적으로도 정말 가진 것을 나누는 분배 쪽... 재벌 위주보다 중소기업이나 소기업 중심의 경제정책을 펼쳐야 되지 않을까 이런 생각을 합니다.
  
  박인규 :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에서 삼성특검, 말하자면 삼성의 문제를 폭로하셨고 계속 해결을 촉구하시는 입장인데요. 삼성특검의 특별변호사로 조준웅 변호사 임명됐는데 사제단에선 반대하시는 입장이죠?
  
  함세웅 : 네. 반대 입장을 표명했는데 그것도 법과 절차에 따라 이뤄지니까. 저희들은 뜻은 밝혔습니다만. 임명되시는 분이 최선을 다하셔서, 또 이제까지 검찰 특별수사본부에서 조사했던 내용을 기초로 가능한 한 실체적 진실을 다 밝혀서 삼성이 자기들 잘못을 겸허하게 국민들에게 고백하고 다시 태어날 수 있도록. 그래서 국민과 국제사회에서 모두의 신임을 받을 수 있는 그런 기업으로 새로 태어나길 바랍니다.
  
  박인규 : 특검에 앞서서 검찰이 했던 삼성 관련 수사에 관해선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함세웅 : 부분적으로 제가 기자들을 통해 소식을 들었는데, 사실 수사진들이 한 65명 정도 된다고 들었거든요. 그런데 실제로 65명 중에 열심히 수사한 사람은 10분 정도였다고 해요. 저희들은 그 10명의 뜻있는 검사와 수사관들, 이 분들에게 관심을 갖고 싶습니다. 어쨌든지 이런 정직한 또 의로운 뜻을 가진 검사와 수사관들이 계시는 한 적어도 그만큼 이 사회가 맑아지고 밝아질 수 있기 때문에 그런 분들에게 격려를 보내고. 또 그런 분들 중에 몇 분들이 특검에 합류해서 조사를 잘 해주셨으면 하는 바람을 갖고 있습니다.
  
  박인규 : 삼성은 자타가 공인하는 한국 최고의 기업이고 세계적으로도 알아주는 기업이지만 운영에서 문제가 있다는 지적들이 많고. 이번 특검을 통해서 삼성이 어떤 기업으로 거듭나야 된다고 보십니까?
  
  함세웅 : 제가 김용철 변호사를 처음 만났을 때 너무 놀랐어요. 어떻게 이럴 수가 있는가 생각이 드는데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삼성은 하나의 국내 기업입니다. 국내 기업이면 국내 기업으로서의 한계를 자기들이 인정하고 지녀야 돼요. 그런데 그 국내기업이 자기들의 능력을 과시하면서 정부기관을 장악하려 했습니다. 도처에, 이건 민주주의국가에서 있을 수 없는 거거든요. 미국과 같은 큰 나라에서도 한 기업이 시장을 독점하면 그 독점규제를 하면서 시장분화정책을 쓰고 있거든요. 그런데 삼성은 시장을 독점했을 뿐만 아니라 그걸 넘어서서 국가기관을 장악하려 했던 것이죠.
  
  박인규 : 스스로 권력이 되려 했다.
  
  함세웅 : 네. 이 부분은 국민이 용서해선 안 됩니다. 스스로 뼈아프게 반성하면서 기업의 본연의 자세로 내려가야 됩니다. 삼성에서 일하고 있는 젊은이들, 전문가들, 저는 존경하고 사랑합니다. 그러나 문제점은 기업이 개개인 회장과 아들에게 종속됐다면 그것은 공익을 위해서 펼쳐야 할 기업이 개인의 사적 소유로 전락됐다는 것이죠. 그런 기업의 기본 근본정신을 잊었기 때문에 이 부분을 깊이 반성하고 그러면서 각 영역에서 기업이 건강하게 잘 자랄 수 있도록. 또 삼성 전략기획실이 한 부분의 큰 대목은 불의, 불법, 탈법으로 비자금을 조성한 것이었거든요. 우리 소시민들도 성실하게 세금을 내는데 왜 큰 기업이 세금을 안 내고... 그런 의미에서 많은 언론이 지적했지만 건강한 기업이 되어야 되는데 부끄러운 범죄집단처럼 됐다는 이 측면, 이 부분이 가슴아픈 거죠. 근원적으로 이 부분 반성해야 되고, 이걸 은폐하고 감추려 하지 말고 국민들에게 고백해야 됩니다. 그러면 국민들이 너그러운 마음으로 용서하죠. 잘못됐지만 앞으로 더 잘 하십시오. 지금 삼성이 해야 할 일은 지난날의 잘못된 모든 기관과 먹이사슬로 이어진 그 부분을 고백하면서 세금 낼 거 내고 건강한 기업으로 다시 태어나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박인규 : 삼성이 경제적 활력은 유지하되 우리 사회의 국법질서에 순응하는 민주적이랄까 그런 원칙을 지키는 기업이 되라는 말씀이신데
  
  함세웅 : 그건 근본적으로 개혁해야겠죠. 이제까지 20년 30년 동안 지내오면서 했던 모든 잘못을 낱낱이 고백해야 됩니다. 고백만이 삼성이 아름답게 클 수 있는 비결이라고 생각합니다.
  
  박인규 : 일각에선 이명박 당선자께서 대기업 경영인 출신이고, 그쪽 후보 당시 캠프에 삼성 출신 인사들이 상당히 계셨고 그런 걸로 봤을 때 과연 이 당선자께서 삼성개혁이랄까 그런 부분에서 준엄하게 나올 수 있겠느냐, 약간 회의하시는 분도 있는 것 같은데요
  
  함세웅 : 저희들도 그 부분을 좀 염려하고 있습니다만.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더욱 더 과감하게 정직하게 법과 원칙에 따라 수사가 진행되도록 하고 그 내용을 밝혀야 되지 않을까. 그게 아마 새 당선자의 임무라고 생각됩니다.
  
  박인규 : 함세웅 신부님은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이사장을 3년 맡으셨고 다시 연임하시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만 맞습니까?
  
  함세웅 : 네. 제가 지난 11월에 임기가 끝났는데 저희들이 해야 할 가장 큰 과업 중 하나가 민주주의전당 후보지를 마련하고 또 민주주의전당을 건립해서 민주주의정신을 계승 발전시키고 모든 사료관을 마련해야 되는데 그 부분을 못 이뤘어요. 그래서 하여간 그 부분을 이 기에 이사진이 계속해서 이뤄야 되지 않느냐, 그런 의미에서 일단 저희들이 미흡한 부분을 보완하기 위해서 전체 이사들이 함께하기로 뜻을 모았습니다.
  
  박인규 : 당면한 가장 큰 사업은 민주주의전당 만드시는 게 가장 큰 사업입니까?
  
  함세웅 : 네.
  
  박인규 : 일각에서는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가 김대중 정부에서 생겼고 하다 보니까 보수정권이 생기면서 앞으로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가 어려워지지 않겠느냐 이렇게 걱정하시는 분들도 계시는 것 같아요.
  
  함세웅 : 네. 그렇게 걱정하시는 분도 많이 계시는데 바로 그런 걱정을 불식시키기 위해서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가 존재해야 되겠죠. 또 저희들이 염려하는 것은 이번에 이명박 당선자가 나오셨는데, 사실 한국정치현실을 진단하면 각 지방자치제에서부터, 또 거의 80, 90%이상이 한나라당 소속인 분들이거든요. 또 대통령까지 나오셨으면, 이 부분을 언론과 특히 국민들이 놓치고 계신데 언론이 이 부분을 지적하셔야 되겠죠. 이런 측면에서 정말 30, 40년 동안 이 땅의 자유 ,민주, 인권을 위해서 애썼던 노력한 분들의 그것이 계속될 수 있도록 지속될 수 있도록 해야 되겠고 또 새 정권에서도 민주주의의 참된 인간적 가치가 지속되도록 해야지 자신의 정권의 정당성이 확인되는 것이지, 만일 민주화운동의 가치를 부인하거나 또 혹시 축소시키려 한다면 그것은 바른 접근이 아니지 않을까, 이런 생각을 하면서. 또 이명박 당선자 자신의 삶이 6.3운동을 주도하셨던 분이거든요. 또 저희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의 기본정신이 6.3정신에 기초하고 있고 6.3정신을 계승하는 것도 있습니다. 이런 부분 속에서 이명박 당선자와 또 뜻을 같이하는 모든 분들이 1965년에 한일협정 반대와 우리 민족의 자주성을 강조했던 6.3정신의 투철한 것, 초심으로 돌아가는 게 민주화운동의 기본정신이란 점을 말씀드리고 싶고. 이당선자와 함께하는 모든 분들이 6.3정신의 초심을 늘 간직하면서 민주화정신으로 계승해 주셨으면, 또 연결지어 주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박인규 : 지금 말씀하긴 하셨습니다만 이명박 당선자는 무엇보다도 국민들로부터 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해 달라는 요구를 받고 당선됐습니다. 물론 먹고 사는 문제도 해결해야겠지만 도덕성이나 민주주의 문제도 계속 같이 하셔야 되겠죠. 마지막으로 성탄절을 맞아서 당선자 또는 국민들에게 메시지랄까요, 말씀 부탁드리겠습니다.
  
  함세웅 : 사실 성탄절의 메시지는 그리스도론에 있어서의 결론입니다. 시간적으로는 예수님이 먼저 탄생하시고 공생하시고 또 십자가에 못박혀 돌아가시고 부활하셨죠. 그러나 신학적으로는 예수님의 죽음과 부활이 핵심이고, 죽음과 부활신앙이 정립된 다음에 마지막으로 종합된 내용이 예수님의 유년기 이야깁니다. 이건 신학적 결론인데, 그러면 예수님은 누구냐는 결론에서 정말 전능하신 하느님이 아기로 태어나 오셨다. 그런 순수성을 우리가 지녀야 된다는 거죠. 또 성서에 누구든지 어린아이와 같이 되지 아니하면 하늘나라로 들어갈 수 없다. 그런 말씀도 있거든요. 그런 측면에서 큰 책임을 맡은 분일수록 정말 정직하고 겸허하고 어린이처럼 순수해야 된다는 측면. 또 가정에 꽃이 핀다는 것은 어린이 때문에 그렇지 않습니까? 또 지금 농촌에서도 노인들이 많이 계신데, 요즘 귀농인들이 많이 생기면서 어린이들이 뛰어노는 농촌은 활기가 돈다고 해요. 그래서 어린이의 가치가 확인되는 우리나라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새 당선자와 뜻을 같이하는 정치인들.... 어린이의 순수한 가치를 항상 확인하면서 국민들에게 기쁨과 희망을 주는, 또 부족한 점을 반성하는 정직한 분들이 되셨으면 참 좋겠습니다.
  
  박인규 : 이명박 차기정부에서 어린아이와 같은 순수한 마음으로 국민들의 아픔을 보듬어주고 또 국민화합도 이루고, 그렇게 됐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함세웅 : 고맙습니다.
  
  박인규의 집중인터뷰, 오늘은 <대통령 당선자에게 바란다> 특집 5부작 세 번째 시간으로..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이사장 함세웅 신부와 함께 사회통합과 양극화 문제 등.. 차기 정부가 해결해야 될 우리 사회의 과제와 그 해법에 대해 얘기 나눴습니다.
  
  *〈박인규의 집중인터뷰〉는 매주 월-금요일 오후 2시30분부터 3시까지 KBS 1라디오97.3MHz)에서 방송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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