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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규 명리학 <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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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규 명리학 <310>

2007 대선과 우리의 국운에 대해

이번 대선은 진보 측의 역사적인 대참패였다. 호남 지역표를 제외하면 진보를 지지한 유권자는 극히 소수에 불과했다. 참패한 쪽에서는 내년 총선도 있고 해서 열심히 패배의 원인을 복기(復棋)하겠지만, 너무 충격이 큰 탓인지 그마저도 제대로 될 것 같지 않다.
  
  노무현 대통령 탓을 많이 하는데 이는 안이한 발상이다. 정권교체는 언제나 집권당의 인기가 떨어질 때 나타나는 것이지 야당이 잘 해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것은 정치의 상식이다. 물론 노 대통령의 잘못도 많지만 그렇다고 노무현 대통령 탓을 하는 것은 진정한 원인 분석이 될 수 없다.
  
  또 정권 잡은 지 10 년이 되었으니 웬만하면 한 번 교체해야 한다는 심리는 당연히 들기 마련이지만, 이번의 참패는 그런 것만으로 설명되지 않는 부분이 많다. 가장 큰 원인은 진보 측에서 흘러간 유행가만을 계속 틀어주었기 때문이 아닌가 한다. '민주, 개혁, 평화'라고 하는 묵은 노래만을 일관되게 부르다가 그냥 주저앉고 말았던 것이 아닐까?
  
  사실 이번 대선에서 진보 측이 결코 놓쳐서는 안 될 전략적 자산이 있었는데 그것은 바로 양극화 문제였다. 양극화가 무엇인가? 바로 부익부 빈익빈의 악순환이 아니던가. 그러니 양극화야말로 진보와 평등을 주장하는 측이 가장 신명나게 활개를 치고 놀 수 있는 마당이었다. 우리가 악순환의 고리를 끊을 수 있다고 큰소리치면서 대중을 끌어들일 수 있었어야 했는데, 기이하게도 이번 대선에서 진보 측은 그 황금어장을 고스란히 보수에게 넘겨주고 말았다.
  
  통합신당이 흘러간 노래만을 부르면서 이 시장을 계속 놓치고 있으니, 문국현 씨가 어설프긴 하지만 바로 이 양극화 무대야말로 블루 오션이라 보고 뛰어든 것이었다. 그런데 막판에 가면서 정동영 후보의 지지율이 부진하자 기존의 모든 진보 세력들은 다급한 나머지 문국현 후보의 사퇴만을 종용하고 나섰다. 사실 조직도 약하고 대안도 어설프긴 했지만, 진보의 의미에서 볼 때 한 발이라도 가까운 쪽은 오히려 문국현 쪽이었는데도 말이다.
  
  진보 측에게 아픈 말이겠지만, 아픈 소리 한 번 하고자 한다. 이제 이번 선거로서 기존의 진보 측이 내걸던 모든 것들은 원점에서 재검토되어야 한다고 여긴다.
  
  간단히 말해 낡고 진부해진 철학, 철학의 빈곤이 우리 진보 측의 가장 큰 문제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다. 북한을 열심히 도와준 결과가 천만 유감스럽게도 현 정권 하에서 북핵 실험으로 돌아왔건만, 한나라당을 찍으면 전쟁이 난다는 얘기에 그간 얼마나 국민들이 식상해했는지 생각해 볼 일이다.
  
  어떻게 부도덕한 후보에게 표를 주냐고 했지만, 집권당이 얼마나 마음에 들지 않았으면 국민들이 도덕성에 흠이 있어 보이는 후보를 압도적으로 찍어야 했을까 하는 생각은 들지 않는가? 선거의 패배를 떠나 이명박 당선자가 실로 그런 사람이라면, 우리 국민들을 그토록 부도덕한 국민들로 만들어놓은 진보는 실로 광화문 광장에서 거적을 깔고 엎드려서 국민들로부터 죄를 청할 일이라 여기지 않는가?
  
  또 다시 조중동 연합전선과 재벌과 관료의 기득권 때문이라고 변명하는 것으로 어설픈 복기를 마칠 셈인가? 진보와 보수, 좌파와 우파는 성숙한 사회가 필연코 지니고 있어야 할 기운이고 기맥이다. 다시 말해 그 또한 필자가 이 칼럼을 통해 끊임없이 얘기하는 음양(陰陽)이며, 음양은 상호 모순과 협력을 통해 세상을 만들어간다. 진보가 낡았다면 새로운 진보, 좌파가 낡았다면 새로운 좌파가 등장해야 할 것이다.
  
  당장 내년 총선부터 시작할 일이다. 정말 잘 할 테니 한번만 기회를 달라고 국민들에게 울며 불며 매달릴 일이다. 내년 총선은 10년 만의 정권 교체라 국민들은 보수에게 확실한 기회를 부여할 것이라 볼 때, 또 한 번 보수의 압도적인 승리로 끝날 공산이 어느 때보다 높다.
  
  하지만 진보 측이 패배주의에 젖거나 부도덕한 국민들에게 무슨 표를 구걸하겠느냐는 고답적인 자세를 보이는 바람에 집권당의 전횡을 어느 정도 견제할 정도의 의석수마저 얻지 못하면 그 또한 진보가 죄를 짓는 일이 될 것이다.
  
  그러면 이것으로서 쓴 소리는 그만 하고 이번 대선과 연관해서 우리의 국운이 어떻게 전개될 것인지에 대해 얘기하겠다.
  
  이명박 정부는 경제 살리기를 모토로 등장한 신정부이다. 그런 만큼 대단한 의욕을 가지고 경제 제 방면의 일들을 추진할 것은 분명하다. 그런데 과중한 의욕은 과중한 부담을 의미하는 것이라, 자칫 경제적인 거품을 만들어낼 가능성이 크다. 특히 부동산 가격의 연착륙이라는 대단히 어려운 과제를 안고 출범하게 된다. 이 문제는 2009년 11월이 고비가 될 것으로 본다. 기축(己丑)년 을해(乙亥)월이라 토(土)의 기운이 대단히 약할 때여서 그렇다.
  
  그리고 주가 5000 포인트 시대를 열겠다고 이명박 당선자가 농 비슷한 말을 한 것도 불안한 대목이다. 주가는 많이 오르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며, 많이 오르면 떨어지는 충격도 대단하다는 것을 염두에 두어야 하는데 말이다.
  
  그리고 세계 경제는 내년부터 미국이 국운상의 겨울로 접어들면서 경기 후퇴와 겹칠 것으로 보이며, 그것은 결국 중국의 거품이 한꺼번에 해소되는 과정으로 연결될 것이다. 그 시기는 2010 경인(庚寅)년 하반기가 될 것으로 추산된다. 우리 경제가 의욕을 앞세워서 자체 거품을 만든 상태에서 중국 경제의 구조조정까지 겹친다면 그 파괴력은 가공할 정도일 것이다.
  
  바로 2010년의 60년 한 갑자(甲子)의 세월 전인 1950년에 한국전쟁이 있었듯 그 시기는 우리에게 대단히 어려운 고비가 될 것이다. 중국 경제의 거품 조정은 중국의 원조로 연명하는 북한 체제에게 있어서도 커다란 시련일 것이며, 심한 경우 바로 체제가 붕괴되면서 안 그래도 어려운 우리 경제의 커다란 부담이 될 공산이 높다.
  
  사실 북한은 남한의 신정부가 들어서는 내년부터 일 년의 시간이 핵을 포기하고 북미관계 개선을 통해 먹고살 수 있는 길목으로 들어갈 수 있는 유일하고도 마지막 기회라는 것을 알고나 있을까?
  
  북한은 1948 년 9월 9일에 성립되었다. 그러니 내년으로서 만 60년을 채우게 되는 까닭이다. 이제 주어진 시간을 다 소진했고 더 이상의 시간은 주어지지 않을 것이니 아슬아슬한 마음이다.
  
  이 글을 쓰는 데 적지 않은 시간, 거의 꼬빡 하루 나절의 시간을 소요했건만 글의 분량은 오히려 적다. 진종일 가슴 속에는 또 한 시대가 흘러갔다는 소회(所懷)로 가득했던 까닭이다.
  
  그저 바라건대 보수의 시대를 맞이하여 '프레시안'이 더욱 값진 언론으로 거듭나기를.
  
  (전화:02-534-7250, E-mail :1tgkim@hanmail.net)
  김태규의 명리학 카페 : cafe.daum.net/8co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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