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 대선이 끝났다. 사상 최악의 투표율, 후보들의 난립, 합종연횡, 규명되지 않은 의혹.. 대선은 끝났지만 그 후유증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2002년 대선, 87년 민주화 성과를 등에 없고 등장한 진보 진영은 무소의 뿔처럼 거침없는 내달릴 것 같았다. 이제 한국 역사는 새롭게 쓰여 질 참이었다.
그로부터 5년. '진보 진영'은 국민들로부터 보기 좋게 '삼진아웃'!
2007 대선 평가와 함께 진보진영의 참담한 실패의 원인이 무엇인지 각계각층의 목소리를 들어봤다.
시민사화운동, 역대 어느 선거보다 무력감 느껴
[김병권 / 새로운사회를여는연구원]
Q. 국민들은 어떤 변화를 원하나?
A. 지금 국민들이 원하는 것은 지금까지 20년 동안 만들어 온 작은 민주화의 성과를 지키는 게 목적이 아니고 지난 10년 동안 본인들이 고생하고 본인들이 잃어버린 경제생활의 어려움을 되찾고자 하는 게 핵심적인 바람이라는 거죠. 시민사회단체나 대통합민주신당은 부응하지 못했고 이명박 정부 거짓인지 진짠지는 몰라도 어쨌든 외형적으로는 그런 경제적인 생활의 개선을 약속하겠다고 적극적으로 나왔기 때문에 거기에 대해서 국민이 한시적인 지지를 보내 준거다 이렇게 평가를 하는 게 맞다고 보는 거죠.
Q. 이번 대선은 사회적 보수화의 징표인가?
A. 20대의 젊은 층에서 그런 경향이 의외로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현상인데 사실은 한나라당 정권 아래서 자신의 성인세대를 보낸 적이 없는 세대들이란 말이죠. 그들이 성인이 돼서 겪게 되었던 어려움은 그들의 눈높이로 보면 지난 10년간 자칭 개혁정부의 실정 때문에 어려움을 겪게 된 거죠. 그리고 거기에 대한 반발심리가 마땅한 대안이 없는 가운데 보수 세력으로 표 쏠림 현상이 된 게 아닌가. 정치적인 투표행위만 가지고 국민이 보수화되었다 이렇게 평가를 하는 건 상당히 무리가 있다고 생각을 합니다.
Q. 시민사회운동의 과제는?
A. 2007년도 대선에서 사실은 그 어느 역대 선거보다도 무력감을 느낀 적이 없었을 거다 이런 판단이 됩니다. 국민의 생활이 너무 절박하고 엄중하다. 힘들고 험난한 국민생활 속에서의 운동으로 거듭나고 그 운동 속으로 가야만 시민사회운동도 국민의 지지를 받는 새로운 시민운동이 되지 않을까 이렇게 생각을 합니다
구호로 대중을 설득하는 시대는 지나...
[정진우 / 서울제일교회 목사]
Q. 이번 대선 결과에 대해서?
A. 하여튼 마음이 좀 착잡합니다. 차이가 난다 그래도 이렇게 크게 차이가 날 건가, 생각하지 못했는데.. 그동안 평화개혁세력들이 이런 패배를 잘 성찰해서 반성의 기회로 삼는 것이 우리한테 필요한 것이 아닌가, 그렇게 생각을 합니다.
Q. 이번 대선에서 진보진영이 실패한 이유는?
A. 구호로 대중을 설득하는 방식의 시대는 이제 끝났다. 어쨌든 이명박 후보가 많은 도덕적 결함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청계천이라든지 버스전용차선제라든지 이런 걸 어쨌든 가시적 변화를 이끌어냈다는 데 어떤 대중들의 마음들이 신뢰가 가지 않았나.. 이념의 시대를 넘어서서 실사구시적인 사회변화를 누가 선도하고 누가 주도권을 잡을 수 있겠냐에 대해서 치열한 모색과 공부, 성찰이 있어야 되는 지점이 아닌가, 그런 생각을 해봅니다.
Q. 기독교인의 입장으로서 이번 대선은?
A. 기독교가 한국사회에 대단히 많은 힘을 가진 세력이 되버렸어요. 기독교인 대통령이 당선이 됐는데.. 역대 기독교인 대통령들이 그렇게 좋은 평점을 받지 못했습니다. 이승만 대통령도 그랬고, 김영삼 대통령도 그랬고.. 과거의 어떤 잘못된 전처를 되풀이하지 말고 반면교사로 삼아서 좋은 정치를 해야 하는 그런 책임을 갖고 있지 않나, 그렇게 생각을 합니다.
이번 대통령은 조중동으로 상징되는 보수신문이 만들어...
[김언경 /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 모니터부장]
Q. 방송의 대선보도태도는 적절했는지?
A. 방송은 기계적 균형이라는 함정에 빠져가지고 거의 언론의 기능을 하기 어려운 현실적인 한계가 존재했던 것 같고요.
Q. 신문의 대선보도태도는 적절했는지?
A. 보수 신문들이 정말로 노골적으로 줄을 서는 심하게 편파적인 보도를 많이 했습니다.
Q: 노무현의 '입'과 이명박의 '입'
A. 20개 정도의 비하 발언들, 논란 발언들이 있었어요. 부동산 투기 옹호발언 같은 경우에, 돈 많은 사람들이 더 좋은 곳으로 옮기거나 투기를 목표로 옮기는 것은 정부가 그렇게 관여할 일이 아니다, 세금만 잘 받으면 된다, 이명박 후보가 이렇게 말을 했는데요, 이 발언을 보도한 곳은 경향신문 밖에 없었거든요.
Q. 이명박ㆍ노무현ㆍ정동영 논란 발언 양적 분석
A 반면에 2002년에 노무현 대선 때 깽판 발언이라든가 아주 심하게 회자되는 정동영의 노인 폄훼발언 같은 경우 보면 예전에 선거 보도량을 보면 굉장히 많거든요. 35건, 45건... 각 신문들이 거의 30~40건의 보도량을 보였거든요. 그에 비하면 이명박 후보는 1년 내내 발언 이렇게 많이 했는데도 거의 보도가 되지 않고 있는...이런 것들이 아주 노골적으로 특정 후보에 대한 편들기가 얼마나 심했는지를 보여준다는 거죠.
Q: 신문의 편집 태도는?
A 선거 끝나기 일주일 전부터 박근혜 대표에 대한 보도가 굉장히 많았어요. 그런데 편집 상태를 보면, 이게 조선ㆍ중앙ㆍ동아의 내용인데요, 박근혜 전 대표가 이명박 후보하고 정동영 후보하고 똑같은 사이즈로 동정이 나오는 거예요. 그런데 이 내용을 구체적으로 보면 이명박 후보를 지지하는 연설을 하러 다니시는 거거든요. 그렇다면 이건 이명박 후보가 두 건이 되는 거죠.
Q. 조중동의 보도에 대해 총평하자면...
A. 그야말로 한 마디로 말하자면 노골적으로 대통령을 만들었다, 이렇게 저는 평가를 하는 거죠.
2007 대선, 참여정부 심판 투표
[이지현 / 참여연대 의정감시센터 팀장]
Q. 이번 대선의 특징은?
A. 이제 올해는 인터넷도 조용하고 잠잠했고. 글 한 번 잘못 올리면 경찰에 불려간다더라 하는 게 이미 네티즌들 사이에서 공공연히 알려진 사실이었기 때문에 인터넷 공간도 판단했고 또 이 거리 오프라인 공간은 우리 선거법 규제가 워낙 심하기 때문에 원천적으로 굉장히 불가한 측면이 많이 있어요. 그래서 선거 자체가 전반적으로 '유권자들이 소외된 선거, 그들만의 잔치' 이렇게 끝난 측면이 있다는 것이 가장 핵심적인 특징인 것 같습니다.
Q. 한국사회가 전체적으로 보수화 되었나?
A. 지금 선거결과가. 올해 이제 대선 투표 결과가. 우리 사회가 보수화된 결과다라고 보기에는 아직은 속단하기에 어려운 시점이라고 봅니다. 그러니까 경제가 중요하고 경제를 살리겠다는 대통령에게 호감이 갈 수는 있는데 이게 이제 전반적으로 진보와 보수를 가르는 전통적 잣대라는 측면에서 봤을 때 분배 내지 복지라고 하는 개념을 완전히 버리자. 남북 관계에 있어서도 지금과 같이 화해무드로 가는 것은 어렵다 이런 방향으로 국민들이 정책적인 방향이 돌아선 것은 분명히 아니거든요. 그런 측면에서 보면 사회 전체가 보수화되어가고 있다고 보기에는 아직 좀 이른 시점이 아니냐, 이런 판단이 있습니다. 다만 이번 투표과정에서 회고투표, 정권의 심판 투표. 이런 부분들이 작용을 한 측면들이 분명히 있었던 것 같습니다.
Q. 이번 대선에서 언론의 역할은?
A. 언론의 역할 굉장히 중요한 데 실제로 보수 언론들은 예를 들면 제기되었던 의혹들에 대해서 신중하게 내지는 집중적으로 다루지도 않았죠. 그렇다고 해서 정책이 토론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지도 못 했고요. 각 정치 세력 간에 정쟁이나 다툼을 보도해서 그냥 흥미를 유발시키는 내지는 경마식 보도, 여기에만 집중했다고 생각하고 국민들이 선거를 보면서 이게 무슨 내가 그냥 투표하는 게 무슨 희망이 있겠어? 내가 이것을 한다고 세상이 바뀔 것이라는 생각을 갖지 못하게 된 하나는 저는 언론의 역할이 굉장히 컸다고 생각합니다.
이명박 당선자 노동정책 없어...
[김호진 / 뉴코아 노조 위원장]
Q. 이명박 후보 당선 소식을 듣고....
A. 50%를 넘었다는 소식을 듣고 다들 비통한 심정이었었죠. 국민들이 환각, 환상 속에 빠져있다는 생각이 좀 있어서...
Q. 이명박 당선자의 노동정책을 어떻게 보는가?
A. 뉴코아 이랜드 사태로 대표되는 비정규직 법안의 문제를 이명박 후보는 노동조합이 만들어낸 것이다. '노조가 문제다.'라고 해서 한 번 인터뷰 기사가 나왔는데요. 전 그것만 보더라도 명확하게 드러나는 것이고 오히려 보면 노동정책이 없는 것이, 없는 것 자체가 문제라고 생각이 들고요. 오직 기업하기 좋은 나라만 만들어지지 않을까..
Q. 대응책은 무엇인가?
A. 대응책이 없다는 게 우리들을 가슴 아프게 하죠.
Q. 친 노동자후보를 노동자들이 외면한 이유는?
A. 가장 노동자의 입장을 많이 대변한다는 후보가 이것(노동정책)들을 차별화하지 못한 또 한 가지 측면이 있다는 생각이 들고요. 그리고 문제는 이게 어떤 이데올로기로 접근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단순한 경제 살리기로의 측면이 너무 강했다는 거죠.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A. 저는 오히려 그냥 어떻게 보면 반어적인 의미도 될 수 있을지 모르겠는데 저는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가 오히려 자기 색깔만 냈으면 좋겠습니다. 노동자들을 혼란하게 하는 그런 짓은 하지 말고 오히려 깨끗하게 자기 색깔을 내는 것이 극명하게 국민들에게 평가받는 길이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노동자 농민 도시빈민 등 민중의 역할이 필요할 때..
[최인기 / 전국노점상총연맹 정책위원장]
Q. 대통령 선거 결과를 보면서..
A.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거나 도덕적으로 잘못된 사람이 이 나라의 최고의 통치권자가 된다라는 것에 대해서 정말 너무 가슴이 아픕니다. 이것은 비단 저 뿐만 아니라 아마 많은 사람들이 그런 생각을 갖고 있을 것이다라고 생각하구요.
Q. 진보진영의 향후 행보는?
A. 진보진영, 정말 올바로 역사를 창조할 민중과 노동자 농민 도시빈민 이들의 역할이 앞으로 대단히 크다라고 생각합니다.
Q. 대통령 당선자가 서민 문제를 해결할 가능성은?
A. 당선기간 내내 도덕적인 문제는 여전히 이명박 후보를 발목 잡는 가장 큰 현안이지 않겠는가 라는 생각이 좀 듭니다. 그리고 경제 대통령으로 얼마만큼 국민들의 심화된 빈곤문제라든가 양극화된 현실을 극복할 수 있을 것인가 라고 했을 때, 크게 기대할 수 없지 않은가 라는 생각이 듭니다.
교육공동체가 파괴되는 조짐들이 나타날 것...
[유승봉 / 청주 상당초등학교 교사]
Q. 이명박 당선자의 교육정책이 미칠 영향은?
A. 아무래도 효율과 경쟁원리를 도입하기 때문에 학교 현장에 우선 나타나는 것이 불안감 같은 것하고 교사들이 개별화 될 겁니다. 아마. 그래서 각자 살 길을 찾는 다고 그럴까요. 아마 교육공동체가 파괴되는 그런 조짐들이 나타날 겁니다. 내가 어떻게 좋은 대학을 나와서 출세할 것인가 하는 그런 개인의 문제로 아마 접근을 하게 될 겁니다. 그렇게 되면 실제로 공교육이 내세우는 모든 이에게 평등한 그런 기회를 제공하는 이런 길이 허물어지게 되는 거죠.
Q. 향후 교육문제 대응 방향은?
A. 그렇기 때문에 이 교육문제는 단순히 교사들의 문제, 이런 정도로 취급할 것이 아니고 전체적으로 교육문제를 전체 사회를 바꾸어 나가는 큰 문제로 바라봐야 됩니다.
기획: 박사야
영상취재: 인디코
편집: 인디코
제작: 인디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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