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의원회관에서 만난 민주노동당 노회찬 의원의 첫 마디다. 이번 대선에는 사표심리도 없었다. 그럼에도 국민들은 민주노동당에 준엄한 경고를 했다. 국민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라는 의미다. 3%의 저조한 성적표를 받아든 민주노동당 노회찬 의원은 이번 대선을 참패로 규정했다. 그리고 그 원인으로 첫째 국민에게 귀 기울이기보다는 자신의 생각을 알리려고만 한 오만한 자세, 둘째 과거와 별로 달라지지 않는 정책 공약들의 답습, 셋째 당 내부의 정파 간 갈등을 들었다. 화려한 언변으로 유명한 노회찬 의원이지만 이날은 말을 아꼈다. 아래는 노회찬 의원과의 인터뷰 전문이다.
Q1. 이번 대선 결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A1. 역대 선거에서 민주노동당 같은 진보정당을 가장 괴롭혔던 것은 사표심리였는데, 이번에는 사표심리가 대단히 완화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득표율이 대단히 저조했던 것은 참패라고 아니할 수 없습니다. 민주노동당에도 '국민들이 책임을 묻고 있다', '매섭게 회초리를 들었다' 저는 이렇게 생각되고, '매를 달게 맞아야 되는 것이 아닌가', '국민들의 목소리에 이제 귀를 기울여야 되지 않은가'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특히나 민주 노동당을 총선에서 지지하겠다고 한 분이 10%인데 그분들 중에 이번에 민주노동당 후보를 지지한 사람은 절반도 안 되거든요. 이것은 민주노동당에 대한 애정을 완전히 거둬드린 것은 아니지만 이번 선거를 통해 민주노동당에게 준엄한 경고를 내리고 있는 것은 아닌가 그렇게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Q2. 저조한 성적표는 민심을 제대로 읽지 못한 것이 아닌가? 어떤 변화가 필요할까?
A2. 국민들이 무엇에 더 고통스러워하는지 무엇을 더 갈망하는지 정확하게 알고 거기에 대해서 정책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그런데 그런 것 보다는 민주노동당이 스스로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을 국민들에게 알리는 데 더 주안점을 두지 않았는가. 즉 국민 앞에서 겸허히 귀를 기울이는 자세보다는 자신의 생각, 자신의 철학을 일방적으로 이렇게 알리려고 한 오만한 자세를 가지지 않았는가. 이런 점에서 개선이 필요하고요.
그 다음에 민주노동당이 진보정당으로 자기 개발을 계속해서 참신하고 감동적으로 전달될 수 있는 그런 정치활동을 펼쳐야 한다고 봅니다. 그런 점에서 구태의연한 활동방식이라든가 또는 과거로부터 별로 변하지 않는 그런 어떤 정책 공약들을 답습하는 문제 이런 것들도 극복해야 될 과제이고요.
마지막으로는 아직 크지 않은 당인데 내부의 정파 간의 갈등이라든가 이런 것들이 상당히 소모적이고 작은 권력을 서로 나누려고 다투는 그런 모습으로 상당히 부정적인 이미지를 주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런 점들도 내부로부터 극복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Q3. BBK 논란에도 불구하고 이명박 후보가 50% 가까이 지지를 얻었는데?
A3. 이명박 후보에 대한 지지는 이명박 후보의 도덕성이라거나 또는 비전이라거나 이런 순도 높은 진정성 있는 지지라고 보기 어렵습니다. 오히려 지난 5년간의 참여정부의 행태에 대한 반발감 이런 것들이 이명박 후보에 대한 지지로 반사적으로 던져진 측면이 꽤 있다고 봅니다.
Q4. 이제 당면 과제는 총선인데 어떤 계획인가?
A4. 총선이 이제 100여일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민주노동당이 짧은 기간이기는 하지만 뭔가 국민들의 준엄한 경고를 허심탄회하게 받아드리고 겸손한 자세로 자신을 변화시키고 혁신시키는 그런 애쓰는 모습을 국민들에게 보여줄 때 민주노동당은 다음 총선에서 잃었던 지지, 잃었던 신뢰를 회복할 수 있으리라고 봅니다.
Q5. 차기 정부에서 민주노동당의 역할은?
A5. 지난 5년간 우리 국민들이 사회 양극화 등 정부의 기득권 중심의 정책 때문에 고통스러웠습니다. 역설적이게도 사회 양극화를 더 심화시킬 수밖에 없는 그런 이명박 정부가 이제 들어섰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민주노동당의 존재가치, 그 다음에 역할 훨씬 더 많아지리라고 보고요. 그런 점에서 민주노동당이 소외된 우리 서민들의 이익을 대변하는 데 더 분발해서 앞장서도록 하겠습니다.
기획 : 박사야 / 영상취재 : 최진훈 / 편집 : 최진훈 / 제작 : 인디코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