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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노-386그룹의 운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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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노-386그룹의 운명은?

'노무현 시대' 주역들의 뒤안길

대선은 드라마틱한 승부다. 게다가 우리 정치현실은 승자독식 구조다. 숱한 패자가 양산될 수밖에 없다.

2002년에는 후보단일화 합의를 무참하게 깬 정몽준 의원, '철새' 행각을 벌였던 김민석 전 의원 등이 대표적인 패자로 기록됐다. 올해 대선에서도 자신의 정치생명이 걸린 운명적 기로에선 정치인과 세력이 있다.

친노그룹

디오피니언 안부근 소장은 최근 <프레시안>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대선의 최대 패배자는 노무현 대통령이며 친노세력의 정치적 행동반경이 좁혀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당 내에는 친노그룹은 사실상 해체된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해석이 일반적이다.

선거 자체를 패배로 몰고간 강력한 '반(反) 노무현 정서' 속에서 사실상 정치적 활로를 찾기 힘들어졌다는 것. 최근 친노 정치세력화의 진앙처럼 여겨졌던 참여정부평가포럼도 해체를 선언했다.
▲ 이해찬, 한명숙, 유시민 의원 등이 당 경선 승리를 다짐하고 있다. ⓒ연합뉴스

친노의 대명사 유시민 의원은 내년 총선에서 대구에 출마키로 했다. '이보 전진을 위한 일보 후퇴'로 평가하는 시선이 있지만, 지금 같은 정치 분위기가 이어진다면 그의 당선 가능성은 지극히 낮다. 유 의원과 달리 '친노 3인방'으로 꼽혔던 이해찬, 한명숙 전 총리는 당내 역할을 인정받으며 범여권의 중진으로 남을 가능성이 높다.

유 의원 뿐만 아니라 친노 세력은 대통합민주신당 내에서도 '계륵'이다. 노무현 색채를 완전히 빼야 내년 총선 전망이 그나마 설 수 있다는 분석이 파다해 조만간 당내 친노-반노 갈등이 재현될 소지도 다분하다.

총선을 앞두고 이들이 신당을 탈당해 문국현 후보와 손을 잡을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되나 문 후보 진영에서도 친노색이 부담스럽기는 마찬가지다.

386 그룹

사실상 이번 대선을 거치며 386 의원 그룹은 해체됐다고 봐도 무방한 상황이 됐다. 일찌감치 행보가 달랐던 친노 386 뿐 아니라 경선 기간 동안 비노-반노 그룹 내에서도 갈 길이 판이하게 갈렸다.

임종석, 최재성, 이인영 의원 등이 당내 중립세력으로 남아 안전판을 선택한 가운데 김부겸, 송영길, 우상호 의원 등은 손학규 후보를 지지했고 김영춘 의원은 문국현 후보 지지를 선언하며 신당에서 탈당했다.

386 그룹이 정치세력으로서의 의미를 찾기 어려운 것은 단지 정치적 선택이 갈렸기 때문만은 아니다. 노무현 대통령과 함께 전면에 나선 신진 개혁정치 세력으로서 386 그룹은 노무현 시대의 마감과 함께 평가의 기로에 서게 됐다.

적어도 현재까지는 후한 평가를 받기 어려워 보인다. 노무현 정부-열린우리당의 핵심 그룹이 됐지만 그들은 '아마추어리즘'의 표상처럼 질타를 받았다. 또한 그들 중 누구도 노무현 정부, 열린우리당의 실패에 대한 책임을 지지 않았다.
▲ 대통합민주신당 임종석, 최재성, 강기정, 김종률 의원 등이 BBK 검사 탄핵안을 제출하고 있다. ⓒ연합뉴스

손학규의 실패와 새로운 도전

손학규 전 경기도지사에 대해선 평가가 엇갈린다. 우선 한나라당을 탈당해 범여권으로 건너와 신당 창당을 촉발시킨 '창당 주역'이라는 측면에선 점수가 야박하지 않다. 대선기간에는 선거 막바지에 이르러 강행군 유세로 목에 무리가 와 입원을 할 정도로 열성을 다한 모습도 보였다. 대선을 거치며 어쨌든 범여권 착근에 성공했다는 것.
▲ 손학규 선대위원장이 광주 유세에서 연설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러나 이번 대선의 특징이었던 정당정치의 실종에 대한 비판에서 손 전 지사는 자유롭지 않다. 한나라당 대선 경선에서 안 될 것 같으니 넘어온 게 아니냐는 의구심이 여전하다. 그런 비판을 알고 감행한 모험은 결과적으로 당 경선에서도 패한 실패로 끝났다.

'손학규 대세론'이 범여권에 자리잡았을 때만 해도 불어났던 세력 기반도 경선 패배와 더불어 급속하게 해체됐다. 한나라당 탈당 이후 386 의원들, 민주당 출신 원외위원장 등이 모여 손학규 캠프를 구성했으나 경선 종료와 함께 흩어지다시피 했다. 민주당에서 신당으로 건너와 '손학규 지지'를 선언했던 엄대우 전 통합신당 전북선대위원장 등은 지난 30일 이회창 후보 지지를 선언했다.

당 내에서는 정동영 선대위가 구성되자 "손학규 후보 그룹은 선대위의 핵심이었던 가족행복위에 한 사람도 들어가지 못했고 이래서는 내년 총선도 어려울 것"이라는 뒷말이 나돌기도 했다.

그러나 손 전 지사가 암중모색의 기회마저 상실한 건 아니다. 신당의 새 간판으로 손 전 지사가 거론되기도 한다. 그 역시 당권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후문도 들린다. 혈혈단신 적진으로 넘어온 손 전 지사의 진짜 모험은 지금부터라는 얘기는 그래서 나온다.

그의 나이 60세. 대권을 포기하기엔 나이도 아직 젊다. 그가 '원로 아닌 원로'로 밀려나느냐, 지리멸렬한 범여권의 새로운 구심이 되느냐도 조만간 판가름 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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