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로써 김홍일 서울지검 3차장과 최재경 특수1부장, 김기동 부부장검사에 대한 탄핵소추안 처리 절차가 시작됐다. 국회법에 따라 국회에 보고된 탄핵소추안은 보고시점으로부터 24시간 이후 72시간 이내에 처리되어야 하고 그렇지 못할 경우 자동 폐기된다.
이에 따라 탄핵소추안은 오는 14일 본회의에서 처리가 유력하다. 신당은 한나라당을 제외한 다른 당의 협조 하에 재적과반수 통과를 자신하고 있으나 한나라당이 여전히 물리력 행사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는 상황이다.
신당 "BBK 검사 탄핵안 재적과반수 통과 자신"
신당 김효석 원내대표는 이날 본회의 직전에 열린 의원총회에서 "국회가 국민으로부터 위임받은 모든 권한을 다 동원해 BBK 수사 잘못된 것을 다 밝혀내겠다"면서 "다른 정당, 정파와 긴밀한 협조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원내대표는 "민주당 내 의원 5명, 참주인연합 김선미 의원과 창조한국당 김영춘 의원과도 약속을 받았다. 무소속 이회창 캠프에 참여하고 있는 김병호 의원과 협조 통화했고 국민중심당 류근찬, 권선택 의원과도 접촉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탄핵안은 무기명 비밀투표를 하게 되기 때문에 한나라당 안에서도 반발표가 있으리라고 생각한다"며 "재적 과반수는 충분히 확보할 수 있다는 확신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같은 시간 한나라당 의총은 '무시' 기조로 진행됐다. 안상수 원내대표는 이인제, 문국현 후보를 향한 신당 정동영 후보의 공동정부 구성 제안에 대해 "상대 후보에게 이익을 주겠다고 약속해 사퇴시키려는 시도로 명백한 선거법 위반이다"라며 비판하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안 원내대표는 "BBK 수사검사에 대한 탄핵소추 발의안은 오늘 본회의에 보고될 것이며 14일 표결을 하는데 이 때 한나라당이 탄핵소추안에 대해 몸으로 저지할 것인지, 표결에 정상적으로 응할 것인지, 다른 당의 태도와 동의 여부를 종합해서 어떤 입장을 취할지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김정훈 공보부대표는 한나라당이 이날 국회 본회의 보고를 무시한 것과 관련 "온 국민이 태안반도 기름유출 사고를 걱정하는 마당에 신당이 위법한 탄핵안을 제출한다고 해서 한나라당이 물리력으로 저지하려는 모습이 바람직하지 않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한나라당은 오는 14일 국회 본회의에서 신당 측이 '이명박 특검'법안 직권상정을 시도할 가능성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신당은 이날 오전 임채정 국회의장을 만나 한나라당의 소집 반대로 두 차례 무산된 이명박 특검법안에 대한 직권상정을 요청했다.
이에 대해 김정훈 부대표는 "오는 14일 혹시 '이명박 특검'법안까지 국회법을 무시하고 직권상정하려 할 경우 그날 오전 의원총회를 통해 어떻게 대응할지 결정할 것"이라며 물리력 저지를 시사했다.
민노-민주도 '글쎄'
한나라당의 이같은 태도는 민주노동당, 민주당 등이 검찰 탄핵에 대해 미온적 태도를 보인데 기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민주노동당 박용진 선대위 대변인은 "법사위 청문회를 통해 수사과정에서 위법한 사실이 있었는지 밝히는 것이 우선"이라며 "신당이 일방적으로 밀어붙이는 탄핵소추안은 문제가 있다"고 비틀었다.
박 대변인은 "신당이 국민의 동의를 받기 위한 절차를 거치려 하지 않는 것이 안타깝다"며 "청문회를 통해 위법 사실이 밝혀지면 그 때 표결을 통해 탄핵안을 발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민주당도 우호적이지 않다. 민주당은 이날 "검사들이 헌법이나 법률을 위배했는지 여부는 검사들이 제기한 수사사건에 대한 법원의 최종판결로 판가름내야지 국회가 예단할 일이 아니다"고 밝혔다.
최인기 원내대표는 "검사에 대한 탄핵소추는 정치적 목적으로 사용될 경우 검찰권을 무력화시킬 수 있는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며 "탄핵소추안 의결 문제는 매우 신중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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