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특히 "부정부패, 친일, 반세계, 반평화 세력에게 미래를 맡기지 않으려면 고뇌에 찬 결단을 할 사람들이 제한돼 있다"고 민주당 이인제 후보를 포함하는 단일화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대선 막판까지 범여권 3대 세력의 단일화가 여전히 가능성이 열려 있는 마지막 변수로 떠올랐다. 비록 세 후보의 지지율 합이 이명박 후보의 지지율에 턱없이 부족하고 선거 막판 특정 후보 진영의 '사퇴'로 성사되는 단일화의 효과가 불투명할지라도 내년 총선을 앞둔 범여권의 질서 재편이라는 측면에선 의미가 적지 않다.
문국현 "민주당-신당 논의 나쁘게 안봐"
문 후보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그간 정동영 후보와 그 진영에 지나치지 않을까 싶게 날선 공격과 비판을 해온 게 사실이지만 악감정이 있어서 그런 것은 아니다"며 "정 후보의 노력과 정치적 이상을 전부 부정하려는 것이 아니다"고 유화적인 태도를 보였다.
그는 "정 후보가 이 난국에서 모든 기득권과 정치적 목표를 접고 살신성인의 자세로 나선다면 국민들은 열광하게 될 것"이라며 "나 역시 수구부패 동맹의 집권을 막고 역사의 전체적 발전을 위해 그 어떤 희생도 치를 각오가 돼 있다"고 말했다.
문 후보는 또한 이명박 후보를 비판하며 "환경과 생명을 도외시하는 세력을 바로잡고 우리 미래를 젊은이들에게 주기 위해서는 민주당도 신당과 논의하는 것을 나쁘게 보지 않는다"고 전향적인 입장을 밝혔다.
그는 "평소 가치관이 달라 그에 대한 정리 절차나 사과는 있어야 한다"면서도 "기득권 부패 세력이 경제를 살리겠다고 하지만 국민의 95%를 외면하는 경제를 방치하지 않기 위해 힘을 합치는 것을 좋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동안 문 후보 진영은 신당과 민주당의 단일화 협상에 대해 '낡은 정치로의 회귀'라며 강하게 비판해왔다.
신당 "총선까지 내다봐도 단일화는 슬기로운 선택"
대통합민주신당과 민주당도 12일을 '디-데이'로 잡고 통합을 전제로 한 단일화를 추진하고 있어 13일 부재자 투표 직전 막판 후보단일화가 이뤄질지 주목된다.
신당 정대철 총괄 상임선대위원장은 11일 "성공하지 못한 전례가 있는 탓에 최근 후보단일화를 가지고 조심스러운 분위기"라며 "그러나 대선뿐 아니라 총선에서까지도 후보단일화와 통합은 슬기로운 길이라는 것이 명확한 사실"이라고 말했다.
정대철 위원장은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의 길은 이념이 같고 정강정책이 비슷한 세력끼리 정책연합과 연립정부 수립을 위해 후보 단일화를 하는 것"이라며 "오늘과 내일 사이 조그마한 차이는 극복하고 가시적인 좋은 성과가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원기 전 국회의장은 "국민들이 과거 어떤 후보진영에 속해 있던 민주평화개혁세력은 현실적으로 정동영으로 단일화하는 길 밖에 없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며 "국민들이 결과적으로 단일화를 만들어주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결국 민주당 이인제 후보 쪽이 됐든, 창조한국당 문국현 후보 쪽이 됐든 정동영 후보 쪽으로 국민이 단일화를 시켜줄 것"이라며 "(단일화 논의가) 오래 걸리지 않으리라 본다"고 했다.
조세형 선대위 최고고문도 "선거에선 언제든 지지자들이 안심하고 확실하게 투표할 수 있도록 후보를 정리해주는 것이 정치권이 국민에게 해야 할 도리다"고 거들었다.
민병두 선대위 전략기획본부장는 "어제 백낙청 교수, 함세웅 신부 등이 단일화 촉구 성명을 발표하는 등 후보단일화 문제는 이제 국민운동 수준이 됐다"면서 "당 여론조사 결과 후보단일화가 됐을 경우 대역전도 가능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문국현 후보 측을 압박했다.
그는 "단일화의 시너지 효과로 대역전도 가능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정동영 후보로 단일화 될 경우 수도권에서는 10% 가까이 상승하는 기대치가 나왔고 사무관리직에서는 40%까지 상승해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를 제치고 지지율 1위까지 가는 것으로 나온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선관위에 합당 등록 신고부터 하고"
민주당도 신당과의 통합, 후보단일화에 긍정적인 태도를 내비치고 있다. 민주당은 이날 오후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당의 입장을 확정지을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이상열 정책위의장은 이날 KBS라디오 <안녕하십니까 백운기입니다>에 출연해 "어제 박상천 대표와 이인제 후보가 만나 허심탄회하게 논의한 결과 통합을 전제로 한 단일화를 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상열 의장은 단일화의 방법과 관련 "단일화에 대한 원칙이 정해지고 국민의 지지를 많이 받는 분으로 돼야 한다"며 "별도의 여론조사를 할 시간도 없고 그럴 필요도 없지 않겠느냐"고 말해 신당 정동영 후보로의 후보 단일화에 동의하고 있음을 암묵적으로 드러냈다.
그는 "오늘 저녁 합동 TV토론이 있고 13일 부재자 투표가 있으니 아마 내일 정도까지는 되어야 하지 않겠냐"며 12일 단일화 선언이 있을 것임을 시사했다.
그는 문국현 후보와의 단일화에 대해서도 "중도개혁 노선에 동조하는 세력이라고 한다면 모두다 하나로 모아야 된다. 창조한국당 문국현 후보라고 해 예외가 될 수 없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 의장은 신당과의 후보 단일화에 대해 당대당 통합을 전제로 한 단일화가 되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11월에 통합 선언까지 했다가 약속이 지켜지지 않은 전례가 있다"며 "일단 선관위에 합당 등록 신고라도 하고 후보 단일화를 하자는 게 민주당의 입장"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에 대해 신당 이낙연 대변인은 "선관위 등록은 대선 이후의 과제라고 본다. 지금은 합당 신고를 하는 것은 국민에게 혼란을 줄 것이며 시간상으로도 가능하지 않다"고 부정적인 견해를 밝혀 막판 절차적 문제가 또다시 걸림돌이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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