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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타요리', 아르헨 문화계 난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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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타요리', 아르헨 문화계 난타

김영길의 '남미리포트' <292> 아르헨 공연, 화제 만발

"상식을 완전히 초월한 신나는 신종 뮤지컬이었다."

"모든 주방기구가 한국의 전통악기로 손색없이 쓰일 수 있다는데 놀랐다."

"국경과 문화, 언어의 차이를 뛰어넘어 누구나가 공감할 수 있는 기발한 연주와 신나는 연기를 보여주었다."

"한국 음식문화에 관심을 갖게 하는 공연이었다."

"푸짐한 한식 메뉴에 포만감을 느꼈다. 실제로 한식을 먹어볼 의욕을 강하게 느끼게 해준 기회였다."

"이렇게 즐거운 식사는 처음이다. 너무 웃어 배가 아플 지경이다."

지난 29일 부에노스아이레스 중남미 한국문화원이 개관 1주년을 기념해 초청한 한국의 난타공연(NANTA 'COOKIN')이 끝난 후 현지 학계와 문화계 인사들이 말한 평가다.
▲ '난타' 아르헨티나 공연 장면 ⓒ김영길

해외에서만 2000회가 넘는 공연으로 100만 명 이상의 관객을 불러 모은 난타는 소문대로 아르헨티나에서도 2시간의 공연시간 동안 숨 쉴 틈도 주지 않고 '좌충우돌' 관객들을 폭소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다.

주방기구들을 악기 삼아 사물놀이를 공연한다는 기발한 발상으로 결혼식 피로연에 쓸 음식을 요리하는 과정을 그린 난타공연은 관객들을 무대로 불러 즉석결혼식을 거행하는가 하면 주방 전체를 관객들에게 맡기기도 하는 등 난장판(?)의 연속이었다.

하지만 이런 엉뚱한 발상이 아르헨 관객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면서 한국어 설명 속에 간간히 양념으로 튀어나오는 스페인어에 환호를 연발했다.

2시간 동안의 폭소와 환호 속에 공연이 끝난 후 아르헨티나 문화의 상징으로 평가 받고 있는 오페라극장 '콜론'의 후원회 관계자들은 난타 공연에 대해 필자와 나눈 대화에서 "전통뮤지컬의 다소 딱딱한 격식과 고루함을 단숨에 허물어버린 훌륭한 공연이었다"며 "특히 악기에 대한 개념을 송두리째 바꾸어놓은 일대 사건"이라고 후한 점수를 주었다.

현지 학계의 한 인사는 "주장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냄비를 활용한 연주는 일품이었다"면서 "특히 냄비 연주가 인상에 남는 건 아르헨티나에서 냄비를 두드리는 시위대가 정권퇴진운동으로 번진 것을 연상케 해주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 ⓒ김영길

아르헨티나는 지난 2001년 국가재정이 바닥이 나자 예금동결조치를 취했고 졸지에 은행에 맡긴 돈을 찾을 길이 막연해진 예금주들이 냄비를 들고 거리로 나섰다. 정부가 서민들의 예금까지 동결해버리면 우리는 무엇을 먹고 살라는 말이냐고 하는 무언의 항의였다.

전국적인 냄비부대의 위세에 눌린 정부는 대통령과 경제 장관을 포함한 각료들이 급기야 사임을 하게 됐고 아르헨티나는 디폴트를 선언하는 등 극심한 경제난을 겪게 된다.

현지언론들도 이점을 의식한 듯 "4인조 연주자들로 이루어진 난타는 숟가락과 냄비 등 주방기구들을 들고 등장했지만 이는 시위를 위한 수단이 아니었다"면서 "이들은 한국의 전통음악을 연주하기 위해 다양한 주방기구들을 동원했다"고 보도했다.

특히 현지유력언론인 <라 나시온>은 "한국의 난타는 각종 곡예와 코미디, 춤 등이 한데 어우러진 복합적인 뮤지컬 공연단"이라고 평가하고 "난타의 공연이 유럽각국과 미국 등지에서 호평을 받았다"고 소개하는 등 난타의 이력을 비교적 자세하게 보도했다.

이런 쓰라린 과거를 가지고 있는 아르헨티나로써는 이번 주방기구를 활용한 난타공연은 특별한 의미를 부여했다. 따라서 난타의 아르헨티나 공연은 문화계와 학계는 물론 일반국민들 사이에서도 두고두고 화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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