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후보 '비정규직 딸', 억대 재산 신고

"관행적 포트폴리오 따르다 보니…지금은 정리"

창조한국당 문국현 후보의 두 딸이 급여가 낮은 비정규직으로 일하면서도 억대 예금자산과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중앙선관위에 신고 돼 논란이 일 전망이다.
  
  문 후보 측은 "금융권의 권유에 따라 재산을 관리하다보니 본의 아니게 그렇게 됐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문 후보는 그간 문 두 딸의 경험을 빌어 비정규직 문제에 대한 체감도를 강조해 온 만큼 자녀 명의로 억대 재산을 돌려놓은데 대한 여론의 반응은 호의적이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두 딸 금융재산 총 5억 8500만원
  
  27일 중앙선관위 홈페이지에 공개된 재산신고내역에 따르면 문 후보의 큰 딸(27세)은 2006년 12월 기준으로 삼성전자 주식 300주와 포스코 주식 50주 등 1억9995만원의 주식 재산을 보유하고 있었다. 두 개의 정기예금 통장에는 각각 4750만원과 4700만원이 들어 있었다.
  
  작은 딸(23세) 역시 삼성전자 주식 320주를 갖고 있어 주식 재산이 1억 9616만원에 달했다. 예금 재산은 큰 딸과 비슷한 9455만 7000원이었다.
  
  두 딸의 보유재산을 모두 합하면 주식재산 3억9611만원, 예금재산 1억 8905만 7000원 등 총 5억 8516만 7000원이다.
  
  문 후보의 큰 딸은 유치원과 학원 등에서 비정규직으로 발레 교사를 하다 해고된 후 올 7월까지 인천공항 라운지에서 파견직으로 근무했다. 현재는 무직으로 문 후보의 선거운동을 돕고 있다. 작은 딸은 외국계 은행에서 인턴사원으로 근무하다 그만두고 이번 학기부터 대학교 4학년으로 복학했다.
  
  문 후보는 '비정규직 850만을 절반으로 줄이겠다'는 공약을 설명할 때면 항상 딸들의 고단한 직장생활을 지켜본 경험을 부연하곤 했다. 또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의 자녀 위장취업 사건이 터졌을 때에는 같은 CEO 출신이지만 딸들에게 취업 특혜를 베풀지 않았다는 점을 적극 부각하기도 했다.
  
  문 후보가 자진해서 재산 공개를 했던 지난 10월 '자체 청문회'에서는 "딸들이 아빠가 부자고 그러니까 제 재산을 본인들 재산으로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다 제 걸로 돼 있다"며 "우리 집사람이나 나는 자녀들한테 특별하게 재산을 물려주거나 그런 생각이 많지 않았다"고 말했다. 당시에는 딸들의 주식재산과 예금재산이 모두 문 후보의 명의로 변경돼 정리된 이후였다.
  
  "문제 있다고 판단, 출마하며 정리"
  
  이처럼 문 후보가 재산 관련해서는 '청렴성'을 강조해 온 탓에 이번 재산 신고로 두 딸에 대한 거액 재산 증여 및 증여세 납부 여부 등을 놓고 논란이 제기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문 후보 측 장유식 대변인은 "금융권의 매니저들이 관행적으로 권유하는 포트폴리오를 별 생각 없이 따르다보니 그렇게 된 것 같다"며 "문제가 있다고 판단하고 출마 이후 새로 발생한 퇴직금 수입 등과 함께 재산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그 부분을 모두 해소한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장 대변인은 "자녀들 명의로 분산투자를 해서 세금 부분에 이득을 봤는지는 확실치 않다"며 이 부분이 납세관련 논란으로 번지는 것을 경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