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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 물결에 파묻힌 문재인 "새시대 맏형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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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 물결에 파묻힌 문재인 "새시대 맏형 되겠다"

조국, 김여진, 유시민과 토크콘서트… 부인 김정숙씨 편지 낭독도

서울 세종문화회관 앞 광장이 노란 물결로 물들었다.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 후보는 3일 저녁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춥다! 문 열어!'라는 이름으로 한 시간 반에 걸쳐 토크 콘서트를 열었다.

이날 콘서트에는 내로라하는 진보개혁 성향의 인사들이 총출동했다. 탁현민 성공회대 겸임교수와 문성근 상임고문이 사회를 맡았으며, 조국 서울대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안도현 담쟁이캠프 공동선대위원장, 배우 김여진, 명계남 씨, 작곡가 김형석 씨 등이 참석했다. 심상정 전 진보정의당 전 대선 후보 측 유시민 전 선대위원장도 함께했다. 국내 최대 '파워 트위터리안' 소설가 이외수 씨도 전화연결을 통해 문 후보와 인사를 나눴다.

문 후보 측 우상호 공보단장은 앞서 브리핑을 통해 "국민은 '문재인-안철수-심상정 연대'와 '박근혜·이회창·이인제 연대' 둘 중 하나의 흐름을 선택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녁 콘서트를 계기로 시민사회의 대표적 인사들도 다시 전면에 나설 것"이라며 이날 콘서트의 의미를 설명했다.

조 교수는 행사 본격적인 시작 전 스케치북에 글귀를 적어 넘기는 '묵언연설' 퍼포먼스를 벌이면서 콘서트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조 교수가 적은 글귀는 "바깥 주인이 이명박이면 안 주인은 박근혜", "박근혜의 MB 민생실패 비판, 위장이혼 아니냐","박근혜 집권은 MB 재집권", "박근혜가 되면 MB를 그리워 할 것"이었다. 스케치북이 한 장씩 넘어갈 때마다 세종문화회관 앞에 운집한 지지자들은 환호를 보냈다.

콘서트는 문 후보가 지지자들이 서 있는 계단을 가로질러 내려오는 것으로 시작했다. 이날 행사는 문 후보가 참가자들과 자유롭게 대화하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 '춥다! 문 열어!' 토크콘서트. 왼쪽부터 김형석 작곡가, 명계남 배우, 문재인 후보, 조국 교수, 안도현 시인, 유시민 전 의원, 문성근 고문 ⓒ프레시안(최형락)

오랜만에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낸 유 위원장은 "예전에는 지지율 좀 올렸던 대선 후보였다"면서 "지금은 가진 건 없어도 문 대통령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심 후보가 사퇴하고 가진 게 조금밖에 없는데 싹 다 긁어 바치겠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전날 '득녀'의 기쁨을 안은 작곡가 김 씨는 "사실 지금은 제가 병실에 있어야 하는데, 제 와이프가 이 중차대한 시기에 뭐하고 있느냐고 했다"며 "제 아이가 복덩이었으면 좋겠다"며 인사를 대신했다.

덕담뿐 아니라 뼈아픈 충고도 있었다. 배우 김여진 씨가 행사 전 참여정부의 잘못을 지적한 것. 문 후보는 이에 대해 "참여정부 최대 실패는 이명박 정부를 낳은 것"이라며 "지난 5년간 충분히 성찰하고 반성했다. 이젠 충분히 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노무현 대통령은 새시대 맏형이 되고 싶었지만 구시대 막내로 머물고 말았다 한탄했다. 저는 새시대의 맏형 첫 대통령이 될 수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문 후보의 부인인 김정숙 씨도 이날 행사의 주인공이었다. 김 씨는 지지자들 사이에서 문 후보에게 보내는 편지를 낭독했다. 김 씨는 "가족들에게 미안해하는 당신에게 가슴이 저렸고, 당신의 큰 결단을 온전히 받아들여야 한다는 현실이 슬프고 힘들었다"면서도 "사람들을 만나고 이야기를 듣고, 그들과 함께 고민할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을 당신은 제게 주었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문 후보는 김 씨의 편지에 대한 화답으로 꽃다발을 한아름 안겨주었다.

▲ 문재인 후보와 김정숙 여사 ⓒ프레시안(최형락)

문 후보가 정숙 씨에게 준 '꽃다발'의 출처는?

한편 행사 무대 뒷편에선 문 후보의 지원군이 그의 곁을 지키고 있었다.

자신을 '강남 개포동 아줌마'로 소개한 한 40대 여성은 문 후보를 위해 꽃바구니를 준비했다. 이 여성은 문 후보에 대해 "지금 이명박 정부가 실망시킨 부분을, 우리 아픔들을 청진기를 대듯이 공감해주시는 눈을 가졌다"며 "우리의 문제점을 잘 알고 해결해 줄 거라 믿는다"고 말했다.

꽃다발을 들고 초조하게 문 후보를 기다리는 남성도 있었다. 문 후보와 경남고 동문이라고 소개한 김국진 씨는 "부산에서 경남고가 보수적으로 알려져 있는데 동문 중에서 문 후보를 지지하는 동문이 많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어 찾아왔다"고 말했다. 김 씨와 그의 친구 마승철 씨를 비롯한 동문 100여 명은 행사 시작 세 시간 전부터 기다렸다고 했다.

그는 "(문 후보가 공직자가 된 이후) 동문들을 일체 안 도와줬다"며 "그래서 인간적으로는 좀 그렇다는 평을 받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러자 옆에 있던 '개포동 아주머니'가 "그래서 지금 후보도 될 수 있었던 것 아니겠느냐"고 거들었다.

'개포동 아줌마'와 김 씨는 문 후보가 등장하자 꽃을 건넸고, 이 중 김 씨의 꽃다발은 행사 도중 문 후보의 손에 들려 김정숙 씨에게로 전달돼 사랑의 메신저가 되기도 했다.

2030 젊은 지지자들도 대거 참석했다. 대학생 유모 씨는 동아리 친구 세 명과 플래카드를 만들어 왔다고 말했다. 플래카드 내용은 문 후보의 TV 광고에도 쓰였던 연설문 내용으로, '기회는 평등', '과정은 공정', '결과는 정의'였다. 이들은 "문 후보는 아버지처럼 따르고 싶은 분"이라며 "투표날인 19일이 기말고사 후 레포트 제출일이지만, C학점을 맞더라도 투표는 꼭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숙 씨가 편지를 낭독할 때 눈물을 훔치던 30대 여성들도 있었다. 34살 동갑내기 싱글 친구인 이모 씨와 백모 씨는 "저런 멋진 남편을 만나다니 부럽다"며 "행복한 그림 아니냐. (미국) 오바마 대통령 가족보다 멋있는 것 같다"고 문 후보 부부의 금슬을 부러워하기도 했다.

이날 행사에는 지난주 같은 장소에서 열린 서울 유세 때와 비슷한 2500여 명의 시민이 참석해 문 후보의 대선 승리를 기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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