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 "조만간 만나자"…고건 "거절할 일 아니다"

'고건 영입' 박차…민주 김종인에게도 '러브콜'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와 고건 전 총리 사이에 유화적인 기류가 흐르고 있다. 정 후보는 25일 공개적으로 영입 의사를 밝혔고 고 전 총리 측도 긍정적인 분위기다.
  
  정동영 후보는 이날 대통령 후보 등록선언 직후 기자회견에서 "고 전 총리를 조만간 찾아 뵐 예정"이라며 "고 전 총리가 서민과 중산층을 위한 깨끗한 나라, 정부 만드는데 함께 도움 주실 것으로 기대한다"며 공개적인 러브콜을 보냈다.
  
  호남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갖고 있는 고 전 총리를 견인함으로써 '전통적 지지층'을 복원함과 동시에 외연확대라는 일거 양득을 얻기 위한 포석으로 보인다. 또 온건 보수 이미지의 고 전 총리와의 접촉을 통해 보수성향의 부동층까지 흡수하려는 전략도 깔려 있다.
  
  고 전 총리 측의 분위기는 우호적이다. 일부 지지자들이 고 전 총리의 자택 앞에서 출마 촉구 집회를 여는 등 일각에서 출마를 촉구하는 분위기가 있었으나 26일 후보등록일이 마감되면 사실상 그의 출마는 불가능해진다.
  
  고 전 총리측 김덕봉 전 비서관은 24일 <프레시안>과의 통화에서 "내일로 후보 등록이 마감되면 불출마로 정리가 된다"며 "그간 고 전 총리를 지지해온 그룹에서 아쉬움을 많이 표출하고 있고 어떤 역할을 해야 한다는 요구도 많다"고 밝혔다. 후보가 아닌 다른 역할의 기회는 오히려 넓어질 수 있다는 것.
  
  그는 정 후보의 회동 요청에 대해 "정 후보가 간절하게 이야기를 하는데 처음부터 거절할 일은 아니다"라며 사견을 전제로 "정 후보가 회동 요청을 하면 만나지 않을 수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고 전 총리 이외에도 정 후보 측에서는 정운찬 전 총장과 진대제 전 정통부 장관, 민주당 김종인 의원 등을 거론하며 영입 의사를 내비치고 있다. 김종인 의원은 정 후보의 후보 등록 기자회견에 직접 참석하기도 했다.
  
  정 후보는 김 의원을 '김 박사님'이라고 부르며 "개인적으로 사부님으로 사숙해온 대선배님으로 오늘 기자회견도 감수해 주셨다"고 소개하면서 "앞으로 경제 브레인들과 함께 정동영 경제 드림팀을 짜는 데 많이 도와주실 것"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개인적으로 조언을 준 것이며 앞으로 능력의 범위 내에서 도울 일이 있으면 돕겠지만 당적 정리 등과는 무관하다"고 확대해석을 경계했으나 타당 대선후보 출정식에 배석한 자체는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이에 민주당 유종필 대변인은 "통합과 단일화를 말해온 정 후보가 기껏 한다는 게 다른당 의원 빼내기냐"며 "남의 집 벽돌을 빼내 내 집 짓겠다는 파렴치한 생각을 버리라"고 비판했다. 그는 김 의원에 대해서도 "다른 당 후보 회견에 배석한 것은 이유 여하를 불문하고 당인의 도리가 아니다"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