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 "역대 선거 중 가장 어려운 선거됐다"

"민주당과 지분협상으로 당 모습만 왜소해져"

대통합민주신당 이해찬 선대위원장은 22일 "단일화와 통합을 하더라도 대의를 위해 해야 하는데 민주당과 통합 협상을 하면서 지분싸움을 하다보니 역대 대선 사상 가장 어려운 선거가 됐다"고 했다.
  
  이해찬 선대위원장은 이날 서울 영등포 당사에서 열린 선대위원장단 회의에서 "당의 지분을 두고 5:5다, 7:3이다 매일 보도되다보니 일반 시민들은 주식회사 지분 나눠먹기도 아니고 공적인 당을 끌어가는 기본이 안되어 있다는 인상을 받고 있다"며 이같이 비판했다.
  
  "박상천이 당 공동대표 된다고 지지율 오르냐"
  
  이 선대위원장은 "민주당과의 후보단일화가 필요하다고 인정한다"면서 "그러나 박상천 대표가 당의 공동대표가 되는 것이 과연 전국적 지지율을 끌어올리는데 도움이 되겠느냐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가 많다"고도 했다.
  
  그는 "통합과 단일화는 필요하나 그런 점을 선대 본부가 좀더 과학적으로 면밀하게 분석해서 합리적으로 추진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막연하게 하다보니 통합도 안되고 지지율이 어떻게 향상될지 근거도 없이 지리한 협상이 되다보니 당의 모습만 왜소해졌다"고 비판했다.
  
  이날 선대위 회의에는 정동영 후보는 다른 일정으로 참석하지 않았지만 4인 회동에서 민주당과의 합당을 전격적으로 결정한 오충일 대표와 이후 후속 협상을 진행한 문희상 통합협상위원장과 김한길, 이강래 의원이 참석해 있었다. 이 선대위원장의 발언은 이들에 대한 공개적인 비판인 셈.
  
  그는 문국현 후보와의 단일화에 대해서도 "내일이면 등록을 해야할 시점인데 문 후보와의 단일화도 말씨름으로 끝나고 말았다"며 "그러다 보니 우리 당이 국민들에게 제시하는 비전은 보이지 않는 실정"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특히 대선은 국면의 주도권을 끌고가는 측이 이기는 선거인데 여론이나 조직을 하지 못하다보니 밀려나는 양상으로 가고 있다"며 "새로운 전기를 만드는 발상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물밑협상은 아직 진행 중…오늘 오전까지만 되면"
  
  그러나 대통합민주신당은 막판까지 민주당과의 통합 가능성에 대한 기대를 버리지 않고 있다. 정대철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은 "지분 문제로 인해 통합이 안됐다는 것이 대단히 안타깝다"면서 "어떻게든 끌어들여 합의를 봐서 할 수 있었으면 하는 간절한 염원이 있다. 오늘 내로만 되면 좋지 않겠느냐"고 주장했다.
  
  그는 "어제 오충일 대표가 한 '다시 대화하자'는 제안을 살려서 명시적으로 다시 한번 교섭을 하자"면서 "마지막에 가서 될 수 있으니 희망을 갖자"고도 했다.
  
  선대위 전략기획본부장을 맡고 있는 민병두 의원도 이날 KBS 라디오 <안녕하십니까 백운기입니다>에 출연해 "합의가 되더라도 양당 수임기구에서 통과가 돼야 하고 합동수임기구 회의를 열어야 하기 때문에 물리적으로 오늘 오전까지는 역사적인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민주당을 압박했다.
  
  민 의원은 전날 이인제 후보가 '고려할 가치가 없다'고 잘라 말한데 대해 "우리에 대한 실망이라기 보다 민주당 지도부에 대한 실망의 표현"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민주당 지도부가 실질적으로 당의 후보를 위해 배려와 양보를 하고, 이 후보가 후보 단일화 과정에서 마지막 정리를 할 수 있는 명분을 주고 그래야 하는데 (그러지 않아) 섭섭한 측면이 있었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민주당과의 협상 결렬이 원인이 된 의사결정기구 구성 비율 문제에 대해 "지도부 구성비의 문제와 공천지분은 별개의 문제"라며 "공천 지분 문제는 현재까지 한번도 논의된 적이 없다"고 했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당 지분 협상에 반발하는 당내 여론을 감안한 발언이다.
  
  그는 "결국 지도부 구성비가 7대 3이냐, 6대4냐가 문제"라며 "이 문제에 대해 서로 대승적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후보 등록 이후 단일화될 가능성이 있느냐'는 질문에 "어느 정당이 사퇴를 하게 되면 그때는 결과적으로 단일화가 될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후보 등록 이전에 단일화하는 것만큼의 효과는 없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문국현 후보와의 후보 단일화 협상에 대해서는 "어제 예비 접촉을 통해 우리 쪽에서 구체적인 제안을 했다"며 "TV 토론을 수용할 수 있고 TV 토론을 포함한 향후 정치일정을 협의할 수 있는 연석회의를 조만간 열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