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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영-문국현 첫 토론 '화.기.애.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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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영-문국현 첫 토론 '화.기.애.매'

"과거 청산에 협력해야" vs "정권연장 야망부터 버리라"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후보와 문국현 창조한국당 후보 간의 단일화가 범여권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른 가운데, 21일 두 후보가 처음으로 한 자리에 앉아 단일화에 대한 입장을 교환했다. 이날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열린 '불교계 초청 대선후보 토론회'에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와 이회창 무소속 후보가 불참을 통보해 와 우연치 않게 두 후보만의 토론이 진행된 것.

두 후보는 "부패한 과거 세력의 집권을 막아야 한다"는 데에는 의견을 같이하면서도 '단일화가 그 방법론인가'에 대해서는 생각이 엇갈렸다.

문국현 "내가 도와서 될 일이 아니다"

이날 감색 양복에 하얀 셔츠, 빨간 넥타이를 유니폼처럼 입고 나온 두 후보는 2시간 토론 내내 온화한 어조로 토론을 이어나갔지만 단일화 대목에서는 '뼈있는' 말들을 주고받았다.

정 후보는 "문 후보를 간절히 만나고 싶었는데 부처님의 가피로 오늘 만나게 됐다"며 "이 자리에서 들어보시고 공통점이 많으면 여러분들이 (우리를) 단일화시켜 달라"고 말했다. "현재까지는 공통점이 많다"고도 했다.

정 후보가 '단일화를 하실 거냐'는 사회자의 질문에 망설이 없이 "해야죠"라고 답하자 옆에 앉은 문 후보는 물 잔을 들었다.

문 후보는 같은 질문에 "내가 도와서 될 일이 아니다"고 답했다. 문 후보는 "국민들은 단일화를 원하는 게 아니라 실정에 대한 원인과 재발방지를 듣고 싶어 한다"며 "압도적인 국회의원과 대통령 지지율을 갖고 이렇게 국민을 위기로 몰아넣고선 무슨 이유로 한 번 더 밀어달라고 하는가를 설명해 내야 한다"고 말했다.

문 후보는 전날 기자회견을 통해 정 후보의 '사퇴'를 요구했었다. 이날은 정 후보 면전이라 '사퇴'란 직접적인 단어를 쓰진 않았지만 "석고대죄 하는 심정으로 기득권을 버리겠다면 정권연장에 대한 야망부터 버리라"며 같은 주장을 했다.
▲ ⓒ뉴시스

정동영 "시대청산 위해서라도 힘 모아야"

이후 추가 토론에서는 작심을 하고 '구애'에 나선 정 후보와 단일화 논의로 빨려들지 않으려 '경계'하는 문 후보의 입장차가 확연히 드러났다.

문 후보가 "시대청산을 할 의지를 갖고 국민들께 먼저 용서를 구하시라"고 하자, 정 후보는 당장 "많은 국민들이 먹고 사는 문제로 고통 받게 한 데 대해 사과 드린다"며 "송구스럽다"고 고개를 숙였다. "좀 더 민생경제와 양극화 챙기지 못한 데 대해 입이 열 개라도 드릴 말씀이 없다"고도 했다.

정 후보는 이어 문 후보가 '시대청산'을 주장한 것을 받아 "청산해야 할 것은 부패와 과거정신"이라고 응수했다. 정 후보는 "과거를 청산하고 미래의 꿈을 새롭게 세우기 위해 문 후보와 무엇이 공통점이고 뭐가 얼마나 다른지를 토론하고 그 바탕에서 협력했으면 하는 것이 내 입장"이라고 말했다.

정 후보가 "시대청산을 위해서라도 힘을 모아야 한다"며 당위론으로 압박을 해 오자 문 후보는 "정 후보 말씀대로 과거로 돌아가서는 절대 안 되지만 현재에 머물러서도 안 된다"고 빠져나갔다.

문 후보는 "지난 10년 간 잘한 일도 많지만 잘못한 일이 더 많다는 것이 국민들의 생각"이라며 "미래로 나아가기 위해서라도 기존 정치권 인사들은 물러나시고 미래로 나갈 전문가와 기업인 그룹에 맡겨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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