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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국현 "정동영 사퇴해야…싫으면 토론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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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국현 "정동영 사퇴해야…싫으면 토론하자"

단일화 부정하면서도 논의 가능성은 열어놔

창조한국당 문국현 후보는 20일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의 후보 단일화 공식 논의 제의에 "공개 토론을 갖고 이 자리에서 참여정부의 공과 등을 포함한 단일화 문제를 토론하자"고 역제의 했다. 문 후보는 그 전제조건으로 "정동영 후보의 국민들에 대한 사과와 후보사퇴"를 요구했지만, "정 후보의 사퇴 없이도 토론은 할 수 있다"는 것이 주변 인사들의 부연인 만큼 일단 신당과의 논의 가능성을 열어둔 것으로 여겨진다.

"정동영 사퇴하면 실질적 단일화 돼"

문 후보는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나 역시 이번 대선에서 한 몸을 바쳐 부패한 과거 세력의 집권을 막을 수 있다면 무엇이든지 할 수 있는 의지와 자세를 갖고 있음을 알려드리고자 한다"고 밝혔다.

문 후보는 "그러나 그 전에 대통합신당 정동영 후보의 국민들에 대한 사과와 함께 후보사퇴를 공식적으로 요청한다"며 "스스로 더 이상 희망을 줄 수 없는 무능한 정치세력임을 인정하고 부패와 무능을 넘는 대한민국 재창조의 기치 아래 거듭날 것"을 정 후보에게 요구했다.

문 후보는 이어 "정 후보가 이런 요청에 동의하기 힘들다면 공개 토론회를 가질 것을 제안한다"며 "이 자리에서 참여정부와 대통합신당의 공과를 정확하게 가리고 정동영 후보의 사퇴요청에 대한 문제, 그리고 단일화 문제까지 모두 토론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김영춘 선대본부장은 "정 후보가 지난 18일 기자회견에서 단일화를 위해 모든 것을 버릴 수 있다고 했으니 말만 하지 말고 행동으로 보여 달라는 것이 우리의 요구"라며 "정 후보가 용퇴를 한다면 실질적으로 단일화가 완성될 수 있으니 사퇴를 하고 혹시 사퇴를 할 이유를 모르겠다면 설명해 줄 테니 토론회를 해 보자"고 설명했다.

경계 속 돌파
▲ 문국현 후보.ⓒ프레시안

문 후보의 이날 주장은 현재까지 정치 흐름에 비춰서는 생경하게 들릴 여지가 적지 않다. 먼저 원내 1당의 후보이자 자신보다 지지율이 곱절이나 높은 정 후보의 사퇴를 요구한 것 자체가 현실적이지 않을뿐더러, 정 후보가 사퇴를 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동시에 단일화 논의 가능성을 열어둔 토론을 제안한 것 역시 모순되는 지점이다.

이처럼 '알 듯 모를 듯한' 문 후보의 태도는 문 후보가 현재 처한 답답한 정치 환경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지난 8월 출마 당시만 해도 문 후보는 "11월이면 선거전엔 나와 이명박 단 둘만 남을 것"이라고 자신했었다. 그러나 지지율은 기대만큼 상승하지 않았고 대선을 한 달 앞둔 현재까지도 6~8% 대를 유지하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이회창 한나라당 전 총재의 출마로 매체의 주목도도 떨어지기 시작했다. KBS와 MBC는 대선주자들을 대상으로 한 'TV 토론'의 대상을 이명박, 이회창, 정동영 후보로 제한하기까지 했다.

이에 문 후보는 여론의 관심권으로 들어서기 위한 통로로 정 후보와의 공개토론을 선택한 것이다.

그러나 정 후보와의 토론이 단일화 논의의 장이 될 것은 누구나 예측 가능한 일이다. 강자가 주도권을 갖게 되는 단일화 논의의 특성상, 신당의 제안에 응하는 순간 문 후보가 '단일화의 대상'으로 대선판에서 객체화되는 것도 시간문제다.

문 후보 측이 공개토론의 전제조건으로 '정동영의 후보 사퇴'를 걸어놓은 것은 공개토론이 곧 단일화 논의로 직결되는 것을 막기 위한 자물쇠인 셈이다.

문 후보가 '공개토론'과 '단일화 논의' 간의 연결고리를 모호하게 설명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문 후보는 "국민들의 마음속에는 단일화가 없다"며 단일화 자체에는 부정적인 입장을 취하면서도, "토론을 통해 국민의 분노를 풀고 난 후에는 같이 갈 부분과 따로 갈 부분에 대한 논의가 가능하다"며 자신의 태도가 바뀔 수 있는 여지를 열어뒀다.

김 본부장 역시 "정권연장 차원의 단일화에는 응할 생각이 없다"면서도 "시대교체를 위한 반 한나라당 제 세력의 움직임에는 참여 하겠다"고 말했다.

결국 문 후보가 단일화에 응할지 여부는 공개토론 제안에 대한 신당 측의 반응과 토론 결과 등에 따라 유동적이지만 일단 현재의 정체상태를 돌파하기 위한 통로로 '단일화 테이블'을 배제하지 않겠다는 속내만은 분명해 보인다.
鄭측 "단일화 제안으로 받아들여"

정동영 후보 측 김현미 대변인은 문국현 후보의 제안에 대해 "단일화 토론을 할 수 있다는 얘기로 받아들인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구체적으로 논의할 것을 제안한다"고 답했다.

김 대변인은 문 후보가 '정 후보의 사퇴'를 토론의 전제 조건으로 내건데 대해서는 "일부 지나친 표현이 있었지만 중요치 않다고 본다"며 "우리는 25일 후보 등록 전 두 후보 간 TV토론이 열리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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