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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 역사유적을 서울서 실시간으로 본다?

남북총리회담 이틀째…'흐뭇한' 분위기 속 이견 조율

제1차 남북총리회담이 열리면서 남북교류에 대한 각종 아이디어가 쏟아지는 가운데 김홍남 국립중앙박물관장이 15일 김영일 북한 내각총리에게 반짝이는 아이디어를 제시해 눈길을 끌었다.

김홍남 관장은 총리회담 이틀째인 이날 오후 박물관을 찾은 김 총리에게 "평양에 있는 고분벽화를 보고 싶어 하는 (남측) 사람들이 많다"며 "고분을 훼손하지 않고 디지털 카메라를 설치해 남쪽 사람들도 동시에 볼 수 있게 관광 자원화하자"고 제안했다.

김 관장은 참관 행사차 박물관을 방문한 김 총리가 고고관실에 전시된 사신도, 귀걸이 등 고구려 유물에 대해 특히 관심을 가지며 "아, 이게 고구려 때 유물인가"라고 물으며 관심을 표하자 이같은 제안을 내놓았다.

김 관장의 제안을 풀이하자면, 북측에 있는 고분 곳곳에 카메라를 설치하고 그 카메라가 비추는 고분의 내부 구조와 벽화 영상을 남측으로 전송, 남측의 박물관 등 특정 장소에서 실시간으로 북한 고분의 이미지를 볼 수 있게 하자는 것이다. 일종의 '원격지 박물관'이다.

이에 대해 김 총리는 "좋은 의견"이라고 즉석에서 답했고, 두 사람의 대화를 듣고 있던 한덕수 국무총리도 "사회문화교류 분야에서 논의될 일"이라고 맞장구를 쳤다.
▲ 국립중앙박물관 유물에 깊은 관심을 보이는 김영일 북한 내각총리(왼쪽)와 한덕수 국무총리 ⓒ사진공동취재단

"유물은 연구·개발되지 않는다"

이날 참관 행사는 박물관에 있는 각종 유물·유적들에 대한 김 총리의 깊은 관심 속에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진행됐다.

김 총리는 박물관 관계자가 "4000년 전 우리나라의 동검 문화는 칼과 손잡이를 따로 만드는 등 중국과는 달랐다"고 말하자 "이것이 역사의 증거"라고 화답하며 전시품들을 적극적으로 살펴봤다.

김 총리는 또 두 손이 잘린 고려시대 철불을 보며 "이렇게 다 훼손돼서 어쩌나"라고 안타까워 한 뒤 '왜구 침략과 사찰에 난 불로 훼손됐다'는 박물관 관계자의 설명을 듣고 고개를 끄덕이기도 했다.

고구려 시대 귀걸이를 보고선 "사진을 보면 고구려 사람들 귀가 늘어나 있는데 50g, 100g짜리 귀걸이를 하고 다녀서 귀가 커진 게 아닌가"라고 농담을 던졌다.

박물관 관계자가 천흥사 종에 대해 설명하자 그는 "그럼 이 종이 예전에 우리가 학교에서 배우던 '에밀레, 에밀레' 하던 에밀레종과 크기가 어떻게 차이나냐"고 묻기도 했다.

김 총리는 박물관을 둘러본 뒤 "유물은 발굴되는 것이지 연구·개발되는 것은 아니다"며 "후대에게 어떻게 전달해서 우리의 긍지를 갖고 발전시켜 나가게 할 것인가가 우리의 목적"이라고 강조했다.

참관이 끝난 뒤 김 총리는 '민족의 유산'이라고 쓰여진 방명록에 서명했다. 박물관 측은 김 총리에게 유물을 설명해 놓은 종합 도록(圖錄)과 모형금잔을 선물로 주었고, 김 총리는 "고맙다"고 인사했다.
▲ 김영일 총리는 국립중앙박물관 방명록에 '민족의 유산'이라고 적었다. ⓒ사진공동취재단

南·北, 서로 다른 우선순위 어떻게 수렴될까

한편 남북은 이날 서해평화협력특별지대 조성을 위한 별도의 추진기구를 구성하고 경의선 문산-봉동 화물열차를 연내에 개통하자는 등 주요 사항에 원칙적으로 합의했다.

김남식 통일부 대변인은 "서해평화협력특별지대와 관련해 별도의 추진기구를 구성해 운영하는 방안에 의견 접근을 상당히 이뤘다"면서 추진기구 산하에 해주특구개발과 공동어로수역, 해주항 활용 등 3∼5개 분과위를 설치하는 문제를 계속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남북은 또 조선협력단지와 철도·도로, 보건의료 등 3개 분야별 실무접촉을 통해 북한 남포와 안변 조선협력단지의 규모와 건설 시기, 개성-신의주 철도와 개성-평양 고속도로의 개보수 시점과 방법, 조건 등에 대해 세부적인 협의를 벌였다.

김 대변인은 "문산-봉동 간 화물 열차 수송에 대해서는 공감대가 마련돼가는 상태"라며 "화물열차 수송을 연내에 실시하기 위해 현재 구체적인 시기를 조율 중"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북측의 입장을 대변하는 <조선신보>는 이날 서울발 기사에서 북측이 "개성-신의주 철도와 개성-평양 고속도로의 개건(개선) 현대화"를 최우선 과제로 제기했다고 전해 북측이 생각하는 우선순위가 다름을 시사했다.

<조선신보>는 조선협력 사업, 서해평화협력특별지대 건설 등에 대해서는 북측이 "공영공리와 유무상통의 원칙에서 적극적으로 추진해나갈 의향을 표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개성공단의 통행·통신·통관 등 이른바 3통 문제와 문산-봉동 화물수송 문제에 대해 북측은 "착실히 풀어나갈 입장"이라고 이 신문은 전했다.

<조선신보>의 표현에 따르면 북측은 철도·도로 개보수는 '최우선 과제', 조선협력사업 등은 '적극 추진 과제', 3통 문제 등은 '착실히 풀어나갈 과제'로 여기고 있다. 이는 북측이 합의 이행의 우선순위에 차등을 두고 있음을 보여준다.

반면 남측은 서해평화협력특별지대와 개성-봉동 화물수송, 3통, 이산가족 등의 문제에 더 신경을 쓰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남북은 이처럼 우선순위와 강조점이 다른 부분에 대해 이날 밤 늦게까지 문안 조정작업을 벌여 회담 마지막날인 16일 오전 종결회의를 통해 합의문을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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