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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모두 '석유중독증'에서 벗어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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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우리 모두 '석유중독증'에서 벗어나야"

박인규의 집중인터뷰[11/12] 시민발전 박승옥 대표

안녕하십니까? 박인귭니다. 최근 국제 유가가 100달러 돌파를 눈앞에 두면서 에너지자원 확보를 둘러산 국가 간의 경쟁이 갈수록 뜨거워지고 있습니다. 특히 전문가들은 이르면 2010년, 늦어도 2030년 원유생산량이 최대치에 도달하고 이후 줄곧 감소할 것이라면서 사태의 심각성을 강조하며 에너지 문제의 근본적인 해법으로 신재생 에너지의 개발을 꼽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국내에 햇빛발전 등 재생에너지 생산 시설을 보급하기 위해 시민들이 출자해 만든 시민기업이 관심을 모으고 있는데요 바로 대안에너지 운동을 벌이고 있는 '시민발전'입니다. 오늘 박인규의 집중인터뷰에서는 '시민발전' 박승옥 대표를 초대해 전 세계적으로 석유를 비롯한 에너지 고갈 상태가 얼마나 심각하며. 또, 이에 대응하기 위해 어떤 방안들이 마련돼야 하는지 자세한 얘기 나눠봅니다.

오늘 박인규가 주목한 이 사람은 시민발전 박승옥 대표입니다. 박승옥 대표는 1953년 충남 논산 출생으로 서울대 불문과를 졸업했습니다. 서울노동운동연합 정책실장과 구로노동상담소 상담간사, 전태일 노동자료연구실 대표와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수석 연구원으로 활동했고 지난 2005년 시민발전 대표로 일하고 있습니다.

박인규 : 보통 발전이라고 하면 나라에서 하는 걸로 알고 있는데 시민들이 발전을 한다니 약간 특이하다는 느낌도 들고요, 시민발전에 어떤 회사인지 소개해 주시죠.

▲ ⓒ프레시안

박승옥 :
시민발전이 만들어진 것 2005년 6월 10일, 6월항쟁을 기념해서 시민기업으로 만들었습니다. 시민발전을 만들게 된 건 우리나라에선 2003년에, 신재생에너지 보급법인데 그 이전에는 재생에너지확대보급법이었습니다. 이 법이 개정되면서 민간에서 재생에너지로 전기를 생산하면 국가가 15년 동안 의무적으로 사주게 법이 개정됐습니다. 그런데 이게 저희도 금방 시행될 줄 알았는데 당시 에너지전환시민단체인 에너지대안센터에서 국가에 제안해서 이 법을 마련했는데요, 시행하기까지 한 3년이 걸렸습니다. 시행령도 개정하고 시행규칙을 한전하고 협의하고 그래서 결국 2005년도 봄부터 전기를 팔 수 있게 됐는데, 그래서 바로 에너지전환을 중심으로 해서 민간인들이 출자해서 이런 재생에너지보급확대 시민기업을 만들게 됐습니다.

박인규 : 시민들이 전기를 만들어서 국가에 판다는 말씀이시죠? 그 목적이, 전기를 팔아서 돈을 버는 것도 있겠지만 그 이상이라고 생각되는데요

박승옥 : 기본적으로는, 지금 우리나라는 아직도 에너지 집중, 독재 체제인데 이것이 갖고 있는 비효율과 낭비, 환경파괴는 이미 많이 알려져 있습니다. 도로를 따라서 산마다 곳곳에 고압송전선이 드러나 있고 민원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는데요. 이건 기본적으로 에너지집중, 화석연료와 원자력에 의해서 집중돼 있기 때문에 에너지는 지역자립과 분산형으로 가야 됩니다. 이런 분산형체제는 기본적으로 해, 바람, 물을 통한 재생에너지로 바꿔야 되는 거죠. 그래서 시민발전은 우리나라의 재생에너지로 에너지전환을 이룩하기 위해서 만든 시민단체이자 기업입니다.

박인규 : 말하자면 석유나 원자력에만 의존하던 전력생산을 햇빛이나 풍력, 그런 신재생에너지로 바꿔보자, 작지만 시작해보자는 말씀이시죠? 최근에 사실은 신재생에너지가 관심을 받고 있는 이유는 유가가 엄청나게 올라서 100달러까지 가고 있는데, 문제는 일부에서는 이게 단기적인 문제가 아니라 장기적으로 석유자원이 고갈될 수밖에 없다. 이른바 석유생산정점이론, 이런 게 나오고 있는데 실제로 어느 정도로 심각합니까?

박승옥 : 우리나라에선 사실 심각성이 많이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저희 에너지문제를 고민하는 사람들은 삼풍백화점 5분 전이라는 표현을 씁니다. 지금 우리 산업문명체제는 우리가 단군 이래 최대의 풍요를 누리고 있다고 하는데 이 체제는 기본적으로 값싼 석유 때문에 가능했던 겁니다. 그런데 이 이 석유가 지구상에 무한하지가 않습니다. 사실 석유를 대량생산해서 대량소비한 건 한 100년 밖에 안 됩니다. 근데 그 100년 사이 전 세계 석유매장량의 거의 절반을 썼습니다. 한 번 생각해 보십시오. 아침에 일어나서 칫솔, 치약, 비누부터 시작해서 먹는 약까지, 심지어 우리 먹는 음식의 90%도 석유입니다.

박인규 : 왜 그렇죠?

박승옥 : 예컨대 쌀만 생각해 보면, 쌀을 생산하기 위해서 시약에서부터 농약, 비료, 논을 갈고 추수하고 운송, 보관, 포장, 이 모든 과정에 투입되는 석유를 계산하면 음식 전체 생산한 데서 90%가 석유로 이뤄져 있습니다. 녹색혁명이란 것도 사실은 녹색혁명을 가능하게 하기 위해서 연구소에 돈을 댄 것은 농약회사와 거대화학회사죠. 그리고 록펠러재단 같은 석유회사들이 돈을 댄 겁니다. 그래서 쌀종자를 농약과 비료를 뿌려야만 두세 배 증산이 가능한 그런 걸 한 게 녹색혁명인데, 녹색혁명을 통해서 수확량이 2.5배 내지 3배 정도 늘어났습니다. 그래서 20세기 초반에 약 15억에 불과하면 전 세계 인구가 지금 65억으로 늘어났습니다. 그런데 지금과 같은 관행농, 석유농이 석유가 고갈돼가면 석유투입이 더 이상 되지 않습니다. 그러면 필연적으로 석유파동과 함께 식량유기, 식량파동은 필연입니다.

박인규 : 문제는 지난 100년 동안 지구상에 매장돼 있는 석유의 절반을 썼다고 하셨는데, 지금 오일피크란 말도 하고 석유생산이 거의 앞으로 줄 것이라는 이론들이 굉장히 논란이 많은 것 같아요, 실제로 지금 학계에선 어떻게 보고 있는 겁니까? 석유가 앞으로 어떻게 될 것이라고

박승옥 : 국제적으로 피크오일, 석유생산이 정점에 도달하는 시기가 어느 때이냐를 놓고 국제적으로 논쟁이 있습니다. 대체적으로 세 가지 주장이 있는데요, 하나는 비관론이고, 또 하나는 중간에, 어떤 주장이든 마찬가지겠죠, 타협적인 중간론이 있고 낙관론이 있습니다. 낙관론을 대표하는 것이 석유업자들이나 미국 에너지청이나 이런 데고 비관론은 주로 석유전문연구자들이 비관론에 서있습니다. 그런데 이미 올해 10월 초 미국 휴스턴에서 세계석유회의가 있었는데 여기서 이런 비관론이 많이 제기됐습니다. 2006년에 이미 석유정점에 들어섰다는 주장도 나왔습니다.

박인규 : 2006년이 석유정점이라면 앞으로는 석유생산이 계속 줄어들 수밖에 없다

박승옥 : 이렇게 되죠. 석유정점이라는 것은 예컨대 러시아혁명이나 6월항쟁처럼 어떤 시점에 석유꼭대기, 포물선 꼭대기가 석유정점이 되는 게 아니라 석유정점의 특성상 석유생산이 가파르게 올라가다가 아마 개마고원처럼 편평하게 되는 기간이 있게 됩니다. 그건 무슨 얘기냐면 석유가격이 100달러, 200달러로 올라가도 더 이상 생산량이 늘어나지가 않는 겁니다. 그건 그만큼 한계에 도달했다는 걸 표현하는 거죠. 지난 30개월 동안 전 세계 석유생산량이 들쭉날쭉하긴 했지만 더 이상 눈에띄게 늘어나지 않고 있습니다. 유가도 이렇게 오르는데
그래서 정점이 왔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는 겁니다.

박인규 : 반면에 낙관론 쪽에서는 석유채굴기술 같은 게 발달돼서 앞으로 계속 채굴을 하면 필요한 석유를 생산할 수 있다고 보시는 분들도 있는 것 같은데요

박승옥 : 있습니다. 그게 낙관론인데 그 근거가 점점 희박해지고 있고 낙관론을 주장하던 석유전문가들도 최근에는 급격하게 다수가 비관론으로 돌아서고 있는 추셉니다.

박인규 : 그렇다면 최근의 추세는 어쨌든 갈수록 석유자원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는 거군요.

박승옥 : 그렇습니다. 그래서 단순히 석유정점이라는 것은 석유생산량이 더 이상 늘어나지 않고 평형상태를 유지하다 줄어든다는 의미가 아니라 제 생각엔 이건 기본적으로 석유를 중심으로 한 석유문명, 산업문명의 붕괴를 예고하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건 사실 준비가 필요한 겁니다.

박인규 : 말하자면 지금 지금 시민발전을 하시는 이유도 그런 이유 때문입니까?

박승옥 : 맞습니다. 저희가 에너지 문제에 대해서, 지금 사실 전 세계적으로 석유정점 이후에 가장 크게 경제적으로 영향을 미칠 나라를 전문가들이 꼽는 게 일본과 한국입니다. 워낙 석유가 한 방울도 생산이 안 되기 때문에요. 유럽 같은 데는 어쨌든 브랜트유라고 해서 북해에서도 석유가 생산되고 있는데, 그런데 일본은 에너지전환시나리오도 있어서 준비를 착실하게 해나가고 있습니다. 에너지효율도 낮추고 있고

박인규 : 말하자면 석유가 줄어들 때를 대비해서

박승옥 : 그렇죠. 그런데 한국은 한국의 독자적인 에너지전환시나리오가 없습니다. 준비도 안 돼 있고. 제가 깜짝 놀란 것은 에너지박람회가 있어서 독일에 갔다왔는데 독일의 웬만한 도시에서는 그 여름 뜨거운데도 에어컨을 틀지 않습니다. 버스에서도 사무실에서도 에어컨을 틀지 않고 있어요.

박인규 : 그 이유가 뭐죠?

박승옥 : 그만큼 에너지를 절약하는 겁니다. 실제로 독일은 에너지소비가 줄어들고 있습니다. 우리는 계속 가파르게 올라가고 있죠

박인규 : 하지만 일각에서는 석유자원이 줄어들면 원자력으로 발전하면 되는 거 아니냐. 또 최근에 원자력이 상당히 인기도 있다던데요.

박승옥 : 그것도 말이 안 되는 것이 원자력의 원료인 우라늄도 가치년도가 50년 밖에 안 됩니다.

박인규 : 50년 지나면 없어진다는 말씀이신가요?

박승옥 : 더 돈을 많이 들여서 깊은 광산에 가서 돈 들여서, 비용이 많이 들겠죠. 그것까지 한다고 해도 원자력 또한 유한한 겁니다. 석유정점이라는 건 석유만이 아니라 지구상의 모든 천연자원이 정점에 도달해가고 있다는 겁니다. 자본주의산업문명은 말하자면 자원을 약탈하고 착취한 문명이었습니다. 이건 어떻게 보면 이것을 100년 동안 살았던, 지금 현재 살고 있는 사람들이나 100년 동안 사람들만 이 풍요를 누리라고 이런 천연자원이 존재하는 건 아닐 겁니다. 이건 어떻게 보면 우리 아들, 딸, 손자, 손녀들이 누릴 수 있는 자원, 미래의 저금통장까지 빼앗아서 지금 풍요를 누리고 있는 것은 도둑질이라고밖에 할 수 없습니다.

박인규 : 말하자면 화석연료 같이 한정이 있는 자원에 의존할 것이 아니라 신재생에너지, 풍력, 태양열, 태양광, 새로운 에너지원을 발굴하자는 건데 시민발전에서는 주로 햇빛발전에 많이 집중하시고 있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 ⓒ프레시안

박승옥 :
그렇습니다. 재생에너지라고 하면... 정부에선 신재생에너지라는 말을 쓰는데요, '신'자를 붙인 건 수소 때문에 그렇습니다. 그러나 사실 수소는 허구입니다. 수소는 자연상태에서 존재하지 않습니다. 수소를 만들기 위해 에너지가 들어갑니다. 또한 수소를 운반하고 저장, 보관하는데 에너지가 들어갑니다. 또한 이 수소라는 것은 자동차 중심사회기 때문에 특히 미국과 같은 사회에서 필요한 것이 수소에너지고 우리나라에선 적합하지가 않습니다. 수소경제, 수소경제 하는데 이건 사실 허구에 가깝고요. 재생에너지라고 한다면 해, 바람, 물, 바이오가스, 이런 생태순환형 여기서 에너지를 얻는 걸 얘기하는 겁니다. 저희 시민발전이 주로 힘을 기울이는 것은 해, 햇빛발전이나 바람발전, 바람발전은 좀 규모가 큽니다. 그래서 저희가 아직 시도하지 않고 있는데 지금 준비 중입니다. 그 다음 소수력이나 바이오가스 마찬ㄱ지로 하는데 우선은 햇빛발전에 주력을 많이 기울이고 있습니다.

박인규 : 2005년 6월에 창립하셨으면 이제 2년 반 가량 됐는데 지금까지의 실적이랄까요, 소개 좀 해주시죠.

박승옥 : 이게 아직 시민들에게 홍보도 안 되고 알려지지도 않고 해서 2005년도 우리 시민발전이 출범하고 나서 설치를 그렇게 많이는 못했습니다. 부안성당이라든지 부안원불교교당이나 부안마중물학교라든지 변산공동체라든지, 흑살림이라든지. 부천에 지평교회 이런 데에 설치했는데 사실 서울에도 이런 사업용발전, 전기를 파는 발전소가 저희 시민발전이 만든 것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제일 먼저 만든 게, 처음엔 사실 또 이런 정책적인 한계, 장애물이 있는 것이 서울에다 설치하려고 서울시에 허가를 내니까 대도시에서는, 옛날에 화력발전소나 이게 민원이 워낙 많다 보니까 대도시에서는 발전소 설치가 원천적으로 불가능하게 돼 있어요. 그래서 또 이 규정을 고치느라 한 1년 반이 걸렸습니다. 그래서 처음 서울에서 만든 것은 원불교 교당에서 햇빛발전을 만들었고 두 번째는 일조각출판사에서 만들었고, 세 번째로 최근에 청파교회에서 만들었습니다. 서울에서 지금 또 계속 저희가 만들려고 하고 있습니다.

박인규 : 지금 부안성당이나 몇 군데 성당을 말씀하셨는데, 지붕 위에다 만드는 건가요?

박승옥 : 예. 지붕 위에다 만드는 겁니다.

박인규 : 만들게 되면 부안성당 같은 경우는 그쪽은 어떤 혜택이 있습니까?

박승옥 : 사업용 발전소라는 것은 대개 개인 주택에 햇빛발전소를 3kw용량 정도를 짓게 됩니다. 대개 2000만원에서 2500만원 정도가 들어가는데, 이건 자기가 돈을 내서 설치해야 됩니다. 그래서 한전에 15년 동안 전기를 팔게 되는 겁니다.

박인규 : 자기가 쓸 건 쓰고 남는 건 팔고 그런 건가요?

박승옥 : 그게 아니고 전량을 다 팝니다. 실제로는 자기가 사용하게 되는 거죠

박인규 : 지금 만약에 서울에 계신 분이 우리집에도 햇빛발전소를 만들고 싶다면 할 수 있는 겁니까?

박승옥 : 할 수 있습니다.

박인규 : 대략, 3kw면 저희가 감이 안 와서 그러는데 4인 가구 기준으로 해서 따지면 어느 정도... 적당한 겁니까? 어느 정도가 필요한 겁니까?

박승옥 : 솔직히 말씀드리면 우리나라 전 국민이 에너지를, 요즘 물값도 비싸니까 물처럼이라고 말은 안 되지만 너무나 낭비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가정용 한전계량기가 3kw용량입니다. 그런데 대부분 3kw용량에서 생산되는 전기보다 훨씬 더 많이 쓰죠. 가전제품이 워낙 많아서, 그런데 대개 지붕에다 설치하는 것이 한 3kw 설치할 수 있습니다.

박인규 : 그러면 자기 집에서 쓸 정도군요. 그런데 2천만원이 든다. 좀 많은 것 같은데 어떻습니까?

박승옥 : 좀 많이 듭니다. 정부에서 융자제도가, 좀 정부에서 장기저리융자제도를 도입해야 됩니다. 보급이 많이 돼야 되고, 저희들도 정책적인 제안을 산자부나 이런 데 하고 있습니다. 이런 융자가 있어서 많이 되는 것과 함께, 또한 지금은 정부제도 중 하나, 문제가 보급사업을 합니다. 이 보급사업은 한 60% 정도를 정부에서 무상으로 지원해주는 겁니다. 그렇긴 한데, 그래서 대개 햇빛발전 설치업자들이 에너지관리공단의 인증을 받아서 하고 있는데 제도적으로 좀 문제가 있습니다. 고쳐져야 됩니다.

박인규 : 신재생에너지, 말하잠녀 햇빛발전에 의해서 발전된 전기료는 지금 시중에서 팔리는 전기료의 거의 10배라고 들었는데요.

박승옥 : 예. 30kw 이하는 711원25전, 한 10배 정도 높은 가격으로 사주고 있습니다.

박인규 : 그렇다면 시민발전 말고도, 굉장히 비싸게 팔 수 있으니까 기업형, 상업형으로 햇빛발전을 하고 있는 분들도 많이 있겠네요?

박승옥 : 굉장히 많습니다. 지금 대규모 태양광발전소 붐이 일어나고 있다고 할 수 있는데요, 이게 메가와트, 대규모로 하게 되면 수익률이 꽤 높기 때문에 외국자본도 들어오고 있습니다. 그런데 문제가 있는 것이, 햇빛발전소를 지붕에다 지으면 아무런 문제가 없는데 임야나 논밭 같은 맨땅에다가 지상에 대규모로 짓고 있습니다. 이건 명백한 환경파괴입니다.

박인규 : 왜 파괴가 되죠?

박승옥 : 임야의 나무를 잘라서 햇빛발전소를 짓는 것은 환경을 파괴하는 것이죠. 파괴하면서 대규모로 짓는 건 문제가 대단히 심각하다고 하지 않을 수 없고. 특히 정부에서 앞장서서 이런 발전자회사들이나 한수원에서 햇빛발전소를 할당해서 짓게 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또 주로 짓는 것이 지붕에다 하면 좋은데 먼저 그런 맨땅에다 하고 있어서, 이건 저희들이, 시민단체들이 조만간 강력하게 정부측에 대해서 규제를 요구할 생각입니다.

박인규 : 햇빛발전을 말하자면 만들어서 판매하는 사업은 시민발전이 제일 처음 시작한 겁니까?

박승옥 : 그렇습니다. 제일 처음 시작했고, 저희들은 시민기업이니까 그런데 지금은 민간에서 그런 기업들이 많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박인규 : 규모가 커지고 있는데 애초 취지와 다르게 파괴적으로 나가고 있다.
시민발전은 규모가 크지 않기 때문에 본격적인 사업을 하기는 어려움이 있을 것도 같은데요 실제로 지금 햇빛발전 같은 신재냉에너지사업을 하다 보니까 가장 큰 어려움이 어떤 겁니까?

박승옥 : 제도적으로 우선 이걸 보급, 확대하기 위해서 우선 정부, 산자부에서 자세가 좀 바뀌어야 됩니다. 산자부에선 기본적으로 화석연료, 원자력 중심입니다. 또한 정부 관리들이 대부분 한 부서에 오래 있지 않다 보니까 단기성과에 집착하고 그러다 보니까 장기적인 대응이나 장기적인 제도적 보완책을 마련하는데 상대적으로 소홀하게 됩니다. 예컨대 저희가 강하게 그 전부터 소규모 햇빛발전소에 대한 융자 지원을 요청했는데 전혀 대책이 없습니다. 그리고 지금 대규모 햇빛발전소도 많이 지어지고 있는데 이게 100메가발전차액지원제도라고 하는데요, 정부에서 발전차액을 지원하는 제도도 100메가와트로 묶여 있습니다. 이것도 조만간 철퇴인데

박인규 : 100메가와트라는 것은 그 이상은 안 된다, 거기까지만

박승옥 : 거기까지만 한다는 건데 말이 안 되는 거죠.

박인규 : 참고로 우리나라에서 햇빛발전, 풍력발전 이런 신재생에너지에 의해서 생산되는 전력이 몇 퍼센트나 됩니까?

▲ ⓒ프레시안

박승옥 :
뭐 얼마 되지 않습니다. 소수점 단위인데 말은 2점 몇%라고 하는데요, 2점 몇% 중 70%가 lfg라고 해서 쓰레기매립장 매립지가스입니다. 이건 신재생에너지라고 할 수 없는 겁니다. 사실 해, 바람, 물 같은 재생가능에너지로 하는 건 얼마 되지 않습니다.

박인규 : 1% 미만이다. 앞으로 가야 할 길이 굉장히 많군요.
교토의정서가 발효되고 고유가시대가 되면서 신재생에너지가 굉장히 각광받고 있는 건 사실인데 우린 이제 막 시작하고 있는 단계라는 말씀을 해주셨고. 독일이나 이런 쪽은 신재생에너지에 굉장히 공을 들이고 있다. 어떻습니까, 유럽 같은 경우... 사료랄까요? 우리가 본받아야 할 게 있다면 어떤 게 있을까요?

박승옥 : 유럽은 일찍이 그런 에너지전환시나리오를 갖고 있습니다. 유럽 지식인들이 특히 기후변화에 대해서 공포감 같은 걸 갖고 있는 걸 실감할 수 있었는데요. 이게 유럽이 좀 위도에 비해 따뜻한 것은 걸프스트림, 멕시코난류가 흐르기 때문에 그런데, 이게 기후변화에 의해서 멕시코난류가 3분의 1까지 줄어들었다고 해서 유럽지식인들은 유럽에 다시 빙하기가 오고 기후변화가 심각해지는 거 아니냐는 것을 공포에 가까운 생각을 갖고 있더라구요. 그것과 함께 체르노빌 사태가 있었기 때문에 유럽에서는 일찍부터 재생에너지로 에너지전환을 하는 시민운동도 발달했고, 국가 차원에서도 대체에너지로 전환하는 시나리오를 마련하고 착실하게 제도적 개선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물론 이건 자본주의산업문명을 유지하기 위해서기도 하죠. 독일 같은 데선 구체적으로 에너지 소비를 줄이고 있습니다. 여기서 좀 한 가지 더 말씀드리고 싶은 건 아까 석유정점을 얘기했는데 석유정점을 경험한 두 나라가 있습니다. 물론 미국도 일찍이 경험했지만 미국은 사우디아라비아나 이런 곳에서 석유를 수입하기 때문에 지금 미국 자체가 석유 때문에 곤란함을 겪거나 그런 건 아닌데, 구소련에 의해서 석유를 거의 공짜로 공급받던 두 나라가 있습니다. 북한과 쿠바입니다. 그런데 석유가 1990년대 초 구소련이 몰락하면서 공급이 딱 끊겼습니다. 두 나라가 그 뒤 어떻게 됐는지 우리가 아마 잘 알 겁니다. 북한은 석유공급이 끊기자 에너지 붕괴사태와 함께 산업이 붕괴되고 곧바로 식량위기가 닥쳤습니다. 그래서 수백만이나 되는 아사자가 발생하게 됐고요. 더군다나 그런데도 기존의 석유를 투입하는 관행농을 고집해서 국제원조, 비료나 농약을 원조받고 그랬습니다. 그런데 쿠바는 전혀 다른 대응을 했습니다. 물론 혼란기가 있었지만, 에너지전환과 함께 유기농으로 전환해서 적어도 굶어죽지는 않는 나라가 됐죠.

박인규 : 하긴 10년 사이에 유기농천국이 돼서 우리나라에서 농민들이 많이 견학을 갔다는 말도 들은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가 경제규모로는 십몇위인데 에너지소비는 세계 6,7위라는 통계를 봤어요. 그러면서 에너지 효율이나 에너지전략에 굉장히 무관심하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지금 대선이 얼마 안 남았는데 대통령후보들의 에너지정책, 있는 건지. 실제로 보시면서 어떤 생각이 드시는지.

박승옥 : 저는 뭐 대선에서 정책이나 이런 게, 정책 같은 것도 지금 실종됐지만, 정말 이 대선은 지독한 근시, 난시, 착시들의 어지러운 말잔치라는 생각이 듭니다.

박인규 : 왜 그렇죠?

박승옥 : 에너지에 대한, 그리고 에너지고갈과 함께 필연적으로 닥칠 식량문제에 대한 인식은 어느 누구도 찾아볼 수가 없습니다.

박인규 : 많은 후보들이 유류세를 내리겠다. 고유가 때문에 서민들이 힘들어서 유류세를 내리겠다는 공약을 하고 있는데 여기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박승옥 : 말도 안 되는 정책입니다

박인규 : 왜 말도 안 됩니까?

박승옥 : 지금 유가는 준비를 해야 됩니다. 우리나라 전기요금도 굉장히 쌉니다. 그래서 이건 장기적으로, 처음에 유가를 갑자기 높이면 안 되고, 또한 전기세도 갑자기 높이면 안 되니까 이건 시민들한테 경각심을 세우면서 전기를 아끼도록 해야 됩니다. 지금 우리나라 에너지는 기본적으로 확 낮춰서 일반시민들도 아껴야 됩니다.

박인규 : 에너지값이 더 비싸야 되고. 하긴 사람도 밥을 못 먹으면 살 수 없듯이 산업도 에너지가 없으면 지탱이 안 되는 건데요. 그렇지만 에너지를 흥청망청 쓰지는 말자. 미래를 위해서, 후손을 위해서 대안이 필요하다는 말씀이신데요

박승옥 : 이건 석유중독증이란 말보다 더 일반 정치인들이나 일반 경제인들이나 그런 사람들뿐만 아니라 우리 일반시민들도 석유중독증에 걸려 있다는 걸 자각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박인규 : 마지막으로 혹시 앞으로의 대안에너지와 관련해서 정보라든가, 일반시민들에게 하시고 싶은 말씀 있으시면 간단히 부탁드리겠습니다.

박승옥 : 저는 정부에 대한 기대를 참으로 많이 하는데, 그것보다는 일반 시민들이 에너지전환에 나서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저희들이 곧바로 캠페인을 시작하는데요, 부안에서도 한 30킬로 이상의 시민들이 투자해서 시민햇빛발전소를 짓는 운동을 벌이고 있고, 서울 한살림에서도 캠페인을 시작합니다. 그리고 또 경기도하고 시민발전이 함께 협약을 맺어서 경기도는 좀 대규모로 하려고 합니다. 경기도산하 단체, 기관의 지붕에다가 1메가와트 정도의 햇빛발전소를 설치하려고 하는데요, 여기에 시민들이 십시일반 투자해서, 이건 그냥 기부하는 게 아니라 수익률이 나는 겁니다. 수익률이 날 뿐 아니라 기후변화에도 일조하고, 사회적 책임투자입니다. 시민들이 나서서 에너지전환에 동참하는 것이 다가오는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할 수 있는 촛불이라고 생각합니다.

박인규 : 무엇보다 우리 시민들 하나하나가 일종의 석유중독증, 에너지를 흥청망청 쓰고 있다는 것에 대한 자각이 필요하고, 앞으로 대안에너지 개발에 힘을 써야겠다.
앞으로 시민발전을 위해서 많은 역할 해주시길 부탁드리겠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박승옥 : 감사합니다.

박인규의 집중인터뷰, 오늘은 '시민발전' 박승옥 대표를 초대해 고유가 시대에 전 세계적으로 석유를 비롯한 에너지 고갈 상태가 얼마나 심각하며, 어떤 대안이 필요한지 얘기 나눴습니다.

*〈박인규의 집중인터뷰〉는 매주 월-금요일 오후 2시30분부터 3시까지 KBS 1라디오97.3MHz)에서 방송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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