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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부패 3자연대' 사실상 무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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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부패 3자연대' 사실상 무산

민노당 불참 확인…정동영-문국현도 '속내'는 제각각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후보와 문국현 창조한국당 후보가 상호 제안을 하면서 성사가 전망됐던 이른바 '반부패 연대 3자 회동'이 난항에 빠졌다. 문 후보 측은 9일 "민노당이 삼성을 도와주고 있다"고 몰아세우며 민노당의 회동 참여를 압박했으나 민노당은 불참의 뜻을 재확인해, 사실상 '반부패 3자 연대'는 무산된 것으로 보인다.
  
  문국현-권영길, '반부패' 제 갈 길로
  
  문 후보 측 정범구 선대본부장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돌연 민노당에 화살을 집중시켰다. 정 본부장은 "우리는 민노당이 지금까지의 모호한 입장을 버리고 '반부패 연대 3자회동'에 적극적으로 나서주기를 촉구한다"며 "오늘까지 답변을 달라"고 압박했다.
  
  정동영 후보가 제안한 '반부패 미래사회 연석회의'와 권영길 후보가 제안한 '삼성 비자금 관련 대선후보 연석회의'를 아우를 수 있는 회의체를 문 후보가 제안했지만, "민노당 내부 의사결정과정이 꼬여서" 성사되지 않고 있다는 주장이었다.
  
  정 본부장은 "민노당은 '3자회동'이 범여권 단일화 논의로 흘러갈까봐 우려하는 듯 하지만 이 자리가 단일화의 매개로 활용될 수 없다는 점에 대해서는 우리도 완고한 입장을 갖고 있다"며 "단일화 얘기로 흘러간다면 자리를 박차고 나가면 될 것을 아예 얘기조차 하지 않으려는 민노당의 태도가 답답하다"고 말했다.
  
  김갑수 사이버대변인은 "이회창 문제로 언론에서 삼성 문제가 사라지고 있는 마당에 다음 주로 넘어가면 김경준 씨가 소환되면 완전히 묻혀 버릴 지도 모른다"며 "민주노동당이 삼성에게 시간을 벌어주고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반부패 연대'를 주도하면서 최근 지지율 답보 상황의 탈출해 보려고 했던 당초 계획이 민노당의 비협조로 어그러진 데 따른 긴장으로 풀이된다.
  
  정범구 본부장은 "'3자 회동'을 제안한 데에는 반부패 연대를 통해 보수 진영이 빼앗아 가버린 카메라를 돌려받자는 의미도 있었다"며 "공동전선 마련을 위해 민노당이 전향적인 태도를 보여주길 바란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러나 권영길 후보 선대위의 박용진 대변인은 "대선 후보 3자 회동 성사되면 삼성 비자금 특검 추진된다는 주장에는 근거가 없다"며 사실상 불참을 선언했다. 특검은 국회의 동의로 통과시키는 것이고 이를 위해 천영세 민노당 원내대표가 제안한 5당 원내대표 회담이 보다 실효성 있는 대책이라는 설명이다.
  
  이에 대해 문 후보 측은 특검 논의가 원내 회담의 몫으로 규정되는 데 대해서는 불편한 기색을 숨기지 않았다. 원외 정당인 창조한국당이 특검을 주도할 여지가 사라지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정범구 본부장은 "한나라당과 국민중심당의 반대가 뻔한데 5당과 얘기하겠다는 민노당의 저의가 무엇인지 궁금하다"고 비난했고, 박용진 대변인이 "문 후보 측이 당연한 얘기를 과하게 정치 공학적으로 만들어 가는 것 같다"고 받아치면서 양 측 간 '브리핑 공방'이 오가기도 했다.
  
  문국현-정동영, 반부패 '동상이몽'도 난관
  
  삼성 비자금 문제 대한 수위와 강도에서 비교적 엇비슷한 궤적을 보인 창조한국당과 민노당이 '반부패 연석회의' 참석 문제에서 제 갈길을 선택함에 따라 정동영-문국현 2자 테이블로 연석회의가 가동되더라도 '반부패'의 외피를 쓴 '단일화'의 사전포석이란 혐의를 피해가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삼성 비자금 문제에 대한 공동전선이라는 본질적 의미보다 단일화 논의에 외부의 시선이 집중될 경우 타격을 입는 건 문 후보가 될 가능성이 높다. 문 후보 측이 당초 정동영 후보의 연석회의 제안에 대한 역제안 형식으로 '3자 회동'을 모색한 배경에는 정 후보 측이 '단일화 그림만들기'에 사실상의 목적이 있다고 봤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권영길 후보가 빠질 경우 '2자 테이블'을 개문발차 할 것이냐를 두고서도 문 후보 캠프의 내부 회의에선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고 장유식 대변인이 밝혔다. 정범구 본부장도 "9일까지 민노당의 입장을 지켜본 뒤 결정하겠다"고 미뤄뒀다.
  
  반면 일각에선 단일화에 대해 문국현 후보 측이 전향적 방향으로 기조 수정한 게 아니냐는 관측도 있다. 실제로 정범구 본부장의 이날 발언에서도 단일화 테이블에 좀 더 가까이 다가가는 뉘앙스가 느껴졌다.
  
  정 본부장은 "3자 회동이 일부 관측처럼 단일화 가는 고리라는 시각에는 단호히 거부한다"면서도 "부패라는 중차대한 문제를 함께 풀어가는 과정에서 다른 정당과 어디까지 같이 갈 수 있고 또 어디까지 차이가 있을지를 확인하는 것은 단일화의 중요한 근거가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문 후보가 맞상대인 정동영 후보의 '지지율 게걸음'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반부패 국면을 주도해 역전의 승부수를 띄우는 수순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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