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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당신이 바로 과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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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당신이 바로 과거다

[김민웅 칼럼] 우리는 지금 '과거'와 먼저 싸우고 있다

뭘 모르는 박근혜

"도대체가 문재인은 과거와 싸우기 위해 이 선거에 나온 것인가?"
"실패한 과거정부의 부활을 막아 달라."

박근혜가 한 말이다.

하나씩 짚자.

박근혜는 정말 뭘 모르는 모양이다. 그녀의 말대로 우리는 지금 먼저 "과거"와 싸우고 있다. 그 "과거"는 바로 박근혜이기 때문이다. 박근혜는 결코 우리의 미래가 될 수 없다. 그렇게 된다면 역사가 거꾸로 가는 것이다. 그녀의 존재 안에 압축된 과거가 깨끗하게 청산되지 못하면 우리에게 새로운 시대는 열리지 못한다.

박근혜의 비극은 무엇인가? 그것은 그녀가 그 과거의 유령이자, 잔재세력이며 미래로 가는 길을 막고 있다는 사실을 모른다는 데 있다.

아닌가? 쌍방 소통을 위한 토론은 전혀 할 줄 모르고, "연출된 토론"도 간신히 하고, 5.16 쿠데타와 유신시대의 악행에 대해서는 마지못해 사과하는 척 하고 역사반성의 요구를 "딸이 아버지의 무덤에 침 뱉게 하는 것"이라며 국민을 모독하는 발언이나 하는 그녀다. 이게 바로 우리가 싸우고 있는 "과거"다.

재벌을 키워 경제민주화를 가로막은 역사는 박근혜의 아버지로부터 시작되었던 일이다. 이에 저항하고 문제를 제기했던 노동자들을 짓밟고 빼앗고 때리고 감옥에 가둔 자도 그녀의 아버지다. 빈부격차와 양극화의 틀을 만든 장본인 역시 그녀의 아버지 박정희다. 남북대치와 냉전을 이용해서 독재를 했던 것도 박정희다.

과거를 타고 앉아 미래를 움켜쥐려는 세력

그렇다면, 박근혜는 자신의 아버지를 정치적으로, 역사적으로 철저하게 부정해야만 이 과거에서 탈출할 수 있다. 딸로서가 아니라, 역사적 존재로서 그리고 정치지도자로서 그렇게 해야 했다.

그러나 그녀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따라서 그녀는 우리가 싸워온 그 과거에 갇혔다. 그 과거와 먼저 싸워야 할 당사자는 바로 박근혜 자신인 것이다. 만일 그녀가 그랬다면, 우리는 박근혜에 대한 평가를 달리 해야만 하게 될 것이다. 하지만 그녀는 그 과거를 철옹성처럼 옹호하고 그걸 도리어 이용하고 있다.

"과거를 타고 앉아서 미래를 움켜쥐려고 하는 것"이 그녀의 정체다. 그녀 자신과 박근혜를 둘러싸고 있는 세력들이 우리가 문제 삼는 그 과거와 결별했는가? 아니다. 그 과거에 기반해서 박근혜가 있다. 그리고 이들은 또다시 우리를 그 과거의 논법으로 공격하고 있다. 빨갱이니, 이념이니, 안보를 위협하니, 뭐니 해가면서 박정희의 유령을 부활시키고 있다. 그게 자신들의 힘이요, 무기이자 진지가 되니까 그런 것이다.

실패한 권력의 부활을 막자

따라서 그녀가 한 말을 고스란히 그녀에게 돌려주고 싶다.

"실패한 과거 정부의 부활을 막아 달라."

박근혜는 민주화에 실패한 세력의 후예다. 그리고 그녀는 그 과거권력의 부활을 꿈꾸는 자다. 박근혜로부터 정치적 민주화의 가치에 대해 들어본 적이 있는가? 박근혜는 빈부격차를 없애는 일에 실패한 정당의 대표다. 그녀는 4대강 환경파괴사업을 비롯해서 검찰의 부패와 타락을 막는 일에 아무 일도 하지 않은 정당의 수장이다. 박근혜는 이명박을 포함한 이제 과거가 되어가는 그 과거권력의 핵심이다.

그래서 우리는 이 과거 권력의 부활을 한사코 막기 위해 싸우고 있다.

민생이 힘든데 미래를 이야기 하지 않고 과거만 이야기하는 것이 온당하냐고 박근혜는 주장한다. 맞다. 그러자면, 이렇게 민생이 도탄에 빠진 현실에 대한 책임을 먼저 물어야 한다. 그게 누구일까? 노무현 정권의 실패를 그녀가 거론한다. 그 말에 대해 우선 받아들인다 치고, 그렇다면 그 실패를 복구하기 위한 책임을 지라고 이명박과 새누리당의 전신인 한나라당이 집권한 것이 아닌가?

이명박이 망가질 때까지 박근혜는 그동안 뭘 했는가?

그런데 이 이명박 정권이 이토록 처참하게 실패할 때까지 박근혜는 무엇을 했는가? 검찰이 저렇게 망가지고 무너지고 망해가는 데 박근혜와 집권여당이 책임지고 한 일이 뭐 하나 제대로 있는가? OECD 국가중 자살율 1위(매일 42명)가 된 나라에 박근혜는 아무런 책임도 지지 않을 것인가? 이게 다 노무현 때문인가?

경영자가 바뀌었으면, 그 사업체는 실적이 그 전과 달라야 한다. 이명박이 집권한 시기, 박근혜는 그 경영 파트너였다. 상대가 인정하든 아니든, 그녀는 새누리당의 실질적 책임자고, 이명박 정권의 공동 경영자다. 그런데 지금 벌어지고 있는 민생파탄을 거론하면서 문재인 후보를 공격한다? 이게 앞뒤가 맞는 말인가?

우선 자신의 책임에 대해 철저하게 반성하고, 이명박을 공격해야 마땅한 것이 아닌가? 무책임하기 짝이 없다. 민생을 거론할 자격 자체가 없는 것이다.

막가는 검찰을 방치한 것도 그녀와 새누리당이다. 불법민간사찰부터 시작해서 검찰의 억대 비리에 이르기까지 검찰개혁을 위해 한 일이 뭔가? 아무 것도 없지 않은가? 도리어 그 검찰을 이용해서 정적을 공격하는 일에나 온통 힘을 쏟아왔던 것 아닌가?

정권재창출? 민생도탄 정권의 연장

박근혜와 새누리당이 하고 싶은 것이 뭔가? 정권 재창출 아닌가? 그건 이명박 정권을 유지해온 세력의 집권 연장이다. 2013년이면 과거정부가 되는 이명박 정권의 새로운 부활이 박근혜로써 실현되는 권력의 실체다. 대표선수만 바뀌는 세력의 목숨이 계속 유지되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실패한 권력의 부활을 막고자 한다. 얼굴만 바뀌는 세력의 재집권을 저지하고자 하는 것이다.

이제 결론은 무엇인가?

그건, "과거의 얼굴에 미래를 분칠해서 나온 박근혜와 그 세력"의 재등장을 우리는 결코 용납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이것이 문재인이 감당해야 할 가장 우선적인 책임이다. 정권교체와 정치쇄신은 바로 이 목표를 이루기 위한 일차적 작업이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다시 민생은 도탄에 빠지고, 민주주의는 위협받을 것이며 이 나라의 평화는 공격받게 될 것이다.

이제 과거는 과거로 돌아가라. 이 과거와 싸우는 이는 모두 미래권력이다. 미래는 미래의 가치를 공유한 세력이 알아서 감당할 테니. 과거가 묻힐 역사의 관과 무덤은 이미 마련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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