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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이 하나이듯 진리도 하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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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태양이 하나이듯 진리도 하나죠."

[프레시안TV]종교 간 화해 상생 <대화마당> 열려



아프가니스탄 한국인 피랍 사건으로 불거진 한국 사회 내 종교 갈등이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가운데 서울 수유리 화계사에서는 다양한 종교 지도자들이 모여 <두 손 꼭 잡은 종교, 함께 나누는 평화>라는 대화마당을 열어 눈길을 끌었습니다.

특히 이번 대화마당에는 아프가니스탄 한국인 피랍자들이 석방될 수 있도록 파키스탄 무슬림들을 설득했던 이행래 이맘이 처음으로 함께했습니다.
▲ ⓒ인디코

이행래 / 이슬람 원로이맘
"우리는 (파키스탄 무슬림들에게) 자꾸 뭐라 그러냐면, (피랍자들이) 전부가 다 의사들이고. (피랍자들이) 봉사단이란 얘기죠, 봉사단. (파키스탄 무슬림들은) 우리가 얘기한 걸 그대로 받아들입니다. (봉사단이 아닌 선교단인 걸) 알면서도.. 왜냐하면 행여 우리가 (피랍자들이 기독교 선교단인 걸 알면) 상처를 입을까봐서.. 그런데 맨 나중에 어떤 분이 이런 얘기를 합니다. 그 분들은 총칼을 들지 않았지만 침략자라고 볼 수가 있다, 총칼을 들지 않는 침략자다. 전부 일이 끝나가지고 그 얘기를 해준 걸 듣고.. 그런 배려하는 마음, 그것이 얼마나 소중한가, 그것을 이번에 또 절실하게 느꼈습니다."

한국종교인평화회의 변진흥 박사는 직접적인 선교를 하지 않는 무슬림들에게 기독교의 선교방식이 낯설고 공격적으로 다가온다는 이행래 이맘의 의견에 동의하며, 기독교에 자성의 목소리를 촉구했습니다.

변진흥 / 한국종교인평화회의(KCRP) 사무총장
"외부로부터 선교에 대해서 그것을 총칼을 들지 않은 침략이나 마찬가지로 생각한다고 하는 이슬람 세계의 그런 정서를 저희 나름대로 생각을 해야 될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분들도 예를 들어서 적극적인 어떤 선교를 하는 분이라고 하면 그렇게 느끼지 않을 텐데, 그 분들은 이제 선교라고 하는 용어 자체가 없으시니까, 그런 차원에서 그런 말씀은 저희가 충분히 이해하면서 들어가야 하지 않겠는가, 그런 생각이 듭니다."

한편, 진보적 한국 기독교운동의 좌장 오재식 원장 역시 아프가니스탄 한국인 피랍 사건은 한국 개신교의 짧은 역사가 낳은 문제라고 지적했습니다.

오재식 / 진보적 한국 기독교운동의 좌장, 아시아연구소 원장
"아프가니스탄 사건 이야기가 또 나왔어요. 한국 교회가 가서 그렇게 한 걸 어떻게 생각하느냐. 한국 개신교 150년 역사인데, 사람의 나이로 비하면 이제 15살 밖에 안됐습니다. 그러니 10대가 철모르고 앞뒤로 종횡무진하고.. 그걸 양해를 우선 해주십시오. 자기들이 무엇을 했는지도 모를 겁니다. 이것은 간 사람들의 문제가 아니고, 우리 15살 밖에 안 된 개신교의 문제입니다."

'이슬람 근본주의가 한국을 무슬림화시킨다'는 일부 기독교 단체의 왜곡된 선전이 기독교와 이슬람교의 갈등을 증폭시키고 있다고 이슬람학을 전공한 박현도 강사는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박현도 / 이슬람학, 이화여대 강사
"(기독교 이슬람 선교단체) <투아이즈네트워크>라는 곳이 있습니다. 올 3월에 발족을 했는데요. 이슬람과 이스라엘을 제대로 알자, 라는 곳인데 사실상 여기에서 이슬람 공부를 합니다만 이게 이해하고 서로 사랑하기 위한 공부가 아니고, 선교를 위한 기본 지식 획득이거든요. 이분들이 지금 금년 3월부터 계속 하시는 얘기가 한국도 위험하다, 이슬람 근본주의가 한국에도 들어올 것이다, 그럼 누굴 통해 들어오느냐? 외국인 노동자들이다. 지금 한국을 무슬림화시킨다, 그게 가능한 얘기가 아닙니다. 지금 밀린 임금 받으러 다니고.. 직장에서 어떻게 안 쫓겨나고 비자를 더 연장할 것인가, 거기에 관심이 있죠. 지금 그분들이 기본생활도 되지 않는데, 한국을 이슬람이 뭐, 선교, 선교할 틈도 없고요."
▲ ⓒ인디코

이행래 이맘은 '한국의 무슬림화'라는 얼토당토 않는 얘기에 조금 흥분한 듯 보였습니다. 그는 십자군 전쟁 때부터 이어져 내려온 무슬림에 대한 편견이 평화로운 이슬람을 폭력적인 종교로 매도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행래 / 이슬람 원로이맘
"<한국 안의 이슬람들, 우리는 얼마만큼 저들을 아는가?> 근데 (이 좌담을) 보면, 내가 무슬림을 하는 사람으로서 이걸 보면 기가 막힙니다. 우리도 모르는 사실이 여긴 적혀있습니다. (한국을 무슬림화하려고) 이슬람 대학이 곧 설립이 된다는 둥, (이슬람) 초등학교 허가를 받았다는 둥, 그것뿐만이 아닙니다. 그래서 이런 얘기들이 어떻게 교수님들, 더군다나 전문가 입장에 있는 분들이 이런 말을 함부로 할 수가 있느냐. 이슬람은 '평화'입니다. 1400년 이전에 평화를 논하고 인류의 기본권인 평등을 논했으면, 그건 과히 혁명입니다. 전쟁터에서도 자비를 구하면 용서해주라고 했습니다. 칼을 빼서들고 죽이려고 한 사람도 용서해주고 그랬습니다. 그것이 이슬람입니다. 그런데 이슬람의 실체를 정말 모릅니다. 그것은 십자군 전쟁 이후에 서구에서 지어낸 말, 여러분들도 아시죠? '한 손에 칼, 한 손에 코란' 그것이 현재 테러전쟁까지 연계가 되어 있습니다. 이슬람은 호전적인 종교, 그렇게 매도하고 있습니다. 그것이 편견입니다."

한편, 이부영 위원은 한국 기독교 단체에서 이슬람 선교가 중심이 된 것은 서구의 제국주의적 시각에서 비롯되었다고 보고 있었습니다.

이부영 / 화해상생마당 운영위원
"세계에서 우리나라가 선교사를 두 번째로 많이 내보내는데, 그 선교사들이 가는 지역의 80%가 이슬람 국가들이라고 합니다. 그것은 아마 미국의 어떤 (반무슬림 분위기) 흐름에 우리도 부지불식간에 거기에 맞춰가고 있는 게 아니냐."

아프가니스탄 한국인 피랍 사건에 대한 각 종교의 깊이 있는 토론이 이어지면서 이제는 종교 간 갈등을 해결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해야할 시점이라고 입을 모았습니다.

수경스님 / 화계사 주지
"우리 사회에서 종교 간의 갈등이 내적으로 상당히 심각하게 진행되고 있다. 종교가 뭔가 접점을 찾아가는 그런 역할을 해내야 되는 것이 아닌가, 그런 생각을 해봅니다."

박종화 목사는 종교 간의 화합을 위한 수유리 모델을 제시했습니다. 수유리 모델은 화계사, 송암교회, 수유1동 성당, 3개의 종단이 종교 간의 이해를 떠나 이웃사랑을 실천하고 있는 바자회입니다. 10년 전 화계사 방화에 개신교가 개입되었을 것이란 오해를 풀기 위해 한신대 학생들이 청소를 도와 준 일을 계기로 이웃종교를 이해하기 위한 노력이 시작되었습니다. 이제 동네주민 1만 여명이 참여하는 강북지역의 대표적인 지역축제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박종화 / 경동교회 목사
"화계사, 송암교회, 천주교 성당 3자가 모여서 하고 있는 바자회란 이름의 평화, 이것보다 더 큰 일이 사실 없습니다. 저는 이런 (종교연합 바자회) 모델이 서울에서 각 구별로 하나씩만 있어도 엄청난 일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종교 자체의 이론, 이걸 갖고 접근하는 게 아니고요. 일감가지고 접근해야 됩니다. 지역사회에서 있는 구체적인 환경문제, 그 다음에 아이들 보호 문제, 그 다음에 노인복지 문제 등등.. 지역사회마다 일감이 있잖아요. 그건 종교를 초월해서 인간적 접근을 하자. 이렇게 해야 종교간의 평화가 싹틉니다. 이론적 접근보다도 삶 속에 실천 중심으로의 접근, 그게 가장 중요합니다."
▲ ⓒ인디코

허심탄회하게 진행된 대화마당이 끝난 후의 화계사 열린마루. 이곳에서는 '신의 이름으로, 천국의 이름으로, 진리의 이름으로 싸우지 말라'는 야소다라의 '평화의 노래' 소리가 울려 퍼지고 있었습니다.

왜 우리는 싸워야만 하나요? 왜 우리는 서로 죽여야만 하나요? 왜 천국을 지옥으로 만들려고 하나요? 신이 계시다면, 그가 원하는 것은 인류의 평화일 겁니다. 자신의 종교에 대한 독실한 신앙만으로는 평화가 오지 않습니다. 끊임없는 전쟁과 대립이 보이지 않으십니까? 천국으로 가는 길은 당신들의 마음속에 있습니다. 당신의 사랑과 희생, 용서와 인내 속에 있습니다. 이것이 신이 우리에게 바라는 것이 아닐까요?
▲ ⓒ인디코

수경스님 / 화계사 주지
"태양이 하나이듯이 진리는 하나라고 생각을 하는데 서로 보는 관점이 달라서 다르게 보고 있는 건데, 가톨릭이니, 기독교니, 불교니, 원불교니, 다 이름이잖아요, 이름. 서로가 서로를 이해하고 인정하고 배려하는 이런 노력을 한다면 (종교 간의) 벽을 무너뜨리고 서로 화해하고 상생할 수 있는 그런 길을 찾아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그런 희망을 가졌어요."

기획: 박사야
영상취재: 김하얀
편집: 김하얀
제작: 인디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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