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박인규가 주목한 이 사람은 권종철 축구 국제심판입니다. 권종철 심판은 1989년 축구심판 3급 자격증을 따같은 해 축구경기 부심으로 심판에 데뷔했습니다. 1995년 국제축구연맹(FIFA) 공인 국제심판 자격을 취득했고. 999년 K리그 주심으로 데뷔했으며 2002년 부산 아시안 게임 결승주심, 2003년과 2005년 20세 이하 청소년 월드컵 주심, 그리고 1,3회 AFC 챔피언스리그 결승 주심, 올해 AFC 개막전 주심 등으로 활약했습니다.
박인규 : 저희 프로그램에 축구심판으로는 두 번째 나오셨습니다. 임은주라고, 워낙 여성이었기 때문에도 유명하신 분이었고 권종철 심판도 뵈니까 많이 얼굴을 경기에서 뵌 것 같아요. TV프로그램이었으면 많은 분들이 알아보실 텐데 라디오라서 아쉽습니다.
권종철 : 감사합니다.
박인규 : 한국 축구의 포청천이라는 별명으로 불리셨고 지금 연세도 사실 44밖에 안 되셨는데 벌써 은퇴를 결심하신 건 너무 빠른 거 아닙니까? 왜 은퇴하기로 하셨어요?
권종철 : 우선 피파는 만 45세까지를 정년으로 하고 있고요. 그러다 보니까 제가 다음 월드컵을 하지 못하기 때문에 제가 심판으로서는 월드컵을 제외한 그 외 경기들은 다 경험했기 때문에 더 이상 하는 건 큰 의미가 없다고 제가 생각을 첫째 했고. 두 번째는 제가 일찍 시작했기 때문에 정상에 있을 때 떠나야겠다는 생각을 계속 했습니다. 프로 같은 경우는 몇 년 더 할 수 있지 않냐, 프로는 연령제한이 없습니다. 프로 같은 경우는 몇 년이라도 더 할 수 있는데 주변에 만류하는 사람도 있지만 박수칠 때 떠나라고 하듯이 이때를 제일 좋은 시기라고 생각해서 그렇게 결정했습니다.
박인규 : 권종철 심판은 국내심판 중 가장 베스트라고 할까요. 그랬고 작년 독일월드컵에 사실 나갈 것으로 기대했는데 못 나가셨어요.
권종철 : 첫째는 어쨌든 제가 부족한 탓이죠. 그리고 피파에서 46명의 월드컵 후보심판을 선정해서 3년간 트레이닝을 시켰어요. 2003년부터 두 번의 세미나와 두 번의 세계청소년을 다녔고요. 그 경기 결과에 이렇게 됐다고 승복해야 되는 게 맞겠죠. 그런데 외부적으로는 제가 AFC챔피언스리그 결승을 두 번씩 본 아시아 유일의 심판이면서 못 가는 건 한편으론 핑계 같지만 일본이 아시아축구연맹 스폰의 70%, 피파 스폰의 40%를 대고 있기 때문에 확실하게 못 이겨서 못 가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박인규 :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는 우리나라에서도 심판이 한 분 참여하셨죠.
권종철 : 김영주 선배님이라고 제 바로 위 선배님이셨는데, 사실은 제가 갈 거라고도 많이 얘기가 됐었는데 그 분이 가는 건 제가 볼 땐 실력이 저보나 나았고 경험도 나았기 때문에 그때도 차점자로 사실 못 갔습니다. 월드컵은 저하고 인연이 없지 않나 생각합니다.
박인규 : 2002년도 월드컵에 비해서 작년 월드컵은 아시아쪽 국제심판의 몫이 줄어들었다고 해요
권종철 : 예. 우선 46명을 선정했고 첫 세미나 갔을 대 발표할 땐 아시아 쿼터가 6명이었고, 피파의 심판부장이 설명할 때 아시아는 네 장의 쿼터를 주겠다고 공언했는데 사실은 두 장으로 줄었습니다. 결정적으론 거기에도 원인이 있었고요 제가 못 가는 원인이
박인규 : 어쨌든 월드컵 4강까지 한 나란데 월드컵 주심으로 한명도 못 나갔다는 건 억울하단 생각이 드네요 사실.
권종철 : 그렇죠. 어쨌든 대한민국 하면 그래도 지금 피파월드컵 역사상 4강을 한 다른 대륙이 사실은 남미와 유럽 빼고는 없거든요. 그런데 그런 나라에서 심판이 못 갔다는 건 좀, 저 개인적으로 책임도 느끼고요. 또 이번 은퇴를 계기로 계속 일본에 지고만 있을 게 아니라 좀 더 발전적인 대안도 내세우고. 또 저 역시도 혹시나 저에게 큰 중책을 준다면 제가 밀알이 되어 월드컵 심판이 될 수 있도록 하는 데 주심이 나오는 데 일조하고 싶습니다.
박인규 : 18년 동안 축구심판 생활을 하시면서 아시안게임, 20세 이하 청소년월드컵,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결승 주심, 해보고 싶은 건 다해보셨는데 딱 하나 월드컵 주심을 못해보신 거군요.
1989년도에 처음 심판이 되셨다고 하는데 그 전에 선수생활을 하셨습니까 어떻게 심판 하실 생각을 하셨어요?
권종철 : 한 1년 정도 했어요. 그런데 선수로서는 자질이 없었나봐요, 그래서 그건 접었고. 그 후에도 축구가 좋아서. 쉽게 얘기하면 조기축구회 같은 데에 젊어서부터 직장 다니면서 운동 나갔더니 나이 어린 사람은 그냥 쉽게 게임 안 시켜주고 심판 봐, 이러잖아요. 심판을 한 두어 번 봤어요. 그런데 거기 운동하셨던 분들이, 옛날에 실업, 대학에서 하셨던 분들이 많았어요. 공을 잘 차는 팀이어서. 그런데 그 분들이 그러셨어요. 야, 너 공차는 것보다는 심판 보는 게 잘할 것 같다, 한 번 해봐라, 저한테 그러시더라고요. 그런데 신문에 공채가 마침 나서 제가 응시해서 지금 이렇게, 그때는 형편없었지만 지금은 영광된 자리까지 오고 감히 포청천이라고 언론에서 부르는 심판이 됐습니다.
박인규 : 보니까 심판에도 급이 있는 모양이에요 3급 자격증으로 시작하셨다니까 3,2,1급 국제심판, 어떻게 올라가게 되는 겁니까?
권종철 : 처음에는 제도적으로 조금 차이가 있긴 한데요. 일단 현재는 심판도 많아졌고 등급도 잘 나뉘어져서요, 3급에서 2년 이상 경과하고 활동을 해야 되고. 그리고 2급 시험을 볼 수 있는 자격을 주고, 거기서 합격하면 또 2급에서 2년간 활동하면서 거기에 또 경력이 되면 1급 시험 볼 수 있는 자격을 2년 후에 주고
박인규 : 그럼 프로축구리그의 주심 정도가 되려면 어느 정도의 경력을 쌓아야 됩니까
권종철 : 최소한, 아주 무척 빠르다고 해도 6년 이상이 걸린다는 얘기가 나오겠죠. 1급이 되고도 바로는 못 들어가니까 최소한도 2,3년 정도는 경험을 해야, 성인경기를 보고 그래야 들어갈 수 있으니. 빨라야 그렇지 지금은 아마 6년 가지고도 힘들고, 지금은 한 10년 정도 걸리지 않을까
박인규 : 말하자면 국내 프로축구 주심 보시는 분들이 우리나라에선 제일 잘 보시는 분들, 그 위에 국제심판이 있는 건가요?
권종철 : 그렇다고 봐야지요, 당연한 거죠.
박인규 : 우리나라에 국제심판은 몇 분이나 되세요?
권종철 : 국제심판은 주심, 부심, 여자, 풋살, 이렇게 다 나눠지는데요. 물론 전체적으로 피파에서 다 통괄하고 있고. 아시아에는 6나라만. 호주 포함해서 그레이드A라고 평가해서 그 나라에만 주심이 맥시멈 7명.
박인규 : 축구수준이 높아야 그 나라에서만 국제심판이 나올 수 있는 거군요
권종철 : 네. 예를 들어 괌이나 몽골 같은 나라에 국제심판이 있다고 해도
박인규 : 아무리 심판을 잘 봐도 안 되는 거군요. 쉽지 않네요.
제가 이번에 권심판 인터뷰를 위해서 이런저런 신문기사를 보니까 남미의 어떤 작가라던가요? 지구상에서 가장 버림받은 사람이 심판이다. 그런 말을 했다고 해요. 심판은 아무리 잘 봐도, 잘해야 본전이다 그런 말을 하던데요 어떻습니까?
권종철 : 일반인들이 생각하셔도 다 아시겠지만 통상적으로 저희가 법관에 많이 비유하는데요, 사실 저는 그렇게 생각은 안 하고요. 지려고 하는 팀이 없잖아요. 항상 이기려고만 연습하고 있고 이기는 법만 가르쳤지, 질 때 깨끗이 져라,라고 얘기하는 지도자는 저는 사실 한 번도 못 봤어요. 사실은 축구가 정말 선진국이 되려면 이길 때 멋지게 이기고 여러 사람한테 박수를 받을 수 있다면 질 때도 깨끗하게 져라, 승복해라. 이렇게 얘기하고 싶습니다.
박인규 : 그렇다 하더라도 심판도 사람인지라 분명 오심은 나올 수밖에 없는 거 아닙니까? 한 85% 정확하면 잘 본 게임이다 이런 말씀도 하시던데.
권종철 : 사실 제가 인터뷰에서 그런 말씀을 드렸는데 대신 85% 내에 메이저미스테이크가 있으면 안 되죠. 예를 들어 승패를 바꾼다든지, 명백한 패널티킥인데 못 불었다든지, 명백한 퇴장인데 못 줬다든지, 이런 게 있어서 승패를 바꾼다면, 15% 내에 그런 미스테이크가 있으면 좋은 경기라고 할 수 없죠.
박인규 : 오심도 말하자면 큰 오심 작은 오심이 있을 수 있다
권종철 : 그렇죠. 작은 오심은 누구나 수없이 하고 있고 그것도 축구의 일부분이라고 생각하셔야 할 것같습니다.
박인규 : 포청천께서는 그런 경기에 큰 영향을 미치는 오심을 안 하셨습니까? 혹시 제일 기억에 남는 오심 같은 거 있으세요?
권종철 : 저도 몇 번 했죠. 가까운 때에 한 기억으로는, 제가 운이 좋아서 그런지 크게 승패를 바꾸는 건 크게 기억에 남게 해본 적은 없고 이번에 한 번 있었습니다. 이번에 한 번 있었습니다. 아시안컵 8강전에서 사우디와 우즈베키스탄 게임이었는데요, 2부심이 싱가포르 사람이었어요. 1부심은 정해상이라고 우리나라 심판이었고. 1대 0으로 사우디가 지고 있는데 우즈베키스탄 선수가 슈팅한 공이 골키퍼가 쳐내서 리바운드 되는 걸 달려들어오던 우즈베키스탄 16번 선수가 득점으로 성공시켰는데, 그걸 2부심인 싱가포르 사람이 오프사이드로 들고 있더라고요. 그러니까 저는 제가 구분할 수 있는 방법이 없으니까, 제가 그 선상에 있었던 것도 아니고. 그런 것 때문에 사실 부심이 필요한 건데요. 그래서 게임이 종료되고 2대 1로 사우디가 이기고 준결승에 올라갔고요. 저는 이제 호텔로 돌아왔는데, 경기감독관이 옛날에 국제심판이셨던 분이어서, 그 골 정확했냐고 그랬더니, 2M 비하인드였다고 하더라구요. 2M뒤에서 달려들어갔다. 오프사이드 위치에 있는 사람에게 골키퍼가 펀칭하거나 골포스트나 크로스바를 맞고 갔을 때도 오프사이드가 적용되거든요. 킥하기 전에 있었다면, 킥하기 전에 있었던 걸로... 집중력이 부족했던, 착각한 거죠. 그리고 최종적으로 모든 책임은 주심에게 있거든요. 부심이 잘못 들었어도 결과는 제가 내리게 할 수도 있고 제가 오프사이드로 판정할 수도 있는데 그렇게 해서 결국은 2대 2가 돼서, 그 후론 어떻게 될지 모르잖아요. 그런데 결국은 2대 1로 지는 게임을 만들었으니까 저한테도 큰 미스테이크가 된 거죠. 우리나라 신문에서 타이틀이, '한국인 심판의 실수로 우즈베키스탄의 날아간 승리의 꿈' 이렇게 썼더라구요.
박인규 : 그런 오심을 막기 위해서 비디오판정을 도입하자는 소리도 있던데 그건 어려운 겁니까? 비디오판정으로도 오심이 나올 수가 있다고 합니다만
권종철 : 비디오판정을 피파에서 금하는 이유 중 하나가, 예를 들어 심판이 비디오를 보고 판정하는 거라면 비디오판독을 해서 징계도 하고 그걸로 판정도 해야겠지만 심판이 뛰어다니면서, 그것도 선수하고 가까운 위치 찾아서 판정해도 어려운 상황이 있는데 그걸 비디오를 보고 판정한다면 축구의 흥미가 떨어지겠죠.
박인규 : 경기하는 선수나 감독들은 심판이 잘못 봐서 졌다고는 얘기하지만 심판 때문에 이겼다고 말씀하시는 분들은 없는 것 같아요. 심판을 보시다 보면 대개 원망을 많이 들으실 텐데, 선수들 중에서, 게임에서 심판으로서 보람을 느끼는 경우는 없으셨습니까?
권종철 : 보람을 느끼는 경우도 상당히 많죠. 제가 예를 들어 심판을 안 했다면 서두에 말씀하셨듯이 남미의 유명한 철학자가 말씀하시기를, 지구상에서 제일 버림받은 종족이 하는 것이 축구심판이다. 그랬는데요 저는 다른 인터뷰에서도 말씀드렸듯이 전 참 행복한 심판입니다,라고 스스로 그러는데 그 이유 중 하나가, 제가 박지성 같은 선수를 어디서 직접 만나고 차범근 감독이나 우리나라의 훌륭한 기라성 같은 분들을 어디서 뵙고. 브레터 회장이나 IOC위원장이나 정몽준 회장님 같은 분들을 어디서 가까운 데서 만나고. 그럴 수 있는 영광을. 제가 대통령 하시는 분들과도 두 번인가 세 번 악수한 것 같아요 운동장에서요. 제가 그런 영광을 어디서 누리겠어요. 그리고 선수로는 제가 박지성 선수 같은, 이영표, 설기현 이런 선수들이 국내리그는 많이 안 뛰었지만 국제게임을 통해서 접하고 피스컵 때도 만나고 그랬는데요 저는 경고 받는 걸 거의 못 봤습니다 이 선수들은. 그냥 자기 할 플레이만 하지, 경고도 받는 선수만 받고 퇴장도 당하는 선수가 당하지 안 그러는 선수들은 잘 안 그러거든요. 그리고 이번 아시안컵 때 제가 태국 선수들이, 얼마 전 피아퐁 선수가 이번에 올스타전에 초청돼서 왔더라구요.
피아퐁 선수 다음 세대가 캐디삭이라는 영웅이 있어요. 태국에. 그 선수를 99년에 C게임을 보면서 주장과 심판으로 처음 만났고. 그런데 이번에도 그 선수가 사실 영웅적인 선수였는데 호주한테 비기면 자기네는 올라가고 호주는 무조건 이겨야 올라가는 경기인데 호주한테 졌어요 홈에서. 관중이 거의 꽉 찼는데... 그런데 게임 끝났는데 저한테 태국식으로 두 손을 모으면서 인사를 하고, 제가 그렇게 받아줬더니 저한테 와서 포옹을 하더라고요. 졌는데도 자기는 충분하다, 할 만큼 했고 충분하다고 하면서. 그런데 사실 진 팀이니까 제가 포옹도 받아줄 수 있지 만약 이긴 팀이었으면 포옹 절대 못 받죠.
박인규 : 아, 말하자면 이긴 팀이었으면 저기 뭐가 있지 않느냐는 오해도 받을 수 있다는 말씀이시군요
권종철 : 그것도 그렇고, 다음 게임에서 또 만날지도 모르기 때문에요. 보는 여러 사람의 시각적인 게 그렇습니다. 너무 감명깊었어요.
박인규 : 심판이란 자리가 처신하기가 힘든 자리군요.
우리 축구 얘기 좀 해보죠. K리그에서도 심판 판정 때문에 굉장히 말들이 많던데, 못 되면 조상 탓인지는 모릅니다만. 일부에서는 국내 축구심판의 자질이 좀 문제가 있다. 너무 엄격하다 이런 말씀도 하시는 심판으로서는 어떻게 말씀하시겠습니까?
권종철 : 자질 문제는 항상 나오는데요, 자질 전에 제가 볼 때는 한국 심판이 아시아권 내에서는 정말 어디 가든지 엄지손가락 들 정도로 잘 한다고 소문이 나 있는데요. 국내에서는 좀 나름대로, 어떨 땐 뜨거운 감자가 돼서 이슈화되기도 하는데요, 자질 문제 전에 어떻게 보면 신뢰성 회복이 더 먼저 아닌가 생각하고요
박인규 : 선수와 심판, 감독과 심판 간의 신뢰
권종철 : 그리고 제일 중요한 건 제가 보는 관점에서는, 요새 좀 자꾸 논란이 많은데 저는 상당히 긍정적으로 생각합니다. 외부에서 보시는 분들은 선수가 웃통을 벗고 어떻게 했다 이렇게 하시는데. 사실 그런 과정을 거쳐야 더 발전하고 또 나름대로 심판의 중요성도 알게 되고 관심도 가지시고, 그래서 어떻게 보면 긍정적이 아니겠냐. 또 이런 계기를 통해서 한 번쯤 더 돌아보고 앞으로 뭐가 부족한 부분이고 뭘 더 발전시켜야 되는 것인가를 선수도, 감독도, 또 심판도. 물론 심판이 더 많이 연구하고 노력해야 되겠죠. 또 팬 여러분, 언론도 함께
박인규 : 심판의 자질과 실력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어떤 세계적인 축구에 관한 정보라든가 심판 보는 것과 관련된 걸 분석하고 교육하고 재교육할 수 있는 전문기관이 필요한 거 아닙니까? 우리나라에 그런 게 있나요? 심판들을 위한 교육기관, 재교육기관 이런 것
권종철 : 현재는 그런 기관이 없죠. 그런데 각자 연맹이라든지 협회에서는 지금 계속 그 심판들을 대상으로는 하고 있는데요. 연수과정도 있고 연맹에서는 계속 해외연수도 시키구요 축구협회에서도 작년에 처음으로 영국에 15명인가 연수를 보내는 것도 있었고. 그런데 선수나 지도자에 비해서 약하죠, 미력하죠.
박인규 : 일본이나 중국 같은 경쟁상대가 되는 나라에선 어떻습니까? 심판에 관해서 나름대로 교육기관 같은 게 있나요?
권종철 : 예. 따로 지금 연맹 내에서, 일본 같은 경우는 J리그 내에 전문마스터를 두 사람인가 둬서 전문적으로 다음해에 J리그에 올라올 심판들을 20명인가 선발해서 트레이닝시키고, 아카데미화해서 6개월에 걸쳐서 체계적으로 교육시키고요. 제가 알기로는 K리그에서도 곧 그런 쪽에 관여할 계획이 있고요.
박인규 : 앞으로 심판에 대한 좀 더 체계적인 교육과 양성도 필요할 것 같습니다.
그나저나 우리가 2002년도에 4강까지 갔는데 요즘 한국축구가 갈수록 실력이 떨어지는 것 같아서 많은 축구팬들이 아쉬워하고 있는 것 같은데, 권심판께선 어떻게 보세요? 최근에도 시리아랑 해서 0대 0, 굉장히 갑갑하더라구요. 그 팀이 세계랭킹 120위 밖에 안 된다는데, 어떻게 보십니까?
권종철 : 제 개인적으로는 무척 잘 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왜냐면 첫째로 3연승을 어쨌든 했잖아요. 외국인 감독이 예를 들어 3연승을 했다고 하면 아마 그 감독 최고라고 언론에 상당히 많이 떴을 것 같아요 제가 볼 때. 그런데 첫째적으로 외국인이 아니면서 3연승을 했고, 어쨌든 지금 승점 10점으로 단독선두에 있고. 두 번째로는 갑자기 박성화 감독께서 맡아서 하고 계시기 때문에 그것에 비하면 잘 하고 있다. 그리고 잘 한다고 하면 더 잘하잖아요 우리나라 사람들. 그래서 그런 격려나 관심이 더 필요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박인규 : 26, 27살 때부터 어떻게 보면 축구심판에 청춘을 바치신 건데 은퇴하시면 축구와는 관계가 멀어지시는 겁니까? 앞으로의 계획은 어떻게 되세요?
권종철 : 심판으로는 제가 누릴 수 있는 걸 더 이상은 누릴 수 없기 때문에. 다 누렸고요. 저는 제 사업 쪽에 한 번 도전해볼 계획이고요. 또 하나, 지금 기회가 주어진다면 협회나 연맹 쪽에서 기회가 주어진다면 저 같이 월드컵에 못 가는 사람 말고 가는 사람을 키우는데 제가 미력한 힘이라도 꼭 일조하고 싶습니다.
박인규 : 축구심판으로서 굉장히 많은 경험을 가지셨기 때문에 그것들을 우리나라 심판의 수준 향상, 자질향상을 위해서도 기여하실 수 있을 것 같은데 혹시 그것과 관련해서 축구협회에서 제의 같은 건 없나요?
권종철 : 축구협회에서도 조금 제의가 있었고요. 현재는 네 군데서 제안을 하고 있는데요, 외국에서 두 군데고 국내에서 K리그를 포함해서 두 군데. 협회와 K리그 쪽에서 제안이 있습니다. 그런데 제가 사업도 해야 되고 나름대로 갖고 있는 생각이 있기 때문에 그것과 어느 정도 조율이 되면 할 계획에 있습니다.
박인규 : 최근 한 인터뷰를 보니까 우리 축구선수들이 세계축구의 흐름, 특히 새로운 룰을 제대로만 알아도 전력이 20% 이상 향상될 수 있다고 말씀하셨어요. 심판으로서 축구선수들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 있으시면 말씀해 주시죠.
권종철 : 제가 여러 나라를 다니면서 본 경험으로는 심판 수준이 떨어진다고 말씀하시는 분들이 조금 있는데요. 제가 변명이라면 변명이랄까요. 심판 수준, 선수, 지도자 수준은 거의 비슷합니다. 같이 가는 거죠. 우리나라 정도면 세계 어디 내놔도 문제가 없고, 또 저는 수없이 많은 나라에서 카타르, 중국리그 이런 데서 초청을 받아도.. 사실 제가 요즘은 바빠서 못 가고 있는데, 그 나라에서도 그 나라 심판들이 못 봐서 그런 게 아니고 사실은 신뢰성 때문에 그렇거든요. 그리고 어떤 문제가 생겼을 때 잘못 봐도 그날 게임 끝나면 다음날 고국으로 돌아가면 그만이잖아요. 그런데 우리나라에선 그게 안 되잖아요. 살아야 되고. 그리고 규칙을 잘 아는 건 경기에 상당히 중요합니다. 특히, 손에 맞았다고 해서 핸들링이라고 아시는 분들이 상당히 많은데요 이건 고의성이 있느냐 없느냐. 공이 와서 손에 맞았냐, 손이 공을 가서 쳤냐, 이런 심판들 나름대로의 기술입니다. 경기규칙에 의한. 그런 것, 어떤 때는 손에 맞았다고 선수가 서있어버리는 경우가 있어요. 그러면 상대팀이 잡아서 그냥, 심판은 아니라고 하는데 그때가서, 그리고 골이 들어가면 와서 항의하고. 그런 부분은 좀 규칙을 잘 알면 훨씬 향상되지 않을까
박인규 : 심판 탓을 하기 전에 우선 축구규칙을 제대로 하고 무엇보다 심판을 믿고 게임하는 게 중요하다. 그런 말씀이시네요.
연말까지는 그래도 포청천으로 활동하실 텐데 마지막으로 축구팬이나... 못다하신 말씀 해주시죠.
권종철 : 우선 축구를 사랑하고 관심이 많은 분들에게, 이런 자리가 또 없을 것 같으니까요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 드리고. 심판 때문에 축구장을 안 오신다는 분이 있어요. 그런데 안 오시지 마시고 오셔서, 욕을 하더라도 오셔서 욕하시고 오셔서 같이 하시는 게 축구발전에 도움이 되고요. 그래야 심판들도 더 흥이 나서, 텅 빈 그라운드보다는 관중이 많은 그라운드에서 심판을 보는 게 욕을 먹더라도 훨씬 좋다고 생각합니다.
박인규 : 마지막 남은 기간까지 좀 포청천으로서 활동해 주시고요. 본인은 비록 월드컵에 못가셨지만 후배들이 많이 월드컵에 갈 수 있도록 많은 역할을 부탁드려보겠습니다.
권종철 : 감사합니다.
박인규의 집중인터뷰, 오늘은 은퇴를 선언한 권종철 축구 국제심판을 초대해 은퇴를 선언한 배경과 지난 18년 동안의 심판 생활을 되돌아보고 판정 논란 등 우리 축구 현실에 대해 얘기 나눴습니다.
*〈박인규의 집중인터뷰〉는 매주 월-금요일 오후 2시30분부터 3시까지 KBS 1라디오97.3MHz)에서 방송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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