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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 이권? 이라크 어린이들의 고통을 보라!

[파병 4년, 이제는 철군이다] ② 한 달 어린이 만 명이 사망

정부는 30일 국무회의를 열어 '국군부대의 이라크 파병연장 및 임무종결계획 동의안'을 의결했다. 파병군 중 600명을 올해 12월 말까지 철수하고 나머지 650명은 2008년 12월에 철수한다는 내용이다. 4번째 파병연장안이며 2007년 완전 철군을 조건으로 1년만 더 연장하겠다는 작년의 약속을 어긴 것이다.

노무현 대통령은 23일 담화문을 발표하면서 '한반도의 평화'와 '에너지 공급원인 중동정세의 안정', 그리고 '한국기업의 이라크 진출'을 위해 파병을 연장하겠다고 밝혔다.

이라크의 평화와 민주주의?

노 대통령은 자이툰 부대가 "현지 주민들 사이에서도 가장 신뢰를 얻고 동맹군 사이에서도 가장 모범적인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고 말했다.

지금 이라크 현지주민들에게 다국적 동맹군은 정말 그런 존재일까?
▲ "내가 이라크예요" ⓒ

노 대통령이 평화와 재건을 말하는 것처럼 미국의 부시 대통령도 이라크의 압제자 사담 후세인을 제거하고 이라크의 민주주의를 재건하겠다는 것을 이라크 침공과 점령의 목적으로 내세웠다. 그리고 4년이 지났다.

그러나 지금 이라크 상황은 후세인 집권 시기보다 훨씬 악화됐고 계속 악화되고 있다. 절대빈곤의 지표로 흔히 쓰이는 하루 1달러 미만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이 이라크 2700만 인구의 30%에 해당하는 800만이다. 유엔 자료에 의하면 50만 명 이상의 바그다드 주민들이 하루에 2~3시간만 전기를 이용할 수 있다. 전쟁 전에는 하루에 수도를 20시간을 이용할 수 있던 이라크인들이 지금은 하루에 3시간밖에 쓰지 못한다.(IRIN, 유엔 인도주의 업무조정국, 2007년 1월 28일)

평화는 어떤가. 영국의 'Save the Children' 재단에 의하면 지금 이라크에서는 초등학교 어린이들 중 80만 명이 전쟁과 납치 등의 공포로 학교에 가지 못한다. 초등학생의 22.2%에 해당한다. (Save the children, "Rewrite the future, Education for children in conflict-affected countries" 2006년 9월)

학교안에서 살해 당한 어린이들이 2005년 1학기에만 64명이고 다친 어린이들이 57명이며 47명이 유괴를 당한 것으로 확인됐다. 물론 이 숫자는 등하교를 하며 피해를 입은 학생들은 포함되지 않았다. 이런데도 불구하고 당신이라면 아이들을 학교를 보내겠는가? 5명 중 한명의 어린이가 전쟁의 공포로 학교에 가지 못하는 나라에서 평화?

이런 상황에서 어린이들이 굶고 병들어 죽는다. 이것은 결코 비유나 과장이 아니다. 한 나라의 사람들의 생활상을 볼 수 있는 가장 명확한 지표는 '5세미만 어린이 사망률'이다. 미국은 2003년 점령 이후 이라크 5세미만 어린이 사망률을 반으로 낮추겠다고 했지만 유니세프의 자료에 의하면 미국 침공 후 영아사망률은 후세인 시절보다 더 악화되어 2006년 1000명당 130명으로 증가했다. 5살이 되기전까지 아이들 100명중 13명이 죽는다는 이야기다. 이러한 수치는 에이즈가 가장 극심한 아프리카의 보츠와나 수준이다. (UNICEF, "The State of World's Chidlren" 2007)

유니세프의 다른 자료에 의하면 어린이의 10%가 급성영양실조이고 25%가 만성영양실조이다. 즉 10명 중 1명은 당장의 끼니가 문제이고, 4명 중 한명은 만성적으로 굶는다. 이 수치는 후세인 통치 시절의 두 배가 넘는다. 그러나 이라크 보건성은 이러한 보고조차 빙산의 일각일 뿐이며 어린이들 중 50%가 어떠한 형태로든 영양실조에 시달리고 있다고 말한다. 어린이 반이 굶는 것이다.

이라크 심리학회는 18개 지역에서 2000명을 대상으로 조사를 시행했는데 그 결과 조사 대상 중 92%가 폭탄에 의해 사망할 수 있으며, 60%는 공황장애를 겪고 있다고 보고했다. 이 학회는 또 이라크 전역에 걸쳐 어린이 1000명을 대상으로도 조사를 했는데 92%가 학습장애를 겪고 있다고 보고했다. (<로스앤젤레스 타임스> 2006년 11월 15일자) "이들의 마음속에 있는 것은 총과 총탄, 죽음과 미국의 점령에 대한 공포뿐"이라는 것이다.

점령과 학살이 가져온 현실

이처럼 이라크의 상황은 완전한 재앙이다. 미국 존스홉킨스대학에서 발간하는 의학저널 <랜싯>(Lancet)의 보고는 그 재앙의 규모가 상상 이상임을 여실히 보여준다. 이 저널에 2006년 10월 발표된 논문에 의하면 2003년 미군 침공 이후 약 40개월 동안 전쟁에 의한 직간접적 피해로 65만 5000명이 더 사망했다.

47개 집단에서 1850가구를 조사한 이 논문에 의하면 전쟁 이전 사망률은 1000명중 5.5명이었으나 2003년 이후 13.3명으로 급증했고, 2005년 6월부터 2006년 6월까지는 19.8명으로 또 늘었다. 65만 명이 3년 4개월 동안 전쟁전보다 더 사망한 것이다. 현재는 점령 후 4년이 넘었으니 사망자수는 더 늘었을 것이다. 실제로 100만명 이상이 사망했다는 보고서도 나오고 있다. 이 사망자 수는 이라크 전체인구의 2.5%이다.

이 수치가 과장됐다고 생각한다면 어린이들의 죽음을 보라. 'Save the Children'은 2005년 한해에만 5세미만 어린이들 중 12만 2000명이 죽었다고 보고했다. 이런 비교가 온당할지는 모르겠지만 후세인 통치 시절 유엔이 1990년 경제봉쇄조치로 인해 어린이들이 10년 동안 60만 명이 죽었다는 사실, 즉 한달에 5000명의 어린이가 죽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유엔의 경제봉쇄가 비인도적 조치라고 비난을 받았다.

그런데 지금은 한달에 1만명씩 죽는다! 30%가 설사와 폐렴에 의한 사망이다. 이라크 어린이들 중 35%만 예방접종을 제대로 받는 상황에서의 당연한 귀결이기도 하다. 나머지 70%는 폭탄과 총, 일상적으로 만연한 폭력으로 죽는다.(Save the Children, 'State of the World's Mothers', 2007년 5월 8일) 한국의 아동사망률의 22배에 달한다.

부시와 노 대통령이 말하는 평화와 민주주의는 어디있는가? 이라크인들에게 침공과 점령 이후 돌아온 것은 학살과 죽음, 재앙이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당신이 이라크인이라면 노 대통령이 말하는 동맹군들은 무엇이겠는가? 점령과 학살을 위한 군대일 뿐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라크 어린이들의 죽음을 대가로, 인과관계도 없는 한반도의 평화를 말하고, 점령군 사이에서 모범이라 평가를 받는 다는 것을 자랑이라 여기며, 기업 진출을 말하고 있는 것이 한국이다.

석유와 기업의 이익을 위한 이라크인가?

잘 알려져 있다시피 이라크는 석유매장량이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많다. 한나라당 이명박 대선 후보의 말대로 '기름밭'이다. 또한 유엔 경제봉쇄로 20년 가까이 다른 경제활동이 없었던 이라크에서 석유는 거의 유일한 생명줄이기도 하다. 이라크 예산의 95%, 전체 GDP의 70%가 석유에서 나온다. 따라서 지금까지 알려진 80곳의 석유생산지 중 개발된 17곳은 모두 국영으로 운영되었다.

미국이나 영국 정부 그리고 다국적 석유메이저기업들이 노리는 것은 세계의 패권과 바로 이 석유다. 미국의 군정이었던 임시연합정부(CPA)에 의해 임명된 이라크 임시정부 수반 알라위가 초안을 잡은 신석유법이 바로 미국과 영국 정부가 노리는 바를 명확히 반영하고 있다. 현재 이라크 의회에서 통과를 앞두고 있는 이 법안은 겉으로는 이라크의 18개 지역에 대한 공정한 석유이익 분배를 내세우고 있지만, 본질은 석유 사유화와 민영화다.

알려진 석유생산지 중 60곳 이상과 이라크 석유매장량 중 2/3가 미개발 상태다. 이 법에 따르면 석유생산은 외국기업과 합작으로 진행되어야 하며, 50년까지의 장기계약으로 생산된 석유를 외국기업과 분배해야 하고, 정부가 앞으로 외국기업의 이익을 제한하는 것은 사실상 금지된다. 한마디로 신석유법은 다국적 석유기업들이 이라크의 석유를 강탈하겠다는 석유강탈법이다.

이라크에서 기업진출 기회가 늘어날 것이라는 노 대통령과 이명박 후보의 계산은 바로 이러한 석유법 통과 또한 노리고 있는 것이다. 물론 이라크전쟁으로 인한 기름값 상승으로 이미 엑손모빌, BP(한국에서는 SK의 합작사), 셰브론(칼텍스) 등 세계 석유 다국적기업들은 천문학적인 이익을 거둬들였다. 그리고 이제는 전쟁의 직접적 이익을 챙기겠다는 것이다. 그 기름밭에 사는 이라크 사람들이 전기와 전기로 생산하는 깨끗한 물이 없어 병들고 죽어가는 동안에 말이다.

이라크 전쟁에서 떼돈을 벌어들인 기업들은 물론 방위산업들 즉 무기상들이기도 하다. 유나이티드 테크놀로지, 보잉, 록히드마틴, 핼리버튼 등과 같은 무기상들이 이라크 전쟁으로 석유산업과 함께 떼돈을 벌어들였다. IPS(Istitute for policy study와 UFE(United for fair economy)의 2006년 보고서에 의하면 미 국방부의 2005년 방위산업체 계약액은 2690억 달러로, 2001년의 1540억 달러보다 크게 늘었고, 그 결과 34개 방위산업체의 순이익은 189% 증가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기업들의 주가도 같은 기간에 S&P 500 종목들의 주가가 5% 하락한 데 비해 48% 상승했다. 전쟁으로 떼돈을 번 대표적 기업들이 바로 석유기업과 방위산업체들이다.

이라크에서 돈을 번 다른 기업들로는, 최근 민간인들을 살해한 것으로 알려져 미국의 꼭두각시정권인 이라크 정부까지 나서 추방하겠다고 호들갑을 떨었던 블랙워터와 같은 용볍업체들도 있다. 블랙워터 한 회사만 해도 지금까지 이라크 전쟁에서만 미국 정부와의 계약금액이 10억 달러(1조 원)가 넘는다는 것은 이러한 대행업체의 규모가 어느 정도인가를 쉽게 생각할 수 있다.

이른바 이라크 재건사업을 담당했던 기업들도 이라크에서 큰 이윤을 남겼다. 파슨즈나 벡텔 등이 그렇다. 한 가지 예만 살펴보자. 미국 정부는 2003년 이후 이라크 보건의료시설을 재건하는데 10억 달러(1조 원)을 썼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그 결과 이라크에서 병원이 새로 지어진 것은 단 한 곳도 6개의 지역 보건소가 새로 지어졌을 뿐이다. 180개의 이라크 병원 중 90%이상이 필수의료장비 부족에 시달리고 있고 수액(링거액)이 없고 단순장비가 없어서 환자들이 죽는다. (Corpwatch 2007년 1월 8일자)

그렇다면 1조원이나 되는 돈은 다 어디에 간 것일까? 2003년 미국 대통령 부인 로라 부시는 000천만 달러를 들여 바스라 어린이병원을 백혈병까지 진단하고 치료할 수 있는 초현대병원으로 만들겠다고 했다. 물론 이 백혈병은 1차 걸프전 이후 미군이 쓴 열화우라늄 등으로 인해 이라크에서 대량으로 발생한 병이다. 이 공사를 수주한 것은 다름 아닌 벡텔이었다. 그러나 이 병원을 지으면서 벡텔은 5000만 달러가 아닌 1억7천000만 달러까지 과다청구를 했음에도 공사기한을 1년 반이나 넘겨 결국 계약을 파기당했고 이 병원은 현재까지 지어지지 않고 있다.

또 미국 공병군단은 파슨즈사와 150개의 보건소를 짓기로 7000만 달러짜리 계약을 맺었으나 130개 보건소 계약을 파기당했다. 2006년 4월까지 150개는 커녕 파슨즈는 6개의 보건소만 완공했을 뿐이다. 이 때문에 아부그라이브 창고에 있던 150개 병원설비 세트 중 130개는 햇빛을 보지도 못하고 낭비되게 되었으며 더욱 황당한 것은 창고에 있던 병원설비세트 중 53%가 망가지거나 못쓰게 되어있었다는 것이다. 세계보건기구가 이 결과에 대해 "충격"이라고 표현했던 것은 과장이 아니다.

재건이라는 것이 대부분 이렇다. 학교를 재건한다고 하면서 학교 담벽에 미키마우스만 그려놓고, 화장실은 작동 안 되고 지붕은 새는 식의 엉터리 재건에 대한 이라크인들의 증언은 너무나도 많다. 물론 대부분의 재건사업은 석유를 수출하는데 사용되는 파이프시설이나 도로, 그 외에 교도소, 경찰서, 군 막사를 짓는 사업이었다.

그렇다면 이러한 전쟁을 통해 돈을 번 기업들로 인해 미국의 국민들이라도 이득을 보았나? 그것도 아니다. 미국은 2008년까지 이라크 전쟁비용으로 약 1조 달러를 쓸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그 결과 미국의 평범한 서민들에게 돌아간 것은 유가상승, 사회복지재정의 삭감, 허리케인 카트리나에서 드러난 바와 같이 기본적인 사회유지비용조차 정부가 지출하지 못하는 등의 사태였을 뿐이다. 결국 이득을 본 것은 오직 몇몇 기업과 자본가들이었으며 이라크 민중에게도, 미국 민중에게도 이익은 돌아가지 않았다.

한국 정부는 이라크 파병에 지금까지 약 7000억 원을 들였다. 그러나 무형의 간접적인 비용을 생각하면 이보다 더 큰 비용을 지출했을 것이다. 물론 한국 기업에 돌아간 것은 적다. 문제는 한국 기업이 이라크에서 설사 돈을 번다해도 그 결과는 미국에서와 마찬가지로 평범한 서민들에게는 이익으로 돌아가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이라크의 상황이 이러함에도 불구하고 노 대통령에게 이라크는 사람이 사는 곳이 아니라 석유와 기업의 진출을 위한 땅이며 이명박 후보에게는 기름밭일 뿐이다. 통합신당 정동영 후보의 경우 이라크 파병 연장 반대를 이야기하고 있지만 그는 이라크 파병과 파병연장을 지금까지 계속 찬성해왔으며 그 정당성을 역설하기까지 한 열린우리당의 당의장이었다.

그리고 이러한 인사들이 목소리 높여 파병과 연장을 추진하는 동안 이라크에서는 수십만명의 어린이들과 무고한 인명이 희생되었다.

누가 이라크를 석유라고 말하는가? 누가 굶어 죽어가는 아이들 앞에서 기업의 이윤을 말하는가? 이라크는 기름밭도 기업의 이윤을 위한 투자처도 아니다. 이라크는 병들고, 굶고, 전쟁의 공포에 떨고 있는 이라크의 어린이들일 뿐이다.

<1편 : "노무현, 안보에 귀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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