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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국현의 '고민'

[분석] "흰 옷을 입고 뻘밭을 걷는 중"

문국현 후보의 지지기반인 창조한국당이 30일 오후 여의도 중소기업회관에서 중앙당 창당 행사를 갖고 공식 출범한다. 창조한국당은 오는 4일 후보지명대회를 열어 문 후보를 당의 대선후보로 추대할 예정이다. 이로써 문 후보는 '장외주자' 꼬리표를 떼고 '독자주자'로서 자리매김을 하게 됐다.

문 후보 측은 당장 '창당 효과'가 지지율 상승으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음 주 중으로 지지율이 '두 자릿수'에 접어들어 내달 중순에는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에 필적할 수준에 도달할 것이란 낙관이다. 한 관계자는 "'최대 약점'이었던 조직문제가 해결됐으니 이제는 '바람몰이'만 남았다"고 자신하기도 했다.

그러나 '정당'으로 출범한 창조한국당의 상황은 그리 간단치가 않아 보인다. 2개월 남짓 만에 급조된 정당답게 체계와 조직이 허술할 뿐 아니라 '입자가 다른' 구성원들이 '문국현 하나만 보고' 모이다 보니 정당이라고 하기엔 내부 결속력이 허약하다는 점도 불안한 요소다.

'문국현만 보고' 모인 정당
▲문국현 후보가 대선 출마 두 달 만에 창당에 성공했다. '장외주자'란 꼬리표를 뗀 문 후보 앞에는 후발주자로서의 참신함을 유지한 채 정치적인 성공을 거둬야 하는 과제가 남아있다. ⓒ문국현 공보실

최근 대통합민주신당에서 창조한국당으로 자리를 옮긴 한 당직자는 "창조한국당의 공통분모는 '문국현 뿐'이더라"고 했다. 문 후보 지지모임이었던 '창조한국'을 중심으로 기존 정치권 인사들과 전문가 그룹, 시민사회단체 관계자 등이 한 정당에 뒤섞이다 보니 문 후보를 지지한다는 점 외에 의외로 교집합이 넓지 않다는 푸념이었다.

제각각의 구성원을 묶어낼 만한 공고한 시스템이 갖춰진 것도 아니다. 중앙당의 국과 실은 아직 '구성 중'이며 자원봉사 개념의 당직자들도 여전히 '모집 중'인 상황이다.

그러다보니 공식 출범 이전부터 곳곳에서 크고 작은 혼선과 잡음들이 끊이지 않는다. 얼마 전 문 후보의 선거 캠프를 확대·개편하는 과정에선 열린우리당 출신 인사들이 간판 자리를 차지한 것을 두고 당 내에서 불만이 많았지만 "이 같은 불만을 수렴할 창구조차 없었다"는 것이 더 큰 걱정거리로 꼽혔다.

화합적 결합보다 더 큰 문제는 조직의 중심이 지나치게 문 후보 한 사람으로만 쏠려 있다는 점이다. 후보를 구심으로 결속된 구조는 총선 이후까지 영속해야 할 당으로서는 부담스러운 구조가 아닐 수 없다. 문 후보가 대선에서 실패할 경우 훗날을 기약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에 문 후보 측은 무게 중심을 분산시키기 위해 박원순 변호사 등 명망가를 영입해 당 대표로 내세우는 방안을 모색해 봤지만 여의치가 않았고 문 후보가 이정자 녹색구매네트워크 상임대표, 이용경 전 KT 사장과 함께 공동 대표를 맡게 됐다.

'받쳐주는' 세력 없어 저격수 노릇도 문국현이

창조한국당의 성격을 '시민참여형'으로 규정하고 기존 정치권 인사들을 배제한 것도 정치판에서 '혈전'을 벌여야하는 문 후보에게 또 다른 부담으로 작용하는 모습이다.

당 내에 마땅한 '저격수'가 없다는 점은 당장의 고민이다. 다른 진영에서는 선대위 대변인이나 참모진이 네거티브 공방을 주도하는 대신 후보는 비전이나 정책 중심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식의 역할분담이 돼 있으나, 문 후보는 스스로 정치판 공방의 최전선에 서야 하는 처지인 것이다.

후발주자로서 참신함을 최대한 부각시켜야 할 문 후보로서는 난감한 상황이 아닐 수 없다. 이를 두고 정동영 후보 측 민병두 전략기획위원장은 "문 후보의 비전에 의미가 있다고 보지만 굉장히 빠른 속도로 정치화돼 가고 있다"고 꼬집기도 했다.

얼마 전 캠프 내부회의에서 문 후보 스스로 "어느 순간부터 내가 네거티브의 중심에 있게 됐다"며 직접 수행하고 있는 네거티브 공방에 대한 부담감을 토로했다고 한다. 이후부터 창조한국당과 캠프 대변인실에서 비난성 공세를 전담하기로 했지만 최근 며칠 사이에도 눈에 띄는 역할 변화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

이 같은 상황을 두고 문 후보 주변의 인사는 "흰 옷을 입고 뻘밭을 걷고 있는 중"이라고 표현했다. '국민후보', '진짜경제' 등의 구호로 대중에게 '깨끗한 사람'으로 인식되는 데에는 일단 성공했다는 판단 아래, 그 이미지를 버리지 않고 정치적인 성공을 거두는 차순 과제로 접어들었다는 설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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