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는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의 대선 출마설에 대해 "솔직히 이 전 총재가 출마하면 우리 쪽에 나쁠 것이 없다"면서도 "원로로서 자리를 지키는 게 온당한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동영 후보는 29일 KBS 1TV '대선후보 초청토론회'에 출연해 "이 전 총재는 정계를 은퇴한 분이다. 보수진영의 압력이 거셀 것이기 때문에 출마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 후보는 "이명박 후보와의 일대일 구도를 생각하면서 빨리 맞짱 토론이 되길 기다리고 있다"며 큰 차이로 벌어지고 있는 이 후보와의 지지율 격차에 대해서는 "추격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됐으니 조금만 더 시간을 달라"고 했다.
그는 후보 단일화와 관련 국민중심당 심대평 후보도 대상으로 보고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 "우리는 모두 합쳐도 모자라기 때문에 열어놓고 있다"며 "민주당과 민주노동당, 국민중심당 또 새로 탄생하는 어떤 정당이라도 열어놓고 연대, 통합해야 골리앗과 같이 거대한 한나라당에 맞설 수 있다"며 가능성을 열어뒀다.
그는 노무현 대통령과 친노 그룹 일각에서 제기하는 정치적 신의를 저버렸다는 비판에 대해서는 "공적인 정치행위와 인간관계는 구분해서 봐야 한다"며 "참여정부에 대한 비판으로부터 도망칠 생각은 없지만 신당 창당에 앞장선 것은 국민의 요구에 따른 정치적 결단이었다"고 했다.
이어 그는 "'황태자'라는 딱지를 붙이는 사람도 있지만 어떤 분들은 '매 맞고 일하는 소' 같다고 한다"며 "나름대로 주어진 자리에서 머뭇거리지 않고 사력을 다해 일했고 뭔가 일궈냈다. 먹고 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미국산 쇠고기, 원래 수입되던 것"
한편 정 후보는 최근 금산분리 반대, 이라크 파병 연장 반대 등 전통적 지지층과 진보적 유권자들을 겨냥한 '좌향좌' 행보를 이어가고 있음에도 한미 FTA 협상과 관련 논란이 되고 있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 문제에 대해서는 찬성 입장을 밝혔다.
정 후보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 문제에 대해 "국민의 안전과 건강을 최우선으로 생각한다"면서도 "원래 미국산 쇠고기는 수입되고 있었고 최근 3~4년 간 광우병 우려 때문에 중단된 것"이라고 했다.
그는 '뼈째 수입하는 것에도 동의하느냐'고 재차 묻자 "국제수역사무국(OIE)이 미국에 광우병위험통제국 지위를 인정하는 이상 막을 도리는 없다"고 확인했다.
그는 지난 2004년 총선 당시 논란이 됐던 노인 폄하 발언과 관련해서는 "지난 총선 때 홍역을 치렀지만 '속 썩인 자식이 효도한다'는 말이 있다"면서 "노인 복지는 정동영이 확실히 책임지라는 소명을 시련을 통해 부여받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집권하면 국가보안법을 철폐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대해 "지금은 미국과 북한이 국교수립 논의를 하고 한국과 중국 사이에 비행기가 주당 800번 오가는 시대로 보안법은 수명을 다했다"면서 "사실상 사문화돼 있으며 다음 정부는 보안법이 필요없는 시대가 될 것"이라고 에둘러 답했다.
또 그는 이라크 파병 문제에 대해 반대 입장을 밝히고 있는 거과 관련해 '국민 여론과 다를 경우 어떻게 하겠느냐'는 질문을 받고 "지금은 철군하는 게 국익이라고 생각하며 이미 미국 내에서도 단계적 철군 여론이 높다"면서도 "그러나 국민여론이 압도적으로 (파병 연장을) 지지한다면 다시 판단해 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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