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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DJ "국민의 뜻대로 '대연합' 해나가야"

정동영 만나 '집안단속'에 '선거운동 코치'까지

김대중 전 대통령이 19일 동교동 자택을 방문한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를 맞아 신당 경선이 마무리된 것을 치하하면서 "국민의 뜻대로 대연합을 해나가야 한다"고 당부했다.

김 전 대통령은 이날 "국민이 바라는 바를 받들어서 국민의 뜻대로 대연합을 준비해나가야 한다"며 "국민이 잘 이해를 못하면 설득하고 따라올 때까지 기다려야한다. 모든 것은 국민의 뜻을 따라야 한다"고 충고했다.

김 전 대통령은 그간 이번 대선에 대해 일대일 구도를 강조하며 직접적으로 후보 단일화를 주문해왔다. 이날은 정 후보가 당선 인사를 하러 방문한 자리라는 점을 고려한 듯 '단일화'라는 말을 직접 꺼내지는 않았지만 "국민의 뜻에 따른 대연합"은 사실상 후보단일화에 대한 강한 주문을 내놓은 것으로 풀이된다.

김 전 대통령은 이어 손학규, 이해찬 후보가 경선 승복의 자세를 취하고 있는데 대해서도 높게 평가했다. 그는 "(당선자 지명대회가 있던) 마지막 경선 날 세 후보의 연설을 중계로 다 봤다"면서 "정 후보의 연설이 좋았고 다른 두 후보의 연설도 참 좋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예비경선과 본 경선에 참여한 사람 중 경선에 불복하거나 당을 뛰쳐나간 사람이 없다. 얼마나 아름다운 일이냐"며 "불과 몇 달 전까지 사분오열했던 현실을 생각하면 이런 자세야 말로 50년 민주세력의 저력을 보여준 상징적 자세였다"고 손, 이 후보의 이탈 가능성을 사전 차단해주기도 했다.
▲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대선 후보가 19일 김대중 전 대통령을 예방하여 인사를 드리고 있다.ⓒ국회 사진기자단

김 전 대통령은 특히 신당 내의 초, 재선의원들을 겨냥한 듯 "젊은 의원들이 재선 성공 가능성에 대한 좀 더 진지한 인식이 필요하다"며 "지금부터는 철저히 노력해야 한다. 당선되면 여당 생활하고, 안 되면 난 국회의원 하면 된다는 사고방식으로는 국민의 지지를 받을 수 없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국민들은 그런 사람을 알아보고 최선을 다해 정치적 운명을 같이 하는 사람들을 국회의원으로 뽑아준다"고도 했다. 내년 총선으로 관심이 넘어간 상당수 의원들을 향한 강력한 경고 메시지다.

김 전 대통령은 한나라당을 향해선 "97년 이후를 잃어버린 10년 이라고 비판하는 분들이 있는데 잃어버린 10년이 아니라 민주주의, 경제, 평화, 지식 기반 사회, IT 측면에서 되찾은 10년이고 새로 창조한 10년이라고 생각한다"고 정면으로 비판했다.

"집약해서 되풀이하라"…선거운동 훈수

한편 이날 김 전 대통령은 미국의 공화당 후보였던 레이건과 민주당 후보였던 먼데일의 선거를 대결을 들어 정 후보에게 대선에서 승리하는 법'을 코치하기도 했다.

김 전 대통령은 "먼데일은 웅변가로 화려한 정책을 매일 발표하고 언론은 그를 대서특필한 반면 레이건은 감세와 기업 활동의 자유 등 2개만 자꾸 되풀이해 나중에 기자들이 그거 밖에 없냐고 하기도 했다"며 "그러나 결국 레이건이 대승했다"고 했다.

그는 "유권자들에게 물어보니 투표소 갈 때 레이건이 말한 것은 기억이 나는데 먼데일이 말한 것은 너무 많이 뭐가 뭔지 모르겠다고 했다"며 "선거운동과 선전에서 요결인 부분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정책은 항상 집약해서 되풀이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너무 많이 한다고 할 정도로 적극적으로 연결시켜 국민들이 투표소에 갈 때 머리에 남아있게 해야한다"고 했다.

이어 그는 나폴레옹의 말을 인용, "영웅은 무엇인가"라면서 "민중의 마음속에 있는 바람을 파악, 무대 위에 올라가 이것이라고 포즈를 취해보여야 박수갈채를 받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선거운동 승리를 위해 내가 주고 싶은 것이 아니라 국민이 뭘 바라고 필요한지를 파악해 그것을 내세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 전 대통령은 자신의 '강의'가 길어지자 웃으면서 "도사들 앞에서 내가 이거…"라고 말했고 정 후보도 웃으면서 "진짜 도사는 따로 계시다"라며 추켜세웠다.

"미국과의 관계 강화가 가장 중요"

한편 김 전 대통령은 남북정책과 외교정책에 관한 충고도 아끼지 않았다. 그는 "우리 외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미국과의 관계를 강화시켜 한반도에서 미국이 균형자적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하는 것"이라며 "이는 북한의 김정일 위원장의 생각도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김 전 대통령은 "대신 러시아, 중국, 일본과도 충분한 교류와 협력을 해야 한다. 통일은 이중 한 나라만 반대해도 결코 이뤄질 수 없다"고 했다.

그는 남북 정책과 관련 "현재 한반도는 대륙 진출이 막혀있어 반도가 아니라 섬"이라며 "한국이 대륙으로 통하는 길이 튼다면 유라시아 물류, 산업, 문화거점이 이어지면서 지식 기반에 걸맞는 세계 일류국가가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그는 "남북 평화를 유지하면서 협력을 계속해나가면 한반도 경제는 대륙경제로 팽창하게 되고 그 발전이 서민의 행복과 연결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소신이 있다면 운명을 걸어라"

이에 정동영 후보는 "김 전 대통령께서 평생에 걸쳐 일궈주시고 1997년에 새로운 민주정부의 시대를 열어주셨는데 3기 민주정부를 꼭 만들어 보람을 드리도록 혼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화답했다.

정 후보는 "김 전 대통령께서 강조하신 국민에게 순종하는 정치를 하라는 말씀 지금도 챙기고 있다"며 "12월 선거를 정책 선거로 끌고 가겠다. 서민 경제냐 재벌 경제냐, 평화냐 대결이냐에서 양자택일한다면 우리 국민은 서민 경제를 선택하고 평화의 손을 들어줄 것"이라고 장담했다.

정 후보는 "10년 전 (김 전 대통령의) 대변인을 하면서 만약 대선후보가 되면 어떻게 할까 하는 꿈을 꿨다"며 "과분하게도 큰 책임을 맡았는데 저를 비우고 낮춰 힘을 모아 승리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에 대해 김 전 대통령은 "좋은 것 같다. 소신이 있다면 운명을 걸어라. 그럴 각오로 해야 한다"고 격려했다.

이날 정 후보의 동교동 예방에는 신당 조세형 고문과 이미경 최고위원, 국민경선위원회의 양길승 위원장과 지병문 집행위원장, 대선기획단의 이강래 단장, 민병두·최재천 의원 등이 동행했다. 예방은 1시간 여 가량 걸렸고 이 가운데 약 20여 분간 정 후보와 김 전 대통령이 독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날 정 후보 측 대선 기획단 고문 영입설이 제기됐던 박지원 비서실장은 회동을 마친 이후 "고마운 제의를 정동영 후보에게 받았지만 나는 미복권된 상태이고 정치활동에 나서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며 거절의 의사를 직접 밝혔다.

그는 "김 전 대통령 내외분을 계속해서 모실 생각이고 정 후보도 협력, 자문역할을 해달라고 해서 그러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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