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가 "문국현 이념 성향 모르겠다"
19일 아침 <동아일보>를 받아든 문국현 캠프 관계자들은 웃다 울었다.
<동아일보>가 코리아리서치에 의뢰해 17일 실시한 대선후보 적합도에서 문 후보는 지난 6일 조사보다 1.1%포인트 오른 6.8%를 얻었다. 범여권 후보 적합도에서는 11.8%포인트나 오른 20.0%를 기록했다. 단일화의 주요 대상으로 거론되면서 '범여권 후보'로는 안착을 했다는 지표라 할 수 있다.
그러나 '대선 주자별 정치적 이념 성향'에 대한 응답은 문 후보가 여전히 넘지 못한 높은 문턱을 가리키고 있었다. 문 후보의 "정치적 이념성향을 모르겠다"고 답하거나 아예 응답을 하지 않은 비율이 50.5%로 나타난 것이다. 응답자 절반이 문 후보가 대통령이 돼 '하고자 하는 바'를 알지 못한다는 뜻이다.
이는 본격적 대선 행보를 시작한 이후에도 40%대에 머물러 있는 인지도와 직결된 문제다.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와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의 경우 인지도가 90%를 상회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문 후보는 일단 인지도 제고에 총력을 기울여야할 상황인 것이다.
문 후보 측 고원 공보팀장은 "문 후보의 인지도 대비 호감도는 78%로 다른 대선주자들 보다 높다"며 "일단 알면 좋아할 수밖에 없는 후보라는 확신으로 홍보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국현 "TV와 신문이 철저하게 나를 소외시켜"
문 후보 측은 지난 17일 SBS 대담 프로그램에 나간 다음부터 TV 출연에 대한 의욕이 더욱 강해졌다고 한다. 18일 아침부터 캠프에는 "지지하겠다" 혹은 "도울 방법을 알려달라"는 전화가 빗발쳤고 문 후보의 지지자 모임인 '문함대' 참여자도 급증했다는 것.
캠프 관계자는 "SBS보다 시청률이 높은 MBC 백분토론이나 KBS 대선후보 토론회에 나간다면 인지도 고민은 금방 해결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고 말했다.
그러나 '무소속 후보'가 다른 대선주자들과 동등한 출연 기회를 얻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KBS는 지난 6월 1일부터 적용중인 '선거방송 자체규정'에서 무소속 후보는 평균 지지율이 평균 10% 이상이어야 토론 프로그램 출연이 가능토록 정하고 있다. 평균 지지율이 5~6% 대인 문 후보는 출연이 불가능한 잣대인 것이다. MBC의 경우는 일단 문 후보의 출연은 가능하다는 입장이나 백분토론 자체 일정 등의 이유로 11월 이전은 어렵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진다.
단일화 국면이 본격화 될 11월 이전에 인지도를 높여야할 문 후보 쪽으로서는 답답한 상황인 것이다.
이에 문 후보는 19일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방송에 대한 불만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기도 했다.
문 후보는 이날 불교방송 <조순용의 아침저널>에 출연, "MBC가 지금 (출연을) 기획하고 있고, KBS는 내가 두 자리까지 갔는데도(18일 '리얼미터' 조사, 11.8%) 안 해준다"며 "어느 한 쪽을 일방적으로 지원하고 있는데 그러면 안 된다"고 주장했다.
문 후보는 "나를 철저히 소외시키기 위해서 TV나 신문이 그 동안 일체 나에 대한 인터뷰를 안 실었는데 이런 철저한 무시작전에도 불구하고 (지지율이) 12%까지 나온 것은 기적"이라며 "이제는 여러 가지에서 우리를 비춰주지 않으면 안 되기 때문에 늦어도 다음 주부터는 TV와 주요 신문에 다 나가면 전혀 다른 분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토론 프로그램 일정이 여의치 않자 문 후보 캠프 측은 방송 노출을 높일 만한 '이벤트'를 만들기에 착수했다. 문 후보는 이날 오후에는 민생투어 2탄으로 '노인복지센터'를 방문할 예정이며 다음 주 중에도 두세차례 민생투어 일정을 잡아나갈 계획이다.
전날 곽노현 방송통신대 법학과 교수, 장동훈 전 국정홍보처 영상홍보원장, 장유식 변호사 3인방을 각각 정책, 정무, 후보 담당 대변인으로 세우고, 김갑수 전 열린우리당 부대변인을 사이버 담당 대변인으로 미스코리아 출신의 김지혜 씨를 사이버 부대변인으로 임명한 것도 홍보 강화의 일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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