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화합'을 내세운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의 선대위 구성이 일단 순조로워 보인다. 경선 기간 동안 치열하게 대립했던 손학규 전 지사와 이해찬 전 총리가 두드러지는 외부활동은 자제하고 있으나 '정 후보를 도와야 한다'고 분위기를 잡아주고 있기 때문.
경선 캠프에서 역할을 했던 정청래, 노웅래, 문학진 의원 등 일부 의원들도 '2선 후퇴 선언'을 함으로써 타 진영을 끌어들일만한 공간은 넓어진 것으로 평가된다.
정 후보 측은 19일께 대선기획단을 발족할 예정이다. 대선 기획단은 이달 말로 예상되는 선대위 발족에 앞서 실무 중심으로 운영되는 과도기적 체제다.
비서실장에는 캠프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아온 노사정위원장 출신의 조성준 전 의원이 선임됐다. 공동 대변인에는 그간 캠프 대변인을 맡아온 김현미 의원과 초선의 최재천 의원이 확정됐다.
정 후보 측은 당 지도부와의 논의를 거쳐 기획단 구성을 확정하겠다고 밝혔으나 이강래, 박명광 의원이 공동 기획단장을 맡고 박영선 의원이 수행실장을 맡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열심히 하자" 이해찬, 속내는 다소 복잡
정 후보 측은 손학규 전 지사, 이해찬 전 총리 측 인사들을 선대위에 적극적으로 영입하기 위해 물밑 작업을 벌이고 있다. 일단 정 후보는 오는 19일 저녁에 손 전 지사와, 21일 이 전 총리와 각각 회동을 가질 예정이다.
손 전 지사는 선대위원장직을 맡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손 전 지사 측 김주한 공보팀장은 "선대위에서 어떤 역할이든 마다하지 않겠다고 밝힌 것처럼 19일 회동에서 정 후보가 선대위원장직을 권유하면 수락할 것"이라고 말했다.
손 전 지사는 17일 저녁 특보단 소속의원 23명과 만찬을 함께하며 "대선 승리는 물론 여러분 모두 총선에서 당선될 수 있도록 혼신의 노력을 하겠다"며 고마움을 표시하며 "정 후보의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고, 이에 소속 의원들도 뜻을 같이한 것으로 알려졌다.
손 전 지사 측은 21일에는 경선 기간 자신을 도왔던 자원봉사자 500여 명과 동학사 산행을 하면서 경선 조직 해단식을 할 예정이다. 손 후보는 이 자리에서도 대선 승리를 위한 화합을 강조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해찬 전 총리 측도 '적극적으로 협력하겠다'는 입장을 강조하고 있지만 속내는 다소 복잡하다. 이 전 총리 측으로서는 내년 총선까지 염두에 둔 친노 세력의 진로를 고민해야하기 때문.
이 전 총리는 20~21일 천안 상록 리조트에서 캠프 구성원들과 1박2일간 워크숍을 개최할 예정이다. 또 서울 여의도 대하빌딩에 차렸던 캠프 사무실도 모두 철거하지 않고 일부 유지하면서 정기적인 모임을 가지기로 했다.
그러나 이해찬 후보 캠프에서 대변인을 맡았던 김형주 의원은 "선거가 끝난 이후 이 전 총리가 적극적인 의지를 보이고 있다"며 "정 후보 측이 공동선대위원장이나 선대위 고문직 중 무엇을 제안할지는 모르나 일단 선대위에서 역할을 담당하게 될 것은 분명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후보자 지명대회가 있었던 지난 16일에도 이 전 총리는 캠프 의원들과의 만찬 자리에서 정동영 후보를 적극적으로 돕겠다는 의사를 밝혔다"면서 "오는 21일 회동에서 어떤 결론을 낼 지를 두고 봐야겠지만 흐름은 정해진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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