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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아시아영화가 세계로 진출하는 교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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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부산, 아시아영화가 세계로 진출하는 교두보"

박인규의 집중인터뷰[10/16] 부산국제영화제 김동호 집행위원장

안녕하십니까? 박인귭니다. 지난 9일 동안 부산을 뜨겁게 달궜던 제12회 부산국제영화제가 대단원의 막을 내렸습니다. 지난 10여 년간 부산국제영화제는 아시아를 대표하는 영화제로 성장했고 무엇보다 올해 아시아영화산업의 발전과 문화 다양성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유네스코로부터 펠리니 황금 메달을 받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부산국제영화제의 규모가 커진 만큼.. 각종 운영상의 문제점은 물론 부산국제영화제의 상업적인 변질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습니다. 오늘 박인규의 집중인터뷰에서는 부산국제영화제 김동호 위원장을 초대해 이번 부산국제영화제를 평가하고.. 앞으로 새로운 10년을 위해 부산국제영화제가 해결해야 할 과제는 무엇인지.. 얘기 나눠봅니다.

오늘 박인규가 주목한 이 사람은 부산국제영화제 김동호 집행위원장입니다. 김동호 위원장은 1937년 강원도 홍천 출생으로 61년 서울대 법과대를 졸업했고 90년 한양대 행정대학원을 졸업했습니다. 61년부터 20여 년간 문화공보부 문화국장과 국제교류국장, 기획관리실장으로 근무했고 영화진흥공사 사장과 예술의 전당 사장, 문화부 차관을 역임했습니다. 1996년부터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을 맡고 있고 현재 아시아영화진흥기구(NETCA) 위원장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박인규 : 부산국제영화제가 지난주 폐막식을 가졌죠?

김동호 : 네. 금요일에 끝나고 토요일 자원봉사자 해단식이 있었고, 이제 저희들은 또 금주에 계속해서 자체평가회의도 계속해서 자체평가회의도 하고 정리해나가는 과정에 있습니다.

박인규 : 아직 마무리작업이 남았군요?

김동호 : 네. 하자면 또 굉장히 일이 많죠.

박인규 : 9일 동안 굉장히 빠듯한 일정 때문에 힘드셨을 것 같은데, 예전에는 폭탄주로 사람들을 많이 사귀셨다는데 끊으셨다고 들었습니다.

김동호 : 작년 1월 1일부터 끊어서 1년 10개월 지나갑니다. 뭐 건강은 별 이상이 없고요 아침마다 요즘도 해외에 있든 국내에 있든 뛰고 틈 나는대로 테니스도 하고 있습니다.

박인규 : 창립 때부터 12년째 부산국제영화제를 이끌어오셨는데, 이번에는 펠리니메달, 이게 칸영화제 다음으로 받았다는데, 대단한 영광이라던데요?

김동호 : 그것은 유네스코가 새로 제정해서 문화다양성에 기여한 사람 또는 단체에 주는 상이죠. 영화제로서는 칸영화제 다음에 저희가 두 번째로 받는 수상입니다.

박인규 : 그렇다면 부산영화제의 국제적 위상을 인정한다는 의미인데

▲ ⓒ프레시안

김동호 :
그렇습니다. 저희가 매년 다양한 외국영화를 들여와서 국내에 상영하고 또 한국영화를 세계 곳곳에 소개하는 창구 역할을 꾸준히 해왔기 때문에 그런 점에서 문화다양성을 선양하는 데 기여했다는 점에서 저희가 받은 것 같습니다.

박인규 : 펠리니, 유명하신 감독님이죠?

김동호 : 네. 이태리 페데리코 펠리니 감독인데, 이 사람의 위업을 기려서 유네스코가 새로 정한 상입니다.

박인규 : 김동호 위원장도 무슨 훈장을 받았다고 들었습니다.

김동호 : 네. 프랑스 정부에서 영화제 기간 동안 주한프랑스대사가 부산에 내려와서 훈장을 줬죠. 그런데 저는 프랑스 쪽에선 꽤 많이 받은 편입니다. 2000년에도 정부훈장을 받았고 2년 전에는 파리시에서 또 도빌시에서 훈장을 받았죠, 그러니까 이번에 네 번째 받는 셈입니다.

박인규 : 프랑스가 미국 대중문화로부터의 다양성이랄까 독립성을 지향하는 면에서 우리나라에 대해서 굉장히 친근감을 느끼는 것 같아요.

김동호 : 그렇습니다. 할리우드 영화에 눌려서 프랑스 영화가 수출이나 소개가 잘 안 되고 있거든요. 그에 비해 저희는 매년 20편 이상의 공동제작이나 독립제작 프랑스 영화를 들여와서 쭉 소개해왔기 때문에, 그런 면에선 프랑스 문화를 한국에 전파하는데 굉장히 큰 기여를 해왔다고 생각합니다.

박인규 : 부산국제영화제는 유네스코로부터 펠리니 메달을 받았고 김동호 위원장께서는 프랑스 문화훈장을 받았고, 그 정도로 부산국제영화제가 국제적으로 인정받았다는 증거로 볼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이번 영화제의 표어랄까요? '경계를 넘어'라고 들었습니다만

김동호 : '비욘드 프레임'이라고요, 이제는 지난 10여 년 동안의 부산국제영화제가 아시아의 새로운 감독이나 영화를 발굴해서 소개하는 역할을 죽 해왔고 일부 산업적으로 지원해왔습니다만 이제는 영화의 장르를 벗어나서 다큐멘터리나 애니메이션이나 이런 쪽에도 좀 지원하고. 그리고 중앙과 변두리, 또는 아시아 지역이나 유럽 지역, 이런 지역적 경계를 허물어서 아시아 영화가 세계 영화의 중심에 설 수 있도록 부산국제영화제가 좀 주도적인 역할을 하자, 그런 의미에서 금년에 '경계를 넘어서'라는 주제를 내걸었습니다.

박인규 : 경계를 넘어... 라는 애초의 슬로건으로 볼 때 이번 12번째 부산국제영화제, 성공적이라고 보십니까?

김동호 : 네. 저로서는 과거 어느 때보다 성공적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우선 '경계를 넘어서'라는 의미에서 본다면 저희들이 금년에 아시아시네마펀드를 만들어서 약 10억 규모로 조성해서 아시아 독립영화작가들, 특히 다큐멘터리영화를 만드는 사람들 27명에 대해서 금년에 사전시나리오개발이나 또는 사후에 포스트프로덕션 지원을 해줬죠. 해준 것 중에서 과거에 사전제작지원에 PPP라는 프로젝트를 통해 자금을 얻은 영화 중에서 8팀이 이번 영화제에 상영했고, 후반작업 지원해준 것 중에서 금년에 이미 5편이 부산영화제에 참가했죠. 그 밖에 금년에 저희가 처음으로 아시아태평양지역의 배우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일을 배우들이 주도해서 했죠. 그것도 앞으로 그런 배우들 간의 교류를 통해서 아시아 영화산업을 진흥시키자. 1차 사업으로 2억6천만 원을 예금으로 해서 말레이시아의 독립영화작가의 제작비를 배우들이 지원해 줬습니다. 이런 네트워킹이 금년 영화제에서 많이 이뤄지기 시작했기 때문에 그런 면에서는 금년이 의의 있는 해였다는 생각이 듭니다.

박인규 : 가능성 있는 영화인들을 지원하고 아시아 연기자들의 연결망을 만들어 줬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혹시 부족했다거나 아쉽다고 느끼신 점은 없으셨습니까?

김동호 : 다만 저희가 지난 12년 동안, 개막식이나 영화제 기간 동안 비가 전혀 안 왔는데 금년엔 태풍의 영항을 받고 해서 비도 좀 많이 왔고 그래서 저희들이 해운대 해변가에 임시로 만들어 놨던 피프파빌리온... 임시건물에 비가 새서 좀 지장이 있었고. 의전상에서도 워낙 과거보다 더 많은 귀빈들이 찾다 보니까 다소 소홀했던 점도 있었죠.

박인규 : 저희가 숫자 가지고 자랑하는 게 좀 촌스럽긴 합니다만, 월드프리미어, 또 인터내셔널프리미어 작품 수가 많았다고 하던데요

김동호 : 저희가 271편의 영화를 틀었는데요, 그 중에서 만들어져서 세계 최초로 부산에서 튼 월드프리미어 영화가 65편에 달했고. 또 그 나라에서 한 번 틀고 우리나라로 바로 가져온 영화가 인터내셔널프리미어라고 하는데 그 영화가 26편, 해서 91편이라는... 3분의 1 이상의 영화가 최초로 상영됐죠. 이것은 경쟁영화제인 칸, 베를린, 베니스와 비경쟁영화제에서 가장 크다고 할 수 있는 토론토를 빼면 4위권에 들어가는 숫잡니다. 처음 만든 영화를 부산에 튼다는 건. 그만큼 부산국제영화제의 위상이 굉장히 높아졌다는 뜻이죠.

박인규 : 관객 측면에선 어땠습니까?

김동호 : 관객도 금년에 12회 중 가장 많은 관객이 동원됐습니다. 우천에도 불구하고 29만8천 명의관객이 들었는데 이 관객 규모도 거의 5번째 안에 들어가는 숫잡니다. 다른 영화제에 비하면. 저희는 다른 영화제의 경우는 영화제를 찾는 일반 손님까지도 숫자에 넣어서 발표하지만, 그래야 한 30만 이런 것이 최고인데, 저희는 단순히 티케팅을 해서 극장에 들어간 인구만 19만이 넘었다니까 이건 대단한 규모입니다.

박인규 : 하지만 이번에 언론 보도를 보면, 일부에서는 부산국제영화제와 언론 간의 밀월관계가 끝났다는 말도 나오고. 지금 말씀하신 폭우로 인한 약간의 피해라든가 의전상의 문제 말고도 몇 가지 문제점을 지적하는 것 같아요.

김동호 : 두 가지가 지적됐는데요, 하나는 개막식에 세계적인 영화음악 작곡가 엔니오 모리꼬네가 오셨거든요. 그런데 워낙 서울에서 2일, 3일 이틀 공연하실 때부터 굉장히 피로하셔서 부산에 오셔서 개막식에만 참석하고 가시기로 했고, 저희는 개막식 전에 핸드프린팅 다 호텔에서 해드렸고 워낙 피곤하시기 때문에, 그리고 개막식에 참석했는데 폭우로 해서 한 20분 좀 개막식이 지연됐어요. 그때 좀 한 20분 가까이 입장을 기다리시는데 좀 피로하셨기 때문에 들어가셔서 좀 있다가 바로 가셨어요. 그것이 일부 언론에는 대접을 좀 소홀히 해서 불만이 있다고 했고. 동영상에도 비췄지만, 동영상에서 잘 들어가시라고 안내한 분이 바로 오랫동안 통역을 해오던 여자 분인데 그 분이 또... 집행요원이 민 것으로 돼 있고. 그런 오해가 있습니다만 여하튼 저희로서는 모처럼 부산을 찾은 세계적인 거장 감독이나 영화인들에 대해서 의전이나 이런 데는 소홀함이 없도록 해야지요.

박인규 : 모리꼬네씨 말고 다른 경우에도 영화제 스태프들이 유명 연기자들이나 연예인들을 몰라봐서 촌극이 많았다. 그런데 그 이유가 스태프들에 대한 대우가 소홀해서 오래 안 있기 때문에 말하자면 새로 오신 분들이 많아서 그런 경우가 있었다고 보도가 됐어요.

▲ ⓒ프레시안

김동호 :
저희는 상근스태프는 한 30명이 채 안되고 매년 한 300명 정도의 단기직 스태프를 고용해서 써야 되고, 또 800명의 자원봉사자를 공모해서 같이 일하고 있죠. 그러다 보면 영화제를 숙지하지 못하는 자원봉사자들도 있고. 교육은 시킵니다만, 그런 면에서 좀 안내하는데 차질도 있을 수 있죠. 그리고 금년의 경우는 매년 늘어나서 개막식에 참여한 배우만 해도 150명이 됩니다. 그런 많은 배우들을 또 개막식에 안내하다 보면 배우 이름 모르는 경우도 있을 수 있고, 그런 경우는 있죠. 그러나 저희로서는 금년 영화제에서 세계적인 거장 감독들이 그 어느 때보다 많이 찾아왔습니다. 피터 그리너웨이... 그는 '요리사, 도둑, 그의 아내 그리고 그녀의 정부' 그런 걸로 유명해졌고 또 폴커 슈렌도르프라고... 독일 뉴저먼시네마 운동을 주도했고 우리에겐 '양철북'으로 많이 알려져 있고. 또 클로드 를르슈라고 프랑스 감독인데 '남과 여'로 알려져 있고, 이런 거장 감독들이 처음으로 한국을 처음으로 부산을 찾았다는데 의미가 있죠.

박인규 : 분명히 부산국제영화제의 위상은 올라갔다. 그런데 상업적 측면에서 정 반대의 두 가지 비판이 나왔던 것 같은데요. 아무리 영화제지만 필름마켓이 성행해야 되는데 거래가 좀 한산했다는 지적이 있었고. 또 하나는 상업적으로 하기 위해서 스폰서를 받다 보니까 너무 기업광고 같은 게 눈에 거슬리더라. 그런 비판에 대해서 어떻게 보십니까?

김동호 : 마켓의 경우는 작년에 처음 마련했습니다. 아시아 영화인들이 영화를 사전제작할 때 지원을 받기도 하고, 또 촬영하는 데 대한 로케이션 장비전시라든가 이런 마켓을 운영하고 있고. 작년에는 제작지원에서, 제작과정에서 더 나가서 만들어진 영화를 사고 파는 아시아필름마켓을 창설했죠. 금년이 두 번째인데 깐느의 마켓하고 방송마켓하고 기간이 중복되기도 했고. 처음이기 때문에 그렇게 많은, 칸이나 베를린처럼 많은 배급자나 제작사가 참여하길 바라기는 좀 어렵죠. 그건 연륜을 쌓아가면서 좀 더 많은 배급자들이 와서 활발하게 이뤄졌으면 하는 생각이고. 또 하나는 한국 영화가 작년 금년에 많이 위축됐기 때문에 한국영화시장 면에서도 좀 침체한 국면 속에서 열렸다는 점이 있죠. 또 하나는 저희가 금년 예산 80억 들어가면 정부에서 14억, 부산시에서 30억 예산을 지원받고 나머지 36억 예산은 대기업의 협찬을 받아야 되거든요. 그러다 보면 여러 가지 시각에서 비판적인 견해도 나올 수 있다고 봅니다.

박인규 : 칸이나 베를린, 베니스 영화제 같은 경우는 어떻습니까?

김동호 : 칸의 경우는 금년이 60주년이었지만 전체 예산이 2천만 유로, 우리 돈으로 한 260억 정도 들어갑니다. 그 중에서 반은 정부 지원을 받고 있고. 또 베를린은 1600만 유로, 우리 돈으로 약 2백억이 조금 넘는데 그 돈 중에서 한 8백만 유로는 정부의 지원을 받고 있습니다. 나머지 이제 스폰서를 구해서 하는데 칸이나 베를린 같은 경우는 굉장히 세계적인 규모의 기업들이 스폰을 하기 때문에, 그러니까 그 몇 개 기업에 대한 홍보가 주를 이루고 있죠.

박인규 : 우리 같은 경우도 중앙정부가 지원액을 늘리거나 대기업들이 하면 좋을 텐데

김동호 : 많이 늘려야지요. 지금 80억에 14억이라는 규모는 너무 작습니다.

박인규 : 한 20%가 안 되는군요 아직.

김동호 : 네. 적어도 칸이나 베를린처럼 한 40% 내지 50%는 지원을 받을 때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죠

박인규 : 그런 고충이 또 있었군요.
지금 12년째를 마쳤는데 앞으로 부산국제영화제가 지향하는, 아시아영상산업의 허브로 성장시키겠다는 말씀도 하셨는데 앞으로 어떤 식으로 부산국제영화제를 끌고 가실 예정이십니까?

김동호 : 저희는 지난 10년을 바탕으로 해서 10년 후 또는 20년 후의 아시아영상산업을 주도하는 영화제가 되도록 하는 것이 목표죠. 그러기 위해서 저희들은 꾸준히 새로운 사업들을 개발해가고 있습니다. 우선 영화인들에 대한 교육기능을 강화해서 아시아필름아카데미를 3년째 운영해왔고, 굉장히 세계적인 감독을 초청해서 한 24명 정도의 소수정예에 대해서 한 2주 이상 집중교육을 시키기 때문에 굉장히 효과적이고. 이미 교육을 받은 사람들이 감독으로 활동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그와 함께 이제 아시아필름마켓이든 아시아시네마펀드든, 그리고 금년에 또 아시아필름아카이브도 만들어서 한 80편 정도의 영화를 저희가 매년 저장하기 시작했습니다. 이처럼 이제 아시아 중심의 산업을 지원하는, 물론 한국영화를 포함해서 그 기능을 계속 강화해나간다면 앞으로 10년 20년이면 부산을 통해서 세계적인 아시아감독들이 배출되고 교육받고 배출되고, 또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이 조성되리라고 믿습니다.

박인규 : 하긴 뭐 벌써 부산의 아이들이란 말도 있다고 들었는데 앞으로 하여튼 부산이 아시아 영화의 허브가 되길 기대해 보겠습니다. 말씀하신 중에, 우리나라 영화가 최근 침체기라고 하셨는데, 실제로 관객 동원이나 특히 해외 수출에 상당히 문제가 있다고 들었습니다만

김동호 : 네. 재작년까지는 한국영화가 고속성장을 해왔습니다. 시장점유율 면에서도 60% 가까이까지 국내 시장을 점하고 있었고. 또 수출도 최근 8년 동안에... 97년에 50만 달러였는데 그것이 재작년에 6700만 달러로 엄청나게 늘어났죠. 성장속도가 굉장히 빨랐는데 작년에 들어와서 수출은 2400만 달러로 떨어졌고 제작편수도 조금 줄었고. 이런 현상이 일어났습니다. 그것은 왜냐면, 그동안 블록버스터.... 대작을 투입한 영화들이 몇 개 실패했고 또 그러면서 투자자들이 한국영화에 대한 투자를 굉장히 조심스럽게 하기 시작했죠. 그러다 보니 제작자본 얻기도 힘들어졌고. 그리고 한류의 영향을 많이 받던 일본에서 수입하는 한국영화가 급격이 감소해서. 예를 들어 6700만 달러, 또 그 전에 5400만 달러... 이 중에서 5천만 달러, 6천만 달러가 거의 일본에서 수입하는 거였습니다. 그러다가 작년부터 일본에서 한국영화 수입을 좀 안 하기 시작하면서 2400만 달러로 급락한 거죠.

박인규 : 여러 가지 원인이 있겠습니다만 스크린쿼터를 절반으로 줄인 것도 영향을 미쳤나요?

김동호 : 그렇습니다. 작년에 절반으로 줄였는데, 그것이 줄였을 땐 왕의 남자, 괴물 등 한국영화가 굉장히 대박행진을 하고 있을 때니까 이런 정도 잘 되는데 어떻겠는가 하는 의견들이 다수였습니다만, 금년 들어 한국영화가 전반적으로 침체되기 때문에 이런 상황에서 오히려 스크린쿼터라는 것이 필요한 시점이죠. 거기에 따른 영향도 무시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박인규 : 최근 일본의 '아에라'라는 주간지에서는 한국영화도 정점을 지났다, 한류도 끝이다... 이런 식으로까지 극단적인 전망을 내놨는데, 믿고 싶지는 않고요, 영화를 진흥하기 위해서 우리가 해야 될 게 있을까요?

김동호 : 저는 그렇게 비관적으로 보진 않고요. 우선 지금 젊고 교육받은 인재들이 계속 배출되고 있죠. 그 사람들에 의해서 다양한 영화가 많이 나오고 있는데, 문제는 좀 더 다양한 경쟁력 있는 영화들을 많이 만들어야 될 것이고. 또 하나는 저예산독립영화가 많이 제작지원도 되고 활성화돼서 어느 정도 관객을 끌면서 지속적으로 상영할 수 있는, 일정 기간 상영할 수 있는 그런 배급 상영체제도 갖춰져야만

박인규 : 천만 명 보는 영화만 만들 게 아니라 좀 작지만 작품성 있는 영화들이 살아갈 수 있도록...

김동호 : 그렇죠. 3만 명 들어가는 영화가 20편이라도, 30편이라도 만들어지는 것이 더 중요하죠.

박인규 : 지난번까지 김동호 위원장께서 단독 위원장을 하시다가 이번에 이용관 교수님과 공동집행위원장을 하셨어요. 이게 물러나시기 위한 수순이 아니냐는 관측들이 많던데

김동호 : 그게 거의 뭐, 들려오는 게 제 생각입니다. 부산국제영화제도 12년간 이끌어오면서 영화제 자체로서의 기반은 이제 어느 정도 구축했다고 생각하죠. 다만 지금 걸려있는 것이 저희 영화제 전용관인 부산영상센터 건립 문제가 하나 남아있습니다.

박인규 : 지금 가건물형태로 돼 있는...

김동호 : 지금은 여러 극장을 빌려서 쓰는데

박인규 : 항구적으로 쓰는 영상센터를 만든다

▲ ⓒ프레시안

김동호 :
네. 이번에 비 오면서 당장 개폐막식부터, 또 야외상영 자체가 차질이 생겼는데 그건 전용극장이 없기 때문에 일어난 현상들이죠. 그래서 전용 극장이 기획예산처나 사전 타당성을 조사하고 있는 KDI나, 지금 긍정적으로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만 이것이 확정돼서 내년 예산에 좀 반영되면 내년에 기공을 하면 한 4년 정도 공사시간을 거치면 2011년 또는 2012년에 완공될 것으로 봅니다. 그래서 저희는 예산확보하고 기공을 하고 또 이것이 완공됐을 때 독립재산으로 잘 운영될 수 있는 그 기반만 닦으면 제 할 일은 다 했다는 생각에서 공동위원장제로 했고. 또 이용관 공동위원장이 초창기에 같이 부산영화제를 창설했고 또 영화계의 중간보스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에 뭐 충분히 잘 해나갈 수 있다고 생각하죠.

박인규 : 그렇다면 영상센터가 완공될 때까지만 위원장을 하신다는 겁니까?

김동호 : 아니요. 기공하고 그만 둘까 하는 생각이죠.

박인규 : 아마 쉽지 않으실 것 같은데요... 지난 12년 동안 부산국제영화제를 아시아에서는 홍콩이나 도쿄보다 훨씬 좋은, 능가하는 영화제로 만들어 놓으셨는데. 마지막으로 국내 영화팬들을 위해서 하실 말씀 있으시면 해주시죠.

김동호 : 저는 지난 12년 동안 부산국제영화제를 꾸준히 찾아주시고 또 성원해 주신 전국의 영화팬들이 무엇보다도 고맙고. 또 부산 시민들의 열기 또한 감사드려야 되죠. 그래서 앞으로도 저희 부산국제영화제가 정말 아시아영상산업의 중심기능을 할 수 있도록 꾸준히 성원해 주시고 지원해 주시고. 무엇보다도 내년, 내후년에 열리는 영화제에 참가해 주시면 더 이상 고마울 데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박인규 : 본인은 벌써 은퇴 의사를 밝히셨지만 아마 영화팬들이 가만 놔두시지 않을 것 같고요.
건강이 허락하시는 한 부산국제영화제, 그리고 한국영화 발전을 위해서 많은 역할을 해주시길 부탁드리겠습니다. 말씀 고맙습니다.

김동호 : 감사합니다.

박인규의 집중인터뷰, 오늘은 부산국제영화제 김동호 위원장을 초대해 이번 영화제의 성과는 무엇인지.. 또, 앞으로 새로운 10년을 위해 부산국제영화제가 해결해야 할 과제는 무엇인지.. 얘기 나눴습니다.

*〈박인규의 집중인터뷰〉는 매주 월-금요일 오후 2시30분부터 3시까지 KBS 1라디오97.3MHz)에서 방송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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