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후보가 '서민 경제 대통령'과 '당 화합' 이라는 두 가지 모토를 들고 16일 대통령 후보로서의 첫 공식일정을 시작했다. 정 후보는 이날 새벽 서울 동대문 평화시장을 방문한 데 이어 의원총회, 지도부 오찬 등에 연달아 참석하면서 당 수습에 주력했다.
"정동영이 아교풀 역할을 하겠다"
정 후보는 의총에서 "오늘은 모두가 하나가 되는 출발점"이라며 "141명 국회의원 모두의 꿈을 이루기 위해 정동영은 아교풀 역할을 하겠다. 12월에 승리해서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의총에 참석한 의원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눴으며 소속 의원 141명 전원에게 전화를 걸어 결속을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후보는 "두 후보가 끝마무리를 참으로 훌륭하게 해주셔서 당원들에게 감동을 주었다"며 "오늘 아침 이해찬 후보와 통화도 했다. 이번 주말 저녁식사를 같이 하면서 허심탄회하게 이야기를 나누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어제 이 후보가 '내가 못 이룬 꿈을 정동영이 이뤄달라'고 말하는 대목에서 울컥하는 것 같던데 친구로서 나도 마음이 찡했다"면서 경선 과정의 공방을 돌이키듯 "친구는 친구다. 이 후보 본인도 요즘은 화를 내지 않는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그는 "선배, 동지 여러분 걱정 끼치지 않겠다"며 "손학규, 이해찬 후보와 두 후보를 응원하신 의원 모두 극진히 잘 모시고 반드시 당을 하나의 용광로로 만들어내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신당 의원총회는 총 141명 가운데 70여 명이 참석해 오래간만에 성원됐다. 그러나 이해찬 후보 캠프에 소속됐던 의원 중엔 상황본부장을 맡았던 선병렬 의원과 대변인을 맡았던 김형주 의원만 눈에 띄었다. 친노진영에선 유시민, 한명숙 의원을 비롯한 대다수 의원이 불참했다.
손학규 후보 캠프에 소속됐던 의원들도 대변인을 맡았던 우상호 의원과 김영주, 한광원 의원 등이 참석했을 뿐 선대위 본부장을 맡았던 김부겸 의원, 정 후보의 불법, 동원 선거 의혹을 집중 제기했던 정봉주, 송영길 의원 등이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한편 정 후보 측은 경선기간 도중 상대 후보를 상대로 제기했던 9건의 고소고발 건을 모두 취하하기로 했다. 노웅래 캠프 대변인은 "경선 과정에 있었던 고소고발건을 모두 취하함으로써 조속한 당내 통합의 계기가 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정 후보는 이날 새벽 서울 동대문 평화시장을 방문했다. 정 후보 자신이 학창시절 이곳에서 어머니를 도와 장사를 했던 이력을 강조하고 '서민 경제를 살리는 대통령'으로서 자리매김하기 위한 행보다.
정 후보는 이날 당 의원총회에서 "평화시장에는 제가 봇짐을 메고 가게마다 찾아가 옷을 맡기고 팔아달라고 했던 사장님들이 아직도 계신다"며 "그렇게 살았던 것이 정치하면서 힘이었다. 내가 정치를 하는 이유, 대통령이 되고 싶은 이유다"라고 말하며 말을 잇지 못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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