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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관계의 실질적 진전을 위한 구체적 방안 담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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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남북관계의 실질적 진전을 위한 구체적 방안 담고 있어"

박인규의 집중인터뷰[10/04] 통일연구원 이봉조 원장

안녕하십니까? 박인귭니다. 지난 2일부터 2007남북정상회담에 임했던 남과 북의 두 정상이 오늘 오후 1시에 '남북관계발전과 평화번영을 위한 선언'에 공식 서명했습니다. 지난 2000년에 이어 남북 최고지도자 간의 두 번째 합의문인데요. 이번 회담에선 서해평화협력 특별지대 조성, 11월중 총리·국방장관회담 개최, 종전선언을 위한 관련 당사국 회의 개최 등이 합의됐습니다. 오늘 박인규의 집중인터뷰에서는 통일연구원 이봉조 원장을 초대해 이번 정상회담의 구체적인 합의 내용을 짚어보고 정상회담 이후 앞으로의 과제에 대해 얘기 나눠봅니다.

오늘 박인규가 주목한 이 사람은 통일연구원 이봉조 원장입니다. 이봉조 원장은 1954년 마산 출생으로 서강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했고 같은 대학에서 정치학 박사과정을 수료했습니다. 국토통일원 연구원과 통일원 통일정책실 제1정책관으로 활동했고 대통령비서실 통일비서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정책조정실장, 통일부 차관 등을 역임했습니다. 올 1월부터 통일연구원장을 맡고 있습니다.

박인규 : 바쁘실 텐데 나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봉조 원장께서는 2000년 1차 정상회담 때 참석하셨죠?

이봉조 : 그렇습니다.

▲ ⓒ프레시안

박인규 :
아주 숨가쁘게 '남북관계발전과 평화번영을 위한 선언'이 나왔는데 많은 사람들이 빠르면 어제 저녁, 늦으면 오늘 오전까지 나올 것이다 했는데 오늘 오후 한시에나 나왔어요. 일부에서 보면 지난번에는 김대중 대통령과 김정일 위원장과 회담이 끝난 뒤 세 시간 만에 합의문이 나왔는데 이번에는 자그마치 21시간이 걸렸다. 무슨 회담이 난항을 겪은 게 아니냐 진통이 아니냐는 분석들도 나오던데 어떻게 보셨습니까?

이봉조 : 구체적으로 다뤄야 될 현안들이 많았습니다 이번 회담은. 그랬기 때문에 지난 1차 정상회담 때보다는 협의를 하고 합의를 이루는데 시간이 많이 필요할 수밖에 없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쌍방이 상당히 진지하게 협의한 결과라고 판단되는 내용들이 이번 합의문 속에 다 망라돼 있다. 다시 말해 남북관계 진전에 그동안 걸림돌 또는 장애물이라고 생각했던 부분들을 이번 정상회담에서는 이걸 완화시키고 길을 열어나가는 데 의미있는 합의들이 이뤄졌다고 봅니다.

박인규 : 지난번 6.15선언이 선언적이었던, 원칙을 밝히는 내용이었다면 이번에는 실무적인 내용이기 때문에 시간이 많이 걸릴 수밖에 없었다.

이봉조 : 그렇습니다. 실제로 보면 정치순사문제부터 시작해서 경제협력문제, 사회문화교류협력문제, 인도적 문제에 걸쳐서 그동안 많이 논의돼 왔던 사안들이 우선적으로 해결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던 사안들이 이번 합의문에는 대부분 다 망라되어 있다. 그렇기 때문에 아마 시간이 많이 소요됐다고 봐야 될 것 같습니다.

박인규 : 지난 2000년 6.15공동선언이 남북관계에 물꼬를 트는 의미가 있다면 이번 정상회담은 노무현 대통령도 말씀하셨지만 구체적으로 이뤄나가는데 장애물을 없애겠다, 그런 말씀을 하셨는데 지난번 정상회담에 참석하시고 이번에 서울에서 회담을 보시면서 어떤 생각을 가지셨습니까? 어떻게 다르더라라든가...

이봉조 : 우선 1차 정상회담 당시에는 남북 간에 대화 자체가 없었던 상황에서 회담이 열렸구요, 남북 정상회담이 남북대화와 교류협력의 물꼬를 트는 역할을 했습니다. 그런데 이번 2007남북정상회담은 그동안 남북 간의 대화가 원활히 진행돼 왔고 교류협력도 획기적으로 발전됐습니다. 2000년 당시와 비교해 본다면, 바로 그 토대 위에서 열렸기 때문에 우선 회담이 열린 배경부터가 다르다. 그렇기 때문에 회담 자체가 실무적인 회담으로 갈 수밖에 없는 그런 특성을 갖고 있다는 점이 좀 다른 점이고요.

두 번째는 국제환경의 변화입니다. 국제환경이 1차 때와는 달리 매우 북한핵문제가 해결국면으로 진입하고 있고 또 북한과 미국 사이에 관계개선 문제가 논의되고 있는 상황이고 한반도 평화체제에 관련된 논의가 본격화되어야 하는 시점에서 정상회담이 열렸기 때문에 여러 가지 국제적인 수요에도 부응해야 되는 시점에서 정상회담이 열려서 또 필요한 합의들을 이뤄냈다. 이렇게 볼 수 있을 것 같고, 마지막으로는 북한이 지금 경제적으로 굉장히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습니다. 그래서 북한이 이번 회담에 매우 적극적인 태도로 임했다, 이것이 1차 때와 비교되는 점이라 생각됩니다.

박인규 : 일부 외신들은 이번 2007정상회담이 별 진전이 없다. 남북관계의 획기적 발전에 별로 도움이 안 된다, 이런 식으로 부정적 혹은 냉소적 평가를 냈는데

이봉조 : 아마 그건 지금 공동선언문, '남북관계발전과 평화번영을 위한 선언'을 아마 읽어보지 못한 상태에서 한 평가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그러나 지금 이 선언문의 내용을 본다면 남북관계의 발전에 새로운 국면을 열어나갈 수 있는 합의사항들이 많이 포함돼 있기 때문에 그런 평가는 수정되리라고 봅니다.

박인규 : '남북관계발전과 평화번영을 위한 선언',이번 정상회담의 선언문인데요 8개항이 합의됐죠. 하나하나 짚어보겠습니다. 제 2항이 남과 북은 6.15공동선언을 고수하고 적극 구현해나간다. 이건 말하자면 6.15공동선언을 재확인한 거라고 봐야겠죠?

이봉조 : 네. 그렇습니다. 그래서 이번 정상회담이 결국은 6.15선언의 틀 위에서 6.15공동선언 이후의 성과를 토대로 해서 열렸다는 점을 재확인하고 있다고 보고요. 그래서 이건 6.15공동선언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당시 서명의 주체였기 때문에 그런 정신은 계속 이어나자 하는 북측의 의지가 많이 반영돼 있는 것 같습니다.

박인규 : 2항도 제가 보기에 선언적인 것 같은데 '남과 북은 사상과 제도의 차이를 초월하여 남북관계를 상호존중과 신뢰관계로 확고히 전환시켜나가기로 하였다' 이렇게 해놓고 구체적인 내용 중에 보면 남과 북은 남북관계를 통일지향적으로 발전시켜 나가기 위하여 각기 법률적 제도적 장치들을 정비해나가기로 했다. 이런 부분이 있어요. 이 부분이 예를 들면 우리측으로는 국가보안법, 북한측으로는 노동당규약, 이런 것들을 고쳐나가자는 것이 아닐까 저는 짐작해 봤는데 어떻습니까?

이봉조 : 이 부분에 대해서는 아마 회담을 마치고 온 사람들이 좀 구체적으로 이 조항, 합의의 의미에 대해 설명할 것입니다. 그러나 지금 말씀하신 대로 이 문제는 국가보안법 문제라든지 우리가 갖고 있는 법률적 제도적 장애라고 북한은 표현하고 있는데 그런 문제들을 적극적으로 해결해나가자는 의미가 담겨있는 것 같습니다.

박인규 : 언론보도를 보면 3항부터 많이 보도되고 있는데 '남과 북은 군사적 적대관계를 종식시키고 한반도에서 긴장 완화와 평화를 보장하기 위해 긴밀히 협력하기로 하였다'라고 해놓고서는 구체적으로는 서해에 공동어로수역을 지정하고 이 수역을 평화수역으로 만들기 위한 여러 조치를 취하며 또 이를 위해 11월 중 평양에서 남측 북방부장관과 북측 인민무력부부장과 회담을 개최하기로 했다. 이렇게 돼 있습니다. 이게 말하자면 남측에서 굉장히 논란이 많았던 NLL문제들을 포함해서 서해지역 전체를 평화지대로 만들겠다. 그렇게 봐야 될까요?

이봉조 : 그렇습니다. NLL문제를 우리가 제기하고 국민들이 관심을 갖는 근본적인 이유가 어디 있느냐 남북 간에 무력충돌이 가장 쉽게 일어날 수 있는 지역이 서해 NLL부근 수역이라는 것 때문입니다. 실제로 98년과 2002년에 무력충돌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한반도 평화를 유지해나가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과제, 가장 급선무가 뭐냐고 하면 바로 이 문젭니다. 서해에서의 우발적인 무력충돌을 막는 일이죠. 그런데 이 문제를 막기 위해서 근본적인 문제는 NLL을 재설정하자는 주장을 북한이 그동안 해왔는데, 그것보다는 우리측 입장은 그 문제는 시간이 많이 걸릴 수밖에 없는 문제다. 또 근본적인 문제기 때문에 정말 풀어나가기 어려울 것 같다. 그렇기 때문에 우선 공동으로 수역을 지정하고 그렇게 해서 이 지역을 평화수역으로 만들어가게 되면 결국은 분쟁의 가능성, 충돌의 가능성을 최소화할 수 있지 않느냐, 우선 그런 노력부터 먼저 한 다음 그 이후의 문제들은 또 그때그때 협의해나가자 하는 합의, 그러니까 이건 우리측의 요청사항이 합의 내용에 반영된 것으로 봐야 될 것 같습니다.

박인규 : 공동어로수역이 된다고 하면 NLL 자체는 무효화되는 겁니까, 아니면 그 지역 전체를 남과 북이 공동어로로 하고 남과 북이 공동으로 관리한다. 이런 문제들을 앞으로 논의해야 되는 건가요?

이봉조 : 그렇습니다. 지금 NLL을 중심으로 해서 북측의 일정한 수역과 남측의 일정한 수역을 공동어로수역으로 지정하고 남북의 어선들이 그 안에서 교대로 조업한다든지 아니면 공동으로 조업한다든지. 또 아니면 그 지역을 양식을 한다든지, 조업과 또는 양식, 바다목장을 만든다든지 이런 여러 가지 대안들이 있습니다. 이런 대안들은 후속적인 협의를 통해서 공통 합의해나가면 될 것 같습니다.

박인규 : NLL문제에 대한 언급이 없어서 좀 그런데 사실 국내의 보수세력들은 NLL은 절대로 지켜야 된다, 이런 분들이 있어서, 이런 조항이 혹시 보수세력의 반발을 불러일으키지는 않을지

▲ ⓒ프레시안

이봉조 :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왜냐면 여기에는 NLL에 대한 어떠한 변경도 담고 있지 않습니다. NLL을, 이 합의는 남북기본합의서에서 합의한 대로 협의는 계속해나가되 협의가 끝나기 전까지는 남북이 각기 관할해온 구역을 수역으로 해당되는 관할수역을 범위로 한다는 합의를 해놓고 있기 때문에, 그런 합의내용과 배치되는 것이 아니다.

박인규 : 실질적인 평화를 진전시키는 조치로 나가자, 그런 걸로 봐야겠군요. 이번 정상회담 전에 국내 보수세력이나 미국에서는 북한의 핵폐기 부분에서 뭔가 진전된 약속을 받아야 된다는 주문과 기대가 있었는데 그 부분에 대해서 4항에 규정했어요. 읽어보면 '남과 북은 한반도 핵문제 해결을 위해 6자회담, 9.19공동성명과 2.13합의가 순조롭게 이행되도록 공동으로 노력하기로 하였다'. 뭔가 김정일 위원장이 구체적으로 핵포기를 한다, 이런 진전된 약속을 기대했는데 밋밋하달까요? 좀 실망하실 것도 같다는 생각이 드는데 이 부분 어떻게 보십니까?

이봉조 : 우리가 다 알다시피 핵문제는 기본적으로 6자회담 틀 속에서 지금 다뤄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북한은 모든 핵무기와 핵 관련 프로그램을 포기한다고 합의한 것이 9.19공동성명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실질적으로는 9.19공동성명을 이행해나간다면, 그 이행의지를 재확인하면 그것은 바로 한반도가 비핵화되는 것입니다. 북한 핵문제가 해결되는 과정을 9.19공동성명 내에 다 담고 있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그래서 여기에서 9.19공동성명, 그리고 그것을 이행하기 위한 2.13합의. 그리고 6자회담에서 논의되거나 합의된 모든 사안들이 순조롭게 이행되도록 공동으로 노력하기로 했다는 합의는 지금 북한이 사실상 핵을 포기하는 과정을 재확인한 것으로 봐도 될 것 같습니다.

박인규 : 북한의 핵포기를 6자회담의 공동성명을 재확인한 형식으로 했기 때문에 그 정도도 괜찮다고 보시는 거군요. 사실 4항은 핵문제도 있지만 한반도의 안보와 관련해서 한반도 종전선언을 위한 당사국회의를 개최하겠다는 조항인데, 그 조항을 보면 직접 관련된 3자, 또는 4자 정상들이 한반도 지역에서 만나 종전을 선언하는 문제를 추진하기 위해 협력한다. 이게 3자면 3자고 또는 4자면 4자지, 외 3자 또는 4자라는 안이 나왔을지. 그것은 중국이 참여하느냐 안 하느냐, 그런 문제가 약간 남북 간에 이견이 있어서 그런 거 아니었습니까?

이봉조 : 그렇습니다. 원래 한미정상회담에서 부시대통령이 제안한 것은 북한 핵문제 해결을 전제로 해서 한국전쟁을 종결하는 평화협정을, 평화협정이란 표현을 쓰기도 했고 또는 한국전쟁을 종결하는 평화선언, 또는 여러 가지 표현을 썼습니다만 종전선언이죠. 이 종전선언을 남북한과 미국, 3자가 공동으로 서명할 수 있다, 이런 입장을 표명했습니다. 그래서 아마 이 3자는 그런 입장을 좀 더 중요하다고 보는 입장에서는 3자가 좋다. 3자의 가능성을. 남, 북, 미. 그리고 6자회담 틀 속에서는 대체로 공감대가 이뤄지고 있는 것은 한반도 평화체제와 관련한 직접적인 당사자가 과연 누구냐. 그리고 한반도 평화 문제를 협의하기 위한 별도의 포럼을 만들기로 9.19공동성명에서 합의하고 있습니다. 그러면 누가 참여하는가 하는 것은 대체로 남북한과 미국과 중국. 이렇게 지금 한다는데 공감대가 이뤄져 있기 때문에 6자회담에서의 합의 내용하고 한미정상회담에서의 합의내용을 보두 다 병기한 것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박인규 : 사실 합의문이 나온 지가 한 시간 남짓밖에 안 됐기 때문에 여러 회담의 뒷얘기라든가 그걸 들어야 정확한 의미를 저희가 파악할 수 있겠지만, 일단 여기 나온 문항을 놓고 보면 지금 6자회담 9.19공동성명에서도 한반도 평화체제를 위한 관련 당사국간 회의를 얘기했고, 3자 또는 4자 정상들이 한반도에서 만나 종선을 선언하는 문제를 추진한다. 6자회담과 이것과는 앞으로 어떻게 관련이 될지. 약간 성급하긴 합니다만 어떻게 보십니까?

이봉조 : 6자회담 틀 속에서 북한 핵문제가 해결되고, 또 북한 핵문제가 해결되는 과정에서 한반도에서 항구적 평화체제 구축 문제를 협의하도록 돼 있습니다. 그런 6자회담의 틀이 존중돼야 할 겁니다. 앞서도 우리가 6자회담의 합의사항을 이행하는데 합의했기 때문에 그런 과정을 성실하게 이행해야 될 거고, 다만 한반도 평화 문제를 6자회담의 틀 속에만 맡겨놓기보다는 한반도 평화 문제의 실질적 당사자인 남북한이 좀 더 자주적이고 주도적 역할을 해야 되지 않겠냐, 당사자가 좀 더 주도할 수 있는 역할, 주도하는 역할을 좀 해나가는 것이 한반도 평화체제를 앞당겨 실현할 수 있고. 또 한반도 평화체제를 실현해나가는 과정에서 남과 북의 입장이 정확하게 반영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 두 합의는 남북정상회담 간의 합의와 6자회담에서의 합의 내용은 오버랩이 되면서 서로 상승작용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봅니다.

박인규 : 한반도 평화체제를 위한 남과 북의 주도적인 역할이랄까, 적극적인 역할을 강조하는 의미로 받아들일 수 있겠군요.

4항까지 말씀을 나눴는데 노무현 대통령이 가시기 전에 남북경제공동체 말씀을 많이 하셨고 경제협력에 많은 관심이 있었습니다. 5항이 사실은 남북경협에 관한 구체적인 사안인데 굉장히 많은 걸 합의한 것 같아요. 우선 해주지역과 주변해역을 포괄하는 서해평화협력특별지대를 만들겠다. 또 개성공업지구 1단계 건설을 빠른 시일 내에 끝내고 2단계 개발을 시작하겠다. 또 문산과 개성 간 철도화물수송을 시작하겠다. 개성-신의주간 철도, 개성-평양간 고속도로를 공동 운영하기 위해 개수와 보수작업을 추진한다. 안변과 남포에 조선협력단지를 건설하며 농업, 보건의료, 환경보호 등 여러 분야에서의 협력사업을 진행해 나가기로 하였다. 남북 경제협력사업의 원활한 추진을 위해 현재의 '남북경제협력추진위원회'를 부총리급 '남북경제협력공동위원회'로 격상하기로 하였다.
굉장히 많은 내용이라 한 마디로 분석하긴 뭐하겠지만 일단 경제협력을 심화한다고 보면 될까요?

이봉조 : 그렇습니다. 민족경제공동체, 남북경제공동체를 지향하는 남북경제협력을 확대해나가자, 하는 것이 이 항의 기본적인 방향과 원칙에 대해서 합의하고 있고요. 그걸 실천해나가기 위해서 우리가 협의해서 해결해나가야 될 과제들을 죽 나열하고 있고. 또는 그러한 과제들을 어떻게 협의하고 구체화시켜나갈 것인가 하는 협의기구에 대해서도 언급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5항 전체는 상당히 완성된 형태의 항이라고 생각이 들고요. 여기에 제가 중요하게 생각되는 것은 우선 당장 실천 가능한 합의들이 많이 포함돼 있습니다. 추가적인 비용부담이 없어도 당장 시작할 수 있는 게, 바로 문산-봉동 간의 철도화물수송을 시작하자, 이것은 당장 내일이라도 할 수 있는 일입니다. 철도시험운행이 끝나 있는 구간이기 때문에 가능하고. 개성공단의 통행, 통신, 통관 문제. 남북경협 사업자들이 모두 희망하는 최우선적 해결과제 중 하납니다. 통신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통행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통관의 신속성이 보장되지 않으면 개성공단이 국제경쟁력이 있는 공간으로 발전해나가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그런 당장에 할 수 있는 과제, 그리고 좀 장기적으로 추진해야 될 과제들은 개성-신의주 철도, 또는 개성-평양 고속도로를 공동으로 이용하기 위해 개보수를 협의 추진해나간다. 이런 것은 좀 중장기적으로 이행해야 될 과제라는 생각이 들고 그 외에도 서해에 평화협력특별지대를 설치하고 공동어로구역과 평화수역을 설정한다든지 이런 문제들은 지금까지 많이 논의된 부분들입니다. 결국 개성공단 단계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는 새로운 경제협력의 모델을 창출해나간다고 했을 때 과연 실천 가능한 바람직한 모델이 어떤 게 될 것인가. 결국 서해안이다 서해안 쪽이 북한에도 도움이 되고 특히 우리한테도 투자할 만한 지역으로서의 의미를 갖기 때문에 여기에 대한 합의가 이뤄져 있는 것 같고요. 특히 한강 하구의 공동 이용, 이 문제는 한강 하구에 많은 모래와 자갈 등과 같은 우리가 필요로 하는 골재들이 많이 쌓여 있습니다. 그런 것을 공동으로 개발하는 문제가 중요하게 다뤄져 있는 것 같습니다.

박인규 : 지금 당장 실현 가능한 프로젝트가 들어가 있고, 특히 비용이 많이 들지 않는다고 말씀하셨는데, 그렇다면 정상회담 전에 한나라당 같은 데서는 차기 정부에 부담을 주는 합의는 하고 오지 않았으면 좋겠다. 상당히 그런 요구사항과도 부합된다고 볼 수 있는 건가요?

▲ ⓒ프레시안

이봉조 :
네, 그래서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일들은 그런 요청과 요구와 부합이 된다고 생각이 듭니다. 그런데 지금 여기 있는 합의들이 대체로 남북관계의 기본 인프라를 구축하는데 필요한 합의들을 하고 있기 때문에 정말 남북관계의 개선과 발전을 바란다면 당연히 이런 부분들은 우선적으로 협의되고 추진돼야 될 과제들을 합의하고 있기 때문에 이건 다음 정부와 관계 없이 남북관계의 기본 인프라, 관계의 기초를 닦는 과제들이기 때문에 실천돼나갈 수 있는 합의를 했다고 생각합니다.

박인규 : 시간 관계상 다음으로 넘어가겠는데요 6항은 문화스포츠교류입니다. 남과 북은 백두산 관광을 실시하며 이를 위해 백두산-서울 직항로를 개설하기로 하였다. 또 남과 북은 2008년 베이징올림픽경기대회에 남과 북 응원단이 경의선 열차를 처음으로 이용하여 참가하기로 하였다. 좋은 내용인 것 같고요, 7번이 인도적 협력사업인데 이산가족 간에 영상편지교환사업을 추진하기로 하고 인도주의적 협력을 확대하기로 했는데, 지금 국내에 계시는 분들 중에는 국군포로, 납북자 문제, 굉장히 거기에 대해서 기대를 거신 분이 많았는데 언급이 없어서 상당히 실망하실 것 같아요.

이봉조 : 그러실 것 같습니다. 그런데 사실 국군포로나 납북자 문제와 관련된 합의를 이 합의내용에 담기는 쉬운 일은 아닌 것 같습니다. 지금 현재 남북 간에 구축돼 있는 신뢰수준에 비춰보면 그 문제를 논의하긴 좀 어려웠을 것 같고. 아마 대통령께서도 상당히 노력은 하셨을 것 같은데, 아마 합의문의 반영은 좀, 그렇게 구체적인 표현으로 반영되지는 못했지만

박인규 : 기본적으로 북한이 국군포로라는 걸 인정을 안 한다면서요? 납북자라는 말을 인정 안 하고

이봉조 : 네. 그렇습니다. 그것은 정전협정을 통해서 일단 국군포로 문제는 법적으로는 다 해결된 문제로 돼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군포로나 납북자는 여전히 존재하는 것이죠. 그렇기 때문에, 가장 바람직하진 않지만 그러나 중간 단계로 우리가 생각할 수 있는 것은 이산가족 상봉을 확대한다. 그러니까 국군포로도 이산가족이고 납북자도 이산가족이죠. 이산가족이라는 큰 틀 속에 넣고 가족과 친지들의 상봉을 확대한다는 의미 속에 국군포로와 납북자를 포함시킬 수는 있을 것이다. 그런데 이 항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상시상봉입니다. 지금 이산가족이 상봉을 어떻게 하냐 하면 1년에 한 세 차례 또는 네 차례 이벤트를 만들어서 명절에 100명씩 금강산에 만나는 겁니다. 그런데 이걸 상시적으로 한다는 것은 매우 진전된 형태인 것이죠. 그래서 매일 이산가족들이 만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됐습니다.

박인규 : 앞으로 국군포로나 납북자 문제가 상시상봉에 포함되는지 안 되는지 지켜봐야 될 것 같군요.

이봉조 : 그렇게 되도록 계속 후속적인 노력을 해야 될 것입니다. 마지막 8항이 '남과 북은 이 선언의 이행을 위하여 남북총리회담을 개최하기로 하고, 제 1차 회의를 금년 11월 중 올해 서울에서 갖기로 하였다.' 인데, 시간 관계상 이 의미가 무엇인지, 그리고 앞으로 우리 남측에서 해야 될 일이 뭔지, 아마 어떻게 보면 남북 간의 고위급회의의 정례화라는 의미도 있는 것 같은데 마무리말씀과 겸해서 해주시죠.

이봉조 : 이번 합의가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여러 가지 분야에서의 다양한 실천과제들을 합의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 합의를 구체적으로 이행해나가기 위해서는 기존의 장관급 회담의 틀로서는 좀 힘듭니다. 군사문제도 포함돼 있고 경제문제, 사회문화문제, 여러 가지, 우선 과제의 범위가 굉장히 다양하고 또 이것을 원활하게 이행해나가기 위해서는 이행의 주체를 장관급에서부터 총리급으로 격상시킨 데 이 항의 의미가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전체적으로 이번 '남북관계 발전과 평화번영을 위한 선언'이 조기에 그리고 구체적으로 실천되기 위한 실천의 틀, 이행의 틀을 총리회담을 중심으로 해서 만들어 놓음으로써 좀 가속화시키겠다는 의미가 포함돼 있다고 생각합니다.

박인규 : 통일연구원 맡으신 지가 이제 한 9개월 되셨는데요, 앞으로 통일연구원이 이런 남북관계 화해를 위해서 어떤 역할을 하실 수 있는지 간단하게 말씀 부탁드리겠습니다.

이봉조 : 지금 이 합의의 전체적인 내용이 잘 실천될 수 있도록 정책적으로 뒷받침하는 연구활동을 통해서 정책대안을 개발하는 노력을 계속해나가고자 합니다. 특히 우리 연구원이 지난 16년 동안 남북문제, 그리고 통일문제에 관해서 축적된 연구성과가 많습니다. 이걸 토대로 해서 이러한 합의사항에 맞는, 현실에 맞는 연구가 지속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해나갈 생각입니다.

박인규 : 2000년 6.15공동선언이 남북 간 화해협력의 물꼬를 텄다면 2007년 남북관계 발전과 평화 영을 위한 선언은 앞으로 남북의 궁극적인 번영과 통일을 위한 길을 닦아나가는 작업인 것 같습니다. 앞으로 통일연구원을 비롯해서 많은 분들이 남북 간의 화해와 번영, 통일을 위해서 노력하길 기대해 보겠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이봉조 : 감사합니다,

박인규의 집중인터뷰, 오늘은 통일연구원 이봉조 원장을 초대해 이번 정상회담의 구체적인 합의 내용을 짚어보고 정상회담 이후 앞으로의 과제에 대해 얘기 나눴습니다.

*〈박인규의 집중인터뷰〉는 매주 월-금요일 오후 2시30분부터 3시까지 KBS 1라디오97.3MHz)에서 방송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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