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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마 도우려면 월마트 쇼핑부터 줄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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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마 도우려면 월마트 쇼핑부터 줄여라"

[해외발언대]"부시, 유엔 망쳐놓고서는…"

버마(미얀마) 군사정부가 시민들의 반정부 민주화 시위를 군대를 동원해 억지로 찍어 누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유엔은 지난 2일 인권위원회 특별회의를 열고 버마 평화 시위에 대한 군사정권의 유혈 진압을 비난하는 결의안을 채택하는 등 국제사회가 나름대로 제재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보다 강력한 유엔 안보리 차원의 결의안은 중국. 러시아 등의 반대로 번번이 무산되는 등 실질적인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유엔이 무력한 모습을 보이고, 미국은 말로만 큰소리치는 배경에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모순된 행위가 있다는 신랄한 지적이 나와 주목된다.

미국 전역의 풀뿌리 시민단체들과 협력해 공동체 개혁을 추진하는 '무브먼트 비전 프로젝트' 소장 샐린 콘은 3일(현지시간) 미국의 진보적 웹사이트 '커먼드림스' 에 게재된 기고문(
원문보기)에서 부시 대통령이 처한 아이러니한 상황을 꼬집었다.

샐린 콘에 따르면, 부시 대통령은 유엔의 힘을 약화시킨 장본인이면서 유엔에게 버마에 대한 제재에 나설 것을 촉구하고 있으며, 또한 현실적으로 버마에 가장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데 중국에게는 큰소리치지도 못하는 형편이라는 것이다.

다음은 이 기고문의 주요내용이다.<편집자>

▲ 부시 대통령이 지난 9월25일 유엔총회 연설에서 버마 군사정부의 공포통치를 비난하고 있다. ⓒ로이터=뉴시스


버마 인권 수호자로 나선 부시의 두 얼굴

부시 대통령은 지난 주 유엔 총회 연설에서 버마 군사정부가 자행한 지난 19년 간의 공포 통치에 대해 맹비난했다. 비로소 우리 대통령께서 공포의 통치를 휘두르는 대신 공포의 통치를 비난하기 시작했다. 또한 비로소 우리 대통령께서 인권 탄압을 자행하는 대신 인권탄압에 대항해 몸을 일으키셨다.

그렇다면 우리 대통령의 치적에 이라크의 내전을 초래하고, 북극을 파괴하고, 관타나모 수용소의 고문을 허용하기로 결정했다는 유산이 포함되어서는 안될 것이다.

부시 대통령은 이런 점에서 두 가지 아이러니한 문제에 봉착해 있다. 첫 번째 아이러니는 부시 대통령은 유엔이 버마에 대해 제재를 가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는 것이다. 유엔이 어떤 곳인가? 부시 대통령이 이라크 전쟁을 일으키기 위해 따돌리고 무시하던 곳이다. 당시 부시 대통령은 "우리는 행동이 필요하면 행동할 것"이라면서 "유엔의 승인을 받아야 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버마 문제는 유엔의 승인이 필요하고, 미국이 하는 일에는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이처럼 미국이 약화시킨 국제기구가 미국이 하라는 요청을 수행할 힘이 약하게 됐다는 것이 놀라운 일인가? 2007년 3월 현재 미국은 유엔 회원국들이 내야 할 분납금 중 미납액의 55%에 달하는 금액인 20억 달러에 달하는 분납금을 내지도 않았다.

부잣집에 태어나서일까, 부시 대통령은 일이 되길 원한다면 대가를 치러야 한다는 사실을 모르는 것 같다. 유엔 평화유지군에 보탤 병력이라도 있으면 좋을 텐데, 우리 군대는 다른 곳에서 '평화유지' 하느라 바쁘다.

중국에 코가 꿰인 미국

두 번째 아이러니는 유엔이 기대만큼 강하거나 효과적이지 못한 상황이라 미국은 버마 사태에 버마와 외교적, 경제적 관계가 있는 나라들이 나서줄 것을 기대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중국은 버마의 최대 교역국이다. 하지만 미국은 클린턴과 부시 행정부를 거치면서 수출보다 수입을 더 많이 하는 나라가 되었다. 우리가 수입하는 대부분의 상품은 월마트 등 대형할인점에서 판매되는 싸구려 물건들인데, 대부분이 중국산이다.
▲ 버마 군사정부는 민주화 시위를 이끌었던 승려들을 대거 감금하는 등 극심한 탄압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뉴시스

미국인들은 가구당 평균 8000달러의 신용카드 빚을 지면서 이런 구도를 유지시켜주고 있다. 미국의 기업들은 중국의 값싼 노동력과 미국 소비자들의 늘어나는 빚을 바탕으로 수익을 챙기고 있다. 원래 한 나라가 파는 것보다 더 많이 사들일 수는 없다. 그 차이에 해당하는 자금이 조달되어야 가능하다. 이 때문에 미국은 국채 등 여러 채권을 다른 나라에 팔고 있다. 중국만 4000억 달러가 넘는 미국 채권을 보유하고 있다. 일본이 중국보다 조금 더 많이 미국 국채를 보유하고 있지만, 중국은 미국 국채를 두 번째로 많이 보유하면서 그야말로 미국 경제의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자, 상상해보라. 당신 막대한 규모로 지속 불가능한 빚을 지고 있는데, 중국이 그 빚의 20% 정도를 차지한 채권자라면, 당신은 중국을 화나게 해서 중국이 채무상환을 독촉하는 사태를 초래할 짓은 하지 않으려 할 것이다.

이런 식으로 부시 행정부는 버마나 수단, 티베트에 대한 제재를 하려면 중국을 움직여야 하는 신세가 되었다. 이제 미국은 중국에 대해 인권문제를 비난할 처지가 못 된다는 것이다.

이런 아이러니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해법은 물론 간단하다. 미국의 운명이 다른 나라들에게 얽혀있게 됐지만, 그럴 수밖에 없었던 일은 아니기 때문이다. 미국이 이라크에서 독불장군 식으로 일으킨 전쟁을 밀고 나가는 것이 아니라, 다른 나라들과 협력해 해결하기 위해 나서고, 세계의 여러 현안들을 함께 풀어나가기 위해 유엔을 강력하고 효과적인 국제기구로 만들어야만 한다.

또한 미국의 경제를 예측 불가능한 세계 시장, 특히 중국의 돌발 사태에 내몰기보다는 지속가능한 균형을 회복하는 한편 경제 하부구조를 재구축해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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