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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규 명리학 <2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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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김태규 명리학 <295>

영어(English)에 더 이상 목매지 말라

토익 900 점은 기본, 입사 시험은 950 점은 되어야 안전권이라는 말도 들린다. 기왕지사 여기까지 왔으니 열심히 해오던 사람이라면 더욱 열심히 해서 투자에 따른 효용을 보아야 하겠다. 하지만 이제부터 열심히 해야 토익 900 점이 가능하다면 아예 손을 대지 않는 것도 좋을 것이다.
  
  음양오행을 가지고 얘기하던 사람이 웬 영어, 토익 같은 소리를 하냐고 의아해할 분들도 많겠지만 지금부터 하는 얘기를 들어보면 그렇지도 않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경제학은 한계비용(MC)이 한계수익(MR)을 넘어서면 추가생산을 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권고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영어습득의 한계비용이 한계수익을 넘기 시작한 시점이 바로 1997 년 IMF 사태였다고 여겨진다. 갑자기 글로벌 스탠다드, MBA, 영어 등등의 말이 우리 사회를 엄습하던 시절이었다.
  
  IMF 사태를 계기로 영어를 이미 잘 하고 있었거나 미국 MBA 자격증을 지니고 있었던 사람들은 그 때 최고의 성과를 거두었다. 그 인상적인 광경에 이끌린 우리 학부모들과 학생들은 영어를 향해 '대시'하기 시작했다.
  
  2002년 무렵에는 영어 발음을 위해 압구정동의 어느 병원에서는 학생의 혀를 늘리는 외과수술을 했다는 기가 막힌 얘기도 들려왔다.
  
  우리 사회의 중산층들은 자녀의 영어 교육에 그간의 잉여와 저축을 아낌없이 쏟았던 것이다. 이른바 '묻지마' 투자였고 영어공부였다.
  
  때마침 절묘하게도 그간의 출혈을 부동산 상승이 상쇄하는 바람에 우리 중산층 들은 그 사실을 인지하고 있지 않다. 하지만 부동산의 상승이 하락으로 전환되면 그 적자가 얼마나 컸는지를 알게 될 것이다.
  
  이처럼 IMF 사태 이래 국내에서 가장 성공한 미국 상품은 인텔 프로세서나 F-15 전투기도 아닌 '영어'였고 그 사실은 지금도 변함이 없다. 엄청난 국부가 어학연수, 해외유학, 조기유학, 초등학생들의 조기영어 학습 프로그램 등으로 유출되었다.
  
  그러나 영어로 재미를 보던 시절은 이제 막을 내리고 있다. 절정기였던 1997년으로부터 10년이 지나 올해는 2007년인 것이다.
  
  좀 더 정확히 말하면 20년 전 1987년부터 영어 습득은 젊은이들에게 성공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시작했고 바야흐로 1997년 IMF 사태를 계기로 정점에 달했다. 그리고 그 이후 10년이 흐르는 동안 우리의 국력은 영어 학습으로 모조리 소진되었다.
  
  기업들은 채용을 줄이는 과정에서 영어 토익 성적을 내세우게 되었고, 사회 진출의 길이 갈수록 좁아지는 것을 느낀 우리 학생들은 영어 학습에 목을 매게 되었다.
  
  기업들은 핑계를 댄다. 직장에서 바로 써먹을 수 있는 인재를 대학이 길러주어야 한다고 말이다. 새빨간 거짓이다. 써먹을 수 있는 인재, 다시 말해 기업에 돈을 가져다줄 수 있는 인재와 그 능력은 오로지 직장에서 일을 하면서 길러진다는 것을 기업들은 너무나도 잘 알고 있다.
  
  대학도 거짓 장단을 맞추고 있다. 그런 인재를 길러내겠다고 말이다. 대학이 직업기술을 가르치는 곳도 아니고, 또 기업이 필요로 하는 능력과 기술을 대학이 가르쳐줄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그저 '로스쿨'과 같이 돈이 될 것 같은 분야에 엄청난 돈을 바르고 있을 를 뿐이다.
  
  교육 현장에서는 평등교육을 외치는 소리에 묻혀 기초학력 증진이 국력임을 애써 외면한다.
  
  이에 조금만 여건이 된다 싶은 학부모들은 자녀들을 조기 유학이나 해외연수를 통해 영어를 익히게 해서 일류 기업이나 더 나은 기회를 자녀가 얻을 수 있도록 출혈을 아끼지 않는다.
  
  영어는 바로 이런 우리 사회와 교육의 제반 모순을 블랙홀같이 수용하는 도피처로 역할을 맡아왔다.
  
  숙원사업이던 잔디구장이 한국 축구의 미래를 보장하지 않는 것처럼, 영어가 이제 우리 아이들의 미래와 나라의 장래를 보장하지 않는다는 것을 인정해야 할 때가 오고 있다. 필자 생각에는 벌써 지났다고 보지만.
  
  필자가 이렇게 생각하는 근본적인 이유는 음양오행으로 볼 때 미국과 우리의 국운을 살펴 이제 그럴 때가 되었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미국의 국운(國運) 주기를 살피면 올 겨울에서 내년 초부터 국운상의 겨울이 시작된다. 우리 역시 2009년 말부터 겨울로 접어든다.
  
  이번 미국 연준위의 기습적인 금리인하 조치는 대단히 인상적이다. 어쩌면 금리조작으로 경기를 유지할 수 있는 마지막 카드였다고 여겨지기 때문이다.
  
  엄청난 무역적자와 달러 약세, 인플레이션 기대감이 높아지는 이 시점에서 단행한 금리인하는 부동산으로 지탱되는 미국경제에 사실상 극약처방이었던 것이다.
  
  영어의 국내효용이 보여주었던 역사를 살펴보라.
  
  한국전쟁 이후 소수의 엘리트들과 부자 가문의 청년들이 도미유학을 했고, 그들은 모두 개발경제 시대에 장관 자리를 비롯한 모든 요직을 독식했다.
  
  이윽고 영어가 대중의 손에 들어온 최초의 시기는 우리 경제가 급성장한 1987년부터였다. 이 때 대학을 마치고 과감히 미국 유학을 떠났던 청년들 역시 그에 따른 충분한 성과를 거두었다.
  
  대학의 전임 자리와 기업체의 간부와 임원직을 거의 독식했으니 충분한 효용을 거둔 셈이다.
  
  돈 없는 아이들은 고시에 매달려야 했다.
  
  그리고 IMF 사태가 터졌다. 이제 영어를 못 하는 청년들은 사실상 사람 취급으로부터 벗어나게 되었다. 급기야 그냥 영어가 아니라 '네이티브 스피커' 수준이 요구되기 시작했다. 이를 두고 '지랄 염병'이라 한다.
  
  그리고 고시가 희망이던 청년들에게도 악재가 생겼다. 로스쿨로 막을 내리기 시작했으니 이제 남은 길은 공무원 시험밖에 없게 되었다. 그래서 현 정부가 공무원을 많이 뽑는다고 비판을 받지만 필자는 찬성이다.
  
  공무원 증원은 우리 젊은이들에게 일종의 뉴딜 정책, 효율을 떠나 숨통을 열어주는 그런 효과가 있다고 본다.
  
  내년부터 미국이 긴 겨울로 들어가면 영어도 힘을 잃기 시작할 것이다. 지금까지 영어에 '올인'한 젊은이라면 마지막 기회라도 붙잡아야 할 것이다. 하지만 이제부터 영어를 익혀야 할 정도라면 투자비용은커녕 전략적 판단 착오로 인해 삶이 팍팍해질 위험도 있다.
  
  토익 900 점 이상에도 회화 한 마디 잘 되지 않는 영어는 이제 쓸모가 없음을 알게 될 시기가 눈앞에 와 있다.
  
  그러니 당신이 영어 학원을 경영하고 있다면 금년 정도가 권리금 받고 학원을 팔아넘길 적기인 셈이다.
  
  참고로 중국어와 일어에 대해 얘기하겠다.
  
  중국어는 그럭저럭 앞으로도 10년 이상은 쓸모가 있다. 그리고 일어는 일본이 새롭게 일어서기 시작하는 2015년부터 쓸모가 있기 시작한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더 중요한 사실은 어쩌면 외국어로 재미를 보던 시절 자체가 끝나가고 있는지도 모른다는 점이다.
  
  (전화:02-534-7250, E-mail :1tgkim@hanmail.net)
  김태규의 명리학 카페 : cafe.daum.net/8co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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